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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잠을 못 자서 그런지 심장이 자꾸 세게 뛰고 있어.”

현욱은 가슴을 누르며 말했다.

“아파?”

기범이 물었다.

“아니.”

기범은 시선을 거두었다.

“아, 그럼 상관할 필요 없어.”

현욱은 어이가 없었다.

“뭐?”

“올라가서 푹 자면 좋아질 거야.”

이때 현욱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가 움직이지 않자, 기범도 따라서 멈추더니 고개를 돌려 현욱을 쳐다보았다.

“기범아, 하영 씨가 사고가 났던 그날 밤, 캐리가 우리에게 무슨 말 했는지 기억하니?”

기범은 눈살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하영 씨가 깨어날 수 있다면 자신의 생명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한 거 같은데?”

현욱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하영 씨가 깨어났잖아.”

기범은 혀를 차며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캐리는... 죽었어.”

여기까지 말하자, 두 사람은 순간 소름이 돋았다.

현욱의 가슴은 아직도 두근두근 뛰고 있었다.

그는 잠시 멍을 때리다 갑자기 기범 뒤에 있는 한식집을 바라보았다.

‘설마...’

현욱은 생각하다 황급히 가게 안으로 뛰어들어 갔다.

그는 가게를 낱낱이 찾았지만 여전히 익숙한 그 모습을 발견하지 못했다.

기범은 다급히 현욱을 따라잡았다.

“배현욱, 갑자기 왜 그래?”

눈빛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현욱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너 뭐 먹을 건데?”

두 사람은 비빔면을 주문한 다음, 자리를 찾아 앉았다.

기범은 현욱의 쓸쓸한 표정을 보며 입을 열었다.

“너 방금... 인나 씨 만날 수 있을 줄 알았지?”

현욱은 입을 오므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범은 한숨을 내쉬었다.

“인나 씨는 확실히 외국으로 떠났지만, 어느 나라에 갔는지는 아무도 몰라. 그러니 어떻게 이렇게 쉽게 마주칠 수가 있겠어? 이러면 세상도 참 작...”

“사장님!”

기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맑은 목소리가 문 앞에서 울렸다.

젓가락을 들려던 현욱은 멈칫했고, 기범도 얼른 말을 삼켰다.

“오늘도 만둣국 하나요.”

그 목소리가 다시 울리자, 현욱과 기범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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