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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자, 자살이라니...”

송유라는 창백한 얼굴을 하며 믿을 수 없단 듯이 중얼거렸다.

그녀는 다리에 힘이 풀려 자신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고, 그러다 땅에 심하게 넘어졌다.

세 아이는 얼른 앞으로 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할머니!”

송유라는 그들을 바라보았다.

“지금 어서 너희 엄마 불러. 너희들이 자신의 곁에 있다는 것을 알면, 하영도 끝까지 버틸 수 있을 거야!”

꼬마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 앞으로 달려가자, 경호원은 몸으로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세준과 희민은 경호원을 힘껏 밀쳤고, 세희는 이 틈을 타서 얼른 옆방에 대고 소리쳤다.

“엄마!”

세희는 최선을 다해 소리쳤다.

“엄마, 꼭 버텨요!! 엄마, 나랑 오빠들 다 엄마 곁에 있어요. 우린 멀쩡하니까, 우리 버리지 마요, 엄마! 아빠는 이미 우릴 버렸으니 엄마는 절대로 우릴 버리고 떠날 수 없어요! 나와 오빠들은 고아가 되고 싶지 않아요! 엄마, 내 말 들려요? 우릴 위해서라도 꼭 버텨야 해요!!”

세희의 울음소리가 복도에서 울려 퍼졌다.

이를 들은 간호사는 분분히 한숨을 쉬었다.

아이들은 겨우 다섯 살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변고로 어쩔 수 없이 철이 들어야 했다.

병실 안.

하영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세희의 목소리를 얼핏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세희가 도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지만, 자신의 아이가 울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게 어떻게 진짜일 수가 있겠어?’

‘부진석은 이미 그들을 데려갔는데...’

하영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진석이 아이들더러 옆방에 가 있으라고 했단 것을. 그러나 그녀는 그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동안 진석을 너무 믿었기 때문에 하영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하나씩 잃어버렸다.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이렇게 구차하게 살고 싶지 않아.’

‘그 남자가 너무 보고 싶어...’

‘유준 씨는 지금 엄청 아파할 거야. 난 유준 씨를 찾으러 갈 거야. 유준 씨의 곁에 있어주면서 그를 꼭 안아줄 거야.’

‘난 유준 씨에게 혼자가 아니란 것을 알려줄 거야.’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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