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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소희원은 그제야 깨달았다.

“증거를 수집한 다음 부진석의 죄행을 폭로하라는 거예요?”

“맞아요.”

주희가 말했다.

“하지만 꼭 조심하고 신중해야 해요. 그리고 그들이 정말 갇혀 있다는 사진을 찍어야 하고요. 이 증거들은 쓸모가 있든 없든 일단 우리의 손에 넣어야 해요.”

소희원은 문득 자신에게 엄청난 책임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예준 오빠를 위해서, 유준 오빠를 위해서, 그리고... 유준 오빠의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아무리 위험해도 시도를 해봐야지.’

VIP 병실에서.

하영은 어렵게 눈을 뜨며 창밖의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을 주시했다.

머릿속에는 인나와 그녀가 한 말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

‘인나는 전에 부진석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 적이 있는데.’

‘왜 난 믿지 않았을까.’

하영은 이렇게 진석이 좋은 사람이라고 확신했지만, 현실은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그녀의 마음을 쿡쿡 찔렀다.

‘도대체 어디부터 잘못된 것일까?’

‘부진석은 왜 내 곁의 사람들을 이렇게 대한 것일까?’

순간, 하영은 진석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그때 부진석은 자신의 영혼을 이미 바알에게 팔았다고 말했어.’

하영은 눈썹을 찌푸리며 이 말의 뜻을 생각했다.

한참을 생각한 후, 하영은 그제야 바알이 바로 솔로몬의 72 악마 중 1위인 지옥의 왕이란 것을 깨달았다.

하영은 전에 진석과 함께 한 도서관에 갔었고, 그곳에서 책 한 권을 본 적이 있었다.

그 안에는 10대 악마가 적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바알이었다.

바알은 빛의 천사였다. 그는 인간의 두려움을 없애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그러나 바알은 천사 중 유일하게 공공연히 하느님을 배신한 신이었다.

하영은 진석의 직업을 연상했다.

진석은 의사였기에 확실히 빛을 상징하는 천사로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진석은 또 하느님을 배신하여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죽였다.

‘난 왜 그 뜻을 진작에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좀 더 일찍 알아차렸더라면, 이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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