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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결혼하세요

예준의 시선을 느꼈는지 진석이 고개를 돌리며 담담하게 웃었다.

“왜 그러시죠?”

예준은 시선을 거두고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잠시 할 얘기가 있어요.”

“좋아요.”

두 사람은 식탁에서 벗어나 정원으로 나왔고, 예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진석 씨는 하영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솔직하게 말씀해 주세요.”

진석은 스웨터 옷깃을 정리하며 대답했다.

“하영이 곁을 5년이나 지켰는데, 이걸로 충분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방금 정유준을 언급할 때, 전혀 신경 쓰지 않는 표정이라서요.”

예준이 솔직하게 얘기하며 진석을 뚫어져라 응시했고, 진석은 웃으며 대답했다.

“이제 서른이 넘었는데, 자기 감정 정도는 컨트롤 해야죠.”

예준은 차에 기대며 얘기했다.

“그래도 너무 무덤덤해 보여서요.”

“하영과 저는 미래가 없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으니까요.”

진석이 차분하게 대답하자, 예준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

“왜 노력해 보지 않는 거죠?”

“노력해서 되는 일이라면 진작에 함께 있었겠죠.”

예준은 진석이 그의 여동생과 함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을 느꼈다.

성격도 좋고, 또 하영을 생각하는 남자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진석 씨도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세요.”

“아니요.”

진석은 거절했다.

“이렇게 곁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예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자신을 평생 희생할 필요는 없잖아요.”

진석은 침묵을 지키가다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

“희생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만 있다면 감수할 수 있어요.”

예준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방금 진석의 말에 약간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희생으로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고? 그게 무슨 뜻이지? 고통받는 걸 즐기는 성향이 있나?’

“밖이 너무 추운데 먼저 들어갈게요.”

말을 마친 진석이 별장 안으로 들어갔고, 그와 동시에 유준의 차가 정원에 들어섰다.

예준은 차에서 내리는 유준을 발견하고 경고라도 하려는 듯 앞으로 다가갔다.

“연말에 괜히 우리 하영의 기분 잡치게 하지 마!”

유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예준을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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