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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9화 밥은 안 먹어도 돼요

하영은 강씨네 식구들이 노는데 정신이 팔려 집에 돌아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생각 밖으로 점심에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하영도 애들을 데리고 밥 먹으러 나가려던 참이었고, 집에 도착한 강미정은 붉게 상기된 얼굴로 마치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제 새로 사 온 알록달록한 옷을 몸에 걸친 그녀는 마치 털을 뽐내는 듯한 꿩 같았다.

“어디 나가려고?”

하영이 집을 나서는 것을 발견한 미정이 먼저 인사를 건네왔고, 하영은 담담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

“네, 같이 드시겠어요?”

강미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유국진이 얼른 앞질러 입을 열었다.

“아니다! 우리는 안 가도 돼!”

그 미친 여자가 분명 따라갈 게 분명하니 유국진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다. 비록 그 여자가 보이진 않았지만 왠지 하영의 차 안에 있을 것만 같았다.

하영은 피식 웃으며 운전기사를 향해 입을 열었다.

“출발해요.”

하영이 애들을 데리고 떠나자, 유국진은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쓰러내렸다.

“굳이 밥 안 먹어도 되잖아! 간 떨어질 뻔했네!”

유국진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강미정과 애들을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근데 몸을 돌리던 순간 유국진은 그만 숨을 들이켰고, 강미정과 강백만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을 크게 뜨면서 세 사람 모두 넋을 잃을 뻔했다.

백지영이 소리도 없이 강씨네 식구들 뒤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에 멍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엄마야! 사람 살려!”

강미정은 겁에 질려 후다닥 도망가 버렸고, 유국진과 강백만도 아우성 치며 강의영을 끌고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지영은 그들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

지영은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강씨네 식구들은 감히 거실에서 머물지 못하고,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그고 나서야 안심할 수 있었다.

“당연히 집에 없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뒤에 나타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유국진은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이 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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