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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언젠간 알게 될 거야

입가의 핏자국을 닦아내는 정유준의 모습은 어딘가 딱해 보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얼굴로 싸늘한 한기를 풍기고 있었다.

“하나는 내 친구고, 하는 내가 20년 넘게 찾아다니던 여자였어!”

피식 웃던 정유준의 붉게 물든 눈동자에는 감출 수 없는 서글픔이 묻어났다.

“그래! 두 사람 아주 좋아!”

몇 걸음 뒤로 물러나던 정유준이 말을 마치고 굳은 얼굴로 별장을 나섰다.

쓸쓸하게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하영도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이 아파왔다.

“강하영 씨, 대표님께서 5년간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허시원은 한숨을 내쉬며 하영을 향해 한 마디 남긴 뒤 정유준 뒤를 따라갔다.

하영은 눈을 아래로 드리우며 억울한 마음과 상처받은 눈빛을 감췄다.

‘유준 씨는 여전히 변한 게 없어. 여전히 혼자서 오해하고 설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잖아.’

“하영아…….”

소예준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가슴을 움켜쥐면서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나자, 하영도 얼른 정신을 차리고 훌쩍이며 예준을 부축해 줬다.

“그래, 내가 상처를 치료해 줄게.”

소예준은 하영의 곁에 앉았다.

“하영아, 네가 그 자식이랑 다시 만나지 않아서 다행이야. 정말 미친놈이야.”

하영은 묵묵히 구급상자를 찾아와 소예준 곁에 앉아 상처를 치료해 주기 시작했다.

하영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던 소예준의 마음이 다친 곳보다 더 쓰라렸다.

“하영아…….”

“그만 얘기해!”

하영이 퉁명스러운 어조로 말을 끊어버리자, 예준도 하영이 약을 다 바를 때까지 침묵을 지켰다.

상처를 다 치료하고 나서야 하영은 움직임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애들 일은 오해하도록 내버려 둬.”

하영의 말에 소예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 미친놈이 설명할 시간을 주지 않더라고, 그래도 정유준이 이번에 우리 집에 와서 행패 부린 것을 빌미로 세준이와 세희를 데려올게.”

“됐어, 급하지 않으니까. 우리가 아이를 데려오려고 할수록 의심만 더 사게 될 거야.”

하영은 침착한 눈빛을 하고 있었다. 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허둥대는 모습은 오히려 빌미만 잡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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