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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당신 아이기도 해요

정유준이 배현욱을 노려보자, 배현욱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을 얘기했을 뿐이야.”

정유준은 이를 악물었다. 방금 강하영의 상태를 못 본 것도 아니니,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정유준은 정희민을 안고 강하영의 뒤를 쫓아갔고, 배현욱도 그런 정유준의 뒤를 따랐다.

20분 후.

강하영이 항구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마자 홍수혁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죽고 싶어? 왜 많은 사람을 데리고 온 거야?”

“나 혼자 왔는데, 무슨 사람이 있다는 거야?”

“입구에 또 검은 차 두 대가 도착했는데,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해 봐!”

강하영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그 말에 몸을 돌려 보니, 정유준과 배현욱의 차가 오고 있었다.

‘저 두 사람은 왜 따라온 거야?’

“형사가 아니라 아이 아빠야!”

“그래 좋아! 괜히 거짓말했다가 지금 바로 밧줄을 끊어버릴 테니까!”

홍수혁이 노골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밧줄?’

서둘러 고개를 돌려 허공을 바라보니, 항구에서 가장 높은 크레인 위에 작은 그림자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이 보였고, 그 아래는 시멘트 도로가 있었는데 수십 미터 높이에 매달려 있었다.

강하영은 두 다리가 완전히 풀려버려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렸다.

“홍, 홍수혁! 내 아들 당장 내려줘! 제발 부탁이야!”

강하영의 목소리는 주체할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고, 강하영 뒤를 따라 차에서 내린 우인나가 강하영의 시선을 따라 위를 바라보고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세준아! 세준이가 위에 있어!”

우인나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보통 사람도 그렇게 높은 곳에 올라가면 무섭기 마련인데 어린아이는 어떻겠는가?

강세희는 세준이 높은 곳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고, 전화기 너머로 홍수혁의 사나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들을 구하고 싶으면 가져온 물건을 전부 이쪽으로 넘겨!”

“줄게! 다 줄게! 차 어디 세웠어? 2억 어떻게 전해주면 돼?”

“저기 크레인 밑에 있는 작은 집 보여? 차를 이쪽으로 몰고 와서 차 키는 집안에 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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