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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나도 더러워

한동안 침묵이 흘렀고, 참지 못한 강하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내 얼굴에 뭐 묻었어요? 왜 그렇게 쳐다봐요?”

정유준은 뒤에 있는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았는데, 그 자태는 무척이나 고귀하고 우아해 보였다.

“우리 얘기 좀 해.”

강하영은 그런 정유준의 눈빛을 피했다.

“우리 사이에 더 나눌 얘기가 있었나요?”

“그래? 그럼 내가 후회할 거라고 했던 말 설명해 봐. 왜 그런 말을 했지?”

“급한 마음에 아무 말이나 나간 것이었어요.”

정유준의 느릿느릿한 질문에 강하영은 변명했고, 정유준은 담담한 표정은 강하영이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짐작한 것 같았다.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강요하지 않아. 다만 희민이 일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강하영은 정유준을 똑바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요?”

“희민이 우리 아이잖아.”

“그게 어쨌다는 거죠?”

강하영도 더 이상 빙빙 돌려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는 너와 희민이를 만나게 할 생각이 없어.”

“왜 희민이를 만나지 못하는데요?”

“네가 희민이 엄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정유준의 냉정한 말투에 강하영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웃음을 터뜨렸다.

“왜요? 희민이가 유준 씨만의 아들이에요? 내 아들이기도 해요! 그러니까 유준 씨는 희민이와 내가 만나는 것을 막을 권리는 없어요! 법적으로 나한테도 희민이를 만날 자격이 있다고요!”

“너도 희민이가 네 아들인 걸 알고 있었어? 그런데도 희민이가 독차지해야 할 엄마 사랑을 존재하지 말아야 할 사생아한테 나눠준 거야?”

‘사생아?’

강하영은 순간 숨이 멎는 것을 느끼며 놀란 눈으로 정유준을 바라보았다.

비록 애들의 출생 비밀을 지키려는 것은 맞지만 다른 사람이 두 아이를 사생아라고 부르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강하영은 화를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정유준의 뺨을 때리려 했지만, 정유준이 손을 들어 강하영의 손목을 잡고 싸늘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강하영을 응시했다.

“왜? 내가 정곡을 찔러서 부끄럽고 화가 났어?”

“정유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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