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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보상해 줄게

정유준의 물음에 캐리는 순간 흥분하며 입을 열었다.

“강하영은 나한테 신 같은 존재죠!”

배현욱은 옆에서 더욱 부추기기 시작했다.

“뭔데요? 얘기해 봐요.”

캐리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영은 정말 힘들게 살았어요. 하영을 금방 알았을 때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면서 두 아이를 데리고 아르바이트하면서 공부했어요. 애들한테는 제일 좋은 것만 먹이고 자신은 마른 빵만 먹으며 지냈어요. 하영이와는 패션 디자인 경기에서 처음 만났어요. 그때 하영이가 저한테 그런 말을 했었죠. 내가 당신을 도와 이 경기에서 이기게 해주면 1,500만 달러만 줄 수 있냐고. 그 경기는 제가 10년 동안 노력해서 얻은 명예가 달린 경기였기 때문에 1,500만 달러가 아니라 만달라를 요구해도 줄 수 있었죠! 나중에 하영이가 저의 디자인 원고와 샘플 옷에 몇 군데만 손을 봐줘서 제 작품을 표절한 사람을 이길 수 있었어요. 그때부터 하영은 저의 신이 되었죠!”

캐리의 말에 정유준과 배현욱은 침묵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배현욱은 그제야 강하영이 오후에 했던 말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면 정유준의 고통은 강하영이 처참하게 살아온 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유준은 끝없는 자책감을 느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화장실로 향하기 시작했다.

강하영은 방금 속을 비우고 세면대를 짚고 양치질하고 있었는데, 남자가 하영의 뒤로 다가오는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몸을 일으키고 나서야 거울 속으로 정유준이 눈시울을 붉힌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강하영은 깜짝 놀라 술이 깨는 기분이 들며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이죠?”

“왜 나한테 얘기하지 않았어?”

약간 잠긴 듯한 정유준의 말투에 강하영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무슨 말이요?”

“그렇게 힘들게 살았다고 왜 얘기하지 않았어?”

“별로 얘기할 것도 없어요.”

정유준은 마음이 아픈 듯 목소리마저 떨려왔지만 강하영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강하영, 그때는 내가 잘못했어.”

항상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던 정유준이 잘못을 인정하자 강하영의 가슴이 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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