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부진석이 정말 앨리를 해고했단 말인가?’진석이 입을 열었다.“못 믿겠으면 위층으로 올라가 봐도 돼.”하영은 일부러 깊이 생각한 후에 위층으로 걸어갔다.이번 기회를 빌어, 하영은 위층의 방을 거의 다 열어보았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곳엔 아무것도 없었다.심지어 진열된 물건조차도 아주 적었는데, 금고는 말할 것도 없고, 안에는 거의 비어있었다.그러나 이것은 확실히 진석의 습관이었다. 남자는 무엇이든 심플한 것을 좋아했으니까.다만 애석하게도 이런 사람에게 더럽기 짝이 없는 마음이 있었다.하영은 문을 천천히 닫았다.‘보아하니 꼭 지하실에 가봐야 할 것 같아.’아래층으로 내려간 후, 진석은 하영을 바라보았다.“우유를 데웠으니 와서 마셔.”진석이 자신을 보지 않은 틈을 타서 하영은 하보연을 힐끗 보았다.하보연에게 아무런 반응도 없는 것을 보고, 하영은 그제야 앉아서 우유를 집어 마셨다.“앨리를 못 찾았겠지?”“이번에 찾지 못했다고 해서 앨리가 앞으로 다신 이곳에 돌아오지 않는 건 아니잖아요.”‘난 지하실에 갈 시기를 찾아야 하니 자주 이곳에 올 수 있는 기회를 쟁취해야 해.’그러나 동시에 하영은 자신의 감정을 너무 드러내면 안 됐다.진석은 눈빛에 웃음기가 떠올랐다.“안심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자주 와서 확인해 봐.”하영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앨리 연락처 좀 줘요.”진석은 눈을 드리우며 말했다.“미안, 그건 줄 수 없어.”“이곳에 자주 순찰하러 올 시간이 없거든요.” 하영은 일부러 거절했다.“순찰하는 게 아니야.” 진석은 완곡하게 말했다.“와서 밥 먹어도 괜찮아. 아주머니의 음식 솜씨가 아주 좋거든.”하영은 대답을 하거나 고개를 끄덕이진 않았지만, 진석은 하영이 승낙했다고 묵인했다.하영은 곁눈질로 진석이 은근히 웃고 있단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이해하지 못했다.‘지하실에 자신을 협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는 거야?’‘아니면 내가 증거를 찾아 그를 고발하는 것 자체가 두렵지 않은 건가?’마음속의 초조감 때문에
“이런!! 이 사람 대체 뭐야? 왜 속도가 이렇게 빠른 거지?!”“세준아, 이 코드를 쓸 순 없어!!”한바탕 침묵이 흐르더니 안에서 갑자기 ‘띠띠'거리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안 돼, 그래도 안 돼...” 희민의 목소리가 울렸다.하영은 문 앞에서 들으며 가슴이 조여왔다.전에 그녀는 희민에게서 누군가 그들에게 기술을 가르쳐 주려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그러나 상대방은 너무 대단했기에 아이들은 엄청난 좌절감을 느꼈다.게다가 세준은 성질이 급했기에 하영은 그가 이 일로 큰 타격을 받을까 걱정이었다.‘세준은 어릴 때부터 자존심이 무척 강했는데.’하영은 숨을 내쉬며 다시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얘들아, 내가 좀 들어갈 수 있을까?”의자가 움직이더니 세준이 곧 와서 문을 열었다.하영이 과일을 들고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자, 세준은 한숨을 쉬었다.그는 힘없이 말했다.“엄마 돌아왔어요...”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과일을 탁자 위에 놓았다.그녀는 수지가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방금 전의 분위기에 놀란 게 분명했다.하영은 또 고개를 떨구고 있는 희민과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세준을 보았다.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세준아, 희민아, 이리 와서 엄마 곁에 좀 앉아.”세준과 희민은 함께 하영의 곁에 앉았다.하영은 그들의 어깨를 감싸며 말했다.“엄마 방금 문 앞에서 너희들의 대화 들었어. 만약 너희들이 무슨 어려움에 부딪혔다면 엄마에게 한 번 말해 봐.”하영은 아이들더러 스스로 창피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말하도록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모든 것은 다 아이들 자신의 뜻에 따라야 했다.세준은 무겁게 숨을 내쉬었다.“상대는요... 됐어요, 말하고 싶지 않아요.” “엄마, 우리를 걱정하지 마세요. 다만 공부할 때 어려움에 부딪혔을 뿐이에요. 이것도 도전이라고 할 수 있죠.”희민은 오히려 완곡하게 해석했다.“네.” 세준은 말을 이어받았다.“우리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해결할 거예요.”하영은
희민은 미간을 찌푸렸다.“삼촌이 아니었다면 선생님은 이런 쓸데없는 영상을 우리에게 보내지 않았을 거야.”“맞아!” 세준이 말했다.“우리에게 미끼를 던져 이를 극복하게끔 강요하고 있어.”“하지만 좋은 소식이 있는 셈이지.” 희민의 긴장으로 가득한 작은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삼촌이 아직 살아 있으니까.”세준은 가볍게 응답한 뒤, 고개를 들어 하영을 바라보았다.놀라움을 느낀 하영은 어느새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세준은 마음이 조여졌다.“엄마...”하영은 멍하니 세준을 바라보았다.“엄마, 울지 마요.” 세준은 어찌 할 바를 몰랐다.“나와 희민이는 꼭 이 영상을 확대하여 이 사람이 바로 삼촌이라는 것을 증명할 거예요.”하영은 그제야 자신의 얼굴이 촉촉하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황급히 눈물을 닦았다.“괜, 괜찮아. 그 사람 틀림없이 너희들 삼촌일 거야. 뒷모습이 너무 닮았어. 삼촌이 살아있으면 됐어... 정말 다행이야.”“네!” 세준이 말했다.“삼촌도 지금 꼭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우리에게 연락하지 않은 거예요.”“그래.” 하영은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세준아, 이 영상 엄마한테 보내주면 안 돼?”“한 번 해볼게요.”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영상은 공유될 수가 없어 하영은 휴대전화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하영은 이 영상을 가장 먼저 주희에게 보냈다.‘나도 이미 오랫동안 주희와 연락하지 않았는데, 오빠를 찾는 그동안 무사히 잘 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네.’영상을 보낸 후, 하영은 여전히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수지를 보았다.“수지야, 미안해, 방금 많이 놀랐지?”수지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요, 하영 이모. 이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거 저도 다 알아요. 시간도 늦었으니 전 먼저 방으로 돌아갈게요.”“내가 데려다줄게.”하영은 말하면서 세준과 희민을 바라보았다.“엄마 먼저 돌아갈 테니까 너희들도 일찍 쉬어.”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영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이어 그들의 시선은 동시에 컴퓨터에
“그럴게요. 하영 언니는요? 요즘 어때요?”하영과 주희는 잠시 얘기를 나눈 후,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침대에 앉아 휴대전화를 들고 그 영상을 반복적으로 보았다.핸드폰으로 영상을 확대할 수 있었는데, 비록 매우 모호하지만, 하영은 그 사람이 바로 예준이란 것을 굳게 믿었다!‘오빠가 외국에서 부진석의 범죄 증거를 찾고 있는 이상, 나도 힘을 내야지!’이와 동시, 오픈타운에서.진석이 돌아오자마자 경호원은 앞으로 가서 차 문을 얼어주었다.그는 차에서 내리며 경호원에게 분부를 했다.“요 며칠 지하실에 사람 좀 많이 파견해서 지켜보고 있어. 하영이 내려갈지도 모르니까.”“그 아가씨를 이토록 방비하시는 이상, 왜 또 이곳에 찾아오도록 동의하신 겁니까?”진석은 경호원을 바라보았다.“너희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돼. 다른 것은 더 이상 물어보려 하지 마.”경호원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 “네, 선생님.”방으로 돌아온 진석은 소파에 앉았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하영의 사진을 클릭했고, 담담한 눈동자에는 저도 모르게 부드러운 기운이 떠올랐다.그는 손가락으로 하영의 웃음을 가볍게 어루만졌다.이 사진은 예전에 S국에 있을 때, 찍은 것이었다.그때의 하영은 항상 진석을 믿었고, 그 미소 역시 무척 순수했다.‘하지만 지금, 모든 것이 달라졌어.’진석은 한바탕 괴로움을 느꼈다.‘하영아,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넌 나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진석이 겪었던 일은 모두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다.조심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또 누가 진정으로 알겠는가?이틀 후, 인나가 출장을 다녀왔다.하영도 이 좋은 소식을 인나에게 알렸다.인나는 영상을 본 다음,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이거 진짜 예준 오빠잖아!! 나도 다 알아볼 수 있을 정도야!!”하영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응, 맞아.”“네 숙모한테 얘기했어? 예준 오빠를 찾아볼 방법은 생각해 봤어?” 인나가 물었다.“아직은 말하고 싶지 않아.”하영이
하영은 인나와 현욱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은 사이가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하영은 자리에서 일어섰다.“두 사람 얘기해, 나 먼저 나갈게.”“에이, 하영 씨.” 현욱은 하영을 붙잡았다.“내가 이렇게 많은 케이크를 샀는데, 인나 씨 혼자서는 다 먹지 못하니까 남아서 같이 먹어요.”하영은 현욱 때문에 다시 의자에 앉았다.케이크 포장을 뜯을 때, 하영은 계속 아첨을 하는 현욱을 보았고, 인나도 은근히 웃음을 참고 있었다.“두 사람 혹시...”말을 꺼내기도 전에 현욱의 핸드폰이 울렸다.현욱은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한 뒤, 입을 열었다.“기범이 전화예요.”말이 끝나자, 그는 전화를 받으며 스피커를 켰다.기범의 목소리가 휴대전화에서 들려왔다.“야, 배현욱! 내가 무슨 일 알아냈는지 한 번 맞춰봐!”현욱은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놓더니 의자에 앉았다.“무슨 일인데 그렇게 놀라는 거야?”“오늘 우리 아버지에게 들었는데, 최근 S국에서 대단한 세력이 하나 나타났다는 거야. 그들은 S국의 경찰을 대신해서 뿌리가 가장 깊은 세력을 해결했어.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현욱은 어이가 없었다.“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어...” 기범은 뻘쭘해했다.“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이거 정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고!”“앞으로 이런 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 난 인나 씨 챙겨주느라 바쁘거든.”“너 정말 사랑에 눈이 멀었구나.”“너랑 뭔 상관인데!”현욱은 바로 전화를 끊더니 엄숙한 표정을 하고 있는 인나를 보았다.“인나 씨?” 현욱은 황급히 인나를 달랬다.“기범이 그 자식이 한 말 때문에 기분 나쁜 거예요? 다음에 다신 말하지 말라고 할게요!”“아니요! 방금 기범 씨가 말한 일을 생각하고 있어요.”“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단 그 세력이요?” 현욱이 물었다.“맞아요.”인나가 말했다.“이 일은 아마 정...”“잠, 잠깐만요.” 현욱은 어이가 없었다.“유준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싶은 거예요? 유준은 사라진 지
‘심지어 갑자기 나타난 그 세력도 너무 수상해.’‘그럼 관건은 이거야.’‘유준 씨도 오빠처럼 부진석을 넘어뜨릴 수 있는 그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나서지 않을 거란 말인가?’생각하면서 하영은 머리가 은근히 아프기 시작했다.그녀는 손으로 책상을 받치며 관자놀이를 비볐다.인나는 얼른 감정을 가라앉혔다.“하영아, 나도 방금 너무 급해서 그래... 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는 느낌은 정말 똥을 먹은 것처럼 괴롭단 말이야.”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나도 다 알아, 인나야. 그렇게 설명할 필요 없어. 나도 단지 네가 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할 뿐이야. 왜냐하면 난 기대가 결국 실망이 될까 봐 두렵거든.”인나는 한숨을 쉬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이틀 후, 하영은 하보연에게서 오늘 점심 진석이 회사 직원들에게 한턱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는 회사에서 일찍 출발하여 오픈타운에 도착했다.정원에 들어서자마자 경호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하영에게 떨어졌다.그녀는 경호원이 틀림없이 진석에게 보고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별장에 들어간 후, 하보연은 하영을 맞이했고, 하영은 고의로 차를 마시는 척하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지하실 통로가 어디예요?”하보연도 일부러 바쁜 척했다.“순조롭게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 경호원들이 지키고 있거든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지하실에 경호원이 있다고??’‘그럼 난 어떻게 이 경호원들을 따돌리지?’한창 생각하다가 하보연이 계속 말했다.“그들은 12시에 밥을 먹을 건데, 약 10분 정도 시간이 들 거예요.”“지하실은 잠겨 있나요?”“네.”하보연이 말했다.“하지만 저도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하영은 멈칫했다.‘그럼 난 또 어떻게 지하실의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거지??’‘안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길래 이렇게 많은 보호가 필요한 거야?!’하영은 소파에 천천히 기댔다.‘현재의 상황을 볼 때, 열쇠를 손에 넣을 가능성은 아주 작아.’‘그렇다고
소파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현관에서 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하영은 깜짝 놀라더니 긴장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고개를 돌렸다.뜻밖에도 진석이 돌아왔던 것이다.하영은 멈칫했다.‘이 사람 밥 먹으러 가지 않았어? 왜 이렇게 빨리 돌아왔지?!’‘만약 내가 조금만 더 꾸물댔다면, 부진석은 아마 감시 화면에서 수상함을 발견했을 거야.’하영은 심장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돌리며 진석과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휴대전화를 보았다.그러나 스크린에 닿은 손가락은 저도 모르게 가볍게 떨리고 있었다.진석은 슬리퍼를 갈아신은 후, 하영의 곁으로 걸어갔다.“하영아, 경호원이 너 왔다고 해서. 밥은 먹었어?”하영은 입술을 오므렸다.“아니요, 여기서 먹고 싶지 않아요.”“하루 세 끼 꼭 챙겨 먹어. 내가 가서 네가 좋아하는 죽 만들어 줄게.”하영은 주방으로 향하는 진석을 막지 않았다.그녀는 지금 진석이 빨리 자신에게서 떨어지길 간절히 바랐다.진석과 이야기하고 있으니, 하영은 자신의 긴장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진석이 떠나자, 하영은 황급히 화장실로 들어갔다.찬물로 세수를 한 후에야 하영은 차츰 진정을 되찾았다.그녀는 방금 찍은 열쇠 구멍을 세준에게 보낸 뒤, 바로 이 사진을 삭제했다.진석이 그녀의 핸드폰을 보지 않아도 하영은 시시각각 조심해야 했다.사진을 받은 세준이 답장을 보냈다.[엄마, 열쇠장인을 찾고 싶은 거예요?][응, 맞아.][이 일은 나에게 맡겨요. 3일이면 돼요. 내가 사람 찾아 만능 열쇠를 하나 만들어 줄게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세준아, 너 열쇠장인을 아는 거야?][네. 인터넷에서 안 사람이 하나 있는데, 대대로 자물쇠를 만들었다고 들었어요.]하영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세준이 뜻밖에도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을 알고 있다니?’‘그럼 나도 열쇠장인 찾아갈 필요가 없겠군.’하영은 화장실에 잠시 있다가 나왔고, 진석은 이미 죽을 다 만들었다.하영을 보자, 진석은 부드럽게 입을 열었다.
사진 속의 옆모습을 보자, 요 며칠 줄곧 걱정 때문에 잠이 오지 않던 하영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믿을 만한 증거를 얻기 전, 하영은 자신이 그렇게 믿는다 해도 그냥 헛된 희망일 뿐이라 생각했다.‘이제 오빠가 돌아오기만 하면 우리 한 가족이 다시 모이는 거야.’“엄마??”세준은 멍하니 서 있는 하영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하영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엄마, 내가 몇 번이나 불렀는데도 못 들은 거예요?” 세준은 한숨을 쉬었다.하영은 웃음을 금치 못했다.“미안해, 세준아, 방금 엄마가 삼촌 생각하고 있느라 못 들었나 봐. 무슨 말 하려고 그랬어?”“엄마, 절대로 삼촌 찾아가지 말라고요.”“응, 엄마도 알아.” 하영이 말했다. “지금은 부진석을 조심해야 해. 우리가 아무리 은밀하게 움직인다 해도 들킬 수 있으니까.”세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컴퓨터를 다시 자신의 앞으로 돌렸다.“엄마도 이제 핸드폰에 저장한 영상 삭제해요. 난 컴퓨터의 영상까지 전부 삭제할 거예요.”하영은 세준의 요구에 따라 휴대전화에 있는 영상을 삭제했다.“참, 그 열쇠 말이에요.” 세준이 말했다.“그 사람은 아직 답장을 안 해서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괜찮아, 너에게 답장하면 다시 나에게 말해. 급하지 않으니까.”“네.”저녁, 하영은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밥을 먹으려 했다.별장을 나서자마자, 주강은 차를 몰고 정원으로 들어갔다.하영 그들이 입구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주강은 차에서 내려왔다.“내가 시간을 잘못 맞춰 온 것 같군요.”하영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아주 잘 왔어요. 지금 아이들 데리고 나가서 밥을 먹으려던 참인데, 같이 갈래요?”“그래요, 나도 마침 레스토랑을 예약했는데, 하영 씨와 아이들을 같이 초대하려 했거든요.”하영도 능청스럽게 거절하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주강과 함께 레스토랑에 갔다.30분 후, 레스토랑에서.종업원은 그들을 보자 열정적으로 다가와서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사모님과 아이들을 데리고 함께 오신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