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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골칫덩어리

서영은 의사를 찾으러 가려 했지만, 인아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서영은 당황한 표정으로 인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설마 이 아이를 낳겠다는 건 아니겠지? 그 쓰레기 같은 놈은 절대 아이를 가질 자격이 없어!”

인아는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수화로 답했다.

“희도 씨는 분명 아이를 원하지 않을 거예요.”

서영은 잠시 안도의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럼 됐잖아. 그냥 지우자.”

그러나 인아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 있었고, 그녀의 손가락은 다시 빠르게 움직였다.

“저는... 이 아이를 낳고 싶어요.”

서영은 그 말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되물었다.

“대체 왜?”

인아는 차분한 손동작으로 천천히 수화로 답했다.

“이 아이는 그 사람의 아이이기도 하지만, 제 아이이기도 해요.”

서영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렇다. 이 아이는 단순히 희도의 아이가 아니라, 인아의 피와 살로 이루어진 소중한 생명이었다.

그리고 지금, 인아는 이 아이가 절실히 필요했다.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인아에게는 자신의 가족이 필요했다. 부모도 없고, 친구도 거의 없으며, 심지어 남편조차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지금, 인아는 사랑할 대상을 갈망하고 있었다.

서영은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인아에게 이 아이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을 지탱할 마지막 희망이자 생명줄이었다.

서영은 인아의 손을 부드럽게 쥐고, 얼굴을 어루만지며 조용히 말했다.

“좋아. 그러면 아이를 낳자. 내가 도와줄게.”

서영의 말에 인아의 눈가가 붉어졌다. 눈물이 차오르려는 것을 느끼며, 인아는 서영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서영의 머리에는 여전히 붕대가 감겨 있었지만, 그녀의 눈빛은 인아를 향한 진심 어린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그 눈빛은 인아의 마음을 깊이 울렸다.

인아는 순간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녀는 자신을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필요할 때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서영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울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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