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화 제발 부탁이야

인아는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지만, 점점 힘이 빠져 결국 주저앉았다.

좁고 답답한 창고는 완전히 어둠 속에 잠겨 있었고, 침묵만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온몸을 감싸는 어둠은 마치 촘촘한 거미줄처럼 인아를 옥죄었고, 인아는 곧 숨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차가운 바닥에 앉아 인아는 무릎을 끌어안고 몸을 웅크렸다.

방 안에서 들리는 유일한 소리는 그녀의 거친 숨소리와 빨라지는 심장 소리뿐이었다.

희도가 자신을 반성하라고 했지만, 인아는 무엇을 반성해야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레스토랑에서 다섯 시간을 기다린 것이 잘못이었는지, 아니면 장옥순을 데려다 준 것이 잘못이었는지,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주머니를 더듬어보니 핸드폰이 손에 잡혔지만, 이미 배터리가 다 떨어져 전원이 꺼져 있었다.

인아는 문 앞에 웅크리고 앉아 귀를 막으며, 자신이 침실에 있다고 상상하려 했다.

그러나 어둠에 갇혀 있는 이 상황은 어린 시절의 악몽과 너무나 비슷했다.

여섯 살 때도 이렇게 어둡고 좁은 창고에 갇혀 있었고, 그때 역시 아무도 인아를 구하러 오지 않았다.

그때 쥐와 벌레가 몸 위로 기어다니던 공포는 어린 인아에게는 너무나 컸고, 그날 이후 그 기억은 그녀에게 커다란 상처로 남았다.

인아는 그때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두려움을 표현할 방법조차 없었다.

그저 필사적으로 문을 긁고 두드렸지만, 손가락에서 피가 나올 때까지 긁어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런 인아를 처음으로 구해준 사람이 바로 희도였다.

희도가 문을 열고 그녀를 안아주었을 때 느꼈던 그 따뜻함, 은은한 박하향, 그 모든 것이 인아에게는 구원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희도가 다시 인아를 어둠 속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그 순간, 인아의 기억 속에서 완벽했던 희도의 모습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어린 시절부터 쌓아온 추억이 빠르게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낀 인아는 무거운 짐을 가슴에 안고 있었다.

마치 기억을 갉아먹는 벌레들이 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댓글 (2)
goodnovel comment avatar
김순옥
??? 빨리올려주세요
goodnovel comment avatar
장승미
빠른 다음편 올려주세요
댓글 모두 보기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