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화 이 그림들이 그렇게 중요해?

희도의 길고 늘씬한 실루엣이 문가에 서 있었다. 역광 때문에 그의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그 특유의 존재감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인아는 손에 쥔 접시를 무의식적으로 꼭 쥐었다.

희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당황했지만, 동시에 의문이 들었다.

지금쯤 연서와 함께 있어야 할 텐데, 왜 여기까지 찾아온 걸까?

“이제 그만하지 그래?”

희도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흘러나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온한 목소리였다.

인아가 한 달이 넘게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희도는 그저 모든 걸 장난으로 받아들였다.

가게 아주머니는 잠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물었다.

“인아랑 무슨 사이인가요?”

희도는 아주머니를 향해 고개를 살짝 돌리며 답했다.

“남편입니다.”

아주머니는 깜짝 놀라 입을 벌렸다. 그녀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인아가 말하길, 남편은 무책임하고 그녀를 내팽개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눈앞의 남자는 젊고 잘생긴 데다 어딘지 모르게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인아가 당신이 자기를 버렸다고 했어요. 그런데 왜 다시 찾아왔죠?”

희도는 살짝 웃으며 되물었다.

“강인아가 그렇게 말했나요?”

아주머니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희도는 진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

희도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인아가 가출한 거예요. 그동안 많이 신경 쓰셨겠어요.”

아주머니는 안심한 듯 미소를 짓고 말했다.

“아, 그렇군요. 저는 인아가 사고라도 난 줄 알았어요...”

그러나 아주머니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인아의 손에서 들고 있던 접시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 났다.

인아는 서둘러 접시를 주워 들며 수화로 말했다.

“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사실 인아는 의도적으로 접시를 떨어뜨렸다. 주인 아주머니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희도에게 말해버릴까 봐 서둘러 주의를 돌리기 위한 행동이었다.

아주머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