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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남편이 우리를 버렸어요

가게 주인은 인아가 울먹이며 국수를 먹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국수를 살짝 밀어주었다.

“어서 먹어요. 이러다 국수가 불어버리겠어요.”

인아는 눈물을 닦으며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젓가락을 들어 국수를 입에 가득 넣기 시작했지만, 국수와 함께 쏟아지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국숫발이 입안에 넘쳐났지만, 이와 함께 가슴 속에 쌓였던 슬픔도 터져 나왔다.

가게 주인은 한참을 지켜보며 마음 아파했다. 마치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사람처럼 허겁지겁 음식을 삼키는 인아의 모습이 너무나도 처량해 보였다.

이 작은 국숫집은 중년 부부가 운영하는 곳으로, 그들은 교통사고로 자식을 잃은 후 상처받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다.

인아는 오후 내내 그곳에 앉아 있었고, 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 때까지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녀의 고요한 모습이 부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가게 주인은 남편에게 살며시 다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저 아이 참 불쌍해 보여요. 갈 곳이 없는 건 아닐까요?”

남편도 한숨을 내쉬며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도 못 하는 걸 보면, 이곳에 와서 일자리라도 찾으려 하는 건지도 모르지.”

저녁 시간이 지나고 가게가 한산해지자, 주인은 결국 인아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가씨, 집이 어디예요?”

그러나 인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에게는 더 이상 돌아갈 집이 없었다. 다섯 살 이후로 인아는 ‘집’이라는 곳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 말을 들은 가게 주인은 더욱 안쓰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만약 갈 곳이 없다면, 여기서 일하면서 지내도 돼요. 저쪽 창고방에서 잠시 머물 수 있을 거예요. 낮에는 설거지하고 가게 청소만 도와주면 되고요.”

인아는 잠시 주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깊은 고마움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손을 모아 수화로 감사의 뜻을 전하는 인아의 모습에 주인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우리 딸이 살아 있었다면 아마도 아가씨와 비슷한 나이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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