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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앞으로 다시는 이혼 얘기하지 마

인아는 깜짝 놀라며 주먹을 꽉 쥐었다. 손에 쥐고 있던 임신 진단서는 구겨졌고, 그녀는 급히 정신을 차렸다. 당황한 마음을 애써 감추려 노력하며, 임신 진단서를 뒤집어 소파 위에 내려놓았다.

그러고는 최대한 침착하게 행동하려고 애쓰며 희도를 바라봤다. 수화를 통해 말했다.

“이혼 합의서를 보고 있었어요. 보시겠어요?”

희도는 인아의 손끝을 유심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시선을 그녀의 얼굴로 옮겼다. 그 눈빛은 어두워졌고, 방 안의 공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희도는 몇 걸음에 인아 앞까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어디, 한번 보자.”

인아는 순간 굳어버린 듯한 표정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희도의 깊은 눈빛은 마치 인아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볼 것만 같았다.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인아는 절대 이 아이를 잃고 싶지 않았다.

결국, 인아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희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힘없이 그의 어깨에 살짝 기댔다. 희도의 표정은 여전히 냉정했다. 마치 그가 모든 감정을 감춘 것처럼 보였다.

잠시 후, 인아는 천천히 그에게서 물러나며 수화로 말했다.

“이혼하지 않겠어요. 제 잘못이었어요.”

희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

“그래?”

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 어린 눈빛으로 희도를 바라보았다. 희도의 표정은 조금씩 부드러워졌다. 그는 손을 들어 인아의 얼굴을 가볍게 어루만지며 말했다.

“앞으로 다시는 이혼 얘기하지 마. 알겠지?”

인아는 눈물을 삼키며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희도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희도는 그녀를 흘낏 바라본 후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희도가 사라지자, 인아는 긴 한숨을 내쉬며 힘없이 소파에 주저앉았다. 손에 쥐고 있던 임신 진단서를 다시 들어 올려 찢어버렸다. 찢긴 조각들은 휴지통으로 던져졌다.

‘더 이상 흔적을 남겨서는 안 돼.’

희도는 서재로 들어갔고, 오늘 밤은 외출할 기색이 전혀 없었다.

인아는 주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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