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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유명해지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희도는 인아의 손을 뿌리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괜찮아, 됐어.”

희도는 그렇게 말하며 욕실로 들어갔고, 곧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인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본능적으로 배를 살짝 어루만졌다. 순간, 그녀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생리를 핑계로 희도를 피할 수는 있겠지만, 그 핑계가 10개월 동안 계속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 그녀를 압박했다.

그 불안감은 마치 부드럽게 인아를 덮어버린 진흙탕 속에서 갑작스레 끌어내는 손길처럼 강하게 다가왔다. 아무리 부드럽다고 해도, 진흙탕은 결국 진흙일 뿐이었다.

희도는 인아를 사랑하지 않았다. 그리고 진흙탕에서는 결코 꽃이 피지 않는다.

인아가 가진 그 모든 사랑은 희도에게 있어 마치 아이들의 장난감과도 같았다. 인아의 진심은 그에게 의미가 없었다.

20분 후, 희도가 욕실에서 나왔다. 그의 얼굴은 씻어낸 것처럼 다시 평정을 되찾은 듯 보였다.

희도는 시간을 확인한 뒤 인아에게 말했다.

“10시야. 이제 자야 할 시간이야.”

인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희도는 몸을 숙여 그녀를 들어 올렸다. 인아는 어쩔 수 없이 그의 목을 감싸고 그의 단단한 턱선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내리깔았다.

밤이 깊었지만, 인아는 잠들 수 없었다. 밤새 눈을 뜬 채 무거운 마음을 안고 있었다. 인아가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른 채 아침이 밝아왔다.

아침이 되자, 전화벨 소리가 인아를 깨웠다. 잠결에 핸드폰을 집어 든 인아는 전화를 받았다.

핸드폰 너머로 서영의 신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인아 씨, 카톡 확인해 봐!]

서영은 그렇게 말하며 전화를 끊었다.

인아는 화면 잠금을 해제한 후 서영이 보낸 카톡 메시지를 열었다. 그곳에는 영상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다.

그 영상에는 서영이 그린 인아의 초상화가 담겨있었다.

그림 속에서 인아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맑은 햇살이 그녀의 눈동자에 닿아 빛나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속에는 깊은 슬픔이 자리 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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