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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당신은 우리 아이가 기대되나요?

인아는 희도의 아이를 품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여전히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희도는 인아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눈치채며, 그녀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재미없어?”

희도는 손을 뻗어 인아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손끝으로 인아의 눈가를 스치듯 지나갔다.

인아는 순간적으로 정신을 차리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수화로 조용히 답했다.

“재미있어요.”

인아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TV 화면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에는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희도의 옆에 놓인 핸드폰이 계속해서 울려댔다. 십 분에 한 번꼴로 울리는 진동 소리가 방 안을 메웠지만, 희도는 이를 무시한 채 두 편의 애니메이션이 끝날 때까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침내 희도는 핸드폰을 집어 들고 전화를 받았다.

그 순간, 핸드폰 너머로 연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야?]

“집.”

희도는 짧게 대답했다.

‘집’이라는 단어는 연서의 마음에 비수를 꽂듯 아프게 울렸다.

[집? 그럼 내 집은 뭐야? 호텔 같은 거야?]

연서의 목소리는 점점 떨리며 감정이 복받치는 것이 느껴졌다.

희도는 살짝 짜증이 난 듯 눈살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또 왜 그래?”

[한 달 동안 그 여자 안 본다고 약속했잖아! 어떻게 약속을 어겨?]

연서의 목소리에는 이미 울음이 섞여 있었다. 인아는 TV 소리가 너무 커서 통화 내용을 정확히 들을 수 없었지만, 희도의 냉랭한 말투만으로도 그가 연서와 통화 중임을 알 수 있었다.

희도는 짧게 한숨을 쉬며 말을 끝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희도는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리고 다시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아무렇지 않게 인아와 애니메이션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희도는 애니메이션에 크게 흥미가 없는 듯했지만, 인아와 함께 있는 동안만큼은 진지하게 그녀와 시간을 보내려 애쓰는 듯 보였다.

인아는 희도가 기분이 좋을 때면 이러한 무의미한 일도 기꺼이 함께해준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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