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봐라, 도현 도련님을 도와서 화환을 차에 실어!”황규성은 차가운 웃음을 띠고 명령했다. 두 명의 경호원이 빠르게 다가가서 화환을 들어서는 백도현의 차 앞에 세워두었다.자신의 운전석 앞에 화환이 하나 놓인 모습은 마치 죽은 사람을 운반하는 차량 같았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백도현은 가슴에서 통증이 느껴지면서 피를 왈칵 토해냈다.“서강빈, 오늘의 치욕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을 거야!”백도현은 몸을 비틀거렸고 다행히 진기준이 부축해줘서 바닥에 쓰러지지 않았다.“저는 오늘 이렇게 도현 도련님과 헤어지면서 한마디 해야겠어요.”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돌아가서는 다 바꾸고 새로 시작하세요. 아니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화환은 쓸데가 생길 겁니다.”백도현은 이를 악물고 음흉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기억하고 있을게. 가자!”백도현 일행이 도망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우남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어르신, 안으로 들어가시지요.”백도현이 떠난 후, 서강빈은 앞으로 와서 우남기의 팔을 부축하며 안으로 안내하는 손짓을 했다.권효정과 주민정도 다급하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강효 그룹의 큰 회의실로 들어갔다.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회의실은 오늘 아름다운 조명들을 설치하여 간단한 연회장으로 변하였다.서강빈과 권효정은 우남기 어르신을 중앙에 있는 자리에 모시고 본인들은 각각 왼쪽과 오른쪽에 앉았다.강지원은 앞으로 다가와서 은행카드를 하나 건네며 말했다.“서강빈 씨, 이 안에는 20억이 들어있습니다. 우선 예전에 할아버지를 위해 고질병을 치료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입니다. 그리고 또 할아버지께서 올해부터 강효 그룹에서 요양할 데 드는 비용입니다. 저는 회사에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은 거절하지 않고 강지원이 건넨 카드를 받고는 강지원을 문 앞까지 배웅했다.강지원은 차 문을 열다가 고개를 돌려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백씨 가문과 어떤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백씨 가문은 보이는 것처럼 그렇
하지만 고작 이것들로 서강빈이 백씨 가문과 맞설 수 있단 말인가? 한참 고민하던 송해인은 결국 빠르게 서강빈에게로 다가갔다.“서강빈, 잠깐만!”서강빈은 뒤돌아 가려던 참에 송해인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 멈췄다. 그는 송해인을 등진 채 물었다.“송 대표, 할 말 있어?”‘송 대표?’딱딱한 호칭에 송해인은 마음이 찌릿 아팠다.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난 후에야 기분을 추스른 송해인이 다시 말을 건넸다.“서강빈, 너랑 정용 어르신이 무슨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남기 어르신은 너한테 감사한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오신 거야. 설마 우남기 어르신이 너를 위해서 백씨 가문을 등진다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백씨 가문의 세력은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야. 천주에서 온 이 명문가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는 몰라! 방금 설립한 강효 그룹은 물론이고 자산이 2000억이 넘는 비오 그룹도 그 사람들의 눈에는 개미와 다를 바 없어! 그래서 하는 말인데, 도현 도련님이랑 화해해. 마스크팩의 제조법 하나 때문에 목숨까지 바칠 필요 없잖아.”서강빈은 쓴웃음을 짓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말 다 했어?”“서강빈, 나는 너를 위해 하는 말이야. 이혼한 건 내 잘못이야, 인정할게. 하지만 나는 지금 무척 후회하고 있잖아. 지난 3년 동안 우리가 나눴던 감정을 봐서라도 나를 한번 믿어주는 게 그렇게 어려워? 서강빈, 내 말 들어. 제조법을 내줘. 너는 백씨 가문을 이기지 못해. 그리고 권효정 씨도 이미 빈털터리로 권씨 가문에서 쫓겨나서 더는 너를 도울 수가 없고 너한테 짐만 될 거야. 그리고 약속할게. 네가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비오 그룹은 언제든지 환영이야. 비오 그룹의 부대표 자리를 너한테 줄 수 있어. 우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같이 회사를 키워가자. 응?”서강빈은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저었다.“송 대표, 동정해줘서 고마워. 내가 죽든지 말든지는 송 대표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리고 나는 비오 그룹에 흥미가 없어. 항상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야.
강효 그룹의 연회장 안에서는 황규성 등 사람들이 재벌들과 함께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갑자기 대문이 열리더니 총을 든 네 명의 전사가 들어와서 일제히 차려자세를 취했다.“경례!”이 말에 연회장 전체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젊은 남자는 뒷짐을 쥐고 반짝이는 군화로 대리석 바닥을 밟으면서 상쾌한 발걸음 소리를 냈다. 고정용과 황규성, 그리고 모든 사람이 영문도 모른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허공에 들려있던 컵을 서서히 내려놓은 황규성은 불안한 느낌이 들어 뒤에 있는 부하에게 서둘러 작은 소리로 명령했다. 그 부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빠르게 홀 내부에 있는 방안으로 달려갔다.이때, 서강빈은 우남기 어르신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는데 서강빈이 금방 자리에 앉자마자 그 부하가 들어왔다.“서... 서 선생님, 큰일... 큰일 났습니다. 지금...”그 부하는 중앙 자리에 앉아있는 우남기 어르신을 한번 보고 말을 삼켰다.“알겠어. 나가봐.”서강빈은 손짓을 하고는 고개를 돌려 우남기 어르신에게 말했다.“어르신, 효정 씨랑 얘기 나누고 계세요. 저는 처리할 일이 좀 있어서 금방 나갔다가 올게요.”서강빈은 이렇게 말하고 권효정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 방을 나섰다.그 젊은 남자는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는데 마침 서강빈과 눈이 마주쳤다.“당신이 바로 서강빈이지?”젊은 남자는 서강빈을 훑어보며 물었는데 그 말투 속에는 도도한 기세가 다분했다.“맞아. 그쪽은?”서강빈은 평온한 얼굴로 젊은 남자를 쳐다보았다.“임호.”젊은 남자는 말을 마치고 걸음을 옮기며 명령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나 따라와.”‘응?’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디 가?”“특전사 요양원. 내 할아버지의 병을 봐줘.”임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사실 여기로 오기 전에 임호는 방동진 등 사람들한테 서강빈의 과거에 대해 알아봤었는데 방동진이 신의라고 무척 떠받들고 있는 게 너무 과장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특히 서강빈에 관한 얘기를
방동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임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끊었다.“방 청장님, 서강빈 이 사람한테 우리 할아버지가 누구인지 알려주세요!”이 말을 들은 방동진의 이마에는 땀이 삐질삐질 맺혔다. 임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되지만 서강빈의 심기는 더 건드릴 게 못 된다.“네 할아버지가 누구든 너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해. 다른 사람한테 예의를 차려야 된다고 할아버지가 안 가르쳤나 봐?”“너!”서강빈의 말에 임호는 눈빛이 굳어지고 당장이라도 공격하려는 태세였다.“임호 도련님, 화 푸세요!”방동진은 다급하게 임호를 붙잡고 웃는 얼굴로 말했다.“서 선생은 오늘 바쁘신 게 확실합니다...”“이거 놔!”임호는 옷깃을 세게 뿌리쳤고 방동진은 밀려나서 곁에 있던 테이블에 부딪혔고 컵과 접시들이 모두 바닥에 떨어졌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몸을 불쑥 돌려서 임호를 쳐다보았다.“왜 이렇게 시끄러워.”이때, 우남기 어르신의 목소리가 서강빈의 뒤에서 들려왔다.임호도 따라서 서강빈의 뒤를 쳐다보았다. 그는 우남기 어르신이 권효정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홀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우남기 사령관님!”임호는 차려자세를 하고 우남기 어르신한테 경례했다. 하지만 우남기 어르신은 바닥에 넘어져 있는 방동진을 보고는 미간이 살짝 찡그리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임호야, 네 할아버지께서는 이렇게 가르쳤던 거야?”임호는 이 말을 듣고 다급하게 우남기 어르신한테 사과했다.“어르신, 어르신도 아실 테지만 우리 할아버지께서는...”“네 할아버지는 옛날 나의 오랜 전우야. 그러니 나는 믿어. 아무리 그이가 지금 병들었다고 해도 이렇게 무례할 리는 없어!”우남기 어르신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꾸짖었다.“네. 어르신의 말씀이 맞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과하겠습니다.”임호는 이렇게 말하고 방동진의 앞으로 와서 그를 부축하고는 성심성의껏 사과를 했다.“방 청장님, 죄송합니다. 방금은 제가 너무 충동적이었
“강빈 씨, 어르신의 얘기를 먼저 들어보시죠.”권효정은 분위기가 어색한 것을 느끼고 얼른 분위기를 풀려고 이렇게 얘기하고는 우남기 어르신한테 찻물을 건넸다. 서강빈은 잠깐 망설이다가 조금 누그러진 표정으로 우남기에게 말했다.“어르신, 하실 말씀이 있으면 편히 하십시오. 저는 귀담아듣겠습니다.”서강빈이 이렇게 말하자 우남기의 얼굴에는 다시 웃음이 띠었다.“강빈아, 사실은 말이야...”사실 임호의 할아버지는 우남기 어르신의 오랜 전우였는데 고질병이 도진 바람에 천주의 여러 대학병원을 다 방문했지만, 여전히 호전되지 않았다고 한다.요즘에야 성회의 요양원으로 돌아왔다고 했다. 요양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고향으로 돌아와서 삶의 마지막 시간을 준비하는 것이었다.임성진 어르신은 우남기 어르신한테 여러 번 얘기했었다. 자신이 만약 죽는다면 고향으로 와서 마지막을 보내겠다고 말이다.요즘 우남기도 계속 서강빈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지 마음속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신의 고질병도 서강빈이 직접 치료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임성진은 손사래를 쳤다. 자신의 신체 상황에 대해서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외국의 전문가들도 다 찾아가 봤는데 모두 그의 병세에 대해서 전혀 손을 쓸 수가 없었다.특히 서강빈의 나이가 스물이 넘는 나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 임성진은 더 씁쓸하게 웃었다. 그는 우남기 어르신을 믿지 않는 것이 아니라 서강빈은 정말 너무 젊었다.만약 3일 전에 방동진이 요양원으로 임성진의 병문안을 왔을 때 다시 서강빈의 이름을 꺼낸 일이 없었다면 임호는 절대 직접 찾아오지 않았을 것이다.우남기 어르신의 말을 듣고 난 서강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어르신,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르신을 봐서라도 절대 모른 체하고 넘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임호는 반드시 예의가 바르게 부탁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그렇게 못하겠다면 제가 도울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우남기 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깊은 한숨을 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나면서 서강빈의 차는 이미 납작한 철 덩어리가 되었다. 이때, 경쾌한 소리가 들려왔는데 서강빈에게는 무척 익숙한 소리였다. 바로 저격용 총이었다.머릿속에 번뜩 생각이 든 서강빈의 몸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빠르게 다리를 벗어나야 했다. 다리에는 숨을 곳이 전혀 없으므로 자신은 아주 쉽게 멀리 있는 저격수의 표적이 될 것이다.이때, 로드 롤러와 화물차의 기사도 동시에 총을 꺼내서는 서강빈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쏘아댔다. 하지만 서강빈의 몸이 너무 빠른 탓에 그들은 잔영만 볼 수 있을 뿐이었고 무수한 총알들이 서강빈의 볼 가까이에서 스쳐 지나갔다.서강빈은 더 머물 수가 없었는데 멀리서 붉은 빛줄기가 세 개나 그를 향해 비췄기 때문이다. 저격수가 세 명이었다. 서강빈은 두 기사를 해치울 새도 없이 전속력으로 앞을 향해 달려갔다.눈 깜짝할 새에 서강빈은 다리에서 빠져나왔지만 세 줄기의 붉은 빛은 여전히 멀리서 그를 따라오고 있었다.총소리가 여러 번 울려 퍼지고 총알 여러 개가 서강빈의 옷깃을 스치고 날아갔다. 형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에 저격수의 총알이 이토록 정확하게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야간 장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게 서강빈을 제일 골치 아프게 하는 부분이었다. 도로의 한쪽은 깔끔한 벼랑이었고 다른 한쪽은 아찔한 절벽이었기에 숨을 곳이 전혀 없었다. 서강빈이 총알을 피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건 한 번뿐일 수 있었다. 행운의 여신이 계속 서강빈의 편을 들어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서강빈이 성제 고속도로로 도망간 것을 보고 화물차의 기사는 뛰어 내려와서 볼멘소리를 쳤다.“저 자식을 놓쳤어?”저격용 총이 세 대나 되는데 서강빈은 어떻게 도망친 거란 말인가? 이때, 서강빈은 다른 건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번쩍 생각이 떠올랐다. 이상하다. 두 사람이 쫓아오지 않았다는 것은 앞에 매복한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아주 컸고 이는 무척 위험한 함정일 것이다.이렇게 생각한 서
“고작 쾌도문 사람들의 칼로 나를 죽일 수 있을 것 같아?”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곽수철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보았다. 곽수철은 세상에서 제일 어처구니없는 농담을 들은 듯 박장대소를 했다.“네가 빠져나갈 수 있을 것 같아? 솔직히 말해줄게. 오늘 너를 죽이려는 사람은 나뿐이 아니야. 너는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너무 많이 건드렸어.”곽수철은 말하며 몸을 비켰다. 그러자 마흔 살이 넘은 중년 남자가 곽수철의 뒤에서 천천히 걸어와 서강빈의 앞에 섰다.“저번에는 최백기를 제압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운이 좋지 못할 거야.”이 목소리를 들은 서강빈은 머릿속에서 백독문의 제자 한 명을 떠올렸다. 자세히 훑어보니 전에 그 남자랑 체형이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백독문의 이천우?”서강빈의 머릿속에서는 불쑥 이 이름을 떠올렸다.“오? 나를 아네? 그래도 별수 없어. 너는 최백기 어르신의 단전을 망가뜨렸어. 우리 백독문은 무조건 복수를 해야 하거든. 오늘은 누가 온다고 해도 너는 못 벗어나!”중년 남자는 차갑게 말했다. 동시에 그의 뒤에는 사람의 그림자가 세 개 나타났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자 기이한 향이 코끝에 풍겨오는 것을 보니 세 사람도 백독문의 제자가 확실했다.서강빈은 곽수철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문파와 엮여있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오늘의 상황은 확실히 서강빈에게 아주 불리했다.이천우와 세 명의 백독문 제자는 막론하고 칼을 들고 서 있는 검은 옷의 사람들과 실력 좋은 노인만으로도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을 살짝 털어 소매에 은침 세 개를 감췄다.“서강빈, 지금 무릎 꿇고 나한테 열 번 절을 한 다음 잘못했다고 빌어. 그렇다면 네 주변의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을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곽수철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 서강빈은 연민의 눈빛으로 곽수철을 쳐다보면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는 지금 죽음을 자초하고 있는 거야.”말을 마친 서강빈은 체내 진기의 유동으로 하여 몸을 움직였고 칼을 들고 있는 사람들도
지금 상대하고 있는 이 사람들은 자신의 전투력을 소모하게 할 도구일 뿐이었다.“서강빈, 이제 느낌이 어때?”곽수철은 서강빈의 팔에 있는 핏자국을 보고 우쭐대며 웃음을 터뜨렸다.서강빈은 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는데 세 자루의 칼이 또 기척 없이 그의 급소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동시에 등 뒤에서는 여러 개의 칼이 그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서강빈은 열 개의 은침을 발사했고 두 명이 바닥에 쓰러졌다. 상대가 허점이 생긴 것을 보고 서강빈은 빠르게 몸을 움직여 등 뒤의 칼들을 피했다.하지만 이때, 어둠 속에서 시커먼 비수가 번개처럼 서강빈의 아랫배를 향해 날아왔다.비수는 서강빈의 아랫배를 가까이서 스쳐 지나갔지만, 다행히 큰일은 나지 않았다.그 틈을 타서 서강빈은 주먹을 휘둘렀고 어둠 속에 있던 킬러는 당장에 숨통이 끊어졌다.“산 채로 잡아. 내가 저 자식을 산채로 도려내 버릴 거야.”곽수철은 서강빈을 가리키며 큰소리로 외쳤다.“네!”일여덟 명이 되는 검은 옷들은 두 손에 긴 칼을 들고 다시금 서강빈을 둘러쌌다. 정면 대결을 한다면 서강빈은 1분 내로 이 사람들을 다 때려눕힐 자신이 있었는데 포위 공격을 당하고 있으니 버거운 느낌이 들었다.또다시 두 번의 공격을 견뎌내니 네 명이 피바다에 쓰려졌고 서강빈의 옷도 칼자국이 여러 개 생겼다. 만약 상대가 암살에 특화된 고수가 아니라면 서강빈의 옷깃을 긋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고 서강빈의 앞에 다가오지도 못했을 것이다.“서강빈,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 오늘 너는 반드시 죽게 될 거야.”서강빈이 목숨을 구하기에 급급한 것을 보고 곽수철은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이천우도 차가운 웃음을 띠고는 단검을 꺼냈다. 서강빈은 이미 체력을 많이 소모했고 지금의 전투력으로는 절대 이천우 등 사람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최백기 어르신의 복수를 할 적절한 때였다.“다 함께 공격해서 저 자식을 죽여!”이천우는 이렇게 말하고 앞장서서 서강빈의 숨통을 끊으려고 다가갔다. 서강빈은 은침을 다섯 개 날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