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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손인수는 서강빈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임성진 어르신이 잠시는 무사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께서 다시 위독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손... 손 신의, 서강빈이 안 온다고 합니다.”

임호는 이를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련님, 서강빈 씨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얘기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

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그게...”

임호는 그 물음에 마음이 찔렸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

“뭐라고요? 도련님, 부탁하러 간 사람이 그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납치 아닙니까?”

손인수의 마지막 말은 거의 호통치듯 했다.

임호도 아주 자책하며 말했다.

“손 신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지금 정말 위독하십니다. 제발 부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임호의 강인한 얼굴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손인수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도련님,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어르신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

손인수의 말에 임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황급하게 물었다.

“손 신의, 그 말씀은 신의께서도 방법이 없다는 말씀입니까?”

지금까지 임호는 모든 희망을 손인수에게 걸었었다. 아무래도 5년 전에 임성진 어르신의 고질병이 재발했을 때, 손인수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었다.

이번에 임호가 서강빈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손 신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인수의 그 말은 그의 모든 신념을 한순간에 다 무너뜨렸다.

어렸을 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자라왔는데 군인이 된 이후로 항상 할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여겼었다. 할아버지가 곧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임호는 더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

“도련님, 제가 돕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몇 년 전 그때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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