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도 이를 보고 놀라서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다급하게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손 신의, 어떻게 됐어요?”손인수는 굳은 표정으로 작게 귓속말을 했다.“빨리, 빨리 서강빈 씨를 찾아가십시오. 아니면 환자는... 오늘 밤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저는 최대한 환자의 가족들에게 시간을 끌 수 있을 뿐입니다. 만약 서강빈 씨를 모셔오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여기까지 말하고 손인수는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서둘러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 도정윤과 이세영은 송해인이 다급하게 떠나가 덩달아 빠르게 따라갔다.차에 올라타서 도정윤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해인아, 왜 그래? 손 신의께서...”“손 신의가 우리더러 서강빈을 찾아가라고 해. 그리고 환자가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대.”말하면서 송해인은 핸들에 손을 올리고는 핸들을 힘껏 쥐었다 놨다.“뭐라고요? 서강빈 그 쓰레기를 찾아가서 뭐해요? 손 신의가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이세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반박했다. 그녀가 보기에는 손 신의조차 살리지 못하는 사람인데 서강빈을 불러와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서강빈이 한의학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건 권씨 가문의 덕을 본 것뿐이었다. 지금까지도 이세영은 서강빈이 진짜 의술을 할 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도정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냉정하게 분석했다.“아니야, 내 생각에 손 신의가 우리더러 서강빈을 찾아가라고 한 이유가 이 처방은 서강빈이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야. 어쩌면 서강빈한테 해결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방법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봐.”송해인은 의아하게 도정윤을 보며 말했다.“정윤아, 그게 무슨 뜻이야?”도정윤은 우습게 여기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해인아, 잘 생각해봐. 서강빈이 어떤 사람이야? 그놈이 어디서 금오단을 갖고 왔겠어? 솔직히 금오단의 처방은 실제로 정말 좋아서 만병통치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어. 하지만 그건 한
송해인은 도정윤의 말에 어리둥절해져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왜 아직도 몰라. 만약 금오단을 먹고 사람이 죽으면 비오 그룹의 명성은 반드시 실추될 거야. 비오 그룹이 파산하기만 한다면 너도 서강빈을 따라가서 함께 거지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잖아?”이세영은 도정윤의 분석을 듣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서 그날 내가 그 녀석한테 약 처방을 달라고 할 때 그렇게 통쾌하게 줬던 거네요! 보아하니 서강빈은 처음부터 대표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네요. 송 대표님, 이런 남자는 정말 역겨워요!”송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평온한 그녀의 겉모습과 달리 마음속은 이미 뒤죽박죽이었다.‘서강빈, 설마 정말 정윤의 말처럼 처음부터 이런 계획이 있었던 거야? 아니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절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아. 네가 나한테 합리적인 해명만 해준다면 전에 네가 어떤 일을 했어도 다 용서해줄 수 있어! 나는 그저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길 바라는 것뿐이야.’생각하면 할수록 송해인은 더 심란해졌고 더욱더 서강빈의 입에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듣고 싶었다. 서강빈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 해도 송해인은 망설임 없이 그를 믿는 선택을 할 것이다.한편, 권효정과 서강빈은 방금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하고 만물상점으로 돌아갔다. 염지아는 가게를 청소하고 있었는데 서강빈과 권효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주인님, 안주인님, 돌아오셨습니까.”서강빈은 흠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안주인은 무슨, 함부로 부르지 마. 효정 씨라고 불러.”권효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기분이 좋아서 말했다.“저는 사리 분별이 빠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차피 강빈 씨는 언젠가 제 사람이 될 텐데 조금 빠르고 늦고는 상관없어요.”“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누가 당신 사람이라는 말이에요?”서강빈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며 유혹이 넘치는 권효정의 눈빛을 피했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다급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송해인을 보고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정말 나를 믿었다면 묻지 않았겠지. 솔직히 말해. 또 무슨 일 생긴 거지?”송해인은 냉랭한 서강빈의 말투와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그의 눈빛에 마음이 아렸다. 이 사람은 자신에게 고분고분하고 한없이 다정하던 그 남자가 정녕 맞는 것인가?“서강빈, 우리 사이에는 3년이라는 시간이 있어. 나한테 이렇게까지 해야 해? 그래, 네 말이 맞아. 문제가 생겨서 네 도움이 필요한 게 맞아. 하지만 그 전에 나는 이 금오단의 처방이 네 것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을 뿐이야. 네가 어떻게 이걸 손에 넣었든지 너를 탓하지 않을 거야. 모든 걸 잃는다고 해도 나는 그저 우리 둘만의...”송해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강빈은 손사래를 쳤다.“그만해. 이미 다 지나간 일이야. 다시 꺼내 입에 올려서 뭐해.”송해인은 멍하니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눈에는 점점 눈물이 차올랐다.“서강빈, 이 쓰레기 같은 자식! 남자로 태어나서 너 그 정도밖에 못 해?”말이 오고 가던 중 이세영도 빠르게 가게로 들어와서 서강빈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주어온 처방으로 송 대표님을 속인 것도 모자라 그렇게 뻔뻔한 소리를 해? 정윤 씨가 그 처방을 개량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지 몰라! 비오 그룹이 파산하고 송 대표님이 지난 2년간 심혈을 기울인 것들이 다 망가져 버리는 걸 봐야 네 속이 시원해?”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송해인을 보면서 말했다.“너희들 내 처방전에 손을 댔어?”송해인은 이 물음에 흠칫하더니 잠깐 멈췄다가 다급하게 해명했다.“네가 오해했어. 정윤이도 이 처방전이 아주 좋다고 생각해. 그저 약효가 너무 세서 조금 바꾼 것뿐이야.”서강빈은 계속 쓴웃음을 지었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송해인, 사실 너는 진심으로 나를 믿은 적이 없었던 거야. 만약 네가 나를 정말 믿었다면 이렇게 달려와서 나한테 처방전의 출처를 묻지 않았을 거고, 도정윤한테 내 처방전을 고치라
이게 바로 도정윤이 우월감을 가지는 이유였다.“그래서?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건데?”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 도정윤은 코웃음을 치며 대답했다.“당신한테 알려주고 싶은 거야. 방금 당신이 한 말은 헛소리라고. 지금 필요한 건 경맥을 뚫어서 환자 체내에 있는 약효를 흩어지게 하는 거야. 그러면 살릴 수 있어.”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렇다면 당신이 가서 경맥을 뚫어봐. 혈 자리 어디를 뚫어야 하는지 침을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대단한 교수님이라는 그 사람이 안 가르쳐줬어? 분명히 말하는데 의학 박사 학위고 그런 쓸데없는 스펙으로 내 앞에서 주름잡지 마! 당신은 물론이고 당신을 가르쳤다는 그 외국 교수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한의학의 학문적 가치를 그런 기기 따위로 측정할 수 있다고 생각해? 당장 돌아가!”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도정윤을 더 보고 싶지 않아 뒤돌아 카운터로 들어갔다.“너!”도정윤은 서강빈의 말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서강빈은 자신을 욕하고 심지어 모욕해도 되지만 자신의 유학경험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다. 더욱이 자신이 아주 존경하고 있는 마크 교수님까지 모욕하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는 그녀가 가지고 있는 우월감의 원천이고 자신감의 기반이었다.“주인님이 가라고 했잖아요. 안 들려요?”염지아는 말하면서 허공에 대고 박수를 세 번 쳤다. 그러자 검은색 그림자 두 개가 문 앞에 번쩍 나타나더니 대가의 경지에 있는 고수 두 명이 빠르게 가게로 들어왔다.“아가씨!”두 사람은 들어와서 염지아를 향해 주먹을 쥐고 인사를 올렸다. 서강빈이 습격을 받은 일이 있고 난 뒤, 염동건은 딸의 안전이 걱정돼서 대가 경지의 고수 두 명을 암암리에 보내서 보호하게 했다.한편으로는 염지아의 안전을 보장하고 한편으로는 서강빈이 가게에 없을 때 권효정도 보호할 수 있었다.“안 갈 거예요? 3초 줄게요. 스스로 걸어 나가지 않는다면 당신들을 끌고 나가는 수가 있어요.”염지아는 두 명의 대가에게 눈짓했다.“여
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알겠어요. 금방 다녀올게요.”말을 마친 서강빈은 빠르게 가게를 나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떠나가는 서강빈의 뒷모습을 보면서 염지아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효정 씨, 저는 잘 이해할 수 없어요. 왜 송해인한테 그렇게 너그러운 거예요? 두 사람은 연적이잖아요. 비오 그룹이 이번 의료사고로 파산하면 더 좋은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이렇게 금이 가버리면 다시는 강빈 씨랑 재결합할 수 없게 되잖아요.”제삼자인 염지아가 봐도 송해인이 서강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눈에 띄었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누가 봐도 서강빈과 재결합하고 싶어 그러는 것이다. 누구든 권효정의 입장이 된다면 서강빈이 송해인을 돕는 걸 바라지 않게 된다. 권효정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저는 송해인 씨를 도와주는 게 아니에요. 저는 서강빈 씨한테 자유를 주는 거예요. 속박되지 않고 강박감이 없는 감정이야말로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거예요. 만약 강제적으로 그 사람을 제 곁에 두게 되면 저도 그 사람도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염지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감정? 감정이란 원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내는 게 아닌가? 이해할 수 없기에 그녀는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번 만화종에서부터 염지아는 깔끔하게 포기했었다. 서강빈의 곁에는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았고 자신의 미모로는 서강빈의 눈에 들기에 역부족이었다. 하여 그녀는 선을 넘는 생각을 접어버렸다....한편, 송해인은 차를 몰고 병원으로 돌아가면서 한숨을 연신 뱉었다. 손 신의는 그 환자를 살릴 수 없다고 하고 오늘 저녁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비오 그룹의 명성은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도정윤은 마음속에 있던 분노를 억누르고 어느 정도 평온함을 회복한 뒤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해인아, 서강빈이 돕지 않겠다면 우리한테는 마지막 방법밖에 남지 않았어.”“그게 뭔데?”
“오늘 난 서강빈에게 솔직히 얘기할 생각이에요. 그와 이혼할 거라고 말이에요. 맞아요, 난 그 사람과 어울리지 않아요. 음, 저녁에 봐요.”비오 그룹 대표 사무실. 송해인은 의자에 앉아 전화를 끊었다.그녀는 검은색 정장 치마에 흰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긴 머리카락은 펜을 이용해 동그랗게 말아 올렸다. 그녀는 엄청난 미모를 가졌을 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우아하고 고상했다.“여보, 이건 내가 사랑을 담아 만든 도시락이야.”사무실 문이 열리며 서강빈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가 웃으며 물었다.“누구랑 통화하고 있었어?”“서강빈, 우리 이혼하자.”송해인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금은 평범해 보이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도시락을 들고 있던 서강빈은 멈칫했다. 그의 눈빛이 살짝 흔들린 듯했지만 이내 웃으며 말했다.“여보, 농담하지 마.”눈앞의 말도 안 되게 아름다운 여자는 그와 결혼한 지 3년이 되는 그의 아내였다. 처음에 두 사람은 뜨겁게 불타올랐으나 최근 1년 사이에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송해인은 아주 바빴고 서강빈은 매일 그녀를 위해 정성을 담은 도시락을 만들었다. 그러나 매번 돌아온 거라고는 거기에 놔두면 잠시 뒤에 먹을 거라는 대답뿐, 그 외에 다른 교류는 없었다.“농담하는 거 아니야.”송해인은 서랍 안에서 이혼합의서를 꺼내며 냉담하게 말했다.“사인해.”서강빈은 미간을 좁힌 채로 이혼합의서를 바라봤다.그는 3년간의 결혼 생활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서강빈은 크게 숨을 들이마신 뒤 송해인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약간의 노여움이 느껴지는 목소리로 물었다.“그 사람 때문에 그래?”“누구?”송해인의 예쁜 미간이 찡그려졌다. 그녀는 서강빈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지 못했다.서강빈은 책상 위 휴대전화를 힐끗 보더니 자조하듯 웃었다.“저녁에 만나자던 그 사람... 그 사람 때문 아니야?”“나 통화하는 거 엿들었어?”송해인은 곧바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았다.이 지경까지 되었으니
“서강빈 씨, 더 얘기해봤자 달라질 건 없어요. 얼른 사인해요.”여비서는 씩씩거리면서 다가와 그에게 합의서를 내밀었다.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화를 냈다.“사인하지 않는다고 해도 대표님이 서강빈 씨와 이혼하는 건 아주 쉬운 일에요. 대표님은 그저 옛정을 생각해서 서강빈 씨 체면을 봐주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괜히 착각하지 말고 화를 자초하지도 말아요.”“화를 자초하지 말라고?”서강빈은 차갑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줄곧 말이 없는 송해인을 지긋이 바라보았다.“송해인, 지금 나한테 경고하는 거야?”송해인은 잠깐 침묵했다가 말했다.“난 그냥 너랑 말로 잘 풀고 싶은 것뿐이야. 네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난 다른 방법을 찾을 거야.”“꼭 이렇게 매정하게 굴어야겠어?”서강빈은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그는 송해인에게서 약간의 미련이라도 보이길 바랐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송해인의 얼굴에서는 조금의 미련도 보이지 않았다.“우리는 어울리지 않아. 그러니까 사인해. 당신 요구는 최대한 다 들어줄게. 사인 끝나면 계속 친구로 남을 수도 있어.”송해인은 잠깐 고민한 뒤 빨간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친구로 남을 수 있다고?’그 말에 서강빈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눈가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어쩌면 지난 3년간 서강빈 홀로 착각의 늪에 빠져 있었던 걸지도 몰랐다.송해인은 그를 그저 디딤돌로 보았을 것이다.“사인할게. 집, 차, 돈. 그런 건 필요 없어. 난 날 충분히 책임질 수 있어.”서강빈은 잠깐 침묵하더니 펜을 들어 자신의 이름을 적었다.“사람 관상 봐주고 풍수 봐주고 부적 써주는 그 가게로?”송해인은 같잖다는 듯이 냉소를 흘렸다.1년 사이 서강빈은 몰락했다.그가 작은 가게를 열어 남의 관상을 봐주고, 풍수를 봐주고, 액을 막고 화를 막을 수 있다면서 사기를 쳐서 부적을 파는 걸 생각하면 황당했다.이것이 송해인이 그와 이혼하려는 이유였다.서강빈은 달라졌다. 그는 이상하게 변했고 더는 말도 통하지 않았다.“무슨 문제 있어?”서강빈은 차
그 말을 듣자 송해인의 표정이 굳어졌다.눈앞의 여자는 정말로 예뻤다. 몸매든 외모든 전혀 그녀에게 뒤처지지 않았다.게다가 멋진 페라리까지 끌고 다니는 걸 보니 송해인은 순간 심장이 철렁했다.‘서강빈은 언제 저 여자랑 안 거지?’20대 초반이면 그녀보다 5, 6살은 어렸다.송해인은 순간 질투심이 불타올랐다.마침 달려온 비서는 눈앞의 광경을 보더니 눈살을 찌푸렸다.“미안하지만 누구시죠?”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며 눈앞의 여자를 바라봤다.아주 젊고 예쁜 여자였지만 그가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심 회장님께서 서강빈 씨를 제게 소개해 주셨어요. 전 권효정이라고 해요. 심 회장님이 서강빈 씨께 금오단이 있는데 오직 그 금오단만이 저희 할아버지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권씨 가문은 20억으로 그 금오단을 사고 싶어요.”권효정은 눈물을 흘리며 애원했다.“심형운 씨 말인가요?”서강빈이 중얼거렸다.심형운은 송주 상회의 회장이었다. 2년 전 서강빈은 그의 병을 치료한 적이 있고 그 일로 그와 아는 사이가 되었다.심형운의 도움이 없었다면 비오 그룹은 지금만큼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형운과 아는 사이인 걸 보면 권씨 가문은 예사 가문이 아닌 듯했다.서강빈은 잠깐 침묵했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일단 알겠어요. 하지만 먼저 권효정 씨 할아버지 상황부터 봐야겠어요.”서강빈은 심형운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을 도와야 했다.“감사합니다, 서강빈 씨.”권효정은 눈물을 닦았다.두 사람이 차에 오르려는데 비서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더니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20억으로 서강빈 씨에게서 금오단을 사고 싶다고요? 뭔가 잘못 안 거 아니에요? 서강빈 씨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그런 사람에게서 단약을 산다고요? 약을 먹었다가 죽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비서는 경멸에 찬 표정으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대단하네요. 이렇게 젊은 아가씨는 또 어떻게 속였대요? 그리고 그 금오단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