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83화

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알겠어요. 금방 다녀올게요.”

말을 마친 서강빈은 빠르게 가게를 나서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떠나가는 서강빈의 뒷모습을 보면서 염지아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효정 씨, 저는 잘 이해할 수 없어요. 왜 송해인한테 그렇게 너그러운 거예요? 두 사람은 연적이잖아요. 비오 그룹이 이번 의료사고로 파산하면 더 좋은 거 아니에요? 그리고 이렇게 금이 가버리면 다시는 강빈 씨랑 재결합할 수 없게 되잖아요.”

제삼자인 염지아가 봐도 송해인이 서강빈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게 눈에 띄었다. 그녀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누가 봐도 서강빈과 재결합하고 싶어 그러는 것이다. 누구든 권효정의 입장이 된다면 서강빈이 송해인을 돕는 걸 바라지 않게 된다.

권효정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저는 송해인 씨를 도와주는 게 아니에요. 저는 서강빈 씨한테 자유를 주는 거예요. 속박되지 않고 강박감이 없는 감정이야말로 제가 진심으로 원하는 거예요. 만약 강제적으로 그 사람을 제 곁에 두게 되면 저도 그 사람도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염지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감정? 감정이란 원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얻어내는 게 아닌가? 이해할 수 없기에 그녀는 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번 만화종에서부터 염지아는 깔끔하게 포기했었다. 서강빈의 곁에는 예쁜 여자들이 너무 많았고 자신의 미모로는 서강빈의 눈에 들기에 역부족이었다. 하여 그녀는 선을 넘는 생각을 접어버렸다.

...

한편, 송해인은 차를 몰고 병원으로 돌아가면서 한숨을 연신 뱉었다. 손 신의는 그 환자를 살릴 수 없다고 하고 오늘 저녁에 도움을 구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비오 그룹의 명성은 정말 나락으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도정윤은 마음속에 있던 분노를 억누르고 어느 정도 평온함을 회복한 뒤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해인아, 서강빈이 돕지 않겠다면 우리한테는 마지막 방법밖에 남지 않았어.”

“그게 뭔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