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의 신분을 위조해 준 보이지 않는 손이 자신의 계획을 드러내고 있다.서현우는 이 사람이 눈 앞에 있는 허나운이 아닌가 하는 생가도 들었다.가짜라면 이해할 만하다.만약 사실이라면, 그것은 너무 무서운 일이다.13족 중 한 명인 허씨 가문의 이 아가씨는 절대적인 권력을 지니고 있으니 함께 연기에 부응해야 한다.보이지 않는 그 손이 도모하고 있는 것은 정말 상상조차 할 수 없다!애인이 마침내 가족이 되는 것을 보고 공가연은 기쁨에 겨워 고개를 끄덕이다가 조용히 몸을 돌려 떠났다.엷은 안개가 자욱한 천지 사이에 서서 공가연은 서현우의 작은 정원을 돌아보았다.그리고 얼굴에는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 담겨 있었다.“삼중도 행복을 되찾았는데, 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 걸까?”그윽한 원한이 바람에 흩어지자 공가연은 적막하게 떠났다.방금 전까지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선보인 두 사람은 태도가 180도 변해버렸다.차가운 표정의 허씨 가문 아가씨와 마음이 무겁고 눈빛도 무거워 보이는 서현우다.“내 신분을 의심하는 거야?”허나운이 물었다.서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난 허나운 이라고 하고 허씨 가문의 첫째 딸 이야.”허나운은 표정부터 말투까지 곳곳에서 고귀함을 드러내고 있다.서현우는 바로 그녀의 발 밑에 하찮은 개미다.“네 목숨은 내가 쥐고 있는 듯한데, 내 말에 따르지 않으면 공가연이 아마 먼저 나서서 널 죽이겠지?”서현우는 한참 동안 침묵하더니 말했다.“아가씨, 단도직입적으로 말씀 하시죠. 뭘 원하시는 겁니까?“내가 왜 너를 알고 있는지 왜 너와 이 연기를 했는지 궁금하지 않아?”“궁금하지 않습니다.”서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허나운의 눈에는 한 줄기 엄한 빛이 번쩍였지만 또 수렴하여 말했다.“넌 어떤 질문도 할 자격이 없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하면 돼.”“아무것도 묻지 않았습니다.”서현우가 다시 말했다.그러자 허나운은 실눈을 뜨고 목소리에 살기를 띠었다.“지금 네가 해야 할 일은 신약문 총 시험에서 1등을 하는 거야”.서현
서현우는 처음으로 자신이 흉악하다고 느꼈다.그러나 서현우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만약 공가연에게 고백한다면 자신의 생명은 장담하기 어렵다.아마도 공가연에게 누를 끼칠 수도 있을 것이다.그 보이지 않는 그 손은 하늘을 가리는 재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제자 동영 협곡에 갔다 오려고 합니다.”동영 협곡에는 밖에서 극히 보기 드문 천재 지보가 많이 배양 되어있는데 이는 신약문의 중요한 곳이다.외부인이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신약문의 제자조차도 쉽게 들어갈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날 수도 있다.서현우는 영지호가 동영 협곡에 있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가족과 관계되어 있는 일이니 한번 가야만 한다.“동영 협곡에?”공가연은 서현우를 한번 보고 물어보려 했지만 묻지 않고 옥패 하나를 꺼내 서현우에게 건네주었다.“자, 마침 나도 최근에 단약을 좀 제련하려고 하는데 약재가 필요하는 참이 었다. 필요한 재료는 이미 안에 새겨져 있으니 대신 구해 오거라.”“네.”서현우이는 성심 성의껏 절을 했다.이런 믿음은 약육강식의 성국에서 너무 소중하다.서현우의 마음속에서 공가연은 이미 반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날이 저물어갈 무렵, 거대한 번개 독수리 한 마리가 공작산에서 하늘을 찌르며 석양을 맞으며 갔다.번개 독수리는 신약문에 길들여진 교통 수단으로 다섯 개의 산에 각각 두 마리씩 분배되어 있다.문하 제자가 급한 일이 있어 외출할 때 스승님께 가서 청하여 사용해도 된다.비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그러나 서현우는 공가연의 친전 제자로서 무석을 지불 하지도 않고 공짜로 탔다.번개독수리는 속도가 매우 빠르지만 밤새도록 날아 서야 동영 협곡에 도착했다.고공에서 내려다보면 우뚝 솟은 웅장한 산봉우리 사이에 구불구불한 협곡이 만연하여 마치 찢어진 것처럼 가장 원시적인 야성감각으로 가득 차 있다.번개독수리는 거대한 날개를 퍼덕이며 땅에 떨어졌고 서현우는 번개독수리의 날카로운 발톱을 두드렸다.번개독수리는 머리를 쳐들고 날카로운 울음
“공의존이 필요로 하는 약재는 이미 잘 배합했습니다.”서현우가 생각을 마치기도 전에 한 여제자가 다가와 서현우에게 말했다.“감사합니다.”서현우는 인사를 하고 이 여 제자를 따라 마을로 돌아와 소포를 받았는데 그 속에는 공가연이 필요한 약재가 들어있었고 전부 분류되어 놓여 있었다.“신세 많이 졌습니다. 그럼, 제자 이만 가 보겠습니다.”서현우는 작별을 고했다.협곡을 나가는 길에 서현우의 얼굴은 보기 흉했다.공가연은 서현우를 믿어서 동영 협곡으로 오게 했다.하지만 서현우는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다.‘영지호는 도대체 무슨 뜻일까?’생각할수록 초조해 지자 서현우는 고개를 들어 탁한 기운을 길게 토했다.그 후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서현우는 문득 무언가를 발견했다.멀지 않은 구석에 볼품없는 작은 풀 위에 약간 붉은색이 있다.서현우는 쪼그리고 앉아 풀을 뽑아 자세히 관찰한 뒤 코에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피비린내, 아주 옅어 거의 맡을 수 없을 정도다.서현우가 아닌 다른 사람들은 절대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동영 협곡은 싸운 흔적도 없고 외부인도 없는데 왜 마른 혈흔이 있을까?심사숙고하던 서현우는 시선을 발 밑에 두었다.서현우는 손을 뻗어 바닥을 헤집고 눈빛을 약간 굳혔다.이 지면은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얼마 전에 한 번 뒤집힌 적이 있다.왜?서현우는 가장 큰 가능성은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졌을 것이라고 추측했다.한쪽은 패전하고 죽고 다른 한쪽은 전투의 흔적을 감추었다.이 작은 풀의 마른 피는 전투의 흔적을 청소하는 쪽이 눈치채지 못하고 남긴 것이다.동영 협곡에는 신약문 사람 외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다.싸움을 한 이들은 누굴까?왜 싸움이 일어 난 걸까?또 왜 싸움의 흔적을 감추고 이런 싸움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리고 싶지 않은 걸까?두서가 없다.왠지 모르게 서현우가 가슴이 뛰었다.서현우는 누군가가 몰래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눈빛이 번쩍이자 서현우는 신발의 진흙을 두드리는 척하다가 일어
서현우는 자신이 좀 놀란 모습을 보여야 이 상황에 부합한다고 느꼈다.하지만 서현우는 그러지 않았다.이미 많이 화가 났는데 더 이상 화를 내면 격조가 없어 보인다.그래서 서현우는 격조 있는 말을 물었다.“허나운은 어디에 있습니까?”사장은 망연히 서현우를 보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도련님, 허나운이 누구입니까?”서현우는 눈을 깜박거리며 이 옷 가게 사장을 자세히 훑어본 후 말했다.“계속 모르는 척 할 꺼야? 한 번 본때를 보여줄까?”“그러지 마세요!”사장은 즉시 겁을 먹었다.“소인은 단지 단약을 구하고 싶을 뿐, 도련님이 원하지 않으면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옷은 선물로 드릴게요.”“그럼, 감사히 받을게.”서현우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사장은 괴로운 표정으로 서현우가 가게 입구에서 사라지자 뒤돌아 서서 카운터로 돌아가 중얼거렸다.“오늘 손해를 크게 봤어! 역시 그 누구도 믿어서는 안 돼! 단약도 얻지 못하고 옷도 잃고 말이야!”말이 끝나자마자 사장은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즉시 마음속의 억울함을 억누르고 습관적으로 웃는 얼굴을 하고 나갔다.“어서 오세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서현우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즉시 멈추었다.이미 옷 한 벌을 공짜로 주었는데, 더 이상 공짜로 줘서는 안 된다.“누군가 너에게 이 소식을 알려주면 내가 너에게 단약을 준다고 그랬어?”서현우가 사장에게 물었다.사장은 멍해 졌지만 곧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방금 내가 뒤에 가서 도련님의 옷을 고르고 있을 때 한 사람이 창 밖에서 나를 불었어요. 그리고 모처럼 신약문의 제자를 만났는데 단약을 원한다면 소식과 옷을 가지고 바꾸겠다고 말하라고 그랬어요.”서현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단약 한 알이 사장을 향해 날아갔다.사장은 손을 뻗어 받았지만 제대로 받지 못해 땅에서 한 참이나 허둥대고 서야 땅에서 단약을 주웠다.보배처럼 위의 먼지를 불며 자세히 냄새를 맡고 바라보았다.“4급 생골단이야. 네가 쓰기에 충분할 거고 더 귀중한 단약은 오
“대감님, 혹시 저에게 무석을 주지 않으려는 겁니까?”서현우가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자 아이는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며 물었다.서현우는 억지로 웃으며 소무석 두 개를 꺼내 아이에게 건네주었다.그러나 아이는 무석을 받지 않고 오히려 무릎을 꿇었다.“받고 싶지 않습니다. 받는 다고 해도 써 보지도 못하게 죽게 될지도 모릅니다. 소가 되든 말이 되든 뭘 해도 좋으니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아이의 말을 듣고 서현우는 손을 떨었다.손가락을 구부리고 주먹을 꼭 쥐었더니 소무석 두 개가 약간 배겼다.“넌 이름이 뭐니?”서현우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소인 등장이라고 합니다.” “어디로 등장하라고?”아이는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서현우를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제 이름이 등장입니다. 듣기 싫으시다면 장나라고 부르 셔도 됩니다.”서현우는 전혀 웃기지 않았다.“길 안내해, 잠시 머물 곳을 찾아야 해.”서현우가 말했다.“네! 주인님, 제가 모시겠습니다.”아이는 흥분하여 서현우에게 따라오라고 표시했다.“소인 어릴 때부터 명송성에서 자라서 모르는 곳이 없습니다.”“너무 좋은 곳도 너무 나쁜 곳도 아닌 적당한 곳으로 안내 해.”“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아주 마음에 쏙 들게 안내하겠습니다.”“이 세상에 누군가의 주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단다. 그러니 앞으로 나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된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등장은 발걸음을 잠시 멈추었다.뒤를 돌아 서현우를 바라보았는데, 눈빛은 전 보다 더욱 밝아지고 눈시울이 살짝 붉어지기도 했다.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힘껏 끄덕이고 돌아서서 계속 길을 안내했다.서현우는 눈물 한 방울이 땅으로 떨어진 것을 보았다.명송성 중심 구역에 “들어 오거라”하는 여인숙이 있다.이곳은 이름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서현우는 모든 수속을 밟은 후 중무석 하나를 여인숙 직원에게 주었다.등장에게 어울리는 옷 한 벌을 사고 풍성한 저녁상을 준비하고 나머지는 팁으로 가지라고 했다.직원은
서현우는 자기만큼 오지랖이 넓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자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한 명의 안전을 더 책임지게 되니 말이다.이는 매우 현명하지 못한 것이다.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현우는 등장의 두 번째 스승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감히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보이지 않은 손이 자신을 죽이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다.그래서 서현우는 등장 곁에 두고 지킬 수 없더라도 같이 있는 동안만 이라도 잘 지내고 배불리 먹었으면 해서이다.“선생님, 경매는 22성 때 개최됩니다.”등장은 서현우를 감히 스승이라고 부르지 못했다.서현우의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느껴져 서다.첫 번째 스승은 빈털터리 도둑이었기 때문에 등장도 도둑이었다.들개와 먹이를 빼앗아야 할 비천한 도둑 말이다.어둡고 습하고 악취가 진동하는 구석에서 죽어야 하는 운명이다.배불리 먹고 죽는 것만으로 이미 여한이 없다.“그래, 가자.”서현우는 대답을 하고 눈을 감고 앉았다.상대방은 이미 진을 쳤다.도망칠 수 없다면 먼저 지켜 볼 수밖에 없다.남강에 있을 때, 체어스가 군대를 거느리고 쳐들어 왔을 때처럼 말이다.서현우는 싸우는 동안에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생각했었다.등장은 잠을 자고 서현우는 걸상에 앉아 있었다.밤 하늘에 21개 별이 반짝일 때, 등장은 잠에서 깨어나 흐뭇하게 웃었다.다시 눈을 뜰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뻤다.등장은 창문으로 머리를 내밀고 살펴보았지만 서현우를 부르지 않았다.지금은 겨우 20개 별이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다.제일 밝은 별은 의외로 생긴 것이기에 시간에 넣어서는 안된다.등장은 그 별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는데, 아무래도 별이 떨어질 것만 같았다.그리고 나서 고개를 저으며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고 느꼈다.‘정말 떨어진다고 한들 나랑 상관이 없잖아.’‘그때가 되면 난 이미 짐승의 먹이가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았을 거야.’이러한 생각을 하면서 등장은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21개의 별이 떠오자 등장
서현우의 눈빛이 선어의 손가락에 떨어졌다.선어의 손가락에는 파란 보석과 같은 반지가 끼어 있다.그 반지는 두준이 끼고 있던 반지와 같다.서현우는 성국을 떠날 관건적인 시기가 다가왔다는 생각이 들었다.눈 앞에 있는 선어를 죽여야 하고 반지도 가져가야 한다.“여러분, 이번 경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겠습니다.”선어는 간단히 두 마디 하고 손가락을 쳤다.그러자 한 남자가 붉은 천으로 가려진 접시를 들고 다가왔다.이 남자는 몸에 살기가 심하게 느껴졌다.걸을 때 허리가 곧게 펴고 발걸음이 떨어질 때 발걸음 사이의 거리 차이는 거의 없었다.서현우는 한 눈에 이 사람은 군대 출신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이곳은 명송성이니 이 사람은 어쩌면 명송군의 일원 일지도 모른다.그렇다면 선어는 아마 명송성 뒤에 있는 종문일 것이다.선어가 붉은 천을 젖혔다.그 안에는 핏빛이 선명한 심장이 여전히 뛰고 있었다.심장은 공예품처럼 영롱하게 빨갛다.이때 선어가 입을 열었다.“생경 강자의 심장입니다. 최저 가격인 대무석 하나로 경매를 시작하겠는데, 가격을 높일 때 대무석보다 낮아서는 안 됩니다. 그럼, 시작해볼까요?”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생경 강자의 심장을 판매한다고?’“두 개.”“세 새.”“다섯 개.”“...... .”사람들은 즉시 가격 높이기 시작했다.불과 몇 초 만에 이 생경 강자의 심장은 대무석 20개의 가격에 이르렀다.가격이 어느 정도로 높아지자 경쟁하는 사람은 점점 적어졌다.“30개.”낙찰이 될 것 같은 무렵에 누군가가 단 번에 대무석 10개를 더 높였다.결코 낮지 않은 가격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다.하지만 보이는 건 오로지 검은 망토일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생경 강자는 생기가 이름으로 넘쳤다.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이 다치지 않아 그대로 심장을 파내도 여전히 뛰고 있었다.입도경 정상 무자에게는 이 심장이 큰 역할을 일으킬 수 있다.이 심장의 힘
“800개!”“천!”“천 이백!”“천 오백!”“2천!”천기각 이라는 세 글자가 나오자 사람들은 흥분한 듯 잇달아 가격을 불렀다.가격은 곧 3천을 돌파했다.비록 대무석은 아니지만 가격은 이미 놀라울 정도로 올라갔다.산수는 중무석 하나를 얻기도 힘든데, 이들에게 있어서는 돈이 아니라 숫자에 불과하는 듯했다.서현우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사람은 가난하면 포부가 짧아진다.결국 이 정보는 7000개의 중무석 가격으로 낙찰되었다.이번 경매에서 가장 비싼 물건으로 환산하면 무려 70개의 대무석이다.경매가 끝나자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서현우는 등장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먼 곳까지 오고 서야 서현우는 등장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난 그만 가야겠어.”등장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조심해서 가세요, 선생님.”서현우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등장은 웃고 있지만 아쉬움이 보였고 해탈하는 듯한 심정도 보였다.한참을 침묵하더니 서현우는 다시 입을 열었다.“아니다! 나랑 같이 가자!”등장은 순간 멍해 지더니 서현우를 보고 활짝 웃었다.“네! 선생님 말에 따르겠습니다!”“명송성에 천기각이 있어?”서현우가 물었다.“있어요,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그래.”등장은 서현우를 데리고 술집에 도착했다.이 술집은 천기각 명의의 산업이다.천기각은 성국에 널리 퍼져 있는 가장 큰 정보기관이다.돈만 넉넉하다면 살 수 없는 정보가 없다.게다가 천기각은 신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한가지 정보를 거듭 팔지 않는다.천기각에 대해 서현우는 들어 본적은 있지만 접촉한 적이 없다.전에는 접촉하고 싶지 않았고 나중에는 감히 접촉하지 못했다.하지만 지금은 거리낌이 조금도 없다.“정보를 사려고 합니다.”서현우는 카운터에서 주판을 헤집고 있는 주인에게 말했다.“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주인은 화기애애한 미소를 지으며 서현우에게 따라오라고 표시했다.서현우는 등장을 데리고 주인의 뒤를 따라 갔다.두꺼운 천으로 만들어진 커튼을 거두고 칠흑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