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14화

Author: 제구
몸길이가 30미터에 달하는 지네는 죽은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지만 여전히 살아 있는 것 같았다.

서현우는 지네의 온몸을 쓸었지만 아무런 상처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 지네는 매우 이상하게 죽었다.

하지만 자연사는 절대 아니다.

‘어떤 원인으로 죽었을까?’

‘왜 죽은 후에 다른 흉수들이 먹으러 오지 않았을까?’

‘강력한 무자가 이 지네를 죽였 단 말인가?’

그러나 이 지네는 죽어도 하늘을 찌를 듯한 포악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어 품계가 절대 낮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존재는 온몸이 보배다.

‘지네를 죽인 강력한 무자는 왜 지네의 기운을 취하지 않았을까?’

서현우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했다.

잠시 후에 서현우는 이 지네를 옮기려고 시도했다.

움직인다!

그다지 큰 힘을 쓰지 않았는데 지네가 옆으로 약간 비뚤어졌다.

그리고 서현우는 동공을 살짝 움츠렸다.

이 지네의 거대한 몸 뒤에 틈이 하나 있다.

서현우가 지네를 더 많이 치우자 뒤에서 소유연의 비명이 들려왔다.

“동굴이 있어요!”

그렇다.

이것은 동굴이다.

동굴 입구가 지네에 의해 완전히 가려졌다.

보통 사람들은 이곳에 오지 않는다.

설령 온다 하더라도 이 생동감 넘치는 지네를 보면 감히 접근하지 못할 것이다.

흉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서현우와 소유연은 사경 강자에게 쫓겨 갈 길이 없어 절벽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이 돌출된 벼락 끝은 넓이가 1미터 정도 되지 않는다.

앞쪽은 심연이고, 뒤쪽은 바로 이 지네가 가린 동굴이다.

‘들어갈까?’

‘들어가자!’

서현우는 바로 마음을 정했다.

심연은 예측할 수 없고, 아래에 어떤 무서운 흉수가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 동굴이 유일한 출로 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서현우와 소유연 두 사람은 이곳에 갇혀 죽을 수밖에 없다.

이 지경에 이른 이상 고민할 것도 없다.

서현우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지만 직접 동굴로 걸어 들어가지 않고 제자리에 앉아 체내 부상을 회복했다.

수라의 혈맥이 깨어난 뒤 서현우의 육신 강도는 시시각각 자생하고 있다.

서현우는 부상이 매우 심하지만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15화

    중년 남자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그러자 무서운 힘이 사방팔방에서 밀려왔다.서현우는 즉시 소유연을 곁으로 끌고 만문방패로 막아냈다.찰칵-소유연의 몸에 있는 골격은 무거운 짐을 감당할 수 없는 소리를 내며 얼굴에 고통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서현우는 소유연보다 훨씬 낫지만 괴로워 이를 악물고 혈살의 힘을 전면적으로 재촉했다.회백색의 긴 머리가 핏빛으로 변하여 두 눈이 선홍색으로 변했다.“찢어!”서현우는 모든 힘을 다해 단칼에 베어냈다.찰칵-허공에 무엇이 찢어진 듯 눌려 터질 뻔한 소유연은 온몸이 나른 해져 바닥에 누워 숨을 헐떡였다.생경 강자 앞에서는 소유연은 도망조차 갈 수 없다.“응?”중년 남자는 의아해했다.입도경 중기에 접어든 녀석이 뜻밖에도 자신의 통제력을 깨뜨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극도의 살벌로 중년 남자를 경악하게 했다.“그래! 어디 한 번 해봐!”중년 남자는 손바닥을 주먹으로 바꾸어 한 방에 몰아쳤다.쾅-그러자 지면이 가볍게 떨렸다.서현우는 그대로 날려가 산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부서져야 할 산 벽이 뜻밖의 명문이 떠오르며 서현우가 부딪쳐 온 힘이 풀렸다.산 벽은 조금도 손상되지 않고 먼지만 조금 떨어졌다.“푸!”서현우는 선혈을 내뿜었다.만문방패도 유지할 수 없어 사라졌다.“이봐, 정체가 뭐야? 여긴 어떻게 온 거야?”중년 남자는 냉담하게 서현우를 쳐다보며 물었다.‘토씨 하나까지 사실입니다.”서현우는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내가 네 말을 믿을 거 같아? 밖에는 7급 흉수 연옥 엘비스가 도사리고 있는데, 입도경 중기 밖에 안되는 녀석이 무존경 여자애를 데리고 쳐들어올 수 있을 거 같아?”“믿거나 말거나.”서현우는 할 말이 없었다.7급 흉수, 그것은 자아경 강자와 동등한 존재이다.그러나 서현우와 소유연이 이곳까지 쫓겨오는 동안 확실히 보지 못했다.“그럼 죽어.”중년 남자도 분명히 인내심이 있는 사람은 아니다.서현우를 데리고 돌아가 천천히 고문하고 핍박할 생각도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16화

    성국 전체가 포리는 어쩔 수 없이 쫓겨 천문산맥으로 들어갔다고 했다.그러나 이 천문 산맥 깊은 곳이 뜻밖에도 포리의 구역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댕댕이라는 생경 강자가 포리에 대한 호칭으로 서현우는 마음속으로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그리고 그 추측은 사실에 근접하고 있을 것이다. “유연아, 너 괜찮아?”포리가 소유연에게 물었다.소유연은 어렵게 일어나 고개를 저었다.소유연은 온몸이 나른 해졌을 뿐, 상처는 그다지 심각한 편은 아니다.그러나 포리는 여전히 소유연에게 치료제를 주어 먹게 했다.곧 소유연은 정상으로 돌아왔다.“무존경 정상이네? 너도 그럭저럭 괜찮네! 근데 나영이는?”그러자 소유연의 얼굴에 미소가 갑자기 사라졌다.포리는 입을 벙끗 거리더니 한참 있다가 고개를 돌려 서현우에게 말했다.“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네 동생은 내가 아니라 유연이가 데리고 온 거야. 죽이려면 쟤부터 죽여.”소유연은 말문이 턱턱 막혔다.“살아 있을 거야. 소유연이랑 흩어졌을 뿐이야.”서현우는 침울하게 말했다.“죽었든 살아 있든 찾아 내야지.”“아직 안 죽었구나?”포리는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잖아, 가자.”포리의 인솔하에 서현우와 소유연은 쥐구멍처럼 사통 팔달한 동굴에서 이리저리 돌았다.소유연은 머리가 핑 돌아갈 지경이었다.하지만 서현우는 모든 통로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이 지하는 파이프처럼 파여져 있어. 나도 인솔하는 나비가 없으면 방황할 거야.”포리 몸 앞에 종이 나비 한 마리가 떠 있다.“길을 잘못 들면 어떻게 되?”서현우가 물었다.그러자 포리는 히죽거리며 웃었다.“도처에 기관 함정이 있는데, 길을 잘못 들면 귀신의 문턱까지 가게 될 거야.”.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난 그냥 과일이나 좀 먹을까 해서 나간 건데, 딱 마침 너희들 보게 된 거야. 아니면 너희들 개죽음 당했을 지도 몰라.”포리는 마냥 으쓱해 하며 말했다.“근데 어떻게 온 거야? 나한테 말해봐.”“용국이 더 좋은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17화

    포리는 서현우를 바라보며 교활한 눈빛을 보였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 나도 전에는 너와 관점이 같았어. 다시 진천궁을 치는 것은 순전히 헛된 망상이라고 생각했었어.”서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근데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뭐야?” “히히히.”포리는 손을 내밀어 서현우를 가리켰다.“너.” “나?”서현우는 깜짝 놀랐다. “너 아니면 누가 있겠어?”포리는 편안한 자세로 비스듬히 누워 흰 다리를 가로놓았다.통통한 볼살이 있는 얼굴도 약간 요염하게 변하기 시작했다.“그전에는 헛된 망상이었지만, 네가 나타나면서 달라졌어.”“넌 수라잖아! 성장할 시간만 주면 넌 100% 그 놈을 능가할 수 있어. 그때 한 칼에 베어 죽이면 끝이야.”서현우는 말문이 막혔다. “우리 사이에 거절은 거절한다.”포리는 상황을 보고 서현우가 돕고 싶지 않은 줄 알고 이어 말했다.“그 놈만 죽여주면 내가 목숨을 걸어서라도 현양명백 해독제를 찾아 줄게.” “내가 그정도 실력이 생기면 해독제도 손 쉽게 얻을 수 있지 않을까?”서현우가 반문했다. “그럼 내가 너에게 시집가는 게 어때? 그때 넌 제군이 되고 난 제후가 되면 되잖아.”“나 안 이뻐?”포리는 자신의 얼굴을 만져보고 볼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다리까지 만졌다.“아니면 몸매가 별로야?” “첫째, 난 너한테 관심이 없어.”“둘째, 너도 알고 있지만 난 이미 결혼했어.”“진아름이 예쁘고 몸매도 좋은 건 인정.”포리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근데 진아름은 그냥 일반인이 잖아. 넌 이미 입도경에도 들어섰고 나중에는 무적의 존재가 될 것인데, 진아름은 너한테 어울리지 않아.”“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내가 결정해.”서현우는 소리쳤다.“그래, 뭐 아직 천하를 군림하는 큰 인물이 되지 않았는데, 기세가 대단하네. 근데 너 생각해 본 적 있어? 진아름은 일반인인데, 수명이 얼마나 될 거 같아? 30년...... 아니, 20년 후에 걔는 늙고 주름이 가득 할거야. 지금부터 가꾼다고 해도 기껏해야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18화

    “안됩니다!”포리는 서현우의 몸 앞을 막고 이를 악물며 말했다.“담 할아버지, 감히 경고하는데, 절대 건드려서는 안됩니다!”노인은 발걸음을 멈추고 포리를 지그시 바라보았다.“공주님, 수라의 힘이 있어야 우리가 제군을 위해 복수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저를 도와줄 겁니다!”포리가 말했다.그러자 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미안해, 도와줄 수 없어.”“너!”포리는 화가 나서 서현우를 한 대 때리고 싶을 지경이었다.‘바보! 이러고도 남강 전구를 통솔하는 남강 총사령관이냐!’노인은 서현우를 힐끗 보고 포리에게 말했다.“공주님, 들었습니까? 공주님은 저 사람을 친구로 생각하지만, 저 사람은 공주님을 마음에 두지 않고 있습니다.”“어찌됐든 안 됩니다. 저는...... .”포리는 말이 채 끝나기도 갑자기 움직일 수가 없었다.노인이 손가락으로 포리의 어깨를 툭 건드렸 기때문이다.“여봐라, 어서 공주님으로 방으로 모셔라.”“네.”두 명의 입도경인 여성 무자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 포리를 부축하여 위층으로 갔다.포리는 놀라서 소리쳤다.“담 할아버지! 만약 서현우 건드리면 저 절대 할아버지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저 사람한테 문제라도 생기면 같이 죽을 겁니다!”노인은 말을 듣고 눈초리가 뛰었지만 여전히 입을 열지 않았다.“담 할아버지!”포리의 소리가 점점 작아지면서 누군가에 의해 부축되어 계단 모퉁이로 사라졌다.옆에 있던 소유연은 호흡이 약간 가빠졌지만 얼어붙어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이름이 뭡니까?”노인은 서현우의 곁을 지나 이름 모를 짐승의 가죽이 깔린 돌의자에 앉았다.“서현우.”노인은 맞은편의 돌의자를 가리키며 말했다.“앉으세요.” 서현우는 태연하게 앉았다.“공주님한테서 얘기는 들은 적 있습니다. 외부에도 도움도 많이 받았다고 인사가 늦어서 죄송합니다. 잘 챙겨주셔서 고마웠습니다.”“그럴 필요 없습니다. 서로 도움이 필요했을 뿐입니다.”노인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겨우 입도경인 무자가 내 앞에서 이렇게 담담하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19화

    “나으리, 저 사람은 쓸모가 없는데 왜 가만히 두는 겁니까?”납득이 되지 않아 참지 못하고 물었다.노인은 굳게 닫힌 전문을 돌아보며 담담하게 말했다.“공주님이 마음에 두고 계신다. 게다가 심지가 확고하고 공명정대한 인품이 보이니 죽이기가 아깝다. 우선 남겨 두고 앞으로 언제 가는 어떻게 되겠지 .”여기까지 말하자 노인은 한숨을 쉬었다.“그런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대전에서 서현우는 주먹을 불끈 쥐며 씁쓸해했다.만약 포리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도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이곳에 감금되어 탈출하기도 매우 어렵다.역시 실력이 너무 약하다는 걸 설명한다.수련을 계속할 수 있고, 살의는 실력이 증가할수록 증가한다.때가 되면 풀리지 않는 사국이 펼쳐질 것이다.“선배.”소유연은 나지막한 소리로 말했다.“여기 평생 있어야 하나요? 나영이는 어떡해요?”“방법이 있을 거야.”서현우도 자신이 내뱉은 말을 믿지 않는다.소유연은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대전은 침묵에 잠겼다.노인도 가혹하게 대하지 않고 음식과 물을 보내왔다.두 사람은 음식을 좀 먹었고 소유연은 피곤하여 무릎을 꿇고 앉았다.서현우는 돌의자에 기대어 고개를 들어 흑갈색의 꼭대기를 바라보았다.알알이 빛이 나는 구슬은 마치 별 하늘처럼 부드러운 광택을 발산했다.‘수라의 힘이 혈맥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아버지는 평범한 상인일 뿐, 특별한 점이 없는데, 그럼, 내 몸에 있는 이 혈맥은 어디에서 왔을까?’서현우의 머릿속에는 어머니의 부드럽고 자애로운 미소가 떠올랐다.그러자 가슴이 저절로 아려 났다.‘엄마, 엄마가 수라야?’‘만약 엄마가 수라라면 왜 아빠와 같은 평범한 상인에게 시집을 간 거야?’갔을까?‘만약 엄마가 수라라면, 왜 주옥경 같은 천한 놈의 계략으로 죽은 거야?’‘교통사고로 수라를 죽일 수 있는 걸까?’‘그 옥이 엄마가 나한테 남긴 유물인데, 그 옥으로 수라의 혈맥이 깨어난 건데.’서현우는 눈빛이 반짝이며 생각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20화

    용국.사막 아래, 비밀 기지.간간이 미친 듯이 고함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쿵쾅거리는 소리와 함께 말이다.그곳은 그리 크지 않은 방이다. 방 안에는 거대한 오랑우탄처럼 체격이 우람한 남자가 있는데, 온몸에 핏줄이 불거지고 이목구비가 흉악하며 입에서 침이 절로 흘러나오고 있다.남자는 사발 만한 주먹으로 투명한 유리 벽을 미친 듯이 두드렸다.펑펑-거리는 소리가 바로 이렇게 울려 나온 것이다.유리 벽 반대편에 네 사람이 서 있다.얼굴에 기쁨을 띤 왕가연.안색이 평온한 진아름.무섭기도 하고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드러낸 윤하.노안이 깊은 오재훈.왕가연, 진아름과 윤하는 보름 전에 정식으로 “유전자 서열 실험 팀”을 설립하기로 확정했다.그리고 오재훈은 일주일 전에 합류했다.연구의 방향은 진아름이 제기한것으로서 유전자를 근본으로 인위적으로 변이를 제조하여 인체 각 방면의 대폭적인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유전자 전사를 만들려는 것이다.유전자는 신비한 존재이며, 생물은 이를 바탕으로 나타난다.왜 사람은 사람의 모습일까?왜 개와 호랑이는 다를까?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유전자의 신비를 탐색하여 인류를 또 다른 진화의 길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유전자 서열 실험 팀이 해야 할 일이다.“실험 체 C156호는 현재까지 생명 특징이 정상, 근육 강도 8배 증가, 뇌 신경 침식, 실험 체 생명력 쇠퇴, 실험 체 사망!”일련의 보고가 귓가에 울려 퍼졌다.방안의 유리 벽을 미친 듯이 두드리는 남자는 이미 땅에 쓰러졌다.죽었다.왕가연의 얼굴에 기쁨이 사라지며 실망이 일어났다.왕가연은 고개를 숙이고 관찰한 것들을 노트했다.“우리의 실험 방향은 맞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난관이 좀 있어요. 오씨 어르신,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셨어요.”“이것이 도대체 좋은지 나쁜지 모르겠어.”오재훈은 탄식했다.“나쁠 리가 없습니다. 무자가 될 수 있었던 이유, 이른바 천부적인 재능은 도대체 무엇인가? 전에는 아무도 말할 수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21화

    단 10번 만에 기세등등했던 사람들은 모두 피바다에 쓰러졌다.한 남자와 한 여자의 몸에 살기가 감돌고 있다.그것은 전쟁터에서 무수한 피를 묻히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기세여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남자는 키가 크고 우람하며 흉악하게 생겨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통로 전체가 막힐 것 같았다.그리고 여자는 몸매가 아름답고 몸에 착 감긴 흰색 전갑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어 절로 이목을 끌었다.다만 손에 비수가 붉고 비수 끝에서 아직도 피가 떨어지고 있어 가슴이 철렁거려 접근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뇌창과 홍성이다.진아름은 그들의 정체를 확인하고서야 한숨을 돌리며 물었다.“뇌창, 홍성, 어떻게 여기까지 온겁니까?”“저희뿐만 아니라 열군 남궁민도 모두 같이 왔습니다.”보기와는 달리 뇌창은 어수룩하게 웃었다.이 웃음은 뒤의 피바다와 시체와 어울리지 않는다.그런대로 깨끗한 방에 다들 들어섰다.살기등등한 열 두 사람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강 무생군 12장이다.“다들 제대한거야?”오재훈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러자 홍성이 웃으며 말했다.“적국 총사랑관 체어스도 이미 제대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히 남강에 계속 머물 필요가 없어진겁니다.”그러나 진아름은 홍성의 웃는 표정 속에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슬픔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현우 때문인가요?”진아름이 물었다.열두 사람은 각자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총사령관님 때문만은 아닙니다.”홍성의 미소는 서서히 흩어졌다.“전의 전쟁을 거쳐 주변 여러 나라는 이미 더 이상 재범할 힘이 없게 되었으니 저희가 남강에 남아 있는 것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겁니다. 그래서 국주님께 청하고 국주님도 이에 허락해주셨습니다.”오재훈은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탄식했다.만약 이전이었다면 국주는 순순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서현우가 직접 키운 12명의 용맹한 장수가 없으면 누가 남강을 진수할것인가?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822화

    대군이 달려왔을 때 피투성이가 된 기지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시체가 산더미로 쌓이고 숨 쉬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장군은 정리하라고 명령한 후 진아름 등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즉시 보고했다.황성에 앉아 용국을 장악하고 있는 국주 용천범은 이 소식을 듣고 격노하여 즉시 전국에 진아름 등의 종적을 수색하라고 명령했다.소식이 전해졌을 때 진아름 등은 이미 용국의 범위를 떠났다는 것뿐이었다.하늘과 바다가 시야 끝에 모여 한 줄로 되었다.비릿한 바닷바람이 불자 머리 위로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갔다.진아름의 긴 머리카락은 바닷바람에 흩날리며 어수선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다.“북목 천왕이 죽었으니 북성 전구 총사령관 자리에 순리대로 국주의 심복이 들어갔겠구나.”“동요 군신은 북목 군신의 죽음 때문인지 늙어서 인지 고향으로 돌아가고 말이야.”“용맥군이 세상 밖으로 나와 이미 4대 전구를 인수 했어.”“국주는 천용 학부를 열라고 명을 내렸고 그 학부에서는 무도를 수련하는데, 선샌님은 모두 용맥군에서 뽑은 거래.” “무도 9경은 이미 명확해 졌고 가장 강한 용맥군 총사령관도 겨우 무존경이고 나머지는 모두 후천경이야. 용맥군이 지하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자원이 부족한 이유로 실력이 점점 떨어졌다고 그랬어.”큰 배에서 손량은 쉴 새 없이 재잘재잘 지껄였다.실력이 점점 떨어졌다는 말을 할 때, 손량의 말투에는 상쾌함이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 상경은 두 손을 뒤로 짊어지고 있고 옆에는 상천랑이 서 있다.전쟁이 끝난 후, 손량과 상경은 국주에게 차여 그들을 천용 학부에 가서 선생님이 되게 하려고 했다.손량은 국주의 뜻대로 가지 않았다.다만 실망스럽고 풀이 죽었을 뿐이다.홍성으로부터 모두 제대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들이 반드시 진아름을 찾아갈 거라고 확신이 들어 따라온 것이다.깊이 사랑하지만 마냥 슬프게 한 이 나라를 멀리하겠다고 그들에게 말하면서 같이 떠난 것이다.상경은 의기소침하기만 했다.상경은 이미 50세가 넘었고 후천경 절정이나 무존경에

Latest chapter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6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5화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4화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3화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2화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1화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10화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9화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 만인을 아우르는 군신   제1708화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