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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단 10번 만에 기세등등했던 사람들은 모두 피바다에 쓰러졌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몸에 살기가 감돌고 있다.

그것은 전쟁터에서 무수한 피를 묻히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기세여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남자는 키가 크고 우람하며 흉악하게 생겨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통로 전체가 막힐 것 같았다.

그리고 여자는 몸매가 아름답고 몸에 착 감긴 흰색 전갑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어 절로 이목을 끌었다.

다만 손에 비수가 붉고 비수 끝에서 아직도 피가 떨어지고 있어 가슴이 철렁거려 접근할 수 없었다.

두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뇌창과 홍성이다.

진아름은 그들의 정체를 확인하고서야 한숨을 돌리며 물었다.

“뇌창, 홍성, 어떻게 여기까지 온겁니까?”

“저희뿐만 아니라 열군 남궁민도 모두 같이 왔습니다.”

보기와는 달리 뇌창은 어수룩하게 웃었다.

이 웃음은 뒤의 피바다와 시체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대로 깨끗한 방에 다들 들어섰다.

살기등등한 열 두 사람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강 무생군 12장이다.

“다들 제대한거야?”

오재훈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

다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자 홍성이 웃으며 말했다.

“적국 총사랑관 체어스도 이미 제대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히 남강에 계속 머물 필요가 없어진겁니다.”

그러나 진아름은 홍성의 웃는 표정 속에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슬픔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서현우 때문인가요?”

진아름이 물었다.

열두 사람은 각자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총사령관님 때문만은 아닙니다.”

홍성의 미소는 서서히 흩어졌다.

“전의 전쟁을 거쳐 주변 여러 나라는 이미 더 이상 재범할 힘이 없게 되었으니 저희가 남강에 남아 있는 것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겁니다. 그래서 국주님께 청하고 국주님도 이에 허락해주셨습니다.”

오재훈은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탄식했다.

만약 이전이었다면 국주는 순순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

서현우가 직접 키운 12명의 용맹한 장수가 없으면 누가 남강을 진수할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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