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0번 만에 기세등등했던 사람들은 모두 피바다에 쓰러졌다.한 남자와 한 여자의 몸에 살기가 감돌고 있다.그것은 전쟁터에서 무수한 피를 묻히고 나서야 비로소 드러나는 기세여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남자는 키가 크고 우람하며 흉악하게 생겨서 서 있는 것만으로도 통로 전체가 막힐 것 같았다.그리고 여자는 몸매가 아름답고 몸에 착 감긴 흰색 전갑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어 절로 이목을 끌었다.다만 손에 비수가 붉고 비수 끝에서 아직도 피가 떨어지고 있어 가슴이 철렁거려 접근할 수 없었다.두 사람은 다름이 아니라 바로 뇌창과 홍성이다.진아름은 그들의 정체를 확인하고서야 한숨을 돌리며 물었다.“뇌창, 홍성, 어떻게 여기까지 온겁니까?”“저희뿐만 아니라 열군 남궁민도 모두 같이 왔습니다.”보기와는 달리 뇌창은 어수룩하게 웃었다.이 웃음은 뒤의 피바다와 시체와 어울리지 않는다.그런대로 깨끗한 방에 다들 들어섰다.살기등등한 열 두 사람은 바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남강 무생군 12장이다.“다들 제대한거야?”오재훈은 눈을 크게 뜨고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러자 홍성이 웃으며 말했다.“적국 총사랑관 체어스도 이미 제대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히 남강에 계속 머물 필요가 없어진겁니다.”그러나 진아름은 홍성의 웃는 표정 속에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슬픔이 섞여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서현우 때문인가요?”진아름이 물었다.열두 사람은 각자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총사령관님 때문만은 아닙니다.”홍성의 미소는 서서히 흩어졌다.“전의 전쟁을 거쳐 주변 여러 나라는 이미 더 이상 재범할 힘이 없게 되었으니 저희가 남강에 남아 있는 것도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된겁니다. 그래서 국주님께 청하고 국주님도 이에 허락해주셨습니다.”오재훈은 그들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탄식했다.만약 이전이었다면 국주는 순순히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을 것이다.서현우가 직접 키운 12명의 용맹한 장수가 없으면 누가 남강을 진수할것인가?
대군이 달려왔을 때 피투성이가 된 기지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시체가 산더미로 쌓이고 숨 쉬는 이는 한 명도 없었다.장군은 정리하라고 명령한 후 진아름 등의 시체를 발견하지 못하고 즉시 보고했다.황성에 앉아 용국을 장악하고 있는 국주 용천범은 이 소식을 듣고 격노하여 즉시 전국에 진아름 등의 종적을 수색하라고 명령했다.소식이 전해졌을 때 진아름 등은 이미 용국의 범위를 떠났다는 것뿐이었다.하늘과 바다가 시야 끝에 모여 한 줄로 되었다.비릿한 바닷바람이 불자 머리 위로 갈매기 몇 마리가 날아갔다.진아름의 긴 머리카락은 바닷바람에 흩날리며 어수선한 아름다움을 풍기고 있다.“북목 천왕이 죽었으니 북성 전구 총사령관 자리에 순리대로 국주의 심복이 들어갔겠구나.”“동요 군신은 북목 군신의 죽음 때문인지 늙어서 인지 고향으로 돌아가고 말이야.”“용맥군이 세상 밖으로 나와 이미 4대 전구를 인수 했어.”“국주는 천용 학부를 열라고 명을 내렸고 그 학부에서는 무도를 수련하는데, 선샌님은 모두 용맥군에서 뽑은 거래.” “무도 9경은 이미 명확해 졌고 가장 강한 용맥군 총사령관도 겨우 무존경이고 나머지는 모두 후천경이야. 용맥군이 지하에 너무 오래 머물고 자원이 부족한 이유로 실력이 점점 떨어졌다고 그랬어.”큰 배에서 손량은 쉴 새 없이 재잘재잘 지껄였다.실력이 점점 떨어졌다는 말을 할 때, 손량의 말투에는 상쾌함이 있었다.멀지 않은 곳에 상경은 두 손을 뒤로 짊어지고 있고 옆에는 상천랑이 서 있다.전쟁이 끝난 후, 손량과 상경은 국주에게 차여 그들을 천용 학부에 가서 선생님이 되게 하려고 했다.손량은 국주의 뜻대로 가지 않았다.다만 실망스럽고 풀이 죽었을 뿐이다.홍성으로부터 모두 제대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그들이 반드시 진아름을 찾아갈 거라고 확신이 들어 따라온 것이다.깊이 사랑하지만 마냥 슬프게 한 이 나라를 멀리하겠다고 그들에게 말하면서 같이 떠난 것이다.상경은 의기소침하기만 했다.상경은 이미 50세가 넘었고 후천경 절정이나 무존경에
하늘도 그들의 편인지 가는 내내 파도가 일지 않았다.엿새 후, 이 반 레이더 시스템이 설치되어 “은신”상태에 있는 크루즈 선은 어떤 항로에 도 속하지 않는 해역에 진입했다.갑자기 하늘이 흐려지기 시작하더니 파도가 용솟음치기 시작했다.먼 곳에서 용이 물을 흡수하여 해면에서 휩쓸고 하늘의 층운 속으로 연결 되여 사람들을 경탄하게 한다.광풍이 심하게 몰아치고 있다.손량 등 실력이 강한 무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실에 숨어 있다.크루즈 선이 약간 심하게 흔들려서 바다를 나가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뱃멀미를 하기 시작했다.이런 상황은 용이 흡수하는 것에 가까울수록 더 심각하다.하늘이 흐려지면서 눌릴 것 같다.파도가 더욱 급해져서 억수같이 쏟아지는 큰비가 제멋대로 떨어졌다.잔잔하고 온순한 바다가 이곳에서 마치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바다 위의 모든 것을 뒤집어엎으려 한다.종말이 다가오는 광경이다.홍성의 안내로 크루즈 선은 용이 물을 흡수하는 옆을 지나갔다.상경 등은 광포한 힘이 용솟음치는 용이 물을 빨아들이는 것을 가까이서 보았고, 흠뻑 젖은 옷은 또 광풍에 의해 사냥 소리를 냈다.갑판이 수시로 전복될 것처럼 끊임없이 흔들린다.“자연의 힘은 과연 인력이 맞설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상경은 한숨은 내쉬었다.모든 사람이 다 침묵했다.이런 무서운 곳에는 홍성이 안내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절대 발을 들여놓지 못했을 것이다.자기도 모르게 사람들은 홍성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탄복을 금치 못했다.애초에 뜻밖에 이런 곳으로 유랑하여 살아 나오기도 더없이 어려웠는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항로를 찾아내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다.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어렵다!하지만 홍성은 해냈다.연약해 보이는 이 여자는 확실히 남강 12장의 일원으로 손색이 없다.여걸은 세상에 드물다.폭풍우를 뚫고 암초를 지나 시야에 근거 없이 육지가 나타났다.하늘이 맑아지자 비바람이 모두 사라졌다.물결이 반짝이는 해면은 보는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한다.아래쪽에는 어두운 그
신세계.바로 이 섬의 이름이다.진아름이 지은 이름이고 모두가 찬성한 이름이다.지금 섬에 있는 사람은 3천여 명이다.홍성과 같은 12장 휘하에서 가장 믿을 만한 정예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대부분이다.우르릉거리며 기계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모두들 각자 한 부역을 책임 지고 새로운 집과 실험실을 지었다.크고 작은 아이들에게는 도움을 빌리지 않고 한쪽에 학교를 차려주었다.군사는 그렇게 선생님으로 신분전환이 되었다.제일 어린 아니는 세 살이고 제일 큰 아이는 16살이다.군사는 모든 과목을 훤히 알고 있어 가르치는 데 조금도 어려움이 없었다.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면서 섬 중심에 작은 마을이 형성되었다.실험실은 그리 높지 않은 산 아래에 배치되어 임시로 세워졌다.많은 사람들이 산을 파고 있는데, 이는 실험실을 나중에 산 안으로 옮기기 위해서다.눈 깜짝할 사이에 두 달이 지나갔다.모든 준비가 다 되었다.그 사이 홍성은 몇 번이나 더 외출하여 필요한 것을 모두 이 섬으로 가져왔다.많은 사람들도 데리고 왔다.남녀 불문하고 많이도 데리고 왔는데 대부인이 안경을 쓰고 있다.그들은 각 분야의 과학자이며 모두 인재이다.외부는 그들의 실종으로 난리가 났고 많은 나라들이 수배령과 현상금을 내렸으며 많은 국제기구들이 이로 인해 재해를 입고 깨끗하게 와해되었다.이 과학자들은 원래 필사의 마음으로 반항하였는데, 왕가연을 만난 후 태도가 180도 변했다.왕가연은 비록 젊지만 너무 요괴하여 각 분야의 학자교수들의 마음속에 남다른 지위를 갖고있다.특히 왕가연 등이 연구하는 것이 인류 역사의 과정을 탈바꿈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감격할 따름이다.올 때 목을 꼿꼿이 세우며 죽을지언정 절대 굽히지 않을 것만 같은 태도를 보였었다.하지만 지금 칼이 목구녕으로 들어가도 그들은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진정한 과학자들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 집념이 있는 사람들이다.아니면 미친 놈이라고 할 수도 있다.그들은 자신이 연구한 것이 세상을 변화시키
상천랑은 피범벅이 되었다!“아들!”상경은 고통에 겨워 노발대발했다.“아!”상천랑은 고통에 이성을 잃었는지 왼손으로 허리에 있는 칼을 뽑아 왼팔의 잔여를 직접 잘랐다.그러자 선혈이 사방으로 튀기 시작했다.“아들!”상경은 미친듯이 고함을 질렀다.오재훈은 재빨리 실험실로 들어가 지혈을 해주었다.곧 상천랑은 수술실로 실려갔다.모두가 침묵한 채로 복도에 서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상경은 온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손량은 숨을 내쉬며 상경의 어깨를 두드렸다.“괜찮을 거야. 오선생도 있잖아.”“음.”상경은 억지로 웃었는데, 얼굴이 더없이 보기 흉했다.곧 수술실 문이 열렸다.상경은 제일 먼저 의사를 향해 달려갔다.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중년 남자는 세계 최고의 외과 수술 전문가다.세계 포럼에 수백 편의 논문을 발표해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인물이다.“안정은 되찾았지만, 오른팔은 회복하게 힘들지도 모릅니다.”“살아 있기만 해도 감사합니다! 그거면 됩니다.”상경은 비참하게 웃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상천랑이 밀려나왔다.얼굴은 창백 하지만 정서는 안정적이었다.다들 상천랑을 지그시 바라보며 말을 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묵묵히 바라보기만 했다.“왜 그렇게 봐요? 내가 장렬하게 희생이라도 했어요?”상천랑은 웃으며 말했다.“비록 실패했지만 앞으로의 인류력사에는 틀림없이 내 이름이 있을 거야. 부러우면 울어 그냥.”상천랑의 농담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농담도 할 수 있는 걸 보니 정말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괴로웠다.실험실 안에서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왕가연은 매우 평온 했지만 진아름은 매우 낙담했다.“기죽지 마요, 이미 성공에 가까워 졌어요.”왕가연이 진아름을 위로했다.진아름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괴로웠다“진 아가씨.”흰 가운을 입은 한 중년 남자가 걸어오면서 먼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고 나서 말했다.“나한테 생각이 있긴 한데, 이걸
“어라, 이 녀석이 어디 감히 아버지한테!”백사장에서 상경은 온몸이 너덜너덜하고 얼굴이 까맣게 되어 몰골이 흉해졌다.상경은 욕설을 퍼부으며 상천랑의 뒤를 쫓았다.상천랑은 끊임없이 괴성을 지르며 용서를 빌었다.한참이 지나서야 상경은 마음속의 노여움이 어느 정도 풀렸는지 상천랑을 끌고 왔다.그러자 사람들이 곧 둘러섰다.“그 보라색 빛은 무엇입니까?”상경은 대답하기 귀찮아 보였다.“전기.”“전기 라고요?”진아름은 탁훈재희 박사를 바라보았다.“이에 대해서 탁훈재희 박사님이 설명해 주실 겁니다.”탁훈재희 박사는 입술을 핥고 눈물을 글썽였다.“로봇 팔에는 다모 박사님이 개발한 최신 에너지 판을 설치했습니다. 한 번에 5분간 충전할 수 있고, 방출된 힘은 120만 볼트에 달할 수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무자의 신체 데이터로 환산하면 선천경 무자를 아주 쉽게 죽일 수 있는 정도입니다.”삽시간에 주위는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선천경은 무도 9경이 명확해진 후의 설법이다.그전에는 군신급 이라고 불렸다.정상적인 상황에서 상천랑과 같은 사람은 군신급 강자를 죽일 수 없다.하지만 지금 상천랑은 군신급 무자의 생명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즉 홍성 등 남강 무생군 12장도 상천랑의 베터리가 충족 하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리고 이건 엄청 음흉하다.모두들 광명정대하게 싸우다가 갑자기 손을 내미는 순간에 힘이 갑자기 폭발하여 상대를 죽일 수 있기 때문이다.빈틈을 타고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정면돌파 하는 것도 아니다.뇌창은 불만을 품고 머리를 긁적였다.“이건 너무 심하지? 다들 사람인데 왜 너만 피카츄 12마리로 된 거야?”뇌창의 말에 다들 멍해졌다.“갑자기? 피카츄?”깨달은 탁훈재희 박사는 웃으며 말했다.“어렸을 때 본 애니메이션에 피카츄라는 동물이 있는데, 10만 볼트 전류를 방출하여 상대를 공격할 수 있어요. 아마 그걸 말하고 있는 거 같아요.”그러자 다들 덩달아 깨달았다.피카츄는 10만 볼트를
섬에서 고위급 회의가 개최되었다.중요한 인원은 모두 참석했다.제일 먼저 미친 듯이 달려나간 연구원과 몸매는 고우나 얼굴이 검은 연구원이 그들의 성과를 소개했다.두 시간 남짓한 회의 끝에 모든 과학 연구자들은 흥분해 마지 않았다.홍성 등은 문득 크게 깨닫고 따라서 기뻐했다.열군도 모든 알아 듣고 크게 웃었다.뇌창은 의심스럽게 왼쪽을 보고 오른쪽을 보더니 따라서 하하 웃었다.그러자 홍성이 물었다.“너 왜 웃어?”“너희들이 웃는 그 이유로 웃고 있는 거야.”“너 못 알아 들었지?”“아니.”“근데 왜 웃어?”“다들 웃고 있는데, 나만 웃지 않으면 왕따 같잖아.”홍성은 더 이상 뇌창과 말하기도 귀찮았다.뇌창은 머리를 긁적였다.“그래서 도대체 뭐 때문에 웃는 거야?”“가상 기술과 신경 연결 시스템이 있어.”“네가 뭐라고 하는지 하나도 모르겠어.”“온라인 게임 소설 봐?”“안 봐.”“그냥 조용히 꺼져 줄래? 이 바보야!”홍성은 발로 뇌창을 걷어찼다.이른바 가상기술이란 가상 현실 기술이라고도 하는데, 80년대초에 어떤 사람이 제기 한 적이 있다.그러나 이제야 비로소 진정으로 성공한 것이다.가상 기술의 역할을 하려면 신경 연결 시스템에 의존해야 한다.VR은 가장 기초적인 가상 기술 운용이다.뇌창은 돌아가서 용국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았다.그리고 여러 소설의 첫머리를 보고 알게 되였다.“그냥 게임하는 거 아니야? 반나절 연구한 게 겨우 이거야? 뭐가 좋은 건데?”이 말이 막 떨어지자 마자, 홍성은 다시 한 번 뇌창을 걷어차버렸다.가상 기술을 게임을 하는 데 쓰이는 것은 반드시 사회가 고도로 발달하거나 심지어 성간 항행 시대에 이르러서야 가능한 일이다.어느 나라든 가상 기술을 얻으면 가장 먼저 군사에 응용될 수밖에 없다.이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가장 간단한 예로, 각국의 비행기 조종사는 먼저 시뮬레이션을 한 후에야 진정한 비행기와 접촉하여 시험 비행을 한다.시뮬레이션의 정도가 얼마나 높은지는 차치하고 실제로 시험 비행을
성국.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별들이 반짝이고 있다.고공에 대륙이 떠 있고 육지에는 웅장한 궁전이 많이 세워져 있다.이 궁궐들은 마음대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어떤 현묘하고 예측할 수 없는 진법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다.진법의 중심에는 방대한 궁전 무리가 있다.그리고 이곳을 진천궁 이라 불린다.공중에 떠 있지만 하늘을 덮고 있다.이곳에 사는 사람은 자연히 성국의 제군과 같은 절대적인 고층이다.성국 제군의 이름은 아무도 모르니 제군이라고 부른다.40세정도 되어 보이는 모양으로 금색 용 무늬의 두루마기를 입고 긴 머리를 묶고 앙증맞은 검 한 자루를 쥐고 있다.서 있는 것만으로 위엄이 있다.누구든지 이 얼굴과 두 눈을 보면 마음이 떨리고 절대적인 압제를 느낄 수 있다.이 사람의 정체는 바로 주제경이다.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뜻이다.제군은 궁전 무리 중 가장 높은 건물에 올라 있다.하나의 탑을 통천탑이라고 부른다.하늘을 진압하고 있으면서 왜 하늘까지 뚫으려고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통천탑은 감히 우러러 볼 수 없는 존재다.진천궁에 사는 인물들조차도 통천탑이 도대체 얼마나 높은지 모른다.감히 다가갈 수도 없다.오직 제군만 올라갈 수 있다.제군은 통천탑에 들어간 후 중심에 우뚝 섰다.그러자 명문의 힘이 떠올라 그를 받쳐 신선처럼 천천히 하늘로 올라갔다.잠시 후, 제군은 통천탑의 맨 꼭대기에 도착했다.꼭대기는 넓고 만 평방미터에 가까운 광장이 있다.광장의 가장 중심에는 다른 사람도 있다.평범한 옷차림의 노인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무릎을 접고 앉아 있다.사람들에게 영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제군은 한 걸음 내디디자 마자 거리를 넘어 노인의 뒤에 나타났다가 노인의 몸 앞으로 돌아갔다.이 노인은 뜻밖에도 맹인이다.두 눈을 뜨고 있는데 동공도 없고 하얗고 좀 무서워 보인다.“제군.”노인은 보이지 않았는데도 제군이 온 것을 알고 일어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제군은 흉악하고 포악하며 말이 맞지 않으면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