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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3화

마치 정말로 문을 지나듯이 넘어갔다.

서현우는 그 자리에서 굴러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손으로 비수를 꼭 쥐고 두눈을 부릅떴다.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숲이었다.

나무가 울창하고 도처에 꽃이 만발하여 풀밭이 푸르고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곳이다.

공기도 맑아서 마음이 탁 트이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만 같았다.

예견된 그 어떠한 위험도 나타나지 않았다.

방향을 분간하지 못한 서현우는 손에 든 반지를 던지고 성큼성큼 떠났다.

반지는 두준의 물건이기에 반지에 무언가가 있어 청암문이 감지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

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버렸다.

오랫동안 전진했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현우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분명히 낮인데 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구름 속에 대륙이 떠도는 것 같았다.

웅장한 궁전도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

서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륙이 어떻게 공중에 떠 있어?’

‘궁전까지 그 위에 세워다고?’

이건 뉴톤의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고 과학적이지 않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서현우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마음속에 갑자기 위기감이 풍겨왔다.

몸뒤에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

위기의 고비에서 서현우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앞으로 달려들었다.

탁-

무언가가 공기 중에 폭발음을 형성시켰다.

여러 바퀴 굴러나오더니 서현우는 갑자기 일어나 비수를 몸 앞에 가로질렀다.

한 줄기 덩굴이 뾰족한 가시로 뒤엉켜 있다.

서현우는 비수를 휘둘며 덩굴을 잘랐다.

찍찍-

쥐 같은 소리가 나면서 분명한 아픔과 분노가 드러났다.

그리고 서현우는 점점 더 많은 덩굴이 뱀처럼 땅에서 구불구불 나와 그를 향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

“뭐야!”

서현우는 놀라서 연거푸 뒤로 물러섰다.

식물한테 공격을 당한 적도 식물이 공격을 가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

차가운 억새가 끊임없이 반짝이며 밀려오는 덩굴을 잘라낸다.

새하얀 즙이 땅에 뿌려져 키득키득 소리를 내며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지면은 부식되어 울퉁불퉁하게 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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