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릉-한바탕 굉음이 울리더니 천성은 땅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눈이 감기게 할 정도였다.천성에 앞에 서 있던 두준 몸 주위에는 어느새 방패로 둘러싸여 있었다.방패에는 각종 알아볼 수도 없는 부적이 새겨져 있으며 옅은 노란 빛이 두준을 신처럼 돋보이게 하고 있다.“너...... 정말로 청암문의 만문방패를 가지고 나왔어?.”천성은 노발대발하며 두준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두준의 입가에도 핏자국이 있지만 조롱의 빛도 극에 달했다.“너도 자전문의 필사기를 지니고 다니면서 왜 나라고 안 돼?”천성은 비분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 틀림없이 네가 훔친걸꺼야!”자전문의 자경만 뇌진기와 마찬가지로 만문방패도 청암문의 필사기다.다른 점이 있다면 자경만 뇌진기는 공격할수도 있고 수비할수도 있지만 만문방패의 역할은 아주 단일하여 방어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단일하다고 해서 약한 것은 아니다.반대로 단일하기 때문에 방어에서 만문방패는 원탑이다.거의 그 누두도 파괴하지 못하는 정도다.보유자의 실력이 강할수록 만문방패가 휘발할 수 있는 역할도 더욱 강하다.이는 상류 세력의 어르신들도 탐내는 보물이다.천성이 알기로는 두준은 만문방패를 지니고 다닐 정도로 능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천성은 비록 그 전에 이에 대해 말한 적은 있지만 두준이 정말로 만문방패를 꺼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두준의 실력은 천성에 비해 한 수 아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만문방패를 꺼내 천성의 필살일격을 막아내고 도리여 중상을 입혔다.만문방패는 시간에 맞게 꺼내기만 하면 승부를 뒤업기에는 충분한 보물이다.“네가 너무 순진한거야.”두준은 이 싸움에 대해 승산이 있었다. 두준의 눈에 비친 천성은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그러니 자연히 더 이상 자신의 진심을 숨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네가 보기에는 우리 두 집안의 실력이 비슷해 보이겠지만, 우리 가문은 너희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미 무존경에
“다가오지 마!”두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얼굴이 일그러졌다.두준은 천성의 실력을 짐작해보았었다.두준의 짐작대로라면 천성의 힘은 어느정도 바닥을 보였어야하는 것이 맞다.그러나 지금 천성은 자폭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자폭술은 간단하여 수련 방법 따위가 필요 없고 경맥을 역전시켜 단전을 태우면 된다.그러나 자폭하려면 전제가 있는데, 그 전제가 바로 강한 기운을 원동력으로 하는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폭발수를 펼칠 수 없다.두준의 실력은 천성보다 한 수 아래지만, 만문방패로 모든 것을 짊어질 수있다는 자신감을 지니도 있다.3일간의 전투를 하면서 두준도 힘이 어느 정도 바닥을 보였지만 천성도 자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마음 놓구 자랑하며 까불 수 있었다.그러나 사실 천성에게는 아직 여력이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지금 경맥을 역전시키고 단전을 태우며 두준을 끌고 함께 죽으려고 마음을 먹었을 것이다.입도경의 무자가 폭발하면 얼마나 놀라운 파괴력을 초래해 올것인지 두준은 잘 알고있다.“같이 죽자! 하하하!”천성은 온몸이 몇 배나 부어올라 피부가 터질 것 같아 피와 살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섬뜩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두준은 후회막심하며 천성에게 끌려 함께 죽는 것을 피하려고 있다.하여 두준은 황급히 물러서면서 이를 악물고 자신의 심장을 두드렸다.선혈이 분출될 때 두준은 체내에 숨어있는 실낱같은 기운을 짜내여 전력을 다해 만문방패 제동을 빨리했다.그러자 여덟 개의 문이 빠르게 모여서 두준을 그 안에 감쌌다.이때 천성도 이미 극도로 팽창해지더니 터졌다.쾅-핵폭발처럼 사방 수십 리 안에 파도가 휩쓸려 모든 것을 파괴했다.하늘도 순간 어두워지면서 먼지가 무서운 속도로 솟아올랐다.파도가 세차게 밀려와 쓰나미처럼 천둥과 번개를가 끊임없었다.그러나 뇌진망은 반석처럼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저게 뭐야?”“자폭! 누가 자폭했어!”뇌진망 밖에서의 300여명의 무자들이 큰 소리를 듣고 솟아오르는 먼지를 보며 깜짝 놀
서현우는 전에 두준과 천성이 나눴던 이야기를 똑똑히 들어섰다.전야투와 천성의 대화, 서현우도 똑똑히 들었다.하지만 서현우는 그들이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두준을 살려두려고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고 다른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서현우는 두준의 곁을 힐끗 쳐다보더니 쇳조각과 같은 만문방패를 주었다.“돌려줘!”두준은 숨이 가빠지며 고함을 질렀다.“그건 우리...... .”탁-낭랑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두준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졌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두준은 얼굴이 일그러졌다.“네가 감히 날 때려?”다른 곳도 아프겠지만 따귀는 특히 더 기분이 나쁘게 아프다.하물며 두준은 서현우를 하찮은 개미로만 생각했기에 수치감은 배로 밀려들었다.하지만 두준에게 돌아오는 건 따귀뿐이었다.그에게 대답한 것은 또 한 번의 우렁찬 따귀였다.“너!”탁-“나!”탁-“X발!”탁탁탁-두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양쪽 볼이 퉁퉁 부어서 뒷니가 다 빠졌다.두준은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한을 품었다.“눈에 독기가 가득하네? 그냥 죽여줄게.”서현우는 담담하게 말하며 다시 비수를 들어올렸다.“아니야!”눈빛속에 가득했던 한은 어느새 사라지고 공포로 가득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없다.천성은 자신이 죽게 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자폭을 결심했던 것이다.“허허!”서현우는 그런 두준을 경멸하며 웃었다.“성지는 어디에 있어?”그러자 두준의 눈빛은 순간 밝아졌다.하지만 밝아진 것도 잠시, 서현우는 다시 한번 따귀를 때렸다.“때리지 마! 말하면 될거 아니야!”두준은 서현우의 기세에 놀라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성지로 가고 싶어?”서현우는 다시 한 번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성지는 어디에 있어?”“날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데리고 가줄게.”두준이 벌벌 떨며 말했다.그러자 서현우는 다시 비수를 들었다.말을 내뱉지는 못하고 두준은 속으로 아우성을 쳤다.‘서현우! 날 죽이면 널 성지로 데려갈
청암문과 자전문은 수십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지만, 두준은 자전문의 뇌진에 대해잘 모른다.만약 천성이 죽지 않았다면 천성이 장악했을것이고 강력하게 파괴하거나 천성이 사람을 내보내려 하지 않는 한 그 누두도 나갈 수 없었을것이다.그러나 천성은 이미 죽었고 자경만 뇌진기는 주인을 잃은 셈이다.지금은 오로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네르기로 지속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두준의 추측과 서현우의 시도에 이틀이 흘렀다.그리고 마침내 허공에 숨어있는 자경만 뇌진기를 찾았다.이름은 포악하지만 아주 평범한 깃발과 같았다.삼각형에 자색을 띠고 무수한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서현우는 무엇이 쓰여져 있는지 하나도 알아 볼 수가 없었다.하지만 마찬가지로 천성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기운을 융합시켜 자경만 뇌진기를 장악했다.그리고 즉시 이 뇌진의 많은 용도를 알게 되였다.그리고 서현우가 이 뇌진을 연화할 때 천지를 관통하여 감옥을 형성하던 뇌진은 자색에서 핏빛으로 변했다.무서운 혈살의 힘과 뚫어져 나올 듯한 살의가 스며들었다.뇌진 밖의 무자들은 갑작스러운 변고에 또 한바탕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공격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뇌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마치 자동차처럼 이미 시동이 걸렸고 사용자가 바로 운전 기사인것이다.전에는 천성이 운전했 고지금은 서현우가 운전하고 있는 것이다.시동을 끄지 않는 한 자동차는 시종 발동상태에 처해있다.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한 자동차는 내내 돌아간다.찢어진 인형처럼 서현우에게 들려있는 두준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청암문의 만문방패, 자전문의 자경만 뇌진기는 모두 종문의 필사기다.일반 사람은 그 중의 하나만 얻게 되어도 엄청난 운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그 어려운 걸 서현우가 해냈다.서현우는 두 가지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그러나 서현우는 거듭 사색을 거친 후 자경만 뇌진기를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일단 뇌진이 사라지면 서현우는 또 추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자기가 성지에 간다는 것을 다
용국.황성.장엄하고 엄숙한 주전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국주의 자리에 앉은 용천범의 얼굴은 무섭게 어두웠다.용천범은 무슨 말을 하려고 주먹을 불끈 쥐었지만 끝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북목 천왕의 죽음이 헛되서는 안 됩니다! 남강 총사령관의 죽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용국의 국주로서 목숨을 대가로 국위를 바로잡기를 원한다!”“목숨을 대가로 국위를 바로잡을 것입니다.”무릎을 꿇고 있던 사람들은 일제히 따라 외쳤다.우렁찬 소리에는 비장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당신들은...... 내가 북목 천왕을 위해 복수를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겁니까?”“서현우를 위해 복수하고 싶지 않을거 같습니까?”용천범은 벌떡 일어나 붉은 눈으로 분노하며 포효했다.“우린 목숨을 대가로 복수 해 줄 수 있습니다! 저도 당신들도 죽는게 두렵지 않습니다! 근데 용국 수십억의 국민들은 그럴 수 없습니다.”다들 주먹을 움켜쥐고 이를 악물며 눈에는 고통의 빛이 넘쳐흘렀다.마찬가지로 아프고 화가 나고 슬프지만 어떻게 할 수 없다.“그 사람들은 우리가 필적할 수 없는 존재입이다.”용천범은 눈빛이 흐려지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제 목숨으로 두 사람을 위해 복수할 수 있다면 반드시 해야하는데, 난 그럴 수 없습니다!”“당신들도 그럴 수 없습니다!”“이번에는 18개국 동맹군의 습격이고 다음번에는?”“28개국? 58개국? 아니면 지구상의 모든 나라?”용천범은 슬퍼하며 말했다.“여러분, 피의 원수는 반드시 피로 갚아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는 그런 실력이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와신상담밖에 없습니다! 언제가는 실력이 강해져 그들과 맞써 싸우고 복수할 수 있을겁니다!”대전에는 용천범 한 사람의 목소리만 울렸다.용천범의 말이 떨어지자 고요함이 모든 것을 잠겨버렸다.아주 오랫동안 쥐 죽은듯 고요했다.한참 지나서 용천범은 다시 입을 열었다.“남강 총사령관 서현우는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용국을 구해냈습니다! 그의 죽음이 헛되이지 않게 용국
서현우가 황제로 봉해졌다는 소식은 금용에서 16개성으로 퍼졌다.용국은 순간 들끓었다.수많은 사람들은 국주의 영명함을 찬양했다.좋은 소리가 있으면 쓴 소리도 있는 법이지만 쓴 소리는 곧바로 욕설에 잠겨 사라졌다.서현우는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사이에 전례없는 성과를 거두었다.서현우는 지금 대륙이 아닌 원시 정글밖에 있는 원주민 부락에 있다.아곳은 정글 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아무도 발을 들여놓지 못하는 곳이다.게다가 귀신에 관한 전설도 전해지고 있다.하지만 세상에는 귀신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공터에 조형이 특수하고 고풍스러운 비석이 놓여져있다.누군가가 여기에 진법을 깔았는데, 보통 사람은 발을 디디는 순간 뼈도 남지 않을 것이다.서현우는 두준을 들고 이곳까지 왔다.그리고 지금의 실력으로는 이 진법속으로 여유롭게 발을 넣을 수 있다.눈앞의 고풍스러운 비석을 살펴보며 물었다.“여기가 성지로 들어가는 문이야?”“맞아.”두준은 얼굴이 창백하고 허약하게 입을 열었다.“성국은 차원적인 공간에 숨어 결계로 가려져 있어. 성국으로 들어가는 문은 외부에도 많지만, 내가 알고 있는 건 이것뿐이야.”서현우는 두준의 손을 바라보며 푸른 보석 같은 반지에 시선을 모았다.“이 반지가 성국으로 들어가는 매개체야?”서현우의 말에 두준은 동공이 움츠러들었다.“너...... .”피식-움추러들었던 두준의 동공은 천천히 퍼졌다.서현우의 비수가 두준의 심장을 관통했다.“나...... 살려...... .”두준은 살려달라고 말하기도 전에 숨을 거둬버렸다.“그냥 조용히 죽어.”서현우는 두준 손가락에 낀 반지를 떼어내며 중얼거렸다.“성국에 들어가는 방법으로 날 협박하려고 그랬지? 살아있는 채로 널 성국으로 데리고 가기를 바랬지? 그럼, 넌 청암문과 연락해서 혹은 다른 수단을 이용해서 네 욕심을 채우려고 그랬지?”“아마 네가 말했던 두씨 가문의 어르신이 직접 나오셨겠지? 그때가 되면 난 널 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 없을 것이고...... 그럼, 넌 목
마치 정말로 문을 지나듯이 넘어갔다.서현우는 그 자리에서 굴러 한쪽 무릎을 꿇고 오른손으로 비수를 꼭 쥐고 두눈을 부릅떴다.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숲이었다.나무가 울창하고 도처에 꽃이 만발하여 풀밭이 푸르고 무릉도원처럼 아름다운 곳이다.공기도 맑아서 마음이 탁 트이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만 같았다.예견된 그 어떠한 위험도 나타나지 않았다.방향을 분간하지 못한 서현우는 손에 든 반지를 던지고 성큼성큼 떠났다.반지는 두준의 물건이기에 반지에 무언가가 있어 청암문이 감지라도 할까 봐 걱정이 되었다.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버렸다.오랫동안 전진했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숲을 벗어나지 못했다.잠시 걸음을 멈추고 서현우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분명히 낮인데 하늘에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구름 속에 대륙이 떠도는 것 같았다.웅장한 궁전도 어렴풋이 보이는 듯했다.서현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륙이 어떻게 공중에 떠 있어?’‘궁전까지 그 위에 세워다고?’이건 뉴톤의 법칙에 어긋나는 일이고 과학적이지 않으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그러나 서현우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마음속에 갑자기 위기감이 풍겨왔다.몸뒤에 거센 바람이 몰아쳤다.위기의 고비에서 서현우는 머리도 돌리지 않고 앞으로 달려들었다.탁-무언가가 공기 중에 폭발음을 형성시켰다.여러 바퀴 굴러나오더니 서현우는 갑자기 일어나 비수를 몸 앞에 가로질렀다.한 줄기 덩굴이 뾰족한 가시로 뒤엉켜 있다.서현우는 비수를 휘둘며 덩굴을 잘랐다.찍찍-쥐 같은 소리가 나면서 분명한 아픔과 분노가 드러났다.그리고 서현우는 점점 더 많은 덩굴이 뱀처럼 땅에서 구불구불 나와 그를 향해 몰려오는 것을 보았다.“뭐야!”서현우는 놀라서 연거푸 뒤로 물러섰다.식물한테 공격을 당한 적도 식물이 공격을 가하는 것도 본 적이 없다.차가운 억새가 끊임없이 반짝이며 밀려오는 덩굴을 잘라낸다.새하얀 즙이 땅에 뿌려져 키득키득 소리를 내며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지면은 부식되어 울퉁불퉁하게 되었
한참 지나서 서현우는 겨우 마음이 가라앉았다.주위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식물 한 그루만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위험한 곳이야!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되겠어.”서현우는 아직도 심장이 빨리 뛰엇다.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은 곳곳에 위기로 가득 차 있다.꽃 한 송이가 무서운 구렁이를 삼키다니!용국에서 이러한 이야기를 한다면 분명히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 할 것이다.하지만 여기서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다.서현우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조심스럽게 나아갔다.십여 분을 걸어서 마침내 숲을 나왔다.앞쪽은 진흙길로 시야 끝까지 굽이굽이 이어진 산들이다.서현우는 다른 한쪽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하고는 앞으로 나아갔다.꽥꽥-고공에서 까마귀 울음소리가 메아리쳤다.서현우는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동공이 다시 수축되었다.까마귀와 다를 바가 없는 새이지만, 크기가 엄청나다.외계의 여객기와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이렇게 방대한 생물이 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거대한 까마귀가 구름 속으로 사라져 날아가는 것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서현우는 저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이곳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품지 않았다.기괴한 성국의 많은 것들이 상식에 불합리하다.씽씽씽-바로 이때 서현우는 허공을 찌르는 소리를 들었다.서현우는 온몸이 떨리며 즉시 몸을 구부렸다.비수는 이미 부식되어 계속 사용하면 완전히 폐기될 수 있다.하여 서현우는 비수를 소장할 예정이었다.혈도는 아직 응집되지 않았다.혈도는 혈살의 힘을 동원해야 하는데, 만일 수라의 힘이라는 것을 누군가가 알아차린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른다.서현우가 정신을 집중하여 경계하는 가운데 한 줄기 그림자가 나타났다.서현우는 자신도 모르게 멍해졌다.그 사람들은 각양각색의 옷을 입고 서로 조금도 관련이 없는 것 같았다.모두 무존경의 실력이다.그러자 서현우는 한숨 돌렸다.무존경은 실력을 동원한다면 쉽게 말살할 수 있다.그 사람들은 서현우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