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83화

서현우는 확실히 더이상 도망갈 길이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수백 리 범위 내에 천둥과 번개가 끊임없이 울리며 오금이 저리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

혈도가 흩어지면 뇌진의 힘은 터진 핏줄을 따라 서현우의 몸으로 번졌다.

이것은 감전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일반 사람은 일단 가까이 오기만 하면 깡끄리 타버린다!

뇌진의 힘을 뚫으려고 두 번 시도한 후에 서현우는 온몸이 흔들렸다.

혈색의 긴 머리카락은 전기에 의해 거꾸로 세워져 고슴도치처럼 보였다.

언뜻 보기에는 최신 트렌드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애석하게도 이곳은 원시 정글이라 서현우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단 한명도 없다.

입안에 머금고 있던 피 한 모금을 내뱉으니 서현우는 오히려 만히 편안해졌다.

서현우가 뱉어낸 피안에는 노발대발의 힘이 섞여 있다.

혈액 속에 내포된 그 혈살의 힘은 많이 소모되었다.

서현우는 땅에 떨진 후 깊은 생각에 잠겼다.

뇌진의 힘은 마치 혈살의 힘에 매우 강력한 압제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듯했다.

마음속의 살의까지 많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힘을 자아내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럼, 앞으로 보조배터리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는걸까?’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면서 서현우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이러한 시국에 엉망진창한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잡혀있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

아주 잠시남아 살의를 떠오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머리를 흔들며 서현우는 몸속의 들끓던 기운을 안정시키고 사방을 훑어보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가 울창하고 서로 연결되어 녹색 돔을 형성하여 하늘을 가려버렸다.

그리고 공기 중에 옅은 썩은 냄새가 풍겼다.

이 냄새는 겹겹이 쌓인 발밑의 썩은 잎으로부터 풍겨져 나온 것이다.

냄새외에도 독충, 독사 따위가 사방에 널려있었다

그러나 서현우가 무심코 내뿜은 혈살의 힘 때문에 독충과 독사는 놀라서 뿔뿔이 흩어졌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서현우는 발밑을 툭툭거리며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에 쪼그리고 앉았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