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는 확실히 더이상 도망갈 길이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수백 리 범위 내에 천둥과 번개가 끊임없이 울리며 오금이 저리는 소리가 울리고 있다.혈도가 흩어지면 뇌진의 힘은 터진 핏줄을 따라 서현우의 몸으로 번졌다.이것은 감전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일반 사람은 일단 가까이 오기만 하면 깡끄리 타버린다!뇌진의 힘을 뚫으려고 두 번 시도한 후에 서현우는 온몸이 흔들렸다.혈색의 긴 머리카락은 전기에 의해 거꾸로 세워져 고슴도치처럼 보였다.언뜻 보기에는 최신 트렌드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애석하게도 이곳은 원시 정글이라 서현우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단 한명도 없다.입안에 머금고 있던 피 한 모금을 내뱉으니 서현우는 오히려 만히 편안해졌다.서현우가 뱉어낸 피안에는 노발대발의 힘이 섞여 있다.혈액 속에 내포된 그 혈살의 힘은 많이 소모되었다.서현우는 땅에 떨진 후 깊은 생각에 잠겼다.뇌진의 힘은 마치 혈살의 힘에 매우 강력한 압제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듯했다.마음속의 살의까지 많이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이러한 힘을 자아내려면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다.‘그럼, 앞으로 보조배터리라도 가지고 다녀야 하는걸까?’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면서 서현우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이러한 시국에 엉망진창한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다.그러나 이러한 생각에 잡혀있다는 것이 오히려 좋았다.아주 잠시남아 살의를 떠오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머리를 흔들며 서현우는 몸속의 들끓던 기운을 안정시키고 사방을 훑어보았다.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가 울창하고 서로 연결되어 녹색 돔을 형성하여 하늘을 가려버렸다.그리고 공기 중에 옅은 썩은 냄새가 풍겼다.이 냄새는 겹겹이 쌓인 발밑의 썩은 잎으로부터 풍겨져 나온 것이다.냄새외에도 독충, 독사 따위가 사방에 널려있었다그러나 서현우가 무심코 내뿜은 혈살의 힘 때문에 독충과 독사는 놀라서 뿔뿔이 흩어졌다.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서현우는 발밑을 툭툭거리며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에 쪼그리고 앉았다
자전문의 자경만 뇌진기는 종문의 필사기다.그 말는 즉 종문의 생사존망을 비호하는 보물인 셈이다.일단 뇌진을 치기만 하면 종문 전체를 비호해 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는 일대일로 싸워서 되는 것이 아니라 무리싸움으로 번져야 그나마 승산이 생기는 것이다.그래서 휩싸인 범위가 넓어져서 축소할 수도 없고 자연히 확대할 수도 없다.백여 명의 무자들은 목이 빠지게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뇌진 안에 서현우와 서로 다른 마음을 품고있는 천성과 두준이 있다.만약 평원지대라면 천성과 두준의 실력으로 한 사람의 종적을 찾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안타깝게도 이곳은 하늘도 보이지 않을 만큼 나무로 둘러싸인 정글이다.그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독충도 야생 동물도 생활하고 있다.하천도 거미줄마냥 갈래갈래 널려있다. 이렇게 복잡한 환경에서 누군가를 찾고 싶다면 한 부대가 들어와서 찾는다 하더라도여러날이 걸릴것이다.이러한 지리적 요소로 천성과 두준 두 사람의 힘으로는 서현우를 찾아낸 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시간은 하루하루 흘러가고 있다.천성과 두준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넋이 나가기 시작했다.서현우가 웅덩이나 나무구멍을 찾아 들어간다면 그들은 다리가 나른해질때 까지 찾아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서현우를 찾기위해 이곳에서 몇 년, 심지어 수십 년을 드릴 수도 있다.그럴만한 가치가 있긴 하지만 그들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종문의 필사기도 에네르기가 수요된다.자동차에 휘발유가 수요되는것과 말이다.종문에서는 에너지가 충족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사용하고 마음대로 낭비할 수 있다.하지만 외계에서는 말이 달라진다.주유소 하난 없는 황량한 교외에서 자동차가 달리고 있는 것 처럼 끊임없이 달리면 언제가는 기름이 떨어져 주유가 필요하게 된다.천성은 대략 추산을 해 보았는데, 기껏해야 3개월밖에 지속될 수 없다.석 달 안에 서현우를 찾지 못하면 이 뇌진도 결국은 아무런 힘도 펼치는 못하는 장식품이 되어
“역시 노력하면 안 되는 일이 없어!”천성과 두준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글썽이며 목청놓아 울고 싶었다.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가지 수라의 힘은 자신과 점점 멀어지니 애간장이 무척이나 탔던 두 사람이다.절망의 순간에 서현우가 떡하고 나타나니 서프라이즈가 따로 없었다.하여 천성과 두준은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릴정도였다.서로 눈물을 글썽이므 서로를 묵묵히 바라보았다.입을 벌렸지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땡-금철교격의 큰 소리가 진동하자 광포한 기운이 사방을 휩쓸었다.“미친 놈! 네가 이럴줄 알았어! 수라의 힘을 독차지고 하고 싶었다 이거지? 내가 가만히 놔둘거 같아?”“너도 똑같은 마음이 었잖아? 나라고 가만히 있을거 같아?”“죽어!”“수라의 힘은 내가 가질거야!”싸우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일초전까지만 해도 같은 목적을 지니고 사이좋게 함께 했던 두 사람은 순간 눈이 돌아가며 서로를 물어뜯기 시작 했다.그리고 이 모습을 보고 있는 서현우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잠시 멍해졌다.그러더니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수년 동안 싸움이란 싸움을 다 겪어본 그인지라 서현우는 인심에 대해서도 매우 투철하게 볼 수 있다.지금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이 바로 자신을 가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서현우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갖혀진 줄만 알았다.그런데 고작 두사람이고 둘도 밖에 안 되는 사람은 지금 미친듯이 서로를 물어뜯고 있다.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 아주 묘한 느낌이 들었다.천성과 두준 뿐만아니라 지금까지 서현우도 편안하게 지내지 못했다.수라 혈맥의 각성은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시간이었다.광포한 살의 때문에 자신을 잃어가며 지내왔다.혈살의 힘은 혈액에서 태어나 밤낮으로 끓어오르며 끊임없이 서현우의 정신에 충격을 주어 살육밖에 모르는 살인 기계로 만들려고 한다.서현우는 힘껏 반항하고 있지만 반항할 수록 그 힘은 더욱 거세졌다.하여 서현우는 뇌진의 힘을 빌어 포악하기 그지없어 체내의 혈살의 힘을 억제하려고했고 다행히도 효과적으로 말
거리에서 행패를 부리는 건달과 병영에서 체계적으로 학습한 병사, 양자는 확실히 같은 차원이 아니다.혈살의 기운에 힘을 업어서 망정이지 다른 보통 무자였다면 아마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실패로 돌아왔을 것이다.전에 설원에서 선어와 충돌할 때 서현우는 바로 이런 아이러니한 우세로 살아남았었다.그리고 지금 천설과 두준의 싸움으 지켜보면서 자신이 얼마나 요행인지 알게 되었다.선어는 여전히 방심하면서 피하지 않았다.혹은 서현우가 수라의 힘을 가지고 있지만 선어의 눈에는 여전히 하찮은 개미로 보였을 수도 있다.이것이야말로 선어가 큰 손해를 본 진정한 원인이다.서현우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선어는 서현우의 공격에 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자존심때문에 무너진다.바닥에 누워 죽은 척하던 서현우는 눈앞의 이 사나운 일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서현우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모든 일에서 무언가를 습득하는 것이다.7년 전에 막다른 골목에 몰려 어쩔 수 없이 남강 포회영에 들어갔었다.서현우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잘 관찰하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구차하게 살아남았는지 배우는 것이다.그래서 서현우는 무모해야 할 때는 무모하고 소홀해야 할 때는 소홀히 하는 법을 배웠다.포회영에 있는 두 달동안 서현우는 열두 번이나 죽은 척을 했고 93명이나 죽였다.이와 같은 살아 남아야 한다는 신념과 학습에 능한 두되로 두각을 나타내며 포회영에서 벗어나 진정한 군인이 된 것이다.그때 이후로 부터 파란만장한 인생을 펼치기 시작했다.천하를 뒤흔든 남강 총사령관으로 자리를 잡았던 것도 바로 그러한 학습능력 때문이다.그리고 지금의 서현우도 그때와 마찬가지로 배우고 있다.서현우는 자신의 자세를 매우 낮게 놓았다.결코 신령들을 우러러보려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아니라 상대방을 전투 경험을 받아들여 자신의 능력으로 소화해 내기위해서 이다.지피지기, 백전백승.서현우는 두 사람이 싸우고 있는 것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다.천성과 두준도 서로
우르릉-한바탕 굉음이 울리더니 천성은 땅에 그대로 쓰러져버렸다.입에서 피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눈이 감기게 할 정도였다.천성에 앞에 서 있던 두준 몸 주위에는 어느새 방패로 둘러싸여 있었다.방패에는 각종 알아볼 수도 없는 부적이 새겨져 있으며 옅은 노란 빛이 두준을 신처럼 돋보이게 하고 있다.“너...... 정말로 청암문의 만문방패를 가지고 나왔어?.”천성은 노발대발하며 두준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두준의 입가에도 핏자국이 있지만 조롱의 빛도 극에 달했다.“너도 자전문의 필사기를 지니고 다니면서 왜 나라고 안 돼?”천성은 비분하여 큰 소리로 외쳤다.“넌 그럴 자격이 없어! 틀림없이 네가 훔친걸꺼야!”자전문의 자경만 뇌진기와 마찬가지로 만문방패도 청암문의 필사기다.다른 점이 있다면 자경만 뇌진기는 공격할수도 있고 수비할수도 있지만 만문방패의 역할은 아주 단일하여 방어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단일하다고 해서 약한 것은 아니다.반대로 단일하기 때문에 방어에서 만문방패는 원탑이다.거의 그 누두도 파괴하지 못하는 정도다.보유자의 실력이 강할수록 만문방패가 휘발할 수 있는 역할도 더욱 강하다.이는 상류 세력의 어르신들도 탐내는 보물이다.천성이 알기로는 두준은 만문방패를 지니고 다닐 정도로 능력이 있는 정도는 아니다.천성은 비록 그 전에 이에 대해 말한 적은 있지만 두준이 정말로 만문방패를 꺼낼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두준의 실력은 천성에 비해 한 수 아래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만문방패를 꺼내 천성의 필살일격을 막아내고 도리여 중상을 입혔다.만문방패는 시간에 맞게 꺼내기만 하면 승부를 뒤업기에는 충분한 보물이다.“네가 너무 순진한거야.”두준은 이 싸움에 대해 승산이 있었다. 두준의 눈에 비친 천성은 이미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다.그러니 자연히 더 이상 자신의 진심을 숨길 필요가 없는 것이다.“네가 보기에는 우리 두 집안의 실력이 비슷해 보이겠지만, 우리 가문은 너희들이 모르는 사이에 이미 무존경에
“다가오지 마!”두준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얼굴이 일그러졌다.두준은 천성의 실력을 짐작해보았었다.두준의 짐작대로라면 천성의 힘은 어느정도 바닥을 보였어야하는 것이 맞다.그러나 지금 천성은 자폭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자폭술은 간단하여 수련 방법 따위가 필요 없고 경맥을 역전시켜 단전을 태우면 된다.그러나 자폭하려면 전제가 있는데, 그 전제가 바로 강한 기운을 원동력으로 하는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폭발수를 펼칠 수 없다.두준의 실력은 천성보다 한 수 아래지만, 만문방패로 모든 것을 짊어질 수있다는 자신감을 지니도 있다.3일간의 전투를 하면서 두준도 힘이 어느 정도 바닥을 보였지만 천성도 자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마음 놓구 자랑하며 까불 수 있었다.그러나 사실 천성에게는 아직 여력이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지금 경맥을 역전시키고 단전을 태우며 두준을 끌고 함께 죽으려고 마음을 먹었을 것이다.입도경의 무자가 폭발하면 얼마나 놀라운 파괴력을 초래해 올것인지 두준은 잘 알고있다.“같이 죽자! 하하하!”천성은 온몸이 몇 배나 부어올라 피부가 터질 것 같아 피와 살도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섬뜩하기 그지없는 모습이다.두준은 후회막심하며 천성에게 끌려 함께 죽는 것을 피하려고 있다.하여 두준은 황급히 물러서면서 이를 악물고 자신의 심장을 두드렸다.선혈이 분출될 때 두준은 체내에 숨어있는 실낱같은 기운을 짜내여 전력을 다해 만문방패 제동을 빨리했다.그러자 여덟 개의 문이 빠르게 모여서 두준을 그 안에 감쌌다.이때 천성도 이미 극도로 팽창해지더니 터졌다.쾅-핵폭발처럼 사방 수십 리 안에 파도가 휩쓸려 모든 것을 파괴했다.하늘도 순간 어두워지면서 먼지가 무서운 속도로 솟아올랐다.파도가 세차게 밀려와 쓰나미처럼 천둥과 번개를가 끊임없었다.그러나 뇌진망은 반석처럼 조금도 손상되지 않았다.“저게 뭐야?”“자폭! 누가 자폭했어!”뇌진망 밖에서의 300여명의 무자들이 큰 소리를 듣고 솟아오르는 먼지를 보며 깜짝 놀
서현우는 전에 두준과 천성이 나눴던 이야기를 똑똑히 들어섰다.전야투와 천성의 대화, 서현우도 똑똑히 들었다.하지만 서현우는 그들이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그리고 지금 두준을 살려두려고하는 건 다른 이유가 있고 다른 계획이 있기 때문이다.서현우는 두준의 곁을 힐끗 쳐다보더니 쇳조각과 같은 만문방패를 주었다.“돌려줘!”두준은 숨이 가빠지며 고함을 질렀다.“그건 우리...... .”탁-낭랑한 따귀 소리가 울렸다.두준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멍해졌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두준은 얼굴이 일그러졌다.“네가 감히 날 때려?”다른 곳도 아프겠지만 따귀는 특히 더 기분이 나쁘게 아프다.하물며 두준은 서현우를 하찮은 개미로만 생각했기에 수치감은 배로 밀려들었다.하지만 두준에게 돌아오는 건 따귀뿐이었다.그에게 대답한 것은 또 한 번의 우렁찬 따귀였다.“너!”탁-“나!”탁-“X발!”탁탁탁-두준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양쪽 볼이 퉁퉁 부어서 뒷니가 다 빠졌다.두준은 서현우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한을 품었다.“눈에 독기가 가득하네? 그냥 죽여줄게.”서현우는 담담하게 말하며 다시 비수를 들어올렸다.“아니야!”눈빛속에 가득했던 한은 어느새 사라지고 공포로 가득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는 없다.천성은 자신이 죽게 될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자폭을 결심했던 것이다.“허허!”서현우는 그런 두준을 경멸하며 웃었다.“성지는 어디에 있어?”그러자 두준의 눈빛은 순간 밝아졌다.하지만 밝아진 것도 잠시, 서현우는 다시 한번 따귀를 때렸다.“때리지 마! 말하면 될거 아니야!”두준은 서현우의 기세에 놀라 스스로 고개를 숙였다.“성지로 가고 싶어?”서현우는 다시 한 번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성지는 어디에 있어?”“날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데리고 가줄게.”두준이 벌벌 떨며 말했다.그러자 서현우는 다시 비수를 들었다.말을 내뱉지는 못하고 두준은 속으로 아우성을 쳤다.‘서현우! 날 죽이면 널 성지로 데려갈
청암문과 자전문은 수십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지만, 두준은 자전문의 뇌진에 대해잘 모른다.만약 천성이 죽지 않았다면 천성이 장악했을것이고 강력하게 파괴하거나 천성이 사람을 내보내려 하지 않는 한 그 누두도 나갈 수 없었을것이다.그러나 천성은 이미 죽었고 자경만 뇌진기는 주인을 잃은 셈이다.지금은 오로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네르기로 지속적으로 운행하고 있는 것이다.두준의 추측과 서현우의 시도에 이틀이 흘렀다.그리고 마침내 허공에 숨어있는 자경만 뇌진기를 찾았다.이름은 포악하지만 아주 평범한 깃발과 같았다.삼각형에 자색을 띠고 무수한 명문이 새겨져 있었다.서현우는 무엇이 쓰여져 있는지 하나도 알아 볼 수가 없었다.하지만 마찬가지로 천성의 흔적을 지우고 자신의 기운을 융합시켜 자경만 뇌진기를 장악했다.그리고 즉시 이 뇌진의 많은 용도를 알게 되였다.그리고 서현우가 이 뇌진을 연화할 때 천지를 관통하여 감옥을 형성하던 뇌진은 자색에서 핏빛으로 변했다.무서운 혈살의 힘과 뚫어져 나올 듯한 살의가 스며들었다.뇌진 밖의 무자들은 갑작스러운 변고에 또 한바탕 비명을 질렀다.그들은 공격을 시도했지만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뇌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마치 자동차처럼 이미 시동이 걸렸고 사용자가 바로 운전 기사인것이다.전에는 천성이 운전했 고지금은 서현우가 운전하고 있는 것이다.시동을 끄지 않는 한 자동차는 시종 발동상태에 처해있다.기름이 떨어지지 않는 한 자동차는 내내 돌아간다.찢어진 인형처럼 서현우에게 들려있는 두준은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청암문의 만문방패, 자전문의 자경만 뇌진기는 모두 종문의 필사기다.일반 사람은 그 중의 하나만 얻게 되어도 엄청난 운이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그 어려운 걸 서현우가 해냈다.서현우는 두 가지를 모두 장악하고 있다.그러나 서현우는 거듭 사색을 거친 후 자경만 뇌진기를 가져갈 생각은 없었다.일단 뇌진이 사라지면 서현우는 또 추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자기가 성지에 간다는 것을 다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