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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1화

뼈를 에이는 듯한 칼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이런 환경에서 만약 아무런 방한 용품이 없다면 속히 말해 얼어 죽을 것이다.

서현우는 얇지도 두껍지도 않은 피로 물든 군복을 입고 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거대한 눈구덩이가 생기고 한다.

민첩한 동작으로 눈부신 붉은 빛을 휩쓸며 서현우는 설원 위를 질주하고 있다.

서현우가 지나가면 몸 뒤에는 강한 기운이 천 무더기의 눈을 휘감는다.

이 눈송이들은 얼마 흩날리지도 못하고 안개가 되어 천지에 자욱해진다.

하여 순백하기 그지없었던 설원은 점점 혼탁해졌다.

서현우는 지금처럼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치밀어 오르는 살의는 이미 온몸에 가득하여 서현우를 삼키고 있었다.

완전히 삼켜버리기 전에 서현우는 몸을 돌려 추격하는 사람과 일전을 벌리고 싶었다.

그 누구든 죽이고 싶을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간당간당하게 붙어 있는 이성으로 악착같이 버티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추격해오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죽게 될것이다.

수라의 혈맥이 막 깨어난 서현우는 세인의 눈에는 비길 데 없이 강한 존재다.

단독으로 선어와 같은 강자를 상대해도 패할 가능성이 없고 심지어 우세를 점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선어와 같은 수십 명의 강자는 외부에서 하늘과 땅을 파괴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무서운 자들이다.

마음만 먹고 성지로부터 그 어떠한 구속도 받지 않는 다면 그들은 손 쉽게 모든 나라를 일일히 지도에서 지울 수 있다.

이 세상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 있다.

하여 극도로 차오르는 살의는 무궁무진에 가까운 힘으로 변하여 도망가는데 쓰이고 있는 중이다.

바로 그런 힘으로 서현우는 지금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를 내고 있다.

하얀 털을 쓴 눈곰 한 마리가 얇은 얼음층을 사이에 두고 흐느적거리는 물고기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한창 굶주리고 있는 곰에게는 최고의 만찬이다.

흥분하며 막 발바닥을 들이올렸는데, 떨어지기도 전에 방울 같은 눈동자 속에는 붉은 억새가 스쳐 지나갔고 곧 사라졌다.

눈곰은 한 순간에 벌어진 일에 멈칫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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