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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원수를 만나면 눈에 독을 품기 마련이다.

겉으로든 안으로든 독이 넘쳐흐르고 있다.

남강은 분명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고 남강 병사들은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바로 이 노인의 천지를 뒤흔드는 검 때문에 남강이 와르르 무너졌다.

노인이 휘두른 검 아래 죽은 남강 장병이 몇 명인지 서현우는 집계하지 않았다.

하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남강은 2킬로미터의 방어선이 뚫리고 4개국 동맹군이 총공격할 때 남강의 장병들은 무수히 쓰러졌었다.

적국 300만 대군이 전장에 가담하자 남강 장병들은 더욱 사상자가 막심했다!

이 모든 것은 모두 이 노인 때문이다.

하여 이에는 이, 눈에는 눈, 피의 빚은 자연히 피로 갚아야 한다!

서현우는 손을 떨자, 핏발이 촘촘하고 빠르게 응집되어 핏빛 장도를 이루었다.

붉은 억새가 반짝이는 가운데 서현우는 아래쪽에서 위로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무서운 칼날이 허공을 갈랐다.

고공 위에서 선어의 눈에도 살의가 용솟음쳤다.

개미와 같은 서현우를 내려다보며 손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뒤에 있는 장검이 이미 날아올라 곧장 베었다.

쾅-

칼날과 검빛이 공중에서 부딪쳤다.

천지가 진동하는 것처럼 전체 설원에 수 미터 깊이의 새하얀 눈이 기량에 휩쓸려 마치 쓰나미처럼 먼 곳까지 세차게 밀려왔다.

선어는 분명히 공중에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을 때 선어는 이미 서현우의 앞으로 다가와 장검을 손에 쥐고 곧장 찔렀다.

땡-

서현우는 칼을 들고 막고는 맹공을 퍼부었다.

딸랑딸랑-

소리가 메아리치고 온 하늘에 눈보라가 휘날리며 온 세상을 어지럽게 했다.

폭설은 완전히 깨끗이 청소되어 눈 속에 깊이 묻힌 수많은 병사의 시체가, 아니 신체의 일부가 드러났다.

그리고 진홍색의 땅도 함께 모습을 보였다.

그 후 꽁꽁 얼어붙은 신체의 일부와 선혈로 검붉게 물든 땅은 칼과 검의 충돌 속에서 완전히 휘저어져 찢어졌다.

두 사람의 교전 중심은 바깥으로 20여 리 퍼졌고, 지면은 마치 매서운 태양 아래 바싹 마른 진흙밭처럼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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