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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중영밤은 바람도 등불도 하나 같이 쓸쓸해 보인다.

서나영은 패딩 점퍼를 입고 온몸에 땀이날 정도로 달렸다.

길가에 택시를 타고서야 한숨을 돌렸다.

밤중에 중영 서쪽 교외의 한 마을에 도착했다.

차비를 내고 서나영은 차에서 내렸다.

찬바람이 불어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옷을 꼭 껴안았다.

가로등이 희미하고 어두워 많이 비치지 않았다.

나뭇가지 끝이 흔들리는 것이 마치 귀신의 그림자 같다.

행인이 적어 가끔 지나가는 사람은 호기심에 예쁘고 젊은 그녀를 훑어보았다.

마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아가씨가 드물다.

서나영은 숨을 내쉬며 멀지 않은 곳에 켜진 네온사인을 쳐다보았다.

서유모델 네 글자가 보이는데, 세워의 풍파를 겪어서 인지 낡아 보인다.

그녀는 다리를 들고 걸어가려고 했는데 더러운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사람이 그런건지 개가 그런건지...... .

복도는 어두웠고 서나영은 손에 도자기병을 쥐고 이렇게 계단을 올라갔다.

2층에 녹슨 철문이 열려 있고 유리문도 열려 있으며 분홍색 불빛이 쏟아져 나왔다.

서나영이 들어가자 한 중년 여성이 이불을 싸고 카운터 뒤의 침대에 앉아 휴대폰을 놀고 있었다.

여자는 고개를 들어 서나영을 쳐다보며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아가씨, 하룻밤 묵을거야?”

“누구 좀 찾으러 왔는데요...... .”

서나영은 이 초라한 여관을 살펴보고 있다.

공기 중에 옅은 곰팡이 냄새가 난다.

“제 친구가 208호실에 있습니다.”

“아, 그 아가씨.”

중년 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왼쪽으로 돌면 가장 안쪽의 방이 보일거야.”

“감사합니다.”

서나영은 인사를 하고 중년여성의 인도에 따라 마지막 방문앞에 도착했다.

문가에 2093자가 표시되어 있는데 벽보와 마찬가지로 모두 곰팡이가 슬었다.

서나영은 손에 든 도자기병을 꽉 조이고 다른 한 손으로 문을 두드렸다.

곧 방문이 열렸다.

소유연이 바로 서나영의 눈앞에 나타났다.

“유연아...... .”

서나영은 그녀를 가볍게 부르며 기분이 좀 복잡했다.

소유연은 서나영의 호칭을 다시 바로잡지 않고 차분히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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