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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8화

포리와의 거리가 2미터도 안 된다.

그것은 뜻밖에도 흰 옷을 입은 청년 남자였는데, 피부가 눈처럼 하얗다.

머리와 눈썹, 모두 흰색이다.

눈알마저 하얗다.

사람 전체가 매우 병적으로 보이는 것이 마치 불치병에 걸린 것 같다.

그러나 바로 이런 병적인 청년 남자를 바라보며 포리의 눈에는 두려움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그는 포리를 자세히 살펴보고 미소를 지었다.

“공주님이 신약문 전승향로를 훔쳐 가출하더니 이 곳에서 너무 오랫동안 머물렀나 봅니다. 변화가 좀 있는거 같은데...... .”

포리는 이를 악물고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어디 제가 알아맞혀 볼가요? 저 집안에 경맥이 끊어진 개미때문 인가요?”

청년 남자는 서씨 저택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쓸데없는 일에 이렇게 관심이 많았던 적이 없지 않습니까?”

포리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줄겁니까?”

“참 공교롭게도 현양명백의 해독제를 정제한 그중의 한 약재는 제군이 반달전에 전부 국고에 귀속되여 성지 곳곳을 찾아봐도 한그루도 찾지 못합니다. 설사 제가 성계의사에게 부탁한다 하더라도 어렵지요.”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을까요?”

포리는 크게 노했다.

“지금 날 속인거 겁니까?”

“어머, 이러시면 신은 억울합니다. 그 진귀한 약재는 조양화라고 하는데, 제군의 여섯 번째 아들이 생사경에 들어갈 것입니다.”

포리는 이 말을 듣자 노여움이 가라앉았다.

입도경 후가 바로 생사경이다.

생사경에서 생사를 나눌 수 있다.

조양화는 원래 생사를 건널 수 있는 관건적인 진기인데, 성국의 제군에게 포섭된 여섯 번째 황자를 돕는 데 쓰이는 것은 결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

포리의 눈에 어두운 빛이 번쩍였다.

“서현우, 나도 돕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

마음이 몹시나 괴로웠지만 포리는 정신을 가다듬고 말했다.

“그럼 조건을 바꾸겠습니다.”

이 말을 한 후 포리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눈을 감았다.

눈앞은 끝없는 어둠과 피다.

살육, 배신, 거짓...... .

그곳은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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