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영 감옥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서현우는 용천범의 무거운 표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간 움직였다.“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의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해서 더욱 많이 탐색하고 알아갈 능력이 생겼어. 심지어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운 극북과 극남에도 발을 디뎠어.”“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풀었을까?”용천범은 서현우에게 물었다.“넌 네가 지니고 있는 능력의 경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현우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그동안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대충 잘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경지에 이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도 알 수도 없었다.현재로서는 용국이든 타국이든 모든 무자는 군신급이라는 경지가 최고다.실력이 군신급에 도달한 자와 군신급에 도달하지 못한 자는 일단 붙어보기만 하면 알게 된다.하지만 군신급은 너무 막연하다.손량은 비록 군신급이지만 상경의 적수가 아니다.상경은 군신급이지만 서현우는 그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다.귀영칠절도 모두 군신급인데 서현우는 그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독매미만 빼고...... .지금 다시 귀영칠절을 만나게 되면, 그때 처럼 힘겹게 쓸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손 쉽게 처리할 수 있을것이다.다시말해서 서현우의 현재 실력은 묘계의 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와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뜻이다.그러나 서현우도 결국은 군신급 강자다.그가 유일하게 측량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손량과 같은 군신급 강자를 몇 명이나 넘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가소롭기도 하고 슬프기도한 사실이다.“군십급 이상의 경계도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서현우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도대체 제가 뭘 하길 바랍니까?”“영지호를 찾아내! 그리고 모든 비밀을 알아내!”“천공사 사주 팽곤을 상대했던 그대로 해! 어떤 방법으로든 난 영지호의 모든 것을 알아야겠어.”“쉽지 않을겁니다.”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영지호는 능력이 약하지 않습니다. 팽곤을 상대했던 방법으로 그를 상대한다 하더라도
독매미의 마음속에는 후회의 정서가 더욱 짙어졌다.그러나 그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고 목숨을 걸고 자신이 들은 소문에 걸 수밖에 없었다.소문대로 서현우는 과연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서현우, 스무 살에 남강에 들어갔고 불과 6년 만에 탈주범에서 남강 총사령관으로 변신했으며...... .”독매미는 차갑게 웃으며 서현우에 대한 정보를 읽었다.“천재이긴하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절대로 널 건드리지 않을거야! 근데 세상에는 후회해도 되는 일이 없잖아...... 귀영칠절에서 난 여섯명의 형제를 잃었어! 내가 복수도 하지 않고 산다면 사는 것도 죽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 같아서 왔어!”“쓸데없는 소리 할 필요 없어! 네가 원하는게 뭐야?”서현우는 두 눈에 성홍빛이 비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 매우 냉정했다.그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분노도 없다.모든 인간이 가져야 할 감정에서 벗어난 듯 절대적인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어떻게 하면 서나영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독매미를 죽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유일한 사고로 남았다.독매미는 미친듯이 소리쳤다.“네 동생을 구할려면, 스스로 경맥을 끊고 무릎 꿇어.”“말이 되는 소리를 해.”서현우는 담담하게 웃었다.“스스로 경맥을 끊고 폐인이 되라고? 그럼, 우리 남매는 죽은 몸이랑 별반 다른게 없어. 차라리 네가 나영이 죽이고 내가 대신 복수하는게 낫겠어.”그의 말에 독매미는 다소 당황했다.“페어플레이 어때?”“네가 나한테 질까봐 걱정하고 있는 거 알아. 그럼, 시작전에 내가 먼저 직접 두 손을 망가뜨리고 너랑 붙을게.”“뭐?”독매미는 동공이 확장되었다.피식-선혈이 갑자기 튀기 시작했다.서현우는 비수를 거꾸로 쥐고 자신의 왼쪽 어깨 아래 흉곽 부위를 세게 찔렀다.그대로 관통되어 버려 뼈까지 보였다.독매미도 서나영도 숨을 쉬지도 못한 채 멍해졌다.피는 끊임없이 흘러나와 짧은 시간에 서현우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서현우의 왼손은 완전히 처졌다.그러나 그는
“네가 내 여동생을 죽이지 않는 한, 난 그게 무엇이라도 할 수있어!”서현우는 피를 너무 많이 흐린 바람에 얼굴색이 종이처럼 창백해졌고 입술도 검푸렇게 되었다.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심한 통증을 참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그는 깨진 두 무릎으로 독매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그는 독매미와 서나영이 있는 위치에서 50미터 떨어져 있다.겨우 50미터 밖에 안 되는 거리지만 지옥이 따로 없었다.힘겹게 한 걸음씩 옮겼는데, 10분동안 겨우 10미터밖에 옮기지 못했다.그가 걸어온 길에는 성홍색의 혈흔이 남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눈을 감게 했다. 독매미도 재촉하지 않고 서현우가 천천히 무릎을 꿇고 오도록 내버려두었다.그의 눈에는 변태 같은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결코 하찮은 인물이 아ㄴ다.용국의 중기이자 영웅이다.그러나 지금은 그 앞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천재를 말살하는 이런 흥분감은 귀영칠절의 형제들을 위해 복수하는 것 보다 훨씬 상쾌하고 통쾌했다.“서현우, 너의 가장 큰 약점이 뭔지 알아?”독매미는 그를 하찮게 여기며 고개를 저었다.“분명히 충분히 강하고 미래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넌 하찮은 감정을 너무 소중히 여겨.”“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우고, 사람과 싸워야 해!”“더 나은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미련없이 버릴 수 있다는 말이야!”“인간은 정이 너무 많으면 그로 인해 일찍 죽게 되어있어!”“결국은 감정에 얽매이다가 죽게 되는 거야.”독매미의 끊임없는 서현우를 교육했다.“감정은 모든 길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인데, 넌 그걸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그래서 넌 요절할 운명이야!”이때 서현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네가 아무리 강해도 주변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그러자 독매미는 입을 삐죽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실력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지배자가 될 수 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
얼마나 지났는지 서현우는 물에 잠겨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문뜩 두 눈을 뜨고 일어나 앉았다.그리고 그제야 옷도 없이 홀몸으로 용기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용기 안에는 짙은 녹색의 끈적끈적한 액체도 들어 있었다.게다가 굵기가 고르지 않는 줄과 테이프가 몸에 엉켜져 붙어 있었다.“현우야, 드디어 깨어났네.”진아름의 목소리가 귓가에 메아리쳤다.서현우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투명유리를 사이에 두고 눈물을 머금고 있는 진아름이 시선에 들어왔다.“이게 지금...... .”“너 3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졌었어. 이 액체들은 왕가연 교수님이 개발한 영양액인데회복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했어.”“네가 깨어나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서현우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미안하기만 했다.“미안해, 난...... .”“나중에 얘기하자. 일단은 좀 더 쉬고 있어.””나영이는?”“괜찮아, 걱정하지 마.”말하면서 진아름은 빠른 걸음으로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그리고 가늘고 하얀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치듯이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서현우는 힘이 들어 도려 자리에 누워 숨을 거둔 후 조용히 느꼈다.약간 짜릿한 느낌이 있는데, 마치 전류가 끊임없이 모공 속을 오가는 것 같았다.서현우는 이 걸쭉한 영양액에는 어떤 물질이 자신의 몸에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는 것을 예민하게 느꼈다.이런 물질은 많이 흡수된 후 어느 정도 축적되어 신체 손상을 복구할 수 있다.서양의학이나 한의학과는 달리 이런 복원방식은 더욱 철저하고 더욱 깊으며 더욱 현묘하여 헤아릴수 없다.이것은 바로 생물과학기술의 수단이다.그는 주먹을 살짝 쥐고 다리 근육을 더 조여 보았다.그러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느꼈다.체내의 힘은 자유자재로 작동하며 뚫린골과 깨진 무릎뼈를 자체검사해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숨어 있는 일부 보이지 않는 부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지장이 없게 되었다.3일동안 혼수상태에 빠진 그로서 이 정도로 회복될수 있은것은 물론 서현우 자체의
“물론이지.”진아름도 별의별 일들을 다 겪어 본 사람이다. 그녀는 곧 감정을 가다듬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신체 데이터는 유전자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거야.”“그럼 됐어.”서현우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왕가연은 서현우의 신체데이터를 하드에 입력하고 총총히 몸을 돌려 달아났다.그녀의 모습은 마치 뒤에 귀신이라도 쫓고있는 듯했다.왕가연이 완전히 사라지고서야 서현우는 멍하니 진아름을 바라보며 물었다.“원래 저래?”“음.”진아름은 미소를 지었다.“이상하게는 생각하지 마. 저 사람은 원래 일벌레야. 마치 생물학의 각종 연구와 실험을 위해 태어났다고 할까?”서현우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래도 저건 좀...... .”“우리랑은 차원이 다르신 분이셔.”진아름은 이어서 말했다.“왕교수님은 남여사이의 모든 일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생각하셔. 단지 신체부위사이의 접촉이라고 할까? 예를 들면, 악수, 키스, 심지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거나 누군가가 누구의 발을 밟은 것과 같은 것이지.”서현우는 말문이 막혔다.‘연구원이라 그런건가?’“아마도 이런 순수함, 혹은 집착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둔게 아닐까?”진아름은 말하면서 물었다.“넌 지금 좀 어때?”“좋아. 거의 회복된거 같고 불편한 곳은 침만 좀 놓으면 돼.”“그럼 됐어.”마음이 놓인 그녀는 서현우를 꾸짖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너 실려왔을 때 어땠는 줄 알아? 나 진짜 쓰러질 뻔했어! 네가 혹시라도 어떻게 되면 난...... .”서현우는 그녀를 품으로 당겨 꼭 안았다.“미안해. 나영이가 위험했어. 나도 어쩔 수 없었는데, 모두 계획이었어. 그래서 더 큰 사고는 없었어.”“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나도 잘 알고 있어.”진아름은 숨을 내쉬며 서현우의 품에서 나왔다.“근데 앞으로 나도 솔이도 좀 생각했으면 좋겠어.”“약속할게.”“아무튼 왕 교수님이 개발한 영양액 덕분에 네가 이렇게 빨리 일어난거야.”“영양액이 대체 뭐야? 뭐길래 나
“인조 전투 병사? 생물과 기계의 융합? 바이러스의 시작?”서현우는 갑자기 매우 혼란스러웠고 머리속에 갑자기 판타지 영화의 장면이 떠올랐다.“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또한 인류 진화의 한 방향이라고 생각해.”진아름의 눈빛은 더없이 이글거렸다.그녀 또한 이에 매우 흥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보였다.무엇보다도 솔이을 회복시킬 수 있는 희망이 보여서 이글거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그래서 서현우는 진아름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그 누구든 그를 포함해서 아무도 진아름의 열정을 막을 수 없다.그러나 서현우는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일단 인공 전투 병사나 클론 병사와 같은 것이 만들어지면 무자들과 어떠한 충돌이 일어날지 어떠한 장면을 초래할 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런데 방향을 바꿔서 생각하면 오히려 좋은 점이 있을 지도 모른다.하지만 생각이 생각을 이끌어 내고 있어 서현우는 더 이상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다른 건 몰라도 미리 말해줄 건 있어. 영양액으로도 볼수 있듯이 왕가연은 전 세계에서 예봉이 가장 성한 인물이 될 거야. 연루되어 있는 인물도 많고 뒤따르는 일도 많을거니 모든 나라에서 미친듯이 관심을 보일 거야.”“일부 불법 세력도 아마 손을 댈지도 몰라.”“왕가연이 있는 곳에는 위험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고 너도 따라서 위험해 질거야.”“솔이를 위해서라면 난 괜찮아! 다 괜찮아!”진아름의 눈동자는 초롱초롱했다.“설령 위험이 있다하더라도 나한테는 네가 있잖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거지?”“당연하지!”서현우는 추호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그럼, 됐어.”서현우는 이내 침묵했다.그가 줄곧 진아름의 곁에 있을 수는 없다.솔이만 건강하다면...... .서현우는 이미 생물 과학기술의 무서운 잠재력을 느꼈다.그러나 그는 희망을 완전히 여기에 걸지 않을 것이다.그도 자시 방식대로 끊임없이 솔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진아름의 안전 문제.그리고 솔이.서나영, 서태훈, 진개해와 조순자
매혹적인 냄새를 풍기는 진수성찬이 차려졌다.손량은 그릇을 들고 게걸스럽게 먹으며 감개무량해했다.“너무 맛있어!”서현우는 옆에서 묵묵히 술을 마셨다.“너도 참 대단하다! 상경도 여기와서 경호원질 한다고?”손량은 밥을 먹으면서 물었다.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좋아! 상경도 뭐 와서 한다는데, 나라고 못할게 뭐가 있어! 할게!”“이미 연락했어. 아마 해가 지기전에 도착할거야.”그러나 상경은 7시 반이 되어서야 서씨 저택에 도착했다.이때는 이미 어둠이 내렸다.서현우, 손량, 상경은 눈을 부릅뜨고 있다.상천랑은 트렁크에 기대어 한쪽에 서서 집안 여기저기를 바라보았다.그는 서나영이 보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서현우가 있어 감히 표현하지 못했다.“진국 군신께서 누추한 곳까지 왕림해 주시고 영광입니다.”서현우는 진국 군신에게 손을 내밀었다.“놀리지 마.”상경은 씁쓸하게 웃었다.손량은 기껏해야 걸오가 없어졌지만 그는 교만을 잃었다.세 사람은 함께 방안으로 들어와 술상을 펼쳤다.“제가 두 분을 이곳으로 부른 이유는 세 가지가 있어요.”서현우는 상경을 쳐다보았다.“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입니까?”“별 다른 계획은 없어.”상경은 어깨를 으쓱거렸다.“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살다가 죽으려고 했어.”짧디짧은 말에는 슬픔이 가득 베어있다.불세출의 진국 군신이 이 지경에 이를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진국 군신의 봉호를 보류하는외에 상경은 금용에서 축출되였고 영원히 발을 들여놓을 수 없게 되었다.진국군은 고사하고 진국부도 지키지 못했다.금용을 떠날 때 국주는 배웅하러 왔었다.그러나 국주를 제외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진국부로 달려와 아첨을 떨던 권세가들은 하나도 나타나지 않았다.상경이 무너지는 것을 냉담하게 바라보고 바닥까지 몰락하는 것을 지켜보고 비웃었다.권력이라는 옷을 벗고 나니 그 누구도 옆으로 다가오지 않았다.서현우는 진국 군신을 향해 잔을 기울였다.“술 좀 드세요. 마음이 따뜻해 질겁니다.”진국 군신
“5대 군신 우두머리도 이렇게 뻔뻔한데 나라고 무서울게 뭐가 있어!”손량은 이를 악물고 술 한잔을 따르더니 서현우를 향해 기울렸다.“할게! 네 보디가드! 근데 당분간만 한다는 거 명심하고 있어! 당분간이야!”서현우는 웃으며 손량과 잔을 부딪치고 고개를 들어 마셨다.“농담이야. 어떻게 서량 군신한테 보디 가드를 시켜. 우리 셋은 동맹을 맺은 친구야!”“무도에서 좀 더 나아지도록 도울게요. 그 대신 이곳에서 지내면서 우리 가족 좀 지켜주세요. 일종의 거래라고 생각해도 좋아요.”상경은 고개를 가로저었다.“거래가 아니라 약속이야.”“그럼, 전 마음 편히 있겠습니다!”그러자 손양이 서현우에게 물었다.“너 어디가? 왜 꼭 떠나는 사람처럼 그래?”“국주님이 나한테 임무를 맡겼거든.”두 사람은 듣자마자 동공이 수축되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영지호를 찾아내서 비밀을 알아내야 해.”서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영지호는 아마도 거대한 비밀을 숨기고 있을 거야. 국주는 그 비밀을 알아내야 만이 날 풀어준다고 하셨어.”“비밀? 그렇다고 순순히 그냥 협박 당하고 있는 거야?”“협박까지는 아니고 나도 알고 싶어서.”서현우는 두 사람을 보면서 이어 말했다.“내가 우리 솔이를 위해 안 한 짓이 없잖아. 그런데도 방법이 없어...... 근데 독이 있는 한 독을 풀 수 있는 방법도 꼭 있다고 생각하거든.”“북성 전구에서 큰 사고가 난 이래, 난 늘 생각하고 있었어. 그 신비한 여성은 어떻게 혼자서 단지 재미로 백만 장병이 주둔하고 있는 북성 전구를 폐기할 뻔했는지...... 정체가 무엇이고 어디서 왔으며 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고...... 혹시 우리 솔이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있을지...... .”“영지호는 범인이 맞는데, 현양명백이라는 들어본 적이 없는 독을 어떻게 구해 왔고 해독제는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황성에서 도망쳐 나갈 때 먹은 단약은 무엇으로 만들어졌길래 중상을 입은 몸에서 한순간에 힘이 폭발했는지...... .”서현우는 깊은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