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진씨 저택.쓸쓸하고 적막함이 흐리고 있다.도처에 낙엽이 떨어져 쓸쓸한 분위기도 조설하고 있다.국혼 이후로 이곳은 이미 황폐해져서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었다.삐걱-페인트가 벗겨진 큰 철문이 열렸다.서나영은 큰 자루 두 개를 들고 걸어왔다.흰색 신발이 낙엽을 밟아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냈다.그녀는 익숙하게 진아름이 살던 집 밖으로 왔다.그녀는 열쇠를 꺼내 굳게 잠긴 방문을 열고 좌우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들어왔다.“유연아, 나 왔어.”어둡고 음산한 방을 마주하고 서나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탁-불빛이 밝아졌다.얼굴이 창백한 소유연은 어둠에서 나와 서나영의 눈앞에 나타났다.그녀는 흰색 옷을 입고 검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눈빛이 원망에 가득차 귀신처럼 처량했다.서나영은 얼른 다가와 탁자 위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요즘 검사가 너무 심했어. 네가 원하는 건 될 수 있는한 다 찾아왔고 없는건 대체품으로 가져왔어! 문제 없을 거야!”“참, 이거 맛집에서 사온 떡볶이인데 얼른 먹어.”“그리고 네 수배령이 업그레이드 됐어. 거의 영지호랑 같은 등급인데 중성의 감시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어.”“근데 여긴 당분간 안전 할거야! 몸이 회복되면 그때 다시 여길 어떻게 떠날건지 생각해보자!”“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꼭 안전하게 데리고 나갈 수 있을 거야...... .”서나영은 수다스럽게 말했다.그러나 소유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서나영 맞은편에 앉아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예전에 자주 먹었던 그 맛이었다.어렴풋이 소유연은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눈빛이 잠시 반짝이자 그녀는 이미 성숙해 보이는 서나영의 모습이 보였다.다시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어, 이 처방전은...... .”서나영은 말하면서 소유연에게 처방전을 검사하고 약재를 대조했다.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멍해졌다.그녀는 이 처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이건 상처를 치료하는 처방이 아니라...
쾅-소유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창문 유리가 터졌다.곧 은색 전투복을 입은 무자들이 재빨리 뛰어들어 왔다.서나영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소유연은 큰 손을 휘두르며 한 줌의 가루를 마구 뿌렸다.하지만 처들어 온 무자들은 방독 마스크를 쓰고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여 독가루의 습격을 차단하고 소유연을 향해 공격을 더해갔다.“가자!”소유연은 서나영을 향해 소리치고 훌쩍 뛰어올라 베란다를 따라 뛰쳐나갔다.허나 그녀는 오재훈한테서 독에 관한 능력을 배웠을 뿐 아무런 전투능력도 지니지 못하고 있다.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도망도 가지 않으면 그녀는 도마 위의 물고기로 도살을당할 수 밖에 없게 된다.미처 뛰여내리기도 전에 누군가의 모습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소유연의 눈에는 절망의 빛이 감돌았다.뒷이어 나타난 이들은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고 각자 무기를 꺼내더니 은색 전투복을 입은 무자들을 향해 돌진했다.곧 진흙탕이 되도록 싸움이 일어났다.“따라와.”한 여자의 목소리가 소유연의 귀에 들려왔다.소유연이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이미 소유연을 데리고 하늘 높이 날아갔다.“서나영...... .”소유연은 서나영을 바라보았다.이때, 서나영의 옆에도 복면을 한 여자가 그녀를 데리고 베란다에서 뛰여내리는 모습을 보게되었다.앞뒤로 네 사람은 진씨 저택 뒤쪽의 인적이 없는 산을 향해 갔다.“쫓거라!”저택 앞문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돌진해 오고 있다.그들은 소유연과 복면을 한 여인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즉시 쫓아왔다.쿵쾅쿵쾅...... .누군가가 신호탄을 하늘 높이 쏘아올렸다.공중에는 붉은 용의 모습이 나타났다.소유연을 잡으러 온 사람은 잠용의 사람이다.그리고 소유연을 보호하며 데리고 간 여인의 신분은 아직 알 수 없다.우우우...... .귀를 찌르는 경보음이 곧 도시 전체에 울렸다.중영 총도지사 천우성은 즉시 명을 내렸다.“수비군은 즉시 출동하여 중영을 봉쇄하거라! 진씨 저택을 중심으로 100리 내의
“뭐?”서현우를 한사코 껴안고 있던 오재훈은 놀라며 즉시 뛰어내려와 노발대발했다.“어찌된 일이야! 천용각 봉안은 언제 끼어 들어왔어?”그림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죄송합니다!”“꺼져!”오재훈은 노발대발하며 눈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서현우는 아주 평온하게 오재훈을 보면서 오히려 서둘러 일어나지 않았다.“서현우, 부탁인데 네가 설이 좀 구해줘!”오재훈은 숨을 가쁘게 쉬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제가요?”서현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그럴 수 없습니다!”“양심이 있으면 한 번만 도워줘! 내가 널 그렇게나 많이 도와줬는데! 어떻게 단번에 거절할 수 있어! 배은망덕한 놈!”그의 거절에 오재훈은 초조해져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대답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만약 다른 일이라면 그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를 도울 것이다.허나 그 상대가 소유연이라면 상의할 필요도 없다.증오에 눈에 멀어버린 소유연은 이미 소시오페스나 다름이 없다.게다가 오재훈한테서 환심삼연까지 배웠으니 악행을 저지르는 능력도 지니고 있다.기와촌의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녀의 악행으로 숨을 거둔 백용군 병사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오재훈의 방해로 서현우는 직접 나서서 그녀를 치울 수 없다.하여 잠용에게 잡혀가거나 격살을 당하여 응당 치러야 할 죄값을 치러야 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서현우에게 부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네가 내 부탁 들어주지 않는 다면, 그래! 네가 보는 앞에서 죽으마!”오재훈은 얼굴이 피처럼 붉어졌다.그리고 어디서 비수를 꺼냈는지 순식간에 목으로 비수를 가져갔는데 선혈이 흘러나왔다.이를 보고 서현우는 얼굴이 그만 굳어졌다.오재훈의 눈빛에는 광기가 배어 있다.‘진심이었어...... .’......땡땡땡...... .“저항하는 자는 주저없이 죽여라!”소유연을 보호하기 위해 오재훈이 파견한 사람들과 소유연을 추격하는 잠
“흑흑흑...... .”서나영은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온갖 진심을 다해 사귔던 친구의 진심을 알고나니 심장이 도려내지는 것 같았다.몸에 상처는 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눈물은 시선을 흐리고 숨도 가빠진다.서나영은 정말로 홧김에 혼자 떠날 생각이 잠깐 스쳐지나갔다.그러나 소유연의 얼굴에 가득 그려진 절망을 보고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소유연!”서나영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친구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내가 믿을 거 같아?”“바보!”소유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소리쳤다.“난 늘 네가 죽기를 바래왔어! 그런데 뭐? 친구? 내 세상에는 친구도 가족도 믿을 수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서나영은 고함을 지르고 발버둥을 치면서 일어섰다.그리고 최선을 다해 소유연을 끌어올리면서 울부짖었다.“얼른 일어나! 일단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팍-소유연은 서나영의 얼굴에 따귀를 때렸다.“정신 차려!”소유연은 두 눈이 붉어지면서 뱉은 말과는 달리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내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날 때리든지, 날 욕하든지,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려야지! 왜 자꾸 같이 가자고 그래!”“흑...... 흑...... 유연아...... .”“내 이름 부르지 마! 엮겨워!”소유연은 손바닥만한 돌을 주워 서나영에게 건네주었다.“자, 그냥 날 때려죽여! 아니면 네가 죽게 될거야!”“싫어...... 그럴 수 없어...... 유연아...... .”“그럼, 네가 죽어!”소유연은 돌을 높이 들고 그대로 때릴 기세였다.“히히히...... .”갑자기 누군가의 웃음소리 퍼지기 시작했다.“누구야!”소유연은 긴장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나무가지에 20대 초반의 소녀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괴상한 복식을 입고 하얀 다리를 흔들며 히죽거리고 있었다.순간 소유연은 동공이 움츠러들었다.‘저 미친여자가..... .’‘왜 여기에?’“참 눈물겨운 우정이네? 공주님과 부마의 사랑스토
“네, 협조하겠습니다.”서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순순히 두 손을 내밀었다.잠용 책임자는 이를 보고 입을 열었다.“수갑은 채우지 않겠습니다. 서현우씨가 어떤 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만 가시죠.”“감사합니다.”서현우는 활짝 웃으며 발걸음을 내디뎠다.“오빠!”서나영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크게 외쳤다.동생의 외침에 서현우는 뒤돌아서서 환하게 웃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집에가서 아빠랑 짐 챙기고 있어. 우리 가족 간만에 여행이나가자.”말을 마치고 서현우는 잠용을 따라 떠났다.그리고 그는 중영 감옥에 수감되였다.우연의 일치인지 서현우가 갇힌 감방은 손량이 중영으로 돌아왔을 때, 원 부관이 그를 가두었던 그 감방이다.아곳은 여전히 곰팡이가 끼고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한 돗자리에 서현우는 잠시 앉았다.편안하게 양반다리를 한 채로 눈을 지그시 감고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렸다.평범하게 생긴 남자가 서현우에게 인사를 하고 휴대폰을 꺼냈다.휴대폰 화면에는 위풍당당한 용천범의 모습이었다.“서현우, 용국을 위해 네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어.”서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용천범을 바라보며 물었다.“영지호인가요?”용천범은 뒷짐을 지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장 드넓은 하늘, 가장 넓은 바다, 가장 무적의 생명체를 본 적이 있다고 영지호가 그랬었어! 그곳은 그가 꿈꾸던 곳이라고...... .”“드넓은 하늘...... 가장 넓은 바다...... 무적의 생명체...... .”서현우는 자세히 말을 곱씹으면서 눈빛이 저기도 모르게 반짝였다.그리고 왠지 섬뜩한 느낌이 온 몸을 감돌았다.“우린 모두 길러진 가축이라고도 했었어.”용천범은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효리라는 신비한 여자의 정체는 뭐야? 어떻게 혼자서 한 나라를 풍비박산으로 만들어? 무슨 목적으로?”“영지호 뒤에 다른 사람이 있을까?”“이 세상에는 정말 우리가 모르는 높은 존재가 있는걸까?”“한 명? 아니면 단체로...... .’......
중영 감옥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서현우는 용천범의 무거운 표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간 움직였다.“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의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해서 더욱 많이 탐색하고 알아갈 능력이 생겼어. 심지어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운 극북과 극남에도 발을 디뎠어.”“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풀었을까?”용천범은 서현우에게 물었다.“넌 네가 지니고 있는 능력의 경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현우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그동안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대충 잘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경지에 이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도 알 수도 없었다.현재로서는 용국이든 타국이든 모든 무자는 군신급이라는 경지가 최고다.실력이 군신급에 도달한 자와 군신급에 도달하지 못한 자는 일단 붙어보기만 하면 알게 된다.하지만 군신급은 너무 막연하다.손량은 비록 군신급이지만 상경의 적수가 아니다.상경은 군신급이지만 서현우는 그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다.귀영칠절도 모두 군신급인데 서현우는 그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독매미만 빼고...... .지금 다시 귀영칠절을 만나게 되면, 그때 처럼 힘겹게 쓸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손 쉽게 처리할 수 있을것이다.다시말해서 서현우의 현재 실력은 묘계의 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와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뜻이다.그러나 서현우도 결국은 군신급 강자다.그가 유일하게 측량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손량과 같은 군신급 강자를 몇 명이나 넘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가소롭기도 하고 슬프기도한 사실이다.“군십급 이상의 경계도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서현우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도대체 제가 뭘 하길 바랍니까?”“영지호를 찾아내! 그리고 모든 비밀을 알아내!”“천공사 사주 팽곤을 상대했던 그대로 해! 어떤 방법으로든 난 영지호의 모든 것을 알아야겠어.”“쉽지 않을겁니다.”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영지호는 능력이 약하지 않습니다. 팽곤을 상대했던 방법으로 그를 상대한다 하더라도
독매미의 마음속에는 후회의 정서가 더욱 짙어졌다.그러나 그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고 목숨을 걸고 자신이 들은 소문에 걸 수밖에 없었다.소문대로 서현우는 과연 동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서현우, 스무 살에 남강에 들어갔고 불과 6년 만에 탈주범에서 남강 총사령관으로 변신했으며...... .”독매미는 차갑게 웃으며 서현우에 대한 정보를 읽었다.“천재이긴하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난 절대로 널 건드리지 않을거야! 근데 세상에는 후회해도 되는 일이 없잖아...... 귀영칠절에서 난 여섯명의 형제를 잃었어! 내가 복수도 하지 않고 산다면 사는 것도 죽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 같아서 왔어!”“쓸데없는 소리 할 필요 없어! 네가 원하는게 뭐야?”서현우는 두 눈에 성홍빛이 비치는 것을 제외하고는 사실 매우 냉정했다.그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분노도 없다.모든 인간이 가져야 할 감정에서 벗어난 듯 절대적인 이성을 유지하고 있다.어떻게 하면 서나영의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독매미를 죽일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유일한 사고로 남았다.독매미는 미친듯이 소리쳤다.“네 동생을 구할려면, 스스로 경맥을 끊고 무릎 꿇어.”“말이 되는 소리를 해.”서현우는 담담하게 웃었다.“스스로 경맥을 끊고 폐인이 되라고? 그럼, 우리 남매는 죽은 몸이랑 별반 다른게 없어. 차라리 네가 나영이 죽이고 내가 대신 복수하는게 낫겠어.”그의 말에 독매미는 다소 당황했다.“페어플레이 어때?”“네가 나한테 질까봐 걱정하고 있는 거 알아. 그럼, 시작전에 내가 먼저 직접 두 손을 망가뜨리고 너랑 붙을게.”“뭐?”독매미는 동공이 확장되었다.피식-선혈이 갑자기 튀기 시작했다.서현우는 비수를 거꾸로 쥐고 자신의 왼쪽 어깨 아래 흉곽 부위를 세게 찔렀다.그대로 관통되어 버려 뼈까지 보였다.독매미도 서나영도 숨을 쉬지도 못한 채 멍해졌다.피는 끊임없이 흘러나와 짧은 시간에 서현우의 옷을 붉게 물들였다.서현우의 왼손은 완전히 처졌다.그러나 그는
“네가 내 여동생을 죽이지 않는 한, 난 그게 무엇이라도 할 수있어!”서현우는 피를 너무 많이 흐린 바람에 얼굴색이 종이처럼 창백해졌고 입술도 검푸렇게 되었다.갈기갈기 찢어지는 듯한 심한 통증을 참으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그리고 그는 깨진 두 무릎으로 독매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그는 독매미와 서나영이 있는 위치에서 50미터 떨어져 있다.겨우 50미터 밖에 안 되는 거리지만 지옥이 따로 없었다.힘겹게 한 걸음씩 옮겼는데, 10분동안 겨우 10미터밖에 옮기지 못했다.그가 걸어온 길에는 성홍색의 혈흔이 남아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눈을 감게 했다. 독매미도 재촉하지 않고 서현우가 천천히 무릎을 꿇고 오도록 내버려두었다.그의 눈에는 변태 같은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결코 하찮은 인물이 아ㄴ다.용국의 중기이자 영웅이다.그러나 지금은 그 앞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천재를 말살하는 이런 흥분감은 귀영칠절의 형제들을 위해 복수하는 것 보다 훨씬 상쾌하고 통쾌했다.“서현우, 너의 가장 큰 약점이 뭔지 알아?”독매미는 그를 하찮게 여기며 고개를 저었다.“분명히 충분히 강하고 미래에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넌 하찮은 감정을 너무 소중히 여겨.”“살아 있는 동안 우리는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우고, 사람과 싸워야 해!”“더 나은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족도 미련없이 버릴 수 있다는 말이야!”“인간은 정이 너무 많으면 그로 인해 일찍 죽게 되어있어!”“결국은 감정에 얽매이다가 죽게 되는 거야.”독매미의 끊임없는 서현우를 교육했다.“감정은 모든 길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인데, 넌 그걸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그래서 넌 요절할 운명이야!”이때 서현우가 힘겹게 입을 열었다.“네가 아무리 강해도 주변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그러자 독매미는 입을 삐죽거리며 거들떠보지도 않는 표정을 지었다.“실력만 있으면 다른 사람의 지배자가 될 수 있고,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