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론, 정신체 전이, 가상 활용...... .”홍성은 간단하게 설명해 주었는데 서현우는 멍하기만 했다.잠시 침묵하더니 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그러나 그는 여전히 과학기술의 진전속도가 너무 느리고 끊임없는 축적과 혁신 및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느꼈다.서양 의학은 겨우 수백 년의 역사밖에 없는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한의학은 이미 수천 년 동안 전승되었다.귀의문 산림지존,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현양명백을 궐기 시간이 짧은 생물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서현우는 의심하는 태도를 보였다.진아름의 진지한 모습을 보면서 서현우는 입가에 씁쓸함을 그렸다.“연구하게 놔 둬.”서현우는 중얼거렸다.“이러한 희망도 없으면 아름이는 버티지 못할거야...... .”솔이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솔이가 중독된 이래로 이 가족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졌다.그 여위고 작은 솔이가 모든 사람의 심장을 움직이고 있다.솔이가 계속 잠들어 있다면 서현우와 진아름이 어떻게 괴로워하며 언제까지 몸부림칠지 상상할 수 없다.“솔이 보러 갈게.”서현우는 진아름을 방해하지 않고 홍성의 인솔하에 솔이가 잠들어 있는 수정관에 갔다.수정관은 매우 커서 마치 부드러운 침대처럼 고요하게 잠들어 있는 솔이를 감싸고 있다.서현우는 솔이 앞에 서서 수정관을 사이에 두고 살을 에는 얼음을 사이에 두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냥 묵묵히 바라만 보았다.그 어떠한 고통과 회한이라도, 괴로움과 슬픔이라도, 비분과 절망이라도 솔이를 치료하려는 그의 결심에 미치지 못한다.그는 눈물을 흘리지 않고 입도 열지 않았다.모든 사랑과 강인함은 솔이를 향한 눈빛에 스며져있었다.그는 한참 동안 지그시 솔이를 바라보았다.한참 지나서 서현우는 몸을 돌려 문을 조심스럽게 닫았다.문밖에는 12명의 남강 정예소대원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다.“고맙습니다.”서현우는 오른손을 들어 주먹으로 쥐어 가슴에 손을 놓았다.이는 남강의 최고등급의 의식이다.“여러분은 더이상 남강 전구
어둠이 지나가고 날이 밝아왔다.서현우는 깊이 잠든 진아름을 바라보며 매끄러운 이마에 가볍게 뽀뽀했다.그리고 그는 조심스럽게 팔을 빼내고 소리 없이 일어나 옷을 입고 집을 떠났다.천남의관의 대문은 닫혀 있지만 안에는 불빛이 켜져 있었다.서현우는 열쇠를 꺼내 대문을 열고 문을 밀고 들어갔다.그러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이 보였는데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앉았다.잠시 후 얼굴이 바싹 마른 노인이 다가와 허리를 굽히고 약간 떨었다.서현우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왜 계속 여기 남아있는거야? 복수라도 할려고?”“제가 감히...... .”이 노인은 바로 좌민우의 할아버지 좌권이다.그는 예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의기소침하고 곧 죽게 될 것만 같은 상태다.서현우가 지난번에 대중 앞에서 그를 한바탕 괴롭힌 이후로 좌권은 천남의관에 버려졌었다.서현우는 상처가 다 나은 후에 조용히 떠나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말했다.하지만 좌권은 가지 않았다.좌민우는 확실히 솔이에게 독을 먹인 사람이 맞지만 그는 죽었다.일찍이 하나뿐인 아들과 며느리가 사고를 당해 떠났고 지금은 하나뿐인 손자도 그를 떠났다.그동안 좌권ㅇ; 마음속으로 무엇을 겪었는지 아무도 모른다.“그만 돌아가거라, 이는 좌민우의 운명이자 네 운명이다.”서현우는 평온하게 말했다.좌민우가 남에게 사주를 받았던 아니던 그가 범인 인것은 사실이다.서현우는 그를 용서할 수 없다.설령 좌민우가 죽었다 하더라도 이 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러나 그는 이로 인해 좌권을 탓하지 않을 것이다.“현우 도련님...... .”좌권은 서현우 앞에 무릎을 꿇고 쉬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제 손자가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지었습니다. 민우는 죽었지만 전 아직 살아있습니다. 죽는 날까지 민우 대신 속죄하고 싶습니다! 모든 걸 마다하지 않고 하겠습니다.”“뭔 의미 있어?”서현우는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무엇을 하든 내 딸의 독은 풀리지 않아. 네 손자도 다시 살아 날 수없고.”쿵-좌권
중성진씨 저택.쓸쓸하고 적막함이 흐리고 있다.도처에 낙엽이 떨어져 쓸쓸한 분위기도 조설하고 있다.국혼 이후로 이곳은 이미 황폐해져서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었다.삐걱-페인트가 벗겨진 큰 철문이 열렸다.서나영은 큰 자루 두 개를 들고 걸어왔다.흰색 신발이 낙엽을 밟아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냈다.그녀는 익숙하게 진아름이 살던 집 밖으로 왔다.그녀는 열쇠를 꺼내 굳게 잠긴 방문을 열고 좌우를 둘러보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해서야 들어왔다.“유연아, 나 왔어.”어둡고 음산한 방을 마주하고 서나영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탁-불빛이 밝아졌다.얼굴이 창백한 소유연은 어둠에서 나와 서나영의 눈앞에 나타났다.그녀는 흰색 옷을 입고 검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눈빛이 원망에 가득차 귀신처럼 처량했다.서나영은 얼른 다가와 탁자 위에 가방을 내려놓으며 말했다.“요즘 검사가 너무 심했어. 네가 원하는 건 될 수 있는한 다 찾아왔고 없는건 대체품으로 가져왔어! 문제 없을 거야!”“참, 이거 맛집에서 사온 떡볶이인데 얼른 먹어.”“그리고 네 수배령이 업그레이드 됐어. 거의 영지호랑 같은 등급인데 중성의 감시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어.”“근데 여긴 당분간 안전 할거야! 몸이 회복되면 그때 다시 여길 어떻게 떠날건지 생각해보자!”“걱정하지 마, 내가 있으니까! 꼭 안전하게 데리고 나갈 수 있을 거야...... .”서나영은 수다스럽게 말했다.그러나 소유연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서나영 맞은편에 앉아 떡볶이를 먹고 있었다.예전에 자주 먹었던 그 맛이었다.어렴풋이 소유연은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다.눈빛이 잠시 반짝이자 그녀는 이미 성숙해 보이는 서나영의 모습이 보였다.다시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어, 이 처방전은...... .”서나영은 말하면서 소유연에게 처방전을 검사하고 약재를 대조했다.그러더니 그는 갑자기 멍해졌다.그녀는 이 처방에 대해 잘 알고 있다.이건 상처를 치료하는 처방이 아니라...
쾅-소유연의 말이 끝나자마자 창문 유리가 터졌다.곧 은색 전투복을 입은 무자들이 재빨리 뛰어들어 왔다.서나영이 미처 반응도 하기 전에 소유연은 큰 손을 휘두르며 한 줌의 가루를 마구 뿌렸다.하지만 처들어 온 무자들은 방독 마스크를 쓰고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하여 독가루의 습격을 차단하고 소유연을 향해 공격을 더해갔다.“가자!”소유연은 서나영을 향해 소리치고 훌쩍 뛰어올라 베란다를 따라 뛰쳐나갔다.허나 그녀는 오재훈한테서 독에 관한 능력을 배웠을 뿐 아무런 전투능력도 지니지 못하고 있다.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도망도 가지 않으면 그녀는 도마 위의 물고기로 도살을당할 수 밖에 없게 된다.미처 뛰여내리기도 전에 누군가의 모습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소유연의 눈에는 절망의 빛이 감돌았다.뒷이어 나타난 이들은 그녀에게 손을 대지 않고 각자 무기를 꺼내더니 은색 전투복을 입은 무자들을 향해 돌진했다.곧 진흙탕이 되도록 싸움이 일어났다.“따라와.”한 여자의 목소리가 소유연의 귀에 들려왔다.소유연이 대답도 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이미 소유연을 데리고 하늘 높이 날아갔다.“서나영...... .”소유연은 서나영을 바라보았다.이때, 서나영의 옆에도 복면을 한 여자가 그녀를 데리고 베란다에서 뛰여내리는 모습을 보게되었다.앞뒤로 네 사람은 진씨 저택 뒤쪽의 인적이 없는 산을 향해 갔다.“쫓거라!”저택 앞문에는 아직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돌진해 오고 있다.그들은 소유연과 복면을 한 여인이 도망가는 모습을 보고 즉시 쫓아왔다.쿵쾅쿵쾅...... .누군가가 신호탄을 하늘 높이 쏘아올렸다.공중에는 붉은 용의 모습이 나타났다.소유연을 잡으러 온 사람은 잠용의 사람이다.그리고 소유연을 보호하며 데리고 간 여인의 신분은 아직 알 수 없다.우우우...... .귀를 찌르는 경보음이 곧 도시 전체에 울렸다.중영 총도지사 천우성은 즉시 명을 내렸다.“수비군은 즉시 출동하여 중영을 봉쇄하거라! 진씨 저택을 중심으로 100리 내의
“뭐?”서현우를 한사코 껴안고 있던 오재훈은 놀라며 즉시 뛰어내려와 노발대발했다.“어찌된 일이야! 천용각 봉안은 언제 끼어 들어왔어?”그림자는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죄송합니다!”“꺼져!”오재훈은 노발대발하며 눈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가득했다.그와 반대로 서현우는 아주 평온하게 오재훈을 보면서 오히려 서둘러 일어나지 않았다.“서현우, 부탁인데 네가 설이 좀 구해줘!”오재훈은 숨을 가쁘게 쉬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제가요?”서현우는 단호하게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했다.“그럴 수 없습니다!”“양심이 있으면 한 번만 도워줘! 내가 널 그렇게나 많이 도와줬는데! 어떻게 단번에 거절할 수 있어! 배은망덕한 놈!”그의 거절에 오재훈은 초조해져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하지만 서현우는 여전히 대답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만약 다른 일이라면 그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그를 도울 것이다.허나 그 상대가 소유연이라면 상의할 필요도 없다.증오에 눈에 멀어버린 소유연은 이미 소시오페스나 다름이 없다.게다가 오재훈한테서 환심삼연까지 배웠으니 악행을 저지르는 능력도 지니고 있다.기와촌의 마을 주민들은 아직도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그녀의 악행으로 숨을 거둔 백용군 병사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다.오재훈의 방해로 서현우는 직접 나서서 그녀를 치울 수 없다.하여 잠용에게 잡혀가거나 격살을 당하여 응당 치러야 할 죄값을 치러야 한다.이러한 상황에서 서현우에게 부탁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네가 내 부탁 들어주지 않는 다면, 그래! 네가 보는 앞에서 죽으마!”오재훈은 얼굴이 피처럼 붉어졌다.그리고 어디서 비수를 꺼냈는지 순식간에 목으로 비수를 가져갔는데 선혈이 흘러나왔다.이를 보고 서현우는 얼굴이 그만 굳어졌다.오재훈의 눈빛에는 광기가 배어 있다.‘진심이었어...... .’......땡땡땡...... .“저항하는 자는 주저없이 죽여라!”소유연을 보호하기 위해 오재훈이 파견한 사람들과 소유연을 추격하는 잠
“흑흑흑...... .”서나영은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었다.온갖 진심을 다해 사귔던 친구의 진심을 알고나니 심장이 도려내지는 것 같았다.몸에 상처는 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눈물은 시선을 흐리고 숨도 가빠진다.서나영은 정말로 홧김에 혼자 떠날 생각이 잠깐 스쳐지나갔다.그러나 소유연의 얼굴에 가득 그려진 절망을 보고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소유연!”서나영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날 친구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내가 믿을 거 같아?”“바보!”소유연은 입을 삐죽거리며 소리쳤다.“난 늘 네가 죽기를 바래왔어! 그런데 뭐? 친구? 내 세상에는 친구도 가족도 믿을 수있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서나영은 고함을 지르고 발버둥을 치면서 일어섰다.그리고 최선을 다해 소유연을 끌어올리면서 울부짖었다.“얼른 일어나! 일단 안전한 곳에 도착하면 그때 다시 얘기하자!”팍-소유연은 서나영의 얼굴에 따귀를 때렸다.“정신 차려!”소유연은 두 눈이 붉어지면서 뱉은 말과는 달리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내가 이렇게까지 했으면 날 때리든지, 날 욕하든지, 그냥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려야지! 왜 자꾸 같이 가자고 그래!”“흑...... 흑...... 유연아...... .”“내 이름 부르지 마! 엮겨워!”소유연은 손바닥만한 돌을 주워 서나영에게 건네주었다.“자, 그냥 날 때려죽여! 아니면 네가 죽게 될거야!”“싫어...... 그럴 수 없어...... 유연아...... .”“그럼, 네가 죽어!”소유연은 돌을 높이 들고 그대로 때릴 기세였다.“히히히...... .”갑자기 누군가의 웃음소리 퍼지기 시작했다.“누구야!”소유연은 긴장한 모습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나무가지에 20대 초반의 소녀가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괴상한 복식을 입고 하얀 다리를 흔들며 히죽거리고 있었다.순간 소유연은 동공이 움츠러들었다.‘저 미친여자가..... .’‘왜 여기에?’“참 눈물겨운 우정이네? 공주님과 부마의 사랑스토
“네, 협조하겠습니다.”서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순순히 두 손을 내밀었다.잠용 책임자는 이를 보고 입을 열었다.“수갑은 채우지 않겠습니다. 서현우씨가 어떤 분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그만 가시죠.”“감사합니다.”서현우는 활짝 웃으며 발걸음을 내디뎠다.“오빠!”서나영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크게 외쳤다.동생의 외침에 서현우는 뒤돌아서서 환하게 웃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집에가서 아빠랑 짐 챙기고 있어. 우리 가족 간만에 여행이나가자.”말을 마치고 서현우는 잠용을 따라 떠났다.그리고 그는 중영 감옥에 수감되였다.우연의 일치인지 서현우가 갇힌 감방은 손량이 중영으로 돌아왔을 때, 원 부관이 그를 가두었던 그 감방이다.아곳은 여전히 곰팡이가 끼고 시큼한 냄새가 진동한다.지저분하고 너덜너덜한 돗자리에 서현우는 잠시 앉았다.편안하게 양반다리를 한 채로 눈을 지그시 감고 조용히 누군가를 기다렸다.평범하게 생긴 남자가 서현우에게 인사를 하고 휴대폰을 꺼냈다.휴대폰 화면에는 위풍당당한 용천범의 모습이었다.“서현우, 용국을 위해 네가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있어.”서현우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용천범을 바라보며 물었다.“영지호인가요?”용천범은 뒷짐을 지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가장 드넓은 하늘, 가장 넓은 바다, 가장 무적의 생명체를 본 적이 있다고 영지호가 그랬었어! 그곳은 그가 꿈꾸던 곳이라고...... .”“드넓은 하늘...... 가장 넓은 바다...... 무적의 생명체...... .”서현우는 자세히 말을 곱씹으면서 눈빛이 저기도 모르게 반짝였다.그리고 왠지 섬뜩한 느낌이 온 몸을 감돌았다.“우린 모두 길러진 가축이라고도 했었어.”용천범은 눈빛이 더욱 깊어졌다.“효리라는 신비한 여자의 정체는 뭐야? 어떻게 혼자서 한 나라를 풍비박산으로 만들어? 무슨 목적으로?”“영지호 뒤에 다른 사람이 있을까?”“이 세상에는 정말 우리가 모르는 높은 존재가 있는걸까?”“한 명? 아니면 단체로...... .’......
중영 감옥 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다.서현우는 용천범의 무거운 표정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간 움직였다.“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오늘날의 우리는 이 세계에 대해서 더욱 많이 탐색하고 알아갈 능력이 생겼어. 심지어 생명이 존재하기 어려운 극북과 극남에도 발을 디뎠어.”“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풀었을까?”용천범은 서현우에게 물었다.“넌 네가 지니고 있는 능력의 경지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서현우는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저었다.그동안 그는 자신의 실력에 대해 대충 잘 알고 있었지만, 어떠한 경지에 이렀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적도 알 수도 없었다.현재로서는 용국이든 타국이든 모든 무자는 군신급이라는 경지가 최고다.실력이 군신급에 도달한 자와 군신급에 도달하지 못한 자는 일단 붙어보기만 하면 알게 된다.하지만 군신급은 너무 막연하다.손량은 비록 군신급이지만 상경의 적수가 아니다.상경은 군신급이지만 서현우는 그를 한 방에 보낼 수 있다.귀영칠절도 모두 군신급인데 서현우는 그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독매미만 빼고...... .지금 다시 귀영칠절을 만나게 되면, 그때 처럼 힘겹게 쓸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손 쉽게 처리할 수 있을것이다.다시말해서 서현우의 현재 실력은 묘계의 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와 천지개벽의 변화를 가져왔다는 뜻이다.그러나 서현우도 결국은 군신급 강자다.그가 유일하게 측량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손량과 같은 군신급 강자를 몇 명이나 넘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이는 가소롭기도 하고 슬프기도한 사실이다.“군십급 이상의 경계도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서현우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도대체 제가 뭘 하길 바랍니까?”“영지호를 찾아내! 그리고 모든 비밀을 알아내!”“천공사 사주 팽곤을 상대했던 그대로 해! 어떤 방법으로든 난 영지호의 모든 것을 알아야겠어.”“쉽지 않을겁니다.”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영지호는 능력이 약하지 않습니다. 팽곤을 상대했던 방법으로 그를 상대한다 하더라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