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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4화

“아! 짜증나! 아아아! 짜증나!”

신비한 소녀는 은이빨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이런 모습은 사랑스럽고 귀엽기 그지없다.

보는 이로 하여금 볼을 꼬집을 정도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단단한 지면은 이미 균열이 널리 퍼져 있고 수많은 부스러기가 가루가 되어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

발만 동동 굴러도 바닥을 이렇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무서운 소녀를 아무도 무시해서 안 된다.

“사기꾼! 성지 용위가 이렇게 약할 수도 있어? 나 참 어이가 없어서...... .”

“짜증나!”

소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거리더니 남성문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

그녀는 분노를 터뜨리고 남성문을 열었다.

그녀를 속인 이 나라를 전복시키려 한다.

이 곳을 피바다로 만들려고 한다.

이 곳을 시체더미로 만들려고 한다.

이 곳에 풀 하나 자라지 않도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눈앞에 백용군이 주둔하고 있는 병영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연옥처럼 변했다.

많은 장병들이 처량하게 울부짖고 있다.

미친 듯이 몸을 긁어 선혈도 낭자하다.

피부를 찢고 혈육에 깊이 들어가 내장까지 긁어내려 하는 듯해 보인다.

피비린내가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

소녀는 콧방울을 꿈틀거리더니 혐오스럽게 머리를 흔들었다.

“독만 타지...... 이 지경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저급한 인간들...... .”

말하면서 소녀는 공기 중에 자욱한 독안개를 무시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동시에 많은 것을 뿌렸다.

그 처량하고 슬피 울부짖는 백용군 병사들은 이 독안개에 접촉한 후 잇달아 쓰러져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들은 죽었지만 피범벅이 된 얼굴에는 해탈한듯한 웃음이 어려 있었다.

일초라도 빨리 죽는 것이 그들에게는 축복인듯했다.

......

황성 주전에서 용천범은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

“무슨 소리야? 용맥군 전령이 살해됐다고? 그것도 한 방에?”

용천범은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시체가 버젓이 있는데 믿지 않을 수 없었다.

신하들은 망연자실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시체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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