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국 군신 상경은 의지력을 버티고 있는 것 뿐이었다.그는 용국을 위해 군신급 강자를 최대한으로 제거하고자 필사의 마음을 품고 있었다.대전이 일어나면 용국에 대한 위협이 그나마 줄어들기 때문이다.손량이 나타나고서야 그는 마침내 완전히 마음을 놓았다.손량은 용국 5대 군신 중에서 실력이 가장 약하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다.일반적인 군신급 강자는 그의 적수가 될 수 없다.군신급 강자는 헤알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건 아니다.영지호는 아무리 히든 카드를 많이 갖고 있다고 해도 그에게는 군신급 강자가 얼마 없을 것이다.기껏해야 두명 혹은 세 명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상경은 추측했다.손량이 목숨을 걸고 싸우기만 한다면 반드시 세 명의 군신급 강자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영지호는 최고전력을 잃게 되고 피동에 빠지게 된다.그리고 손량이 필사적으로 할것인가에 대해 상경은 종래로 의심한적이 없다.이러한 상황에 급히 외국에서 돌아온 것만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기 때문이다.손량이 필사적으로 임한다면 황성의 위험은 반 이상 해소한 셈이다.손량도 그의 뒤를 밟은후 영명하고 신무가 있는 용국의 국주 룡천범은 틀림없이 자신의 계획이 있을것이다.그러면 영지호의 국주 자리 쟁탈전도 실패로 돌아갈 것이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런 생각이 들어서야 상경은 눈을 감고 잠시 쉴 수 있었다.“상경!”손량은 이를 악물고 표정이 변화무쌍했다.상경에 대한 그의 적개심은 결코 꺾인 적이 없다.하지만 용국에 대한 그의 충성심에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숨을 크게 내쉬며 손량은 피범벅이가 되어버린 상경을 들어 성벽 우로 던졌다.그리고 그는 긴 칼을 휘둘었는데 그 기운이 종횡무진했다.땡-칼끝이 지면과 부딪쳐 간간이 천둥소리가 울렸다.손량은 얼굴에 사악한 표정을 띠고 칼자루를 손에 꽉 쥔채 군신급 강자에게 말했다.“너 같은 인간보고 뭐라고 하는지 알아? 쓰레기야! 난 쓰레기 전담이거든! 네 실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넌 결국 불쌍한 실패자 일뿐이야!”말
짝짝...... .황성내, 높은 건물 처마에서 신비한 소녀가 하얀 손을 두드리며 손량에게 박수를 쳤다.“저 사람은 이름이 뭐예요?”소녀는 흥미진진하게 물었다.용소희는 머뭇거리며 답했다.“용국 5대 군신 중 한 명인데, 서량 총사령관 이었던 서량 군신 손량입니다.”“손량? 이름도 듣기 좋네요.”“좋아해요?”“당연히 좋아하죠.”소녀는 천진난만하게 말했다.“귀엽지 않아요? 애완견으로 키우면 딱인데...... .””네?”용소희는 소녀의 답변에 다소 당황했다.‘애완견?’‘오만불손한 손량을 애와견으로 키운다고?’순간 소녀를 바라보는 용소희는 시선이 달라졌다.정신이 나간 환자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러나 소녀는 개의치 않고 히히거리며 웃었다.“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겠어요. 제 애완견이 되려면 좀 더 사나워야해요.”용소희는 말문이 막혔다.청순해 보이지만 내력이 신비롭고 사이코패스처럼 말하는 이 소녀는 그녀에게 전대미문의 모순감을 주었다.자기도 모르게 그녀는 이 소녀에 대해 짙은 거리낌과 두려움을 느꼈다.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용소희를 보고 헤벌려하며 가지런한 이를 드러냈다.눈빛에는 조롱이 가득했다.그녀도 용소희의 정서적 변화를 발견한 듯했다.“서량 군신!”“서량 군신!”성벽 위에서 상대방의 머리가 날아오르는 순간 병사들은 이미 힘을 북돋우고 미친 듯이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군심은 굳건해졌고 기세는 이 순간 최고조에 달했다.만약 손량이 그들에게 돌격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면 그들도 조금의 망설임과 주저함도 없었을것이다.적이 많으면 어때?적이 강력하면 어때?적의 수는 천만에 달하지만, 주저없이 돌진할테다!“영지호!”손량은 크게 소리쳤다.“넌 광대한 용국의 저력을 너무 얕보았어! 진국 군신이 무너지면 서량 군신이 있고 나까지 무너지면 그 뒤에는 수많은 군신들이 널 대항할거야! 우린 죽을 힘을 다해 너랑 싸울거고 너 같은 인간이 한 발자국도 들어오지 못하게 할거니까 각오해!”“뭐? 지호?”용소희는 손량이 영지
“간만에 정말 설레네...... .”만민이 주목하는 가운데 손량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핥았다.그러나 그의 이런 모습에 황성내의 사람들은 얼굴에 씁쓸함과 공포의 빛을 띠게 되었다.영지호는 별로 기뻐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손량, 그 동안 네 시야가 너무 좁았어. 이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비밀이 많고도 많아!”“나랑 함께 한다고 약속해! 그럼, 앞으로 꽃길만 걷게 해 줄게!”손량은 고개를 돌려 우뚝 솟은 황성을 바라보았다.수천 년의 세월을 거쳐 햇빛에 흠뻑 젖은 그 웅장한 성벽은 사람들에게 오래되고 웅장한 느낌을 준다.연로한 어르신처럼 작은 소리로 하소연하는 것만 같았다.이와 동시에 손량은 성벽 위에서 두려운 시선으로 내려다보고 있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았다. “국주님, 제가 목숨을 마쳐 용국을 지킨다면 저를 서원의 왕으로 봉해주시겠습니까?”손량은 기운을 내어 큰 소리로 물었다.소리가 귀를 진동하는 것이 마치 천둥소리가 용솟음치는 것처럼 끊임없이 번진다.대전 앞에서 모든 대신들의 긴장된 눈빛이 국주 용천범에게 모였다.“국주님, 먼저 서량 군신의 뜻에 따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국주님, 위기가 해소된 후에 다시 상의해도 되잖습니까.”“서량 군신은 권력에 현혹된것이 아니라 국주님의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에 저러는 것 같습니다.”“만약 서량 군신이 정말로 영지호의 말로 인해 야심이 생겼다면요? 서원의 왕으로 되려고 마음을 굳힌다면요?”“어찌됐든 적과 손을 잡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럼, 황성은 정말로 위험해 질겁니다! 국주님, 우선 승낙하시죠!”“맞습니다! 먼저 승낙하시고 조용해지면 그때 다시...... .”신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시끄러웠지만 생각은 일치했다.조용히 듣고 있던 용천범은 고개를 돌려 그들을 바라보았다.“다들 그렇게 생각해?”대신들은 잇달아 무릎을 꿇고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신은 국주님께 충신하고 용국에 충신합니다!”그러자 용천범은 웃기 시작했다.“너희들...... 서량 군신을 너무 과소평가했어.”
“영지호! 나 손량이야!”귀청이 터질 듯한 찬미의 소리를 들으며 손량의 얼굴에는 통제할수 없는 득의양양함과 기쁨의 빛이 떠올랐다.자세히 관찰하면 그의 귀에서 약간의 붉은 빛이 반짝이는 것을 어렴풋이 볼 수 있다.그것은 아주 작은 헤드셋인데 누군가와 통신 중이었다.그 누군가는 다름이 아니라 바로 서원의 군사인 설민기이다.사실 소식을 듣고 손량이 돌아오는 순간부터 설민기는 이미 손량을 위해 대량의 사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필경 지금의 손량은 아직도 용소희를 암살한 죄명이 있기때문이다.이는 손량에게 있어서 불공평하지만, 죄명을 씻어내기에는 어렵도 적지 않다.하여 우선 용국을 구하는 행위로 시작할 수 밖에 없었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타나 진국 군신을 구하는 것은 시나리오의 시작이었다.그 다음은 최선을 다해 미친 듯이 폭발하여 열 번 만에 군신급 강자를 죽이는 것이었다. 시나리오대로 가면 그 다음에는...... . 그러나 시나리오는 영지호의 말 몇 마디에 끊기도 말았다.설민기는 영지호가 황성의 군심을 어지럽히기 위해 전쟁을 앞두고 손량을 끌어들이려고 할 줄은 몰랐다.시나리오 대로는 아니지만 설민기는 이 장면을 하이라이트로 밀고 나가기 위해 짧은 시간 동안 정성스러운 대사를 준비하여 손량에게 알려주었다.설민기가 없었더라면 손량은 조리정연하게 말을 이어나가지 못했을 것이다.이 기회를 틈타 국주에게 아첨을 떨 수도 없었을 것이다.대사 전달이 없었더라면 기껏해야 말 두 마디 한 후 칼을 휘둘렀을 것이 분명하다.사실이 증명하다싶이 설민기의 말은 확실히 극히 큰 효과를 거두었다.지금 이 순간,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손량은 이미 두려움이 없는 애국영웅의 화신이 되었다.지금은 말할 것도 없고, 나중에라도 누구도 더 이상 반역 같은 큰 죄명을 손량에게 씌울 생각이 없을 것이다.용국 전체에 그의 죄명을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뿐만 아니라 손량의 입을 통해 나온 설민기 말은 반란군에게도 영향을 주었다.여하튼 이 반란군들은 결국 용국의 국민이
“지호야! 네가 왜!”용소희는 눈물을 흘리며 처량하기 그지 없었다.그녀는 믿을 수도 상상할 수도 없었다.기억 속의 온화하고 우아한 남자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사랑해줬던 남자가...... .그 누구보다고 다정하고 자신을 아껴주던 남자가...... .순식간에 미친 듯이 이런 반역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그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뒤로 한 채 권력과 이익을 쟁취하기 위해서 모든 대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용소희가 가장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바로 영지호의 눈빛이다.비록 먼 거리를 사이에 두고 있지만 그녀는 여전히 그의 눈에서 분노가 보이고 원망이 보였다.그녀를 질식시킬 정도로 짙은 살의가 가득했다.그것은 그녀를 향한 감정이다.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는데, 기뻐하기는 커녕 살의만 가득하다.다시 살아나서 직면해야 할 것이 이러한 장면이었더라면 차라리 죽는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멤돌았다.“서현우! 네가 감히 날 속여!”“네가 어떻게 감히 날 속여!”용소희를 만난 순간 영지호는 철저히 추태를 보였다.그는 맥박과 심장박동을 잃은 용소희의 시체를 직접 느꼈다.‘분명히 죽었는데 다시 살아 날 수도 있단 말인가?’‘말이 안 되잖아!’‘서현우가 신이야? 인간의 생명을 조종할 수 있는거야?’‘아닐거야!’‘신이라면 딸을 살렸겠지...... .’“서현우...... 서현우...... .”영지호는 서현우의 이름을 낮게 부르짖으며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두 눈이 붉어졌다.“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어! 어떻게 감히 날 속여! 두고 봐! 네 곁에 있는사람이라면 한 명도 빠짐없이 죽여버릴거야! 죄책감에 시달려 살아 봐!”영지호는 높이 치켜든 손을 온 힘을 다해 떨어뜨렸다.“전군, 공격!”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온 황성 기슭을 들끓게 했다.쿵-둥둥-둥둥둥둥...... .병사들의 두피가 저릴 정도로 자극적인 군고가 세게 울렸다.“포격 준비! 공격!”수십 발의 포탄이 우뚝 솟은 황성 성벽으로 미친 듯이 밀려들었다.“죽여!”
“저기요! 왜 그렇게 어리석어요? 누가 잘해줬으면 누구 편에 들어야 하는거 아니에요?”손량은 영전 지령을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곧 온몸에 솜털이 곤두섰다.그는 유령처럼 아무런 징후도 없이 나타난 신비한 소녀를 바라보며 화들짝 놀랐다.무의식중에 손을 흔들자 칼날이 소녀의 몸을 뚫고 기둥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그러나 소녀는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다.“뭐야? 사람이야...... 귀신이야?”손량은 침을 삼켰다.그는 자신의 실력으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신비한 소녀는 손량이 자신에게 손을 댔다고 분노하지 않는 듯 여전히 화가 난듯 손량을 바라보며 물었다.“대답부터 하세요! 영지호인지 뭔지 서원의 왕으로 봉해 주겠다고 약속했는데 왜 걔편에 안 들고 아무것도 주지않려는 국주편에 서는 겁니까? 목숨까지 바쳐가면서 말입니다!”“목숨을 바쳐본 적 없어요. 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거지...... .”손량은 대충 대답하고 상대방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즉시 주의력을 반란군으로 옮기고 크게 소리쳤다.“죽여라! 한 명도 빠짐없이 죽여라!”“잠용 집합!”탁-손량은 이마에 뺨을 한 대 맞았다.찰나에 그는 자신이 마치 기관차에 치인 것처럼 느껴졌다.쿵-그는 땅에 쓰러졌다.성벽 위의 두꺼운 지면은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겨 사방이 확장되었다.“내가 말하고 있는데 왜 대꾸도 하지 않는 겁니까!”신비한 소녀는 매우 화가 난 모습이다.“서량 군신!”옆에 있던 장병들은 크게 놀라 신비한 소녀를 향해 발포했다.다다다다...... .불길이 솟구치자 총알이 소녀의 몸을 뚫고 먼 곳으로 날아갔다.소녀의 눈에는 한 줄기 매서운 빛이 어려지면서 작은 손을 움켜쥐었다.푸푸푸...... .수십 명의 장병의 심장부에 피구멍이 뚫려 그대로 쓰러져 숨졌다!멀지 않은 곳에서 더 많은 장병들이 분노하며 달려왔다.“죽여!”“으이구! 멍청한 놈들! 죽으려고 몰려드네!”소녀는 화가 나서 작은 손을 허공에 대고 휘감았다.그
용천범은 성큼성큼 몸을 돌려 대전으로 들어가 좌석 팔걸이쪽에서 빨간색 버튼을 눌렀다.찰칵-소리가 나더니 옆의 벽에서 금색 용머리 부조가 천천히 일어났다.용의 머리 속에 회색 둥근 공이 하나 있다.용천범은 그들의 멍한 표정속에서 둥근 공을 꺼낸 후 달걀을 깨는 것 처럼 깨뜨렸다.그러자 둥근 공 표면의 딱딱한 물질이 떨어져 옥처럼 부드러운 빛을 발했다.마치 야명주처럼 말이다.용천범은 조심스럽게 이 야명주를 들었다.그의 눈에는 어느새 열광적인 빛이 반짝였다.광대한 용국이 지금까지 전승된 지 이미 300년이 넘었고 더 이상 용맥군이 나타나지 않았다.세상 사람들은 이미 그 백전백승의 군단을 잊었다.용천범도 용맥군을 본 적이 없다.20여년전, 그는 금방 국주의 자리를 물려받았을 때 반란군의 습격을 받고 용맥군을 소환하려고 했다.그러나 진국 군신이 혼자만의 힘으로 위기를 해결하여 황성을 구한 덕분에 소환하지않았었다.지금 황성의 위기가 재현되었고, 더 이상 선뜻 나서서 파도를 만회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용국을 묵묵히 지켜온 용맥군이 마침내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낼 시기가 다가왔다.용천범의 마음은 격동되었지만 슬프기도 했다.용맥군을 움직인 것은 자신의 무능을 인정한 것과 같기때문이다.“다사다난한 용국, 다사다난한 민족...... .”“우린 여전히 선인의 비호가 필요하다...... .”“용맥군이어 깨어나거라!”용천범은 감개무량하게 말하면서 이 야명주를 용의 머리가 있는 쪽을 향해 용의 텅 빈 눈에 넣었다.찰나에 광채가 눈부셨다.금빛 용의 그림자가 구불구불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우웅-귀청이 터질 듯한 용음 소리가 황성 전체에 울려 퍼졌다.격렬한 전쟁은 모두 이로 인해 약간의 정체가 생긴 것 같았다.수많은 시선이 이곳을 향하고 있지만 더 이상 이상이 없었다.싸움은 다시 만연되기 시작했다.철과 피의 잔혹함은 생명을 탐욕스럽게 요구한다.황성 안에는 신비한 소녀는 공원을 산책하듯이 한가로이 거닐고 있다.가는 곳마다 아무
“아! 짜증나! 아아아! 짜증나!”신비한 소녀는 은이빨을 깨물고 주먹을 꽉 쥐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이런 모습은 사랑스럽고 귀엽기 그지없다.보는 이로 하여금 볼을 꼬집을 정도다.그러나 자세히 보면 단단한 지면은 이미 균열이 널리 퍼져 있고 수많은 부스러기가 가루가 되어 끊임없이 맴돌고 있다.발만 동동 굴러도 바닥을 이렇게 만들어 버릴 수 있는 무서운 소녀를 아무도 무시해서 안 된다.“사기꾼! 성지 용위가 이렇게 약할 수도 있어? 나 참 어이가 없어서...... .”“짜증나!”소녀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거리더니 남성문을 향해 맹렬히 돌진했다.그녀는 분노를 터뜨리고 남성문을 열었다.그녀를 속인 이 나라를 전복시키려 한다.이 곳을 피바다로 만들려고 한다.이 곳을 시체더미로 만들려고 한다.이 곳에 풀 하나 자라지 않도로 만들려고 한다.그러나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었다.눈앞에 백용군이 주둔하고 있는 병영이어야 하는데 지금은 연옥처럼 변했다.많은 장병들이 처량하게 울부짖고 있다.미친 듯이 몸을 긁어 선혈도 낭자하다.피부를 찢고 혈육에 깊이 들어가 내장까지 긁어내려 하는 듯해 보인다.피비린내가 무섭게 진동하고 있다.소녀는 콧방울을 꿈틀거리더니 혐오스럽게 머리를 흔들었다.“독만 타지...... 이 지경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저급한 인간들...... .”말하면서 소녀는 공기 중에 자욱한 독안개를 무시하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동시에 많은 것을 뿌렸다.그 처량하고 슬피 울부짖는 백용군 병사들은 이 독안개에 접촉한 후 잇달아 쓰러져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그들은 죽었지만 피범벅이 된 얼굴에는 해탈한듯한 웃음이 어려 있었다.일초라도 빨리 죽는 것이 그들에게는 축복인듯했다.......황성 주전에서 용천범은 의자에서 떨어질 뻔했다.“무슨 소리야? 용맥군 전령이 살해됐다고? 그것도 한 방에?”용천범은 믿을 수 없었다.그런데 시체가 버젓이 있는데 믿지 않을 수 없었다.신하들은 망연자실하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시체를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