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한참이 지나서야 유요한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일이 이미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이 비밀은 더 이상 우리가 지켜낼수 있는 것이 아닌것 같아요. 현우씨 인품도 이젠 믿을수 있으니 알려줄게요.”오재훈은 듣자마자 흥미가 생겼다.“민아, 나 좀 일으켜줘.”하민아는 조심스럽게 유요한을 부축했다.유요한은 폐허를 향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했다.“죄송합니다! 저는 더이상 이 비밀을 지켜 드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말을 마치고 그는 간신히 허리를 굽혀 세 번 절을 했다.다시 일어설 때 입가에서 선혈이 흘러나왔다.“요한아!”“아빠!”하민아와 유묵은 긴장하여 소리쳤다.“괜찮아.”유요한은 손을 흔들며 다시 하민아의 부축을 받고서야 서현우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이 비밀은 사실 나무집 아래에 있어요. 따라오시죠.”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하민아의 부축을 받아 유요한은 폐허 앞으로 왔다.열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유요한은 다시 입을 열었다.“이 폐허 좀 치워주세요.”“네.”서현우는 기운이 솟구쳐 손바닥을 들어 주먹을 쥐고 주먹으로 터뜨렸다.후후후...... .“휙휙-” 소리가 나면서 강풍은 모든 것을 휩쓸고 벼랑 끝을 향해 날려버렸다.나무집이 있던 곳은 새까맣게 흔적만 남아 있었다.유요한은 손을 흔들었다.“묵아, 가봐.”“네.”유묵은 고개를 끄덕이며 검게 그을린 곳으로 가서 자세히 보고는 쇠사슬을 당긴 뒤 앞쪽으로 달려갔다.와르르...... .쇠사슬이 소리를 내면서 몇 미터를 센 후 유묵은 앞으로 돌진하여 힘껏 밀었다.유묵은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쇠사슬을 어깨에 걸치고 힘껏 당겼다.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울리더니 지면에는 2미터가 되는 두꺼운 철제 덮개가 천천히 떠올랐다.곧 살을 에는 서늘함이 지면에서 솟아올랐다.이용명은 부들부들 떨며 얼른 뒤로 물러섰고 얼굴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이 한기는 너무 짙어서 그는 마치 얇은 옷을 입고 얼음과 눈 속에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서현우는 시체를 인사를 전하고 망설임 없이 돌아섰다.“현우씨!”서현우가 땅굴에서 나오자 유요한은 얼른 입을 열어 물었다.“아래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한기가 사라졌는데...... .”“아래에는 시체 한 구, 죽간 한 권, 그리고 단약 한 알이 있었어요.”서현우는 죽간을 유요한에게 건네주었다.유요한은 바삐 받지 않고 자세히 살펴보았다.이 죽간을 보고 물었다.“여기에 뭐가 적혔는지 봤죠?”“죽간을 남긴 사람은 유씨 가문의 선조인데 글로 판단하면 4천여 년의 역사가 있을 겁니다.”이 말을 듣고 그들은 일제히 멍해졌다.4천여 년의 역사!이 죽간이 지금까지 보존할 수 있다니?유요한은 그제야 죽간을 받고 열어보니 갑자기 어리둥절해졌다.“그......알아 볼 수 있는 글인가요?”“네.”서현우가 말했다.“유씨 선죠 유회는 기습을 당해 죽어가면서 후손에게 두 가지를 남긴다고 했는데 하나는 네온의경이고 다른 하나는 극한단입니다.”“네온의경은 말할 것도 없고 극한단의 역할은 인체를 얼리고 한 가닥의 생기를 보존하는 것인데 사람을 구하는데 시간을 벌어주는 작용을 하는거죠.”오재훈은 이 말을 듣고 눈에 희색을 드러냈다.“잘 됐네! 만약 짧은 시간 내에 솔이를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솔이를 얼리면되잖아! 가뭄의 단비같은 존재로구나!”그러나 서현우의 얼굴에는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솔이를 얼려 한 가닥의 생기를 보존하고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솔이는 영원히 잠들 수밖에 없다.서현우는 받아들일 수 없고 진아름은 말할 것도 없다.그 후 서현우는 기록된 내용을 한 글자도 빠뜨리지 않고 유요한에게 들려주었다.유요한은 듣고 오랫동안 침묵했다.“내려가서 제사라도 지내고 싶어요.”유요한이 말했다.“같이 가.”하민아와 유묵은 유요한을 부축하여 땅굴로 내려갔다.오재훈은 서현우의 눈에 여전히 근심으로 가득차있는것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어쨌든 극한단이 있는것은 좋은 일이야. 현양명백의 독이 아무리 신기해도 이 세상에 존재하기만 하면
솔이의 방문앞을 지키고 있던 홍성은 서현우가 오는 것을 보고 다가갔다.“현우 도련님!”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홍성은 솔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가 물어보고 싶었다.그러나 피곤해보이는 서현우의 얼굴을 보고 그녀는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물어볼 필요도 없이 서현우의 반응은 이미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요즘 별일 없었어?”서현우가 물었다.“네. 아무런 일도 없었어요.”홍성이 대답했다.“범인은 어떻게 됐어?”“아직 정확한 단서가 없습니다. 임 도지사님이 밤낮없이 조사하고 계십니다.”“이제 만나게 되면 고맙다고 대신 좀 전해줘. 그리고 그어떠한 실마리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당부해!”서현우의 눈에 포악한 기운이 번쩍였다.“네!”서현우는 잠시 침묵하더니 홍성의 어깨를 두드렸다.“뇌창이랑 수고 좀 해줘......우리 가족 좀 지켜줘......난....... .”말하면서 그는 이를 악물었다.“난 더 이상 그 어떤 타격도 감당할 수 없어...... .”모든 연약함이 이 말 속에 고스란히 드러났다.“현우 도련님...... .”홍성의 눈시울은 순식간에 붉어졌고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내리며 서현우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네! 걱정하지 마세요! 저와 뇌창이 있는 한 그 누구도 도련님 가족을 건드릴 수 없습니다!””고마워. 그럼, 난 솔이 보러 들어갈게.”“네.”서현우는 문을 밀고 들어가 방문을 천천히 닫았다.큰 방 그리고 큰 침대에 아주 어린 아이가 외롭게 홀로 누워있다.딸의 모습을 보고 서현우는 울음을 참느라 입술을 깨물었다.솔이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솔이는 분명 아빠를 보고 기뻐하며 달려와 안길것이다......그리고 재잘재잘 끊임없이 말을 할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서현우는 천천히 발을 내디디며 침대 옆으로 와서 앉았다.그는 솔이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조용히 말했다.“솔이야, 아빠 왔어.”“이거 보여?”서현우는 극한단이 든 도자기병을 꺼내고 말했다.“여기에 뭐가 들었는지 알
서현우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 이 곳에 어쩌면 희망이 있을 지도 모른다.대전은 넓고 책장이 줄지어 있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다.책장마다 책이 가득 꽂혀 있다.부문별로 나누어 있는데 모든 분야를 포괄했다.이곳은 용국에서 가장 큰 서고로 거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다.일상 생활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공들여 책을 본다 할지라도 평생의 시간을 들여도다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서현우는 마침내 지식의 바다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500여명의 서고에 재직하고있는 직원들은 가지런히 10줄로 서서 서현우의 뒤를 묵묵히 따라다녔다.서현우는 고개를 돌려 허리를 살짝 굽히고 입을 열었다.“지금부터 현양조, 명백초, 현양명백 이 세 가지 어휘에 관한 모든 책을 찾아주세요!책 한권이라도 단락 하나라도 단어 하나라도 빠뜨리지 말고 찾아주세요! 자, 그럼, 수고들 하시죠!”“네!”500명은 10명이 한 조로 되어 조별마다 하나의 분야를 책임졌다.서현우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바삐 움직이는 그들을 보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들 전문가이니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가 없었다.관련 정보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며 그때 다시 자세히 선별하면 된다.서현우가 긴장하고 바라던 차에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조용히 울렸다.고개를 돌려보니 대머리가 시선애 들어왔다.“술 좀 마실래?”천용 군신은 서현우의 곁에 앉아 술주전자 하나를 건네주었다.“여기 술 마셔도 돼요?”“다른 사람은 안 되지만 우린 상관 없어.”천용 군신은 매우 호탕하게 한 모금 먹었다.입가에서 술이 흘러내리자 그는 깔끔하게 닦은 뒤 혀를 내둘렀다.“아이고야, 술맛 좋다!”서현우는 좀 침묵하더니 주전자를 받고 고개를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천용 군신은 웃으며 입을 열었다.“네 딸이 중됙된 건 용국이 중독된 거랑 마찬가지다......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래도 견뎌내야 한다!”......중영.인기척도 없이 깊은 밤에 등불만 환히 비추고 있다.
서씨 저댁 뒤뜰 별관.좌민우와 좌권 조손 두 사람은 한 방에서 지낸다.좌권은 이미 잠들었고 약간의 코 고는 소리도 났다.그러나 좌민우는 아직 잠에 들지 않고 눈을 뜨고 창문을 통해 밤하늘에 높이 걸려 있는 둥근 달을 보고 있었다.그리고 눈앞에는 줄곧 솔이의 순진무구한 웃음이 아른거렸다.“똑똑-”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갑자기 울려퍼졌다.잠에서 깬 좌권은 놀라며 벌떡 일어났다.“누구세요?”비록 젊지는 않지만 그는 여전히 무자가 가져야 할 경각심을 가지고 있다.“저 임진인데요.....솔이 사건에 대해 좌민우씨에게 물어볼게 있어서 왔어요.”문밖에서 임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삐걱-”방문이 열리다.좌권은 늠름한 자태로 보이지만 피곤함이 묻어있는 임진을 보면서 말했다.“우리 손자는 이미 조사 받았잖아요. 근데 왜 또 찾아오시는 겁니까?”그의 말투에는 불만이 스며있었다.솔이가 사고를 당한 건 그도 마찬가지로 가슴이 아팠지만 그는 자기 손자를 더 걱정한다.좌민우는 성격이 내성적이고 낯을 가려 평범한 사람들과도 교류하기 어려운데 하물며 임진과 같은 집법권력이 있는 사람과는 더욱 어렵지 않겠는가?놀라서 겁이라도 먹고 문제라도 생기면 어떡하라는 말인가?“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그냥 간단하게 좀 물어볼게 있어서 그래요. 솔이 사건은 용국의 위엄과도 관련되어 있는 일이고 저도 서현우씨한테 결과를 보여줘야 하잖아요. 부탁드릴게요.”임진은 웃으며 말했다.좌권은 입을 오므렸다.고개를 돌려보니 이미 자리에서 일어선 좌민우가 보였다.“민우야, 좀 더 물어볼게 있으시데......두려워 말고 협조해드려.”“네, 할아버지, 저 두렵지 않아요.”좌민우는 고개를 저었다.좌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구를 내줬다.임진은 다소 당황하고 긴장한 듯한 좌민우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가요.”좌권은 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걱정을 드러냈다.서씨 저택 밖에서 좌민우는 순찰차에 올랐다.그러자 좌권이 황급히 달려와 급히 말했다.“간단하게 물어 본다면서
순찰차가 물에 잠겨 사라지는 것을 직접 보고 몸집이 우람한 남자는 총을 거두었다. 그리고 동료에게 목덜미가 잡혀 벌벌 떨고 있는 좌민우를 보고 담담하게 말했다.“따라와.”좌민우는 길가에 정차한 차 안으로 끌려갔다.우웅-승용차는 시동을 걸었고 남자는 머리를 차창 밖으로 내밀고 CCTV를 향해 “브이”라는 손짓했다.그렇게 승용차는 십여 분간 질주하더니 강변 공터에서 정차했다.차 문이 열리자, 복면을 한 세 사람과 좌민우가 차에서 내렸다.공터에는 흰색 SUV 한 대 그리고 중년 남자가 손에 불을 붙인 시가를 끼고 있었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가만히 서 있는 양복 입은 두 남자가 있었다.복면 한 남자는 마스크를 벗고 평범한 얼굴을 드러냈다. 오만함과 여유로움은 없이 그는 공손하게 중년 남자에게 인사를 하면서 말했다.“범철 형님, 사람 데리고 왔습니다.””그래, 수고했어.”범철 형님이라고 불리는 중년 남자는 주눅이 잔뜩 들어있는 좌민우를 보고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그때 뒤에 서 있던 양복 입은 두 남자가 동시에 총을 꺼냈다.탕탕탕-경미한 총소리가 세 번 나면서 소음기를 거친 총알은 좌민우를 납치해 온 세 사람의 가슴에 박혔다.선혈은 순식간에 그들의 옷을 물들이고 땅으로 스며들었다.“왜...... .”평범하게 생긴 남자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 그대로 쓰러졌다.죽을 때까지 그는 범철 형님이 왜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알지 못했다.능력이 강한 부하인데 왜 버림받는 건지 의문을 품고 애석하게도 영영 잠에 들었다.순식간에 일어 난 일을 목격한 좌민우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땅에 주저앉으며 벌벌 떨고 있었다.이때 범철 형님이 성큼성큼 걸어와 좌민우의 머리카락을 덥석 잡아당겼다.고통스러움에 좌민우는 소리를 치며 강박으로 고개를 들었다.“X신아! 그게 그렇게 어려워? 간단한 일이잖아! 근데 왜 제대로 하지도 못하는 건데! 자백이라도 하려고 그랬어?”범철 형님이 사나운 말투로 물었다.“아니에요...... 그
손량은 참지 못하고 예쁘게 생긴 여 순찰 임진을 바라보며 물었다.“솔이하테 독을 내린 사람이 이 사람 손자라는 건가?”“네.”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말도 안 돼!”좌권은 또 미친 듯이 소리치며 두 눈이 빨개지면서 사람을 잡아먹을 기세였다.“몇 번이나 말해! 민우는 내성적이고 사교성도 없다고! 그런 착한 애가 왜 그런 짓을저질러! 그것도 현우 도련님 딸한테!”그러나 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이게 사실이에요. 가는 길에 좌민우씨는 직접 인정하지는 않았지만, 보여준 모든 모습이 범인이라는 것을 설명해 주고 있었어요.”“모독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민우가 너한테 뭘 잘못했는데 애를 죽이려고 달려들어!”좌권은 온몸을 심하게 떨며 불공대천의 원수를 보듯이 임진한테 삿대질 하며 말했다.“우리한테 현우 도련님이 어떤 존재인지 알기나 해! 침대에 누워 평생을 보내야 했던 나를 고쳐주신 분이라고!”“민우도 현우 도련님이 치료해 줬어!”“우리한테 목숨을 다시 주신 분인데 어떻게 우리가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겠어! 생명의 은인인데 어떻게 솔이한테 독을 내릴 수 있겠는가 말이야!”옆에서 지켜보던 강한송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혹시 무슨 오해라도 있는 거 아니에요? 민우 그 아이는 저희가 의관에서 매일 접촉하는데 아주 착한 아이예요.”“내 말이 그 말이에요!”김윤희도 거들었다.“민우 동생은 착하고 수줍음이 많은 아이에요. 매사에 열정적이고 책임성도 강한 아이인데 절대 그럴 리가 없어요!”손량은 흥미진진하게 말했다.“임진, 증거 있어?”임진은 고개를 저었다.“증거는 아직 없습니다.”“그럼, 그냥 네가 일방적으로 하는 말이네.”“만약 이렇게 사건을 처리하면 너 오래 못 가.”손량이 말했다.임진은 손량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조금의 두려움도 없이 말했다.“좌민우씨는 의관에서 일을 하고 집에서 어르신과 함께 있는 외에는 그 어떠한 사교생활도 없습니다. 당연히 낯선 사람들이랑 깊이 교류할 기회도 없겠죠. 그럼, 저 사람
“찾았어? 어디있어?”임진은 눈을 부릅크게 뜨고 급하게 물었다.그러자 순찰은 숨을 돌리며 대답했다.“서북동 한로대교 아래요! 강변 공터에서 발견됐어요! 근데 세 사람 다 총 맞아 죽었어요! 말하면서 그는 사진 몇 장을 건네주었다.임진은 사진을 보자마자 바로 물었다.“좌민우는?”“발견하지 못했습니다.”좌권은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아 두 눈은 초점을 잃었다.그러나 임진은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사진을 모두에게 보여주었다.“다들 이거 좀 보세요. 좌민우씨를 납치해 간 용의자인데 바로 전에 제가 보여드린 사진과 일치하잖아요.”사진을 보고 나더니 그들은 조용해졌다.손량도 두 사진을 자세히 비교해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똑같긴하네.”“그럼, 저 사람들이 좌민우씨를 사주하여 솔이한테 범행을 저지른 걸로 단정 지을 수 있겠네요!”임진은 사진을 기반으로 하여 자신의 판단을 확정했다.“말도 안 돼!”좌권은 미친 듯이 고함을 질렀다.“그럴 리가 없어! 이거 다 조작된 거야! 우리 민우가 왜...... 절대 그럴리가 없어! 내 목숨으로 증명하지! 민우는 절대 범인이 아니야!”말하면서 그는 오른손을 높이 들어 이마를 세게 쳤다.......금용.거센 모래바람에도 해는 어김없이 밝게 떠오르며 햇빛이 대지를 뒤덮고 있다.황성의 오래된 건축물은 수천 년의 비바람을 거쳤다.그리고 아침 햇살은 곧 건축물을 금색으로 탈바꿈해 주며 장엄함과 숙연함도 함께 안겨줬다.서고 대전에서 수염이 덥수룩하게 나온 서현우는 눈빛 마저 약간 흐리멍덩해졌다.그의 곁에는 책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500명의 서고 직원들은 모두 이미 지쳐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하룻밤 사이에 그들은 모든 책을 선별해 냈다.무릇 현양조, 명백초, 현양명백 이 세 단어가 들어가 있는 책이란 책은 모조리 찾아내어 자세히 훑어보았다.그것도 하이테크 제품의 도움으로 진행된 일이다.제품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500명이 아니라 그의 10배나 되는 인력과 시간을 들이더라도 불가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