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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어둠이 깔린 서씨 저택의 집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

문밖에는 붉은 등롱이 높이 걸려 있다.

웃음으로 가득차 있어야 할 집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하니 높이 걸린 장식품이 아니러니해 보였다.

번화가 사라지고 소란스러움도 가라앉고 답답하고 슬픈 기운이 모든 사람의 마음을 뒤덮었다.

5대 정예군단에 천용각 봉안까지 더해져 여전히 서씨 저택을 단단히 봉쇄하고 있다.

숙연한 기운은 끊임없이 감돌고 있다.

침대 위의 서현우는 눈을 번떡 뜨고 곧장 침대에서 일어나 숨을 크게 헐떡였다.

입고 있던 전갑은 이미 헐렁한 가운으로 갈아입었지만 땀에 흠뻑 젖었다.

“현우야, 좀 어때? 괜찮아?”

서현우는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쳐다보았는데 눈앞에는 부드러운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여자의 눈에는 걱정과 배려가 가득했다.

“엄마...... .”

서현우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녀는 서현우와 서나영의 엄마이자 서태훈의 와이프다.

“현우야? 현우야! 놀라게 그러지 마!”

괴로운 외침이 귓가에 울려 퍼졌다.

서현우는 정신을 되찾으며 얼떨떨하던 눈빛이 맑아졌다.

엄마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졌는지......침대 옆에 서 있는 사람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서태훈이었다.

슬픔은 밀물처럼 가슴을 쓸어내렸다.

서현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모든 연약함은 사라졌다.

“아빠, 저 괜찮아요.”

서현우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아름이랑 솔이는요?”

서태훈은 입술을 떨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듯 했지만 말이 입가에 닿자 네 글자로 변했다.

“나랑 가자.”

조심스럽게 서현우를 부축하며 일어섰고 서태훈은 그를 데리고 그와 진아름의 신혼방으로 들썩여야 할 새집 문밖으로 왔다.

고풍스러운 방문에 큼지막한 “희”자가 붙어 있다.

문을 사이에 두고 서현우는 진아름의 가슴을 찢는듯한 오열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소리를 듣노라니 심장에 심한 경련이 일어나는 듯했다.

이런 고통은 뼛속까지 파고든다!

“오빠!”

문밖에 서 있던 서나영은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서현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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