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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10월 4일.

중영.

날이 밝았다.

엷은 안개가 천지 사이를 가득 메운 선녀의 망사 치마와 같다.

아침 해가 떠오르자 아침 햇살이 옅은 안개를 뚫고 산꼭대기에 있는 이 도시를 비추었다.

먼 곳의 고층 빌딩은 마치 구름 위에 서있는 것만 같다.

어젯밤의 전투 흔적은 이미 깨끗이 정리되었다.

잔디밭조차 다시 정비되어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 같았다.

진아름은 얇은 잠옷을 입고 창가에 서서 휴대폰을 꼭 쥐고 있다.

그녀는 망설이고 고민하며 발버둥치다가 끝내 서현우의 번호를 눌렀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연결이 되지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연결되어 삐 소리 후 통화료가 부과됩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연결이 되지않아...... .”

“지금 거신 번호는...... .”

“지금...... .”

진아름은 서현우에게 전화를 수차례나 걸었다.

그러나 응답은 없었다. 들려오는 소리는 안내소리 뿐이어 가슴이 조여왔다.

‘왜 전화 안 받아?’

‘무슨 일 있는거 아니야?’

‘다친거 아니야?’

무력감이 온몸을 뒤덮었다.

쏟아지는 아침 햇살에도 그녀는 따뜻함을 조금도 느낄 수 없었다.

그때 “쿵쾅-”하고 모터 소리가 울렸다.

구불구불한 도로에서 여러 대의 비즈니스차가 천천히 달려왔다.

그리고 차들은 별장 밖에 가지런히 세워졌다.

차문이 열리자 국례사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진아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커튼을 치고 옷을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사모님, 안녕하세요. 휴식하는데 방해가 된건 아니죠?”

국례사에서 온 책임자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진아름은 억지로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책임자는 열두 사람이 조심스럽게 끌고 있는 봉황옷을 가리키며 웃으며 말했다.

“괜찮으시다면 피팅 도와드릴게요.”

진아름의 눈빛은 거의 모든 여자들이 오매불망으로 그리는 옷에 떨어졌다. 허나 옷의

색상이 피와 같은 선홍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묘족 출신지.

“내가 말한 모든 건 구구절절 사실입니다.”

서현우는 일의 자초지종을 간단히 말했다.

할 말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말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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