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는 다소 어이가 없고 어쩔바를 몰랐다.예쁘게 생긴 여인이 바보처럼 보였기 때문이다.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말이라면 무조건 따른다니 자기주장이 전혀 없는 사람이다.그리고 서현우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개의치 않고 동심고로 서현우를 통제하려 한다.이 집안 사람들의 통제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현우 오빠, 입 벌려요.”윤하가 소리쳤다.서현우는 그녀의 손에 시커먼 알약이 있는 것을 보고 물었다.“이거 뭐야?”“동심고 인데요.”윤하는 이어 설명했다.“동심고를 먹으면 우린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어요. 저를 떠나려고 한다면 동심고가 오빠의 심장을 먹어버릴 거예요.”“....... .”서현우는 말문이 턱 막혔다.‘내가 지금 움직일 수 없어서 그렇지...... 아니면 파워 금강장이 뭔지 보여줄려고 했는데!’“현우 오빠 얼른 입 벌려요. ‘아’ 하세요.”서현우는 입을 꼭 다물었다.그러자 윤하는 직접 손을 써서 서현우의 입을 억지로 벌렸다.서현우는 부상이 너무 심해 힘이 전혀 없어 여린 소녀가 좌지우지하는 처참한 지경으로 전락했다.그러나 동심고는 맛이 꽤 괜찮았다. 조금 쓰긴 하지만 달콤함도 베어 있었다.사랑의 맛과 같다고 할까?서현우는 삼킬 필요도 없이 동심고를 싸고 있는 뭔가가 녹은 후 벌레 한 마리가 목구멍으로 파고드는 것을 느꼈다.가벼운 통증이 전해지자 서현우는 뭔가가 심장 근처로 달려가는 것을 느꼈다.그러나 곧이어 이 동고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올 때의 길을 따라 억지로 서현우의 입에서 뚫고 나왔다.그것은 지렁이 같은 것인데 온몸이 분홍색이어서 보기에는 징그럽지 않았다.하지만 입에 넣으면 또 다른 느낌이다.“어?”다른 동심고를 먹으려던 윤하는 멍하니 분홍색 동심고를 집어 들고 서현우의 입에 다시 쑤셔 넣었다.서현우는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녀가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동심고가 또 뛰쳐나왔다.윤하도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었는지 한참 동안 망연자실하며 물었다.“현우 오빠, 혹시 사랑하
만약 궁지에 몰리지 않았다면 서현우는 남에게 함부로 침을 놓게 할수 없었을것이다.이건 소꿉장난이 아니라 사람 목숨에 관한 일이다.상대방이 사람을 해칠 마음이 있든 없든 침이 조금만 빗나가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하지만 그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윤화와의 이야기 속에서 서현우는 오늘이 벌써 10월4일 이라는 것을 알았다.내일 오후 12시 8분이면 국혼이 성행된다!진아름은 서현우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천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당당하게 서 부인이라는 명성을 붙이는 것이다.그리고 내일은 솔이의 여섯 번째 생일이다.만약 서현우가 제때에 달려가지 못한다면 진아름과 솔이의 마음을 다치게 할뿐만아니라 더우기는 용국의 위엄을 땅에 떨어뜨려 국제적으로 열강의 눈에 웃음거리가 될것이다.다른 건 둘째 치고 단지 진아름과 솔이만으로도 목숨을 걸기엔 충분하다!“준비됐어?”서현우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윤하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준비됐어요!”서현우의 눈은 갑자기 번쩍이더니 무거운 소리로 말했다.“3인치 은침으로 천무혈을 3분의 1 가량 찔러. ”윤하는 무거운 표정으로 조심스럽게 3인치 은침을 골라 서현우의 천무혈을 행해 찔렀다.순간 서현우는 인후에서 부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정확하게 찔렀다!서현우는 다시 입을 열었다.“5인치 은침으로 단중혈을 절반 가량 찔러.”윤하는 얼른 5인치 은침을 골라 서현우의 단중혈을 절반정도 찔렀다.그리고 그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현우 오빠, 어때요?”단중혈은 큰 혈이자 매우 중요한 혈자리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보통 한의사들은 감히 여기에 침을 놓지 못한다.더구나 은침이 반정도 들어갔으니 윤하는 서현우의 상태가 걱정되기 마련이었다.그러자 서현우는 미소로 답했다.두 어르신의 집에는 약초 냄새가 진동을 했고 많은 고충들도 제멋대로 기어다니고 있다.이것은 그들이 묘족의 의사라는 것을 대표하며 또한 약초의 보존과 변별, 그리고 고충의 빛깔 정도로 볼 때 그들은 묘계 지역에
윤하는 걸상에 못이 박힌 것처럼 즉시 일어나 서현우의 몸에 있는 은침을 재빨리 뽑았다.침을 뽑는 과정도 간단하지 않아 특수한 수법으로 빼내야 한다.윤하가 사용한 수법을 서현우는 본 적이 없지만 그가 알고 있는 방법과는 이곡동공이다.모든 은침을 다 뽑아내자 피처럼 붉어진 사현의 얼굴은 점차 정상으로 돌아왔다.“현우 오빠, 어때요?”윤하가 친절하게 물었다.서현우는 또다시 미소로 답했다.그는 이 단순한 여인의 맑은 눈동자에서 가장 순수한 것을 보았고 그녀의 눈빛에는 어떠한 불순물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고마워, 윤하야.”서현우는 천천히 손을 들어 윤하를 향해 엄지를 세웠다.윤하는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현우 오빠! 이제 움직일 수 있네요!”“그래, 움직일 수 있어. 근데 아직은 좀 조심해야 돼.”서현우가 말했다.“너무 잘 됐어요!”윤하는 완전히 안심하고 다시 앉아 놀라움을 전했다.“현우 오빠 대단하네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그러셨는데 오빠는 겨우 목숨을 건졌고 오랫동안 누워있어야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했어요. 근데 이렇게 빨리 움직일 수 있을지는 몰랐어요.”“윤하가 침을 잘 놔준 덕분이야. 아니면 회복하기는커녕 죽었을 지도 몰라.”서현우는 자기도 모르게 마음속에 두려운 마음이 생겼다.독매미 등 7명의 군신급 강자와 생사를 넘나들며 싸울 때도 그는 이렇게 긴장한 적이 없었다.이건 순전히 자신의 목숨을 남에게 맡기는 것이었다.목숨을 다른 사람에게 온전히 맡긴다는 것은 무섭고 고통스럽다.앞으로 이런 일은 궁지에 몰리지 않으면 정말 더 이상 할 수 없을 것이다.“현우 오빠, 몸이 너무 더러운데 일어날 수 있어요? 윤하가 씻겨드릴게요.”윤하가 말했다.지금의 서현우는 온몸이 검은 피투성이였고 거북한 냄새도 풍겼다.요정처럼 아름다운 윤하와는 완전히 양극이었다.그러나 윤하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금도 싫어하지 않았으며 코를 막지도 않았다.그녀는 매우 진지하고 소박하여 이미 철저히 서현우를 그녀의 아랑으로 여겼다.“아니, 좀 더 누
10월 4일, 정오 무렵.서현우는 온몸에 경락이 뚫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일어설 수 있었다.그러나 침대에서 내려오려면 여전히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다.근데 서현우가 걱정하고 있는 건 이것이 아니다.그는 배가 고프다는 이유로 윤하를 잠시 방에서 떠나게 하고 은침을 들고 부상에 대한 회복과 치료를 시작했다.이른바 의난자구라는 것은 서현우에게 존재하지 않는다.그가 윤하를 보낸 것도 다른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음 자구 방식이 귀의문의 전승과 관련되기 때문이다.문밖의 노부부는 여태껏 엿들은 적이 없는 것처럼 서현우가 스스로 치료하는 과정을 훔쳐보지도 았다.거의 한 시간이 걸려 서현우는 검은 피를 토해냈다.무거운 느낌은 사라지고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며 격세지감만 느꼈다.윤하가 돌아오기 전에 서현우는 샤워하고 윤하가 일찌감치 준비한 묘계족 복식으로 갈아입었다.몸에 딱 맞았다.“현우 오빠, 식사하세요!”윤하가 밥상을 들고 들어왔을 때 서현우는 이미 옷을 입고 창가에 서 있었다.서현우가 몸을 돌릴 때, 윤하는 자기도 모르게 멍해졌고 심장 박동이 갑자기 빨라지기 시작했다.조각같은 외모에 훤칠한 기럭지까지 옷을 입든 안 입든 서현우는 한결같이 매력적이었다.묘계족의 복식은 아주 잘 어울렸고 뭔가 말로 표현할 수없는 소탈한 느낌도 있었다.“윤하야, 고마워.”서현우는 활짝 웃으며 걸어왔다.그러자 윤하는 볼에 홍조를 띠며 서현우의 눈을 감히 보지 못했고 음식을 탁자 위에 놓고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현우 오빠, 벌써 움직일 수 있어요?”“응, 오후에 가려고.”서현우는 이제 겨우 걸을 수 있을 뿐 부상은 여전히 심각하다.현재 행진 속도에 따르면 명용산맥으로 돌아가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리고 그는 아직 자신이 정확히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른다.그러니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서현우의 말을 듣고 윤하의 눈에는 자기도 모르게 어두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갑자기 서운한 마음이 생겼다.마치 어렸을 때 할
“할아버지도 할머니도 묘계족이 아니에요. 다른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서 들었는데아주 오래전에 묘계땅으로 와서 은거하고 있다고 그러셨어요.”“저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친손녀 아니에요. 작은 나무 아래에서 저를 주으셨어요.”“나한테 친구들도 많은데..... .”가는 길내내 윤하는 재잘재잘 서현우에게 말을 하고 있다.그녀는 말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 명용산맥에 도착하기 전에 행여나 말을 끝내지 못할까 봐 두려웠다.어쩌면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고 더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조용히 듣다가 가끔 두마디씩 대꾸하였는데 거의 대부분은 듣는 편이었다.그는 상처가 심해 걷는 사이에도 피가 났다. 특히 어깨에서 허리까지 칼에 맞은 부상은 서현우를 두 동강 낼 뻔했다.서현우는 걸음마도 느려서 자연히 말할 힘도 없었다.윤하는 서현우를 부축하고 그의 발걸음에 따라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풀밭을 지나고 숲을 지나고 돌다리를 건너고...... .걷는 내내 결코 수월하지 않앗다.독충과 맹수를 모두 만났는데 독충은 윤화가 처리하고 맹수는 서현우가 상대했다.부상이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어 사람과 싸우는 것은 다소 어렵지만 지능지수가 없는 짐승과 싸우는 것은 여전히 쉽게 대처할 수 있었다.남산 십만 대산에서 그는 별의별 맹수를 다 보았었다. 그들의 특성을 잘 알고 있어 쫓아내거나 참살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묘족을 만나기도 했지만 윤하가 있어 무사했다.어느새 날은 어두워졌다.광야에는 밤바람이 솔솔 불고 사방은 캄캄하여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멀리서 늑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 등골이 오싹하기도 했다.윤하는 약간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노부부에 의해 잘 보호되어 밤늦게까지 야외를 걷는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서현우는 수원과 가까운 평온한 지대에서 멈춰 쉬려고 했다.그러자 윤하는 곧 마른 장작을 주워 모닥불을 피웠다.火불길이 타오르자 마른 장작이 “탁탁-” 소리를 냈다.서현우는 옷을 풀고 윤화는 그를
“너였어! 하하하..... 이런 우연이 다 있다니! 이런 행운이 다 있다니!”서현우를 보고 독매미도 흠칫 놀라더니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요 며칠 그는 줄곧 묘계의 땅을 떠나는 길을 찾고 있었다. 다만 그는 이곳에 대해서익숙하지 않아 암암리에 여러 묘계족 채약인을 체포하고서야 마침내 명용산맥을 찾았다.떠나기 전에 서현우를 우연히 만날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독매미는 이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하늘은 그가 직접 서현우과 같은 절세의 천재를 말살하도록 운명을 지어준갓이라고!“빨리 가!”서현우는 윤하를 뒤로 당겨 손목을 뒤집고 비수는 이미 손에 꼭 쥐어 공격 자세를 취했다.“현우 오빠...... .”윤하는 즉시 머리가 온통 백발이고 유독 푸른 실 한 가닥이 눈썹에서 떨어지는 이 아르신이 서현우의 적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저도 모르게 걱정이 되었다.서현우의 부상을 그녀는 너무 잘 알고 있다.서현우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독매미를 바라보며 담담한 살의가 몸에 배어 나왔다.“그래 네 말대로 우연이 맞네 행운이 맞네! 너희 모두 7명이었는데 너 하나만 남았지?혼자서 외롭지 않아? 널 그곳으로 보내줄게! 가서 단란하게 모여봐!”“하하하...... .”독매미는 미친 듯이 계속 웃었다.“서현우, 아직도 날 위협하는 거니? 숨결이 어지럽고 발밑이 허약하며 미간 사이에 옅은 푸른 기운이 있어 보이는데 너 부상이 매우 심각하지? 아직 회복도 되지 않았지?”그러나 서현우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그럼, 어디 한번 덤벼 봐.독매미의 웃음은 사라지고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그는 서현우를 매우 꺼린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서현우가 생색을 내는 건지 부상이 회복되었으나 아픈척을 하는건지 일부러 속임수를 쓰는 건 아닌지 알 수가 없었다.순간 독매미는 경거망동하지 못했다.소위 병사는 사기를 싫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이렇다.서현우의 눈빛은 고풍스럽지만 마음속으로는 초조함을 참을 수 없었다.교착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
“흥!”노씨 할아버지는 노호하며 손을 떨자 가루약이 서현우의 등 뒤에 뿌려졌고 흐르는 선혈은 재빨리 멈추었다.그리고 민씨 할머니는 알약 하나를 서현우의 입에 넣었고, 동시에 은침 두 개를 손목에 찔렀다.그러자 선혈이 갑자기 튀어 나왔다.무서울 정도로 빨간 선혈이었다.서현우의 상황은 나아지고 있었다.“경맥을 억지로 역전시키고 저 사람과 같이 죽으려고 했다니! 너도 참 독하구나!”민씨 할머니가 꾸짖었다.서현우는 쓴웃음을 지엇다.“자식아, 네 목숨은 내가 구했는데 간다면 가고 버린다면 버려? 나한테 물어나 봤어?”노씨 할아버지는 서현우를 노려보았다.“가야만 하는 이유도 있고 싸워야만 하는 이유도 있었지만 부끄럽고 죄송합니다.”서현우는 침울하게 말했다.그러자 노씨 할아버지는 분개하여 소리쳤다.“단지 우리한테만 미안한 건 아니지? 네가 미안해야 하는 건 윤하야!”서현우는 대답할 말이 없었다.확실히 윤하한테 제일 미안해야 한다.만약 두 어르신이 제때에 오지 않았다면, 윤하는 위험했을 지도 모른다.그녀는 분명히 아픈 것을 질색하지만 서현우를 살리기 위해 고통을 감수했다.빚진 목숨과 정은 어떻게 갚아야 하는 걸까?“너 못가.”민씨 할머니는 눈살을 찌푸리며 서현우에게 말했다.“네 몸은 구멍이 난 대나무통과 같아. 반드시 잘 수양해야 해. 아니면 목숨을 잃을 지도 몰라.”서현우는 고개를 저었다.“반드시 가야 합니다.”“목숨을 잃는데도?”“죽어도 가야 합니다.”서현우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그 독실함은 세 사람을 감동시켰다.“그럼, 꺼져! 어차피 목숨은 네 것이니 죽어도 싸!”노씨 할아버지는 노발대발하며 손을 흔들었다.서현우는 그에게 허리를 굽혀 절했다.절을 하자마자 등의 선혈이 또 침투하기 시작하여 옷자락에 모여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서현우는 아픔을 느끼지 못한 듯 돌아섰다.“현우 오빠!”윤하는 얼른 앞으로 나가 서현우를 끌고 고개를 돌려 두 어르신에게 애원했다.“할아버지, 할머니, 현우 오빠 좀 도와주세요!”“바
독매미의 출현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서현우는 시계가 없어 대략적인 판단만 할 뿐 구체적인 시간은 모른다.삼전금단의 약효를 얻어 서현우는 등산에 전력을 다했다.그리고 두 시간 가까이 걸려 마침내 산꼭대기에 섰다.기와촌 방향을 멀리 바라보니 애초에 묘계의 땅에 들어갔던 곳과 4개 산의 거리가 빗나간 것을 발견했다.서현우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품에서 긴 채색리본을 꺼내고 그우에는 작은 은방울이 걸려있었다.그는 리본을 나뭇가지에 휘감았다.광풍에 채색 리본이 흔들리고 딸랑딸랑 맑은 소리가 나며 천지 사이에 메아리쳤다.“쾅쾅-”하늘 끝에 전투기가 나타났다.서현우는 남강의 전쟁기어에 따라 리본을 흔들었다.구름 위에 보이지 않는 전투기에서 뇌창은 흥분해 마지않았다.전투기가 서현우 이곳을 향해 날아왔다.서현우는 고개를 돌려 운무에 가려진 묘계의 땅을 보고 다시 깊이 허리를 굽혀 절했다.“노씨 할아버지, 민씨 할머니, 윤하야, 감사합니다!”얼마 후 서현우는 전투기에 올랐다.......중영, 밝은 태양이 높이 비추고 있다.햇빛이 내리쬐니 온 도시가 온통 새빨갛게 변해버렸다.시골에서 작은 마을까지, 현성에서 도시중심까지.집집마다, 건물마다!모두 붉은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붉은 등롱이 높이 걸려 있다.도시 전체의 네온사인이 처음으로 낮에 켜져 붉은색으로 통일되었다.모든 빨간색 차량은 혈관의 피가 흐르는 것처럼 도로를 누비고 있다.고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중영은 마치 선홍색의 꽃처럼 푸른 산과 푸른 물 사이에 피어난것만 같았다.“서둘러! 각 지역 봉쇄 정황 보고해!”“뭐? 이제와서 족발이 부족하다고? 그럼 지금 돼지우리에 가서 돼지를 죽일까?”“수위군은 뭐하고 있어! 무슨 일이든 내일로 미루고 무릇 소동을 일으킨 사람이 있으면 수감하도록 해!”“불꽃놀이는? 47번째 검사를 진행했는데 아직도 차질이 있어! 다시해!”천우성은 바빠서 미칠 지경이다.국례사 요원들이 도와주고 있는데도 발에 불이 날 지경이다.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