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관 안에서영지호가 떠나자 동구가 또다시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닥쳐.”서현우는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동구를 향해 웨침과 동시에 혼수상태에 빠져있는 호정식을 바라보았다.호정식의 눈꺼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깨어났다.호정식이 천천히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동공의 홍채가 보이기 시작했다.“어르신, 깨셨어요?”서현우가 물었다.호정식이 일어나려 하자 서현우가 부축했다.“할아버지!”동구는 할아버지가 깨어나자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후후…….”호정식은 긴 숨을 들이마시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위아래로 깐깐하게 훑어보더니 의심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청년, 지네는?”“저는 서현우라고 합니다. 여기 이 의관의 의사입니다.”“젊은데 능력까지 있군!”호정식은 거듭 칭찬하며 말했다.“이렇게 머리가 맑은지가 얼마만인지 몰라. 집에서 날 데리고 많은 의사들을 보러 다녔지만 다 속수무책이었어. 뜻밖에 이렇게도 젊은 의사의 덕을 보게 되었네.”“운이 좋으신 겁니다.”서현우가 웃으며 말했다.“겸손은 괜찮지만 너무 겸손하면 그건 가식적인거야.”호정식이 말했다.“재능 있는 사람은 재능 있는 사람이기에 좀 자만해도 괜찮아. 재능 없는 사람은 그런척도 못해.”“어르신 말씀이 맞으십니다.”서현우가 머리를 끄덕였다.호정식은 멈칫거리더니 또다시 물었다.“내가 자네 몸에서 쇠 냄새를 맡았는데 군대 갔다 온건가?”“어르신 눈이 참 밝으십니다. 남강에서 군사생활을 했었습니다.”서현우가 머리를 끄덕였다.강한송이 옆에서 입을 삐쭉거렸다.군대만 갔다온게 아니면서. 서현우는 남강에서 제일로 잘나가는 군인었다.용국을 지키는 주인이었다.호정식은 서현우를 다정다감하게 바라보며 물었다.“군 생활을 몇년 했지?”“6년 했습니다.”“어디 군인이었나?”“정예 부대였습니다.”호정식은 멈칫했다.“현 남강 총사령관이 직접 만들었다는 전설의 부대? 백성들을 지키는 그 정예 부대 말인가?”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칭찬을 듣는건 처음인지라 서현우는 담담하게 머리를 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적들을 물리치고 땅과 배상금을 모조리 되찾다니!”호정식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강산에 대대로 인재가 나타나니 용국을 지켜나갈 사람이 있어서 한시름 놓았어.”서현우가 머리를 저었다.“아닙니다. 선배님들이 없었다면 백성들의 안전도 없었을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따라 나라를 지키고 있는것 뿐입니다.”“조급해하지도 않고 듬직한걸 보아 자네 장군 감이네.”호정식이 웃으며 말했다.“정예 부대에서 작은 병사는 아니었지?”서현우는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전 그저 작은 병사에 불과했습니다.”말을 마친 서현우가 계속 바둑을 두기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바둑판에 검정색과 흰색 바둑알이 가득 놓여있었다.호정식은 식지와 중지 사이에 검은 바둑알을 들고 있더니 묵묵이 도로 회수했다.바둑알이 바둑판에 떨어지면서 경쾌한 소리를 내었다.호정식은 서현우를 바라보며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난 늙었어.”“사람은 누구나 늙어가기 마련입니다. 가치있게 늙었는지 아닌지만 차이 있을 뿐입니다.”“하하하…….”호정식이 웃으며 말했다.“그럼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인가?”“네, 그렇습니다.”서현우는 호정식을 향해 인사를 올리며 말했다.“장군님과 선배님들이 용국을 위해 하신 모든 일들은 백성들의 머리속에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것입니다.”“그럼 된거네!”호정식은 손을 흔들더니 감개무량해 하며 말했다.“자네는 아주 좋은 세대에 태여났네. 우리 세대는 너무 어려웠어. 그리고 그때의 남강 총사령관은 지금 사령관보다도 특출한 능력을 갖투지 못했어…….”“하지만 그 사람의 애국심은 의심할바가 되지 못해. 그 사람은 황족 친척 관계로 총사령관이 되었어. 실력은 없었지만 말이야.”“내가 직설적이라 말이야. 그 놈 어떨땐 좀 쫄보기도 했어. 안 그러면…….”서현우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호정식은 나무랄 자격이 있었지만 서현우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백성들과 나라를 위해 피터지게 싸운 선열들을 자신히 감히 평가할수는 없었다.호정식은 서
서현우가 집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저녁이었다.솔이를 데리고 동물원에 가려고 했지만 날씨가 흐리기 시작했다.우뢰가 움과 동시에 폭우가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어느망할 놈이 하늘에 비오라고 맹세라도 한듯이.아쉽지만 동물원에는 가지 못하게 되었다.솔이는 울음을 꾹 참고 가여운 얼굴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서현우는 너무 미안한 나머지 집에 동물원을 짓고 싶은 생각마저 들었다.“비가 그치면 우리 동물원 갈가?”솔이는 머리를 끄덕였다.“좋아.”하지만…….이 비는 무려 연속 두날밤이나 내렸다.서남각지에 내린 폭우로 손실이 어마어마했다.서현우도 남몰래 기부를 했다. 이런 자연재해에 있어서는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여러 부문의 협조와 지원도 있었고 의사와 간호사들도 많았다.세번째 날에야 비가 그치고 해빛이 쨍쨍 비추기 시작했다.동물원은 문을 열지 않았고 따로 시간을 공지한다고 했다.“나 시설에 할머니 보러 가고싶어.”진아람이 문득 할머니 말을 꺼냈다.서현우가 머리를 끄덕였다.“같이 가자, 솔이도 데리고.”진 노마님은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태라 지나간 일을 굳이 따질 필요는 없었다.아람이도 진 노마님이 이젠 이 집에 들어올 일이 없으니 가 보아도 괜찮을거라 생각했다.세 식구는 진 노마님을 모신 양로원으로 향했다.서현우가 주차를 마치고는 영양제를 사들고 걸어왔다.“어떻게 오셨어요?”양로원 경호원이 서현우를 보고는 보안실에서 걸어나오며 물었다.“어르신 뵈러 왔어요.”진아람이 대답했다.경호원은 위아래로 훑어보며 물었다.“예약은 하셨어요?”서현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집 어르신을 뵈는것도 예약해야 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는데요?”“여긴 보통 양로원이 아니에요.”배가 넙죽하고 코로 사람을 보고있는 이 아저씨는 40대쯤 되어보였는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당신들 이 양로원 누가 꾸리는지는 알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행동히는거야?”“누구의 소유든 우리가 가족을 볼 권리를 박탈할수는 없어요.”서현우의 목소리가 가
진아람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나 또 하늘을 날래!”솔이가 흥분해하며 말했다.“다음번에 다시 날자.”서현우는 웃으며 솔이를 진아람의 품에 안겼다.진아람은 솔이를 받아안고는 바닥에 쓰러져있는 경호원들을 쳐다보았다. 두렵기도 하고 멍하기도 했다.“솔이야, 괜찮아, 엄마가 있어.”솔이가 또박또박 얘기했다.“아까 엄청 재미있었어.”진아람이 멈칫했다.“현우 아저씨가 사람 때리는걸 보지 못한거야?”“보았어. 현우 아저씨는 히어로야. 나쁜 사람들을 때렸어.”솔이가 서현우에게 존경스러운 눈길을 보냈다.진아람은 흠칫 놀랐다. 서현우의 쭉 빠진 뒷보습과 잘생긴 얼굴과 매혹스러운 웃음까지.그렇다.이 남자만 곁에 있으면 두려울것이 없었다.“무슨 사람들이야? 여기에서 소란을 피울 생각을 하다니, 살고 싶지 않은건가?”양로원 건물밖으로 스커트를 입은 중년 아줌마가 걸어나오면서 미간을 찌푸리며 서현우한테 소리 질렀다.“우리가 가족 보러 오는데 당신들 허락을 맡아야 하는거야?”서현우가 차갑게 물었다.중년 아줌마는 서현우의 날카로운 눈빛에 자신도 모르게 한발 물러서더니 금세 노기등등해하며 말했다.“우리 양로원에는 규정이 있어. 가족들을 뵈려면 먼저 예약을 해야 해! 당신들은 예약도 안 했을뿐만아니라 막무가내로 무단친입에 우리 경호원들까지 때렸어! 이건 법을 어기는 일이야!“법을 어기는 일인지 아닌지는 우리 집 어르신을 보고 따져도 늦지 않아.”말을 마친 서현우가 성큼성큼 층계로 향했다.중년 아줌마가 서현우를 막아나서려 했지만 서현우에 의해 뿌리쳤다.중년 아줌마는 바닥에 쓰러지는척 하며 서럽게 웨치기 시작했다.“여기 사람 죽여! 사람 죽이려고 해! 거기 아무도 없어요? 살려주세요!”서현우는 어이가 없었다.진아람은 불안했다.서현우가 곁에 있는한 위험은 없겠지만 그래도 일이 커지는건 다른 문제였다.진아람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평범한 인생을 살고 싶을 뿐이였다.하지만 서현우는 굽힐줄을 몰랐다.눈가에 살기가 일었다. 서현우는 막무가내인 중년
"너희들 빨리 꺼져! 경비원 불렀어!"화가 단단히 난 중년 여자는 벽에 있는 벨을 연신 쳐대며 버럭버럭 소리질렀다."당신 그러고도 사람이에요?"진아람은 화가 나서 몸을 떨며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돈을 들여 로인을 양로원에 보냈는데 바로 당신들에게 이렇게 대하라고 했어요? 어쩐지 예약을 해야 들어올 수 있더라고... 예약이 잡히면 그제서야 자신들을 치장하느라 정신이 없었던게지!""이미 70살된 노인네입니다, 어찌 이리도 맘이 악독할수가 있어요?"진아람은 호통을 쳤다. 진할머니의 어리석고 멍청한 모습을 보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어 심지어 눈물이 뚝뚝 떨어지려 했다. 그러나 이를 악물고 중년 여여자를 가리키며 소리쳤다."당신은 부모도 없어?! 당신의 부모가 이렇게 대접받으면 과연 어떻게 생각하거에요?그리고 당신 본인도 늙으면 자녀에게 양로원으로 보내지게 될건데, 인과응보란 말 모르세요?""그... 그러니깐... "중년 여자는 할말을 잃었다.다만 경비원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예전에 이런 일이 생기면 경비원이 아주 빨리 왔었는데 오늘따라 굼떴다.왜 이러지...?"당신은 양심이 조금이나마 있습니까?" 진아람은 분노하여 물었다.중년 여자는 안정할 수 없어서 발을 내디디면 곧 가려고 한다.진아람이 그녀의 몸으로 앞을 가로막았다.중년 여자는 이윽고 구정물통을 진아람에게 던졌다.서현우는 눈치 빨리 이내 진아람이 흠뻑 젖기 전에 발로 찼다.아악 하는 비명 소리와 함께 구정물통은 중년 여자에게 부딪혔다. 그 안에 있던 남은 음식과 썩어빠진 밥이 그녀의 얼굴을 흠뻑 젖혔다.삐걱-타이어가 지면에서 심하게 마찰하여 발생하는 브레이크 소리가 멀리서 울린다.서현우는 창문으로 내다 보았다.양로원 밖에는 여러 대의 승용차가 대문을 가로 막고있었다.꽃무늬 체크 셔츠를 입은 청년이 먼저 나왔고, 뒤에는 팔에 문신을 한 사람들이 많이 뒤따라 나섰다.각각의 흉악한 놈들로 보기만 해도 만만하지 않다는것이 느껴졌다.서현우는 눈을 돌려 중년 부
경찰들이 순찰하러 나온 모양이었다.길죽한 다리에 늘씬한 몸매를 가진 사람을 중심으로 한 무리 경찰들이 몰려오는것을 보고 꽃무늬 셔츠는 퍽 난감했다. 임진이었다.“아이고, 임 대장님, 여기는 어떤 일로 오셨습니까?”꽃무늬 셔츠는 싱글벙글 하며 임진에게 인사를 올렸다.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되물었다.“하동훈, 네가 여긴 웬 일이야?”“아무 일도 아닙니다. 대충 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꽃무늬 셔츠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경찰 언니, 저 사람들 다 나쁜 사람들이야!”솔이의 앳된 소리가 들려왔다.임진의 두눈에서 동공지진이 일어났다.“계집애 참 귀엽게도 생겼네. 어려서 그런지 말을 거리낌 없이 하네, 하하하, 어려서 그래, 어려서.”꽃무늬 셔츠는 솔이를 노려보았다.서현우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하동훈을 향해 발길질을 날렸다.하동훈은 반항할 틈도 없이 서현우 발길에 걷어차여 뒤에 서 있던 사람들과 함께 바닥에 와르륵 쓰러졌다.하동훈은 심장이 터질것만 같았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신음소리도 나지 않았다.서현우는 복도에 차가운 눈빛을 하고 서있는 임진을 바라보았다.“모두 돌아서서 벽 마주하고 두 손 머리뒤로 올려. 그리고 민증 꺼내!”임진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가 없었지만 서현우의 날카로운 눈빛에서 큰 일이 일어났음을 예측하고 있었다.임진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이 상황을 통제하려고 했다.하동훈도 한참이 지나서야 숨을 들이마시기 시작했다. 서현우의 차가운 눈빛을 보고는 겁이 난 나머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하동훈이 데려온 사람들은 하나둘씩 벽을 마주하고는 두 손을 머리뒤로 올리고 있었다.임진과 함께 동행한 경찰들이 사람들의 몸을 수색하기 시작했다.“서현우, 무슨 일이야?”임진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서현우는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네가 한번 봐봐.”임진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방안으로 들어갔다.임진은 쌀뜨물 범벅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구역질을 하고 있는 중년 아줌마를 보았다. 옆에는 멍청해 보이는 진 노마님이
임진은 순찰 본부의 대장이었다.한걸음 한걸음 자신의 노력으로 이 자리에까지 올라왔다.임진의 아버님이신 천부성의 임 도자사님이 몰래 도와주셨을수도 있다.임진은 악랄한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에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악을 이미 몸소 체험해보았다고 생각했다.앞에 놓여진 광경을 보고서야 자신이 사람 마음을 아직 잘 모르고 있다는것을 깨달았다.얼마나 오랜 시간의 고통을 겪어야 어르신이 무의식간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걸까?“임 대장님……. 우웩…….”양로원의 책임자를 찾으러 갔던 경찰이 달려왔다.소리 내여 외치기도전에 악취를 맡은 경찰은 얼굴색이 창백해지더니 구역질을 해댔다.애써 참고 있던 임진도 경찰의 구역질 소리에 속이 울렁거렸다.임진도 복도로 달려나와 헛구역질을 해댔다.서현우는 비통한 마음으로 모퉁이에 움츠리고 앉아있는 어르신을 바라보더니 자리를 떠났다.여긴 수많은 방들중 하나에 불과했다.진 노마님이과 이 어르신은 결코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었다.7층에 위치해있는 양로원, 300미터쯤 되는 이 복도에 얼마나 많은 방들이 있는지 아직 모른다.얼마나 많은 어르신들이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 모른다.서현우는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이 앞섰다.사람은 누구나 다 늙어가기 마련이다.사람이 늙어가기 시작하면 머리숱도 적어지고 이도 빠지고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된다.그들은 자식들의 관심과 사랑을 필요로 한다.부모님들이 자식들을 키우듯이 자식들도 부모님에게 효도하는것이 자식이 해야할 도리이다.서현우는 많은 자식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어르신들을 양로원에 모셨으리라 믿었다.매달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면서 년로하신 아버지, 어머님이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시길 원했을 것이다.하지만…….만약 어르신들의 자식들이 지금 이 광경을 보았다면 어떤 심정일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사람으로 태여나 사람이 아닌 짓을 하고 있다.경찰은 한참이 지나서야 안정 되었는지 창백한 얼굴로 임진에게 보고를 올렸다.“임 대장님, 책임자가 CCTV 화면을 지우고 있는걸 제
서현우는 총을 임진한테 돌려주었다.임진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총을 받았다.“봐봐, 이렇게 간단한 일을.”서현우가 임진을 보며 말했다.“어느 방이나 카메라가 다 설치되여 있을거야. 그 화면을 통해 네가 잡을 사람들을 찾을수 있을거야.”임진은 침묵을 유지했다.“어르신들을 학대하는 놈들 하난도 빠짐없이 잡아야 할거야.”서현우가 매 한마디에 힘을 주며 말했다.“안 그럼 내 방식대로 이 일을 처리할테니까.”임진이 다급히 말렸다.“진정해.”“내가 충동적이었으면 하동훈은 이미 죽었어.”서현우가 임진을 쳐다보며 말했다.“넌 순찰 본부의 대장이니 법대로 일을 처리해. 하지만 법으로 가능하지 않을땐 내가 나서!”임진이 입을 열려 했지만 서현우가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나한테 법은 나한테 심판의 권리를 부여한적 없다는 그런 말 하지 마. 국혼이 진행되기 전, 나한테 증거만 있으면 그 누구든 내가 처리할수 있어.”임진은 숨을 길게 내쉬며 머리를 끄덕였다.“하동훈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약속할게. 하 부도지사님도 문제가 있으면 윗분들한테 보고드려 법정의 심판을 받게 할거야.”“너무 느려.”서현우가 머리를 저었다.“하씨 가문 사람들이 증거를 없애려 할거야. 하웅이 이 사건에서 발을 빼려 할거야. 하웅한테 문제가 있으면 날 알려. 내가 해결할게.”임진이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서현우, 네가 법을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 안 들어?”“이 세상에 나 같은 악인도 존재해야 하는거 아니야?”서현우가 물었다.임진은 대답하지 못했다.임진은 법대로 조사를 진행한다면 양로원 책임자만 감옥살이를 하게 된다는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 하동훈은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지 않게 될것이다.하지만 서현우처럼 원칙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복잡한 일이 많이 단순해진다.하동훈은 벌을 받게 될것이다.임진도 서현우처럼 악한 사람이 법의 징벌을 받지 못할 경우 악인은 악인이 징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얼른 사람들을 동원해 다른 깨끗한 양로원을 알아봐. 여기 계시는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