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건 쉬워? 정말 죽을 셈이야?”진개국이 한강에 뛰여들려고 할때 모를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개국이 뒤돌아보니 코트를 입은 웬 남자가 서있었다.그는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있었는데 검정색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얼굴을 알아볼수가 없었다.“당신은…….”“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난 당신이 원하는 모든걸 줄수 있어.”남자가 말했다.“하.”진개국이 실소하며 말했다.“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나한테 농담을 하는거야?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악독할수가 있어?”“진개국, 네가 예전에 했던 일들을 생각해봐. 너가 다른 사람한테 악독하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것 같아?”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난 널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진씨 가문 형제들중 진개산은 욕심이 너무 많아. 진개해는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사실 연약한 사람이야. 진개군은 목표가 없어. 너 진개국 만이 이름처럼 수단 가리지 않고 야망도 커.”진개국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경쟁에 참여하려 않는척 하지만 진씨 가문 주인이 되려고 많은 준비를 해왔지. 아쉽게도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거야. 아니면 진 할머니가 죽은후 넌 필연코 진씨 가문 주인이 되였을거야.”“이런 쓸데없는 소리나 할거면 닥쳐.”진개국은 한쪽 손으로 잡았던 난간을 놓았다.“내가 말했잖아. 난 너가 원하는 모든것을 줄수 있다고.”남자의 목소리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평생을 쓸수 있는 재부라든지 아니면 더할수 없이 높은 권리라든지, 천하 제일 미인을 갖고싶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죽을때까지 너한테 충성을 다할 무예강자들을 찾는다든지……. 네가 원하는건 다 들어줄수 있어.”“미친놈!”“안 믿어? 그럼 내가 믿을만한 일을 한번 해보지. 예를 들어……. 옥중에 있는 너의 아들을 꺼낸다든지. 그리고 군대 계급까지 달아주지.”진개국은 난간을 꽉 부여쥐고 물었다.“당신 말 진짜야?”“진짜인지 아닌지는 금방 알게 될거
남산 별장에서.진개해와 조순자는 여길 여러번 와보았지만 이번처럼 불안하고 긴장한 적은 처음이였다.둘은 모두 눈 먼 장인이였다.쓸모없는 놈이라고 온갖 욕설을 퍼부었는데 그런 사람이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을줄 몰랐다.둘은 어떻게 서현우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날래……. 높이 날래……. 하하…….”집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솔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어 활짝 웃고있는 서현우가 솔이를 안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솔이의 포도알같은 눈에서 두려움을 보아낼수 있었다. 솔이는 서현우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조순자는 웃음을 지어보이려고 애썼다.“서……”“콜록콜록콜록…….”진개해가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아버지.”진아람은 진개해의 등을 두드리며 애원 가득한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서현우는 한숨을 내쉬였다.진 할머니를 내보내기도 전에 진개해와 조순자가 돌아왔다.앞으로 진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 몰려드는건 아니겠지?이 집안 사람들은 악마와도 같이 벗어날래야 벗어날수가 없었다.“솔이야, 방에 들어가서 그림 그리고 있어. 우리 다음에 날자.”서현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네.”솔이는 머리를 끄덕였다.서현우는 솔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진아람은 무표정을 하고 있는 진 할머니를 밀면서 진개해와 조순자를 향해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들어오세요.”“콜록……. 아람아, 그래도……. 콜록콜록…….”진개해의 기침은 더 심해졌다. 그는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우린 이만 떠날게, 우리가 도저히…….”“따라올땐 언제고 지금와서 불쌍한척이야? 진개해 너 누구한테 보이려고 그러는건데? 설마 아람이가 너한테 들어와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거니?”진 할머니가 말했다.조순자는 진개해의 옷자락을 당기자 진개해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아버지, 그만 하세요. 우리 일단 들어가서 말해요. 현우한테 봐달라고 말해볼게요. 이렇게 기침 계속하단 큰일나요.”진아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개해는 아람이의 눈을 쳐다볼수가 없었다.아람
진아람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아람이는 서현우가 하고 있는 모든것들이 다 자신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러나온것이라는걸 잘 알고있었다.이렇게 모든 조건을 자신에게 맞춰가는 남자를 아람이는 지금이라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고 싶었다.아람이는 어떻게 현우의 사랑에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그 사랑은 이 세상 모든것을 넘어선듯 했다.“역겨워.”진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디/“짐승같은 놈. 이 더러운걸 당장 치우지 못해?”진개해는 앞으로 두발자국 걸어가 휴지로 자신이 뱉은 가래를 닦고는 거실에 있는 쓰레기통이 아닌 별장 밖 쓰레기통에 버렸다. 달려서 들어오는 길에도 호흡이 훨씬 가뿐했다.“손녀가 이미 너의 병을 치료해주었으니 얼른 꺼지지 못해> 설마 여기서 공짜로 자고 먹을 셈은 아니지? 얼른 꺼져!”진 할머니가 사납게 소리 질렀다.서현우가 말했다.“아람이한테 맡깁시다.”진 할머니는 다급하게 서현우를 보며 말했다.“현우야, 너 설마 이 두 짐승같은 놈이 너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다 까먹은거니? 어떻게…….””“아니요.”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가 저한테 하신 일들도 낱낱이 기억하고 있어요.”진 할머니는 입을 크게 벌리고는 할 말을 잃었다.누군가에 목덜미를 쥐여진 오리마냥 눈가에 두려움이 어려있었다.그는 두렵고 무서웠다.만약 현우가 따지고 들면 자신도 쫓겨날것이 뻔했다.아람이의 이 버팀목을 잃는다면 갈곳도 살아갈 방법도 없었다.서현우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ㅆ다.“저 먼저 올라가 볼게요. 얘기 나누세요.”아람이가 손을 뻗어 서현우를 잡아당겼다.서현우는 아람이의 눈에서 견강함을 보아냈다.서현우는 웃으며 제 자리에 앉았다.아람이는 진개해와 조순자를 보며 물었다.“아버지, 어머니, 지금 어디에 사세요?”“한……. 한 마을에 살고 있어……. 우리 걱정은 안해도 돼. 환경도 아주 좋아…….”조순자는 활짝 웃었디.아람이가 말했다.“제가 두분에게 집을 마련해 드릴게요. 그리고 일자리도 찾아드리고요.”“어떻게 그래?”진개해는
“너무해. 난 그냥 요리 좀 해달라는 뜻이였어. 날 안고 뭐하는건데?”방에서 현우의 한탄소리가 들려왔다.“바보야, 쉿.”띠리링…….관건적인 타이밍에 전화벨이 울렸다.서현우는 전화기를 손에 쥐고는 힐끔 쳐다보았다.임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에 대자로 뻗으며 말했다.“시작해. 반항 안할게.”“정아가 걸어온 전화면 무슨 일이 있는게 틀림없어. 얼른 전화 받아봐.”“정아가 누군데?”“임진이잖아. 예전에 이름이 정아였다. 나중에 임진으로 개명한거야.”“안 받아. 너가 날 넘어뜨렸잖아. 뭐라도 안하면 나 안 일어나.”서현우가 고집을 부렸다.이런 모습을 홍성이 알게 도니다면 아마 서현우를 썰어서 연구하려 할것이다.그 위엄있는 남강 총사령관이 다른 사람에 의해 사칭당한줄 알것이다.진아람은 빨개진 얼굴로 서현우의 허리를 꼬집었다. 서현우는 이발을 드러내고 웃으며 앉았다.“자기야.”서현우가 서러운듯 아람이를 바라보았다.아람이는 솔이를 재우듯이 서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저녁에…….”전화벨이 끊기기전에 서현우가 버튼을 눌렀다.전화 건너편에서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우야, 바빠?”“바쁘지, 너 때문에 끝났잖아.”서현우가 답했다.아람이는 부끄러움에 화를 내며 발을 현우의 얼굴에 갖다 대였다.“대낮에 좀 아니지 않니? 이미 끝났으면 날 대신해 여기 좀 갖다올래. 주소 찍어줄게.”임진은 조롱하는 어조로 말했다.“무슨 일인데?”“일단 와서 말해.”“바빠!”“나한테 빚진거 갚아야지?”서현우는 눈을 깜빡였다.“내가 빚진걸 이렇게 쉽게 써먹는다고?”“아니면 식사자리랑 바꾸니? 잔말 말고 어서와. 두사람 목숨이 달려있어.”사람 목숨이 달려있다는 소리에 현우는 정색하며 말했다.“알았어. 주소 보내줘. 지금 갈게.”통화를 마친 서현우는 아람이가 벗긴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저녁에 돌아올거야?”아람이는 W자세 다리를 하고 침대에 앉아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서현우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그
서현우는 법의학자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의사였다.게다가 상림지존 귀의문의 계승자였다.서현우가 마음만 먹으면 알아내지 못할 사인이 없었다.정력이 더 들뿐.서태훈의 일로 임진에게 신세를 졌었다. 임진 덕에 서현우와 아람이 사이의 오해도 풀리고 관계가 더욱 좋아졌으니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세번째 침을 꺼냈을때 서현우는 자신의 손끝을 찔렀다. 피가 은침에 떨어져 순식간에 침을 혈색으로 붉게 물들였다.서현우는 시체의 여러곳에 내리 찔렀다. 창백하던 얼굴이 혈색을 띠기 시작했다. 시체는 더더욱 죽어간 몸이 아니라 잠들어있는듯 했다.서현우는 혈색 은침을 시체의 미간에 찔렀다. 미간에서 선홍색의 피가 튕겨나왔다.서현우는 허공에서 피를 걸머쥐더니 순식간에 혈색 안개가 자욱해 졌다.같은 시각 서현우는 자기를 꺼내 혈색 안개를 모았다.임진은 놀랐다.마숳 같았다.“너 신선 아니야?”임진은 믿기 어렵다는듯이 물었다.서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서현우의 눈을 자세히 보면 그의 동공이 축소되여 있다는것을 발견할수 있다. 그의 눈가에 근심걱정과 분노가 스쳐지나갔다.“묻고 있잖아.”임진이 물었다.서현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어.”임진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무언가를 열심히 조작하는것 같던데 알아내지 못했다고? 진심이야?”“사망자가 슬하에 둔 자식은 있어?”서현우가 물었다.“없어. 이 소정훈이라는 사람 불임증이야.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이지.”임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하지만 딸을 입양했어. 소예원이라고 올해 22세, 중연 대학 학생이야. 얼마전에 여행을 떠났는데 아직 이 일을 모르고 있어…….”“신세 한번 더 갚은걸로 하자.”서현우는 자리를 떠났다.“나 볼일 있어서 이만 가볼게. 나중에 바.”임진은 서현우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찝찝했다. 하지만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는지라 한숨을 내쉬였다.“사건이 좀 복잡하네…….”그는 건물을 떠나 천남 의관으로 향했다.눈빛이 차가워졌다,그는 임진을 속였다
오재훈이 소예원을 많이 아끼고 있다는것을 서현우는 보아낼수 있었다.그 궁극적 원인은 소예원의 어머니였기에 소예원에 대한 가여움이 어느정도 있었다.“소예원 어디 있어요?”서현우가 물었다.죄를 묻는 어조가 덜했다.“네 뜻은?”“저한테 와보라고 하세요.”“알겠어.”서현우는 명확한 태도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오재훈은 서현우가 한시름 놓았다는것을 보아낼수 있었다. 그는 기쁜 마음에 지팽이도 버리고는 뛰쳐나갔다.천남 의관에 진료를 받으러 오신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오재훈이 달려나가는 모습에 멍하니 서있었다.다들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신심으로 가득찼다.지팽이를 짚고 들어오던 노인이 바람에도 쓰러질것만 같던 노인이 뜀박질 하며 나가다니!이로써 천남 의관 의사들의 의술이 높다는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이건 서현우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에피소드였다.그 무엇도 환자들의 믿음과 바꿀수 없었다.서현우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질때까지 천남 의관에서 진료를 보았다. 강한송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떴다.서현우를 본 진아람은 얼굴이 붉어졌다. 똘망똘망한 눈빛이 서현우를 심쿵하게 만들었다.저녁밥이 어떤 맛인지는 중요하지가 않았다.진아람 하나로 넋을 잃게 만들었다.다음날 아침 오재훈이 서현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천남 의관에서 서현우는 소예원을 만났다.소예원은 소박한 옷차림에 머리를 숙이고는 옷자락을 쥐고 있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부모님이 혼내기를 기다리는것 같았다.“설아, 이 선배를 본적 있니?”소예원은 고개를 들고는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작은 얼굴에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서현우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선배님, 안녕하세요.”서현우는 여직껏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소예원처럼 눈에세 속세에 대한 분노를 보아낼수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20살쯤 되는 여자애가 짐승보다도 못한 양부모를 죽였지만 아무런 표정의 변화를 찾아볼수 없었다.소예원은 서현우 생각보다도 더 강했다.서현우는 오래도록 입을 열지 못했다.서현우 몸에서 노기
중연시 중심광장 만남 커피숍에서.“풉…….”서나영이 상천랑의 얼굴에 커피를 뿜었다.다행히도 상천랑이 오늘 입은 옷도 커피색이였다.상천랑은 절망한듯 얼굴을 닦았다.“미안해…….”서나영은 미안했지만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누가 너더러 허풍 떨래?”“진짜야!”상천랑은 울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중심 광장 뿐만아니라 내가 마음만 먹으면 중성시 어디에서도 너의 오빠 결혼식장으로 빌릴수 있어.”“계속 이러네.”서나영은 상천랑을 흘겼다.“내가 우리 오빠 능력을 믿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 국혼이잖아. 국혼!”상천랑은 머리를 끄덕였다.“맞아, 국혼. 네가 말한것들은 너무 사이즈가 작아.”“너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아니면 아침에 약 먹는걸 깜빡한거야?”상천랑은 묵묵부답이였다.“…….”서나영이 계속 말하려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핸드폰에 써있는 이름을 본 나영은 싱글벙글하며 전화를 받았다.“예원아, 드디어 나한테 전화를 하네. 나 너 실종신고 하려 했어.”전화 건너편에서 예원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전에 말했었잖아. 금용시에 친척 만나러 갔었다고. 금방 돌아왔어. 우리 점심 같이 먹을가?”“나 중심 광장에 있어. 너 어디야? 내가 찾으러 갈가?”“아니야.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어.”“알겠어. 기다리고 있을게.”서나영이 전화를 끊었다.상천랑이 조심스레 물었다.“나영아, 언제쯤 너도 나한테 이렇게 부드럽게 대할가?”“누가 너더러 그렇게 얄밉게 행동하래?”서나영이 사납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야. 너 먼저 가.”“내가 왜 가? 너의 친구가 오면 내가 점심 쏠게.”“우리 귀여운 예원이가 너 보고 놀라서 도망가면 어떡해.”“나…….”“얼른 꺼져.”“알겠어.”상천랑은 섭섭하는 기색으로 몸을 일으켜 아쉬운듯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나영아, 내가 이미 결제했어. 점심에 너무 매운건 먹지마. 매운걸 먹으려면 요구르트라도…….”서나영이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꽃병을 내리던질 자세를 취하자 상천랑은 뜨끔하
서현우가 떠난뒤 상천랑은 바득거리며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입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쓴웃음을 지었다.그냥 놀아보려는 의미에서 시작된거라면 서현우의 동생을 감히 건드리지 못했을것이다.다른 여인들이 아무리 매력을 발산해도 이번에는 나영이한테 진심을 빼앗겼다.바람둥이일수록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집요하기 마련이다.그는 서나영을 찜했다. 누구도 나영이를 대신할수 없었다.상천랑은 주먹을 움켜쥐며 속삭였다.“내가 살아있는 한 난 내 모든 힘을 다해 나영이를 사랑할거야. 그 무엇도 나를 막아서지 못해. 아버지든 서현우 너든지를 막론하고 그 누구든지 말이야.”상천랑은 몸을 일으켜 휘청거리며 자리를 떠났다.멀지 않은 곳에서 홍성이 걸어나오며 말했다.“서현우님, 상천랑이 거짓을 말하는건 같지 않습니다.”“진짜든 거짓이든 의미가 없어. 나영이는 상천랑이랑 있을수 없어, 내가 허락 못해!”…….오후 한시반 중연 도지사부에서.천우성은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빴다.서현우와 진아람의 국혼이 중연에서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천우성은 중연 도지사으로서 상천랑이 혼례에 대한 세팅을 협조해야 했다.국혼의 규모는 그 무엇과도 비길수가 없었다. 그 어떠한 개인과 부문은 무조건 명령에 복종해야 했다.국혼이 순리롭게 막을 내리게 되면 그건 중연의 영광이였다. 또한 천우성의 이력서에 힘 있는 한획을 그을것이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천우성이 처리해야 할 일은 번잡하고 많았다.언제가 대기해 있어야 했으며 각종 부문과 협조하여 국혼의 진행에 차질이 없게 만들어야 했다.서류에 싸인을 마친 천우성은 기지개를 켜며 이미 식은 점심밥을 입가에 가져갔다.전화벨이 갑자기 울렸다.그는 다급하게 저가락을 놓고는 전화를 받았다.“천우성 입니다.”“천 도지사, 국제 비행기를 탑승하신 소희 공주님께서 중연 비행기장 T3 출구에 나와있을 예정입니다. 비밀 사항이니 잘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전화 건너편에서 앙칼진 소리가 들려왔다.“뭐요?”천우성은 실색하며 의자에서 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