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동소리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왔다.바닥에 깨진 접시들을 보고는 개의치 않는듯 식사를 했다.뚱뚱한 여자 한명이 이쪽으로 걸어왔다. 가슴에 매니저 명패를 달고 있었는데 진개국을 향해 소리쳤다.“쓸모없는 놈! 물건 하나도 제대로 못 드는거야? 내가 좋은 마음으로 남아서 설거지나 하라고 했거만 왜 일을 더 만드는거야?”“전 쓸모없는 놈이 아니에요!”“쓸모 없는 놈이 아니야?”매니저가 훈계했다.“마흔살도 더 되는 남자가 아는건 하나도 없어. 6개월도 안 된 사이에 접시를 얼마나 깨먹었는지 알기나 해?”“제가 배상할게요.”진개국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배상한다고? 배상이 가능하기나 해? 한달 월급 이미 깐지가 언제야. 도대체 일을 할거야 말거야? 하기 싫으면 꺼져!”진개국은 머리를 숙였다. 자신이 고통스러운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는 낮은 어조로 말했다.“죄송해요. 매니저님, 제 잘못이에요. 열심히 할게요.”“몹쓸 놈! 얼른 치워, 주방에 설거지가 저렇게나 많이 쌓여있는데 얼른 가서 씻지 못해?”매니저가 또 욕설을 퍼부었다. 머리를 돌린 매니저는 언제 화 냈냐는듯이 고객님들한테 상냥한 어조로 말했다.“식사 하시는데 불편 끼쳐드려서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진개국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바구니를 들었다.발걸음을 채 옮기기도 전에 진 할머니가 소리쳤다.“거기 서!”놀란 진개국이 하마트면 바구니를 또 바닥에 내팽개칠번 하였다.진 할머니는 욕설을 퍼부었다.“이 짐승만도 못한 놈! 난 또 네가 생모를 버리고 아주 잘살고 있는줄 알았지. 여기서 설거지나 할줄은 몰랐어.”매니저는 아첨을 떨며 말했ㄷ.“할머니, 이런 사람하고 화내지 마세요. 거기, 얼른 들어가서 설거지나 해! 거기서서 뭐하는거야?”뚱뚱한 매니저가 진개국을 위해 한마디 했다.“넌 저쪽에 빠져!”진 할머니가 말했다.“내가 내 아들 교육하는데 너랑 무슨 상관이야?”매니저는 연신 뒤걸음을 쳤다.“진개국! 날 똑바로 보지도 못하는거야?
“죽는건 쉬워? 정말 죽을 셈이야?”진개국이 한강에 뛰여들려고 할때 모를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개국이 뒤돌아보니 코트를 입은 웬 남자가 서있었다.그는 모자를 꾹 눌러쓰고 있었는데 검정색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기에 얼굴을 알아볼수가 없었다.“당신은…….”“내가 누군지는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건 난 당신이 원하는 모든걸 줄수 있어.”남자가 말했다.“하.”진개국이 실소하며 말했다.“지금 당장 죽게 생겼는데 나한테 농담을 하는거야?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악독할수가 있어?”“진개국, 네가 예전에 했던 일들을 생각해봐. 너가 다른 사람한테 악독하다는 말을 할 자격이 있는것 같아?”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하지만 난 널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진씨 가문 형제들중 진개산은 욕심이 너무 많아. 진개해는 겉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사실 연약한 사람이야. 진개군은 목표가 없어. 너 진개국 만이 이름처럼 수단 가리지 않고 야망도 커.”진개국은 얼굴색이 확 변했다.“나는 당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경쟁에 참여하려 않는척 하지만 진씨 가문 주인이 되려고 많은 준비를 해왔지. 아쉽게도 준비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거야. 아니면 진 할머니가 죽은후 넌 필연코 진씨 가문 주인이 되였을거야.”“이런 쓸데없는 소리나 할거면 닥쳐.”진개국은 한쪽 손으로 잡았던 난간을 놓았다.“내가 말했잖아. 난 너가 원하는 모든것을 줄수 있다고.”남자의 목소리는 사람을 빠져들게 만드는 마성의 매력이 있었다.“평생을 쓸수 있는 재부라든지 아니면 더할수 없이 높은 권리라든지, 천하 제일 미인을 갖고싶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죽을때까지 너한테 충성을 다할 무예강자들을 찾는다든지……. 네가 원하는건 다 들어줄수 있어.”“미친놈!”“안 믿어? 그럼 내가 믿을만한 일을 한번 해보지. 예를 들어……. 옥중에 있는 너의 아들을 꺼낸다든지. 그리고 군대 계급까지 달아주지.”진개국은 난간을 꽉 부여쥐고 물었다.“당신 말 진짜야?”“진짜인지 아닌지는 금방 알게 될거
남산 별장에서.진개해와 조순자는 여길 여러번 와보았지만 이번처럼 불안하고 긴장한 적은 처음이였다.둘은 모두 눈 먼 장인이였다.쓸모없는 놈이라고 온갖 욕설을 퍼부었는데 그런 사람이 이렇게 큰 힘을 가지고 있을줄 몰랐다.둘은 어떻게 서현우를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날래……. 높이 날래……. 하하…….”집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솔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이어 활짝 웃고있는 서현우가 솔이를 안고 두 사람 앞에 나타났다.솔이의 포도알같은 눈에서 두려움을 보아낼수 있었다. 솔이는 서현우의 목을 꽉 끌어안았다.조순자는 웃음을 지어보이려고 애썼다.“서……”“콜록콜록콜록…….”진개해가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아버지.”진아람은 진개해의 등을 두드리며 애원 가득한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서현우는 한숨을 내쉬였다.진 할머니를 내보내기도 전에 진개해와 조순자가 돌아왔다.앞으로 진씨 가문 사람들이 하나둘씩 다 몰려드는건 아니겠지?이 집안 사람들은 악마와도 같이 벗어날래야 벗어날수가 없었다.“솔이야, 방에 들어가서 그림 그리고 있어. 우리 다음에 날자.”서현우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네.”솔이는 머리를 끄덕였다.서현우는 솔이를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진아람은 무표정을 하고 있는 진 할머니를 밀면서 진개해와 조순자를 향해 말했다.“아버지, 어머니, 들어오세요.”“콜록……. 아람아, 그래도……. 콜록콜록…….”진개해의 기침은 더 심해졌다. 그는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우린 이만 떠날게, 우리가 도저히…….”“따라올땐 언제고 지금와서 불쌍한척이야? 진개해 너 누구한테 보이려고 그러는건데? 설마 아람이가 너한테 들어와달라고 부탁을 해야 하는거니?”진 할머니가 말했다.조순자는 진개해의 옷자락을 당기자 진개해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아버지, 그만 하세요. 우리 일단 들어가서 말해요. 현우한테 봐달라고 말해볼게요. 이렇게 기침 계속하단 큰일나요.”진아람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진개해는 아람이의 눈을 쳐다볼수가 없었다.아람
진아람은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아람이는 서현우가 하고 있는 모든것들이 다 자신을 위하는 마음에서 우러러나온것이라는걸 잘 알고있었다.이렇게 모든 조건을 자신에게 맞춰가는 남자를 아람이는 지금이라고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고 싶었다.아람이는 어떻게 현우의 사랑에 보답해야 할지 몰랐다.그 사랑은 이 세상 모든것을 넘어선듯 했다.“역겨워.”진 할머니가 소리를 지르며 일어났디/“짐승같은 놈. 이 더러운걸 당장 치우지 못해?”진개해는 앞으로 두발자국 걸어가 휴지로 자신이 뱉은 가래를 닦고는 거실에 있는 쓰레기통이 아닌 별장 밖 쓰레기통에 버렸다. 달려서 들어오는 길에도 호흡이 훨씬 가뿐했다.“손녀가 이미 너의 병을 치료해주었으니 얼른 꺼지지 못해> 설마 여기서 공짜로 자고 먹을 셈은 아니지? 얼른 꺼져!”진 할머니가 사납게 소리 질렀다.서현우가 말했다.“아람이한테 맡깁시다.”진 할머니는 다급하게 서현우를 보며 말했다.“현우야, 너 설마 이 두 짐승같은 놈이 너한테 어떻게 대했는지 다 까먹은거니? 어떻게…….””“아니요.”서현우는 웃으며 말했다.“할머니가 저한테 하신 일들도 낱낱이 기억하고 있어요.”진 할머니는 입을 크게 벌리고는 할 말을 잃었다.누군가에 목덜미를 쥐여진 오리마냥 눈가에 두려움이 어려있었다.그는 두렵고 무서웠다.만약 현우가 따지고 들면 자신도 쫓겨날것이 뻔했다.아람이의 이 버팀목을 잃는다면 갈곳도 살아갈 방법도 없었다.서현우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ㅆ다.“저 먼저 올라가 볼게요. 얘기 나누세요.”아람이가 손을 뻗어 서현우를 잡아당겼다.서현우는 아람이의 눈에서 견강함을 보아냈다.서현우는 웃으며 제 자리에 앉았다.아람이는 진개해와 조순자를 보며 물었다.“아버지, 어머니, 지금 어디에 사세요?”“한……. 한 마을에 살고 있어……. 우리 걱정은 안해도 돼. 환경도 아주 좋아…….”조순자는 활짝 웃었디.아람이가 말했다.“제가 두분에게 집을 마련해 드릴게요. 그리고 일자리도 찾아드리고요.”“어떻게 그래?”진개해는
“너무해. 난 그냥 요리 좀 해달라는 뜻이였어. 날 안고 뭐하는건데?”방에서 현우의 한탄소리가 들려왔다.“바보야, 쉿.”띠리링…….관건적인 타이밍에 전화벨이 울렸다.서현우는 전화기를 손에 쥐고는 힐끔 쳐다보았다.임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침대에 대자로 뻗으며 말했다.“시작해. 반항 안할게.”“정아가 걸어온 전화면 무슨 일이 있는게 틀림없어. 얼른 전화 받아봐.”“정아가 누군데?”“임진이잖아. 예전에 이름이 정아였다. 나중에 임진으로 개명한거야.”“안 받아. 너가 날 넘어뜨렸잖아. 뭐라도 안하면 나 안 일어나.”서현우가 고집을 부렸다.이런 모습을 홍성이 알게 도니다면 아마 서현우를 썰어서 연구하려 할것이다.그 위엄있는 남강 총사령관이 다른 사람에 의해 사칭당한줄 알것이다.진아람은 빨개진 얼굴로 서현우의 허리를 꼬집었다. 서현우는 이발을 드러내고 웃으며 앉았다.“자기야.”서현우가 서러운듯 아람이를 바라보았다.아람이는 솔이를 재우듯이 서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저녁에…….”전화벨이 끊기기전에 서현우가 버튼을 눌렀다.전화 건너편에서 엄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현우야, 바빠?”“바쁘지, 너 때문에 끝났잖아.”서현우가 답했다.아람이는 부끄러움에 화를 내며 발을 현우의 얼굴에 갖다 대였다.“대낮에 좀 아니지 않니? 이미 끝났으면 날 대신해 여기 좀 갖다올래. 주소 찍어줄게.”임진은 조롱하는 어조로 말했다.“무슨 일인데?”“일단 와서 말해.”“바빠!”“나한테 빚진거 갚아야지?”서현우는 눈을 깜빡였다.“내가 빚진걸 이렇게 쉽게 써먹는다고?”“아니면 식사자리랑 바꾸니? 잔말 말고 어서와. 두사람 목숨이 달려있어.”사람 목숨이 달려있다는 소리에 현우는 정색하며 말했다.“알았어. 주소 보내줘. 지금 갈게.”통화를 마친 서현우는 아람이가 벗긴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저녁에 돌아올거야?”아람이는 W자세 다리를 하고 침대에 앉아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서현우는 떠나고 싶지 않았다.그
서현우는 법의학자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의사였다.게다가 상림지존 귀의문의 계승자였다.서현우가 마음만 먹으면 알아내지 못할 사인이 없었다.정력이 더 들뿐.서태훈의 일로 임진에게 신세를 졌었다. 임진 덕에 서현우와 아람이 사이의 오해도 풀리고 관계가 더욱 좋아졌으니 돕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세번째 침을 꺼냈을때 서현우는 자신의 손끝을 찔렀다. 피가 은침에 떨어져 순식간에 침을 혈색으로 붉게 물들였다.서현우는 시체의 여러곳에 내리 찔렀다. 창백하던 얼굴이 혈색을 띠기 시작했다. 시체는 더더욱 죽어간 몸이 아니라 잠들어있는듯 했다.서현우는 혈색 은침을 시체의 미간에 찔렀다. 미간에서 선홍색의 피가 튕겨나왔다.서현우는 허공에서 피를 걸머쥐더니 순식간에 혈색 안개가 자욱해 졌다.같은 시각 서현우는 자기를 꺼내 혈색 안개를 모았다.임진은 놀랐다.마숳 같았다.“너 신선 아니야?”임진은 믿기 어렵다는듯이 물었다.서현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서현우의 눈을 자세히 보면 그의 동공이 축소되여 있다는것을 발견할수 있다. 그의 눈가에 근심걱정과 분노가 스쳐지나갔다.“묻고 있잖아.”임진이 물었다.서현우는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원인을 찾아내지 못했어.”임진은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무언가를 열심히 조작하는것 같던데 알아내지 못했다고? 진심이야?”“사망자가 슬하에 둔 자식은 있어?”서현우가 물었다.“없어. 이 소정훈이라는 사람 불임증이야. 아이를 낳지 못한다는 말이지.”임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하지만 딸을 입양했어. 소예원이라고 올해 22세, 중연 대학 학생이야. 얼마전에 여행을 떠났는데 아직 이 일을 모르고 있어…….”“신세 한번 더 갚은걸로 하자.”서현우는 자리를 떠났다.“나 볼일 있어서 이만 가볼게. 나중에 바.”임진은 서현우의 뒤모습을 바라보며 무언가 찝찝했다. 하지만 도무지 갈피를 잡을수가 없었는지라 한숨을 내쉬였다.“사건이 좀 복잡하네…….”그는 건물을 떠나 천남 의관으로 향했다.눈빛이 차가워졌다,그는 임진을 속였다
오재훈이 소예원을 많이 아끼고 있다는것을 서현우는 보아낼수 있었다.그 궁극적 원인은 소예원의 어머니였기에 소예원에 대한 가여움이 어느정도 있었다.“소예원 어디 있어요?”서현우가 물었다.죄를 묻는 어조가 덜했다.“네 뜻은?”“저한테 와보라고 하세요.”“알겠어.”서현우는 명확한 태도를 표시하지는 않았지만 오재훈은 서현우가 한시름 놓았다는것을 보아낼수 있었다. 그는 기쁜 마음에 지팽이도 버리고는 뛰쳐나갔다.천남 의관에 진료를 받으러 오신 분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오재훈이 달려나가는 모습에 멍하니 서있었다.다들 자신 혹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신심으로 가득찼다.지팽이를 짚고 들어오던 노인이 바람에도 쓰러질것만 같던 노인이 뜀박질 하며 나가다니!이로써 천남 의관 의사들의 의술이 높다는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이건 서현우가 미처 생각하지도 못한 에피소드였다.그 무엇도 환자들의 믿음과 바꿀수 없었다.서현우는 땅거미가 어둑어둑 질때까지 천남 의관에서 진료를 보았다. 강한송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떴다.서현우를 본 진아람은 얼굴이 붉어졌다. 똘망똘망한 눈빛이 서현우를 심쿵하게 만들었다.저녁밥이 어떤 맛인지는 중요하지가 않았다.진아람 하나로 넋을 잃게 만들었다.다음날 아침 오재훈이 서현우에게 전화를 걸어왔다.천남 의관에서 서현우는 소예원을 만났다.소예원은 소박한 옷차림에 머리를 숙이고는 옷자락을 쥐고 있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마냥 부모님이 혼내기를 기다리는것 같았다.“설아, 이 선배를 본적 있니?”소예원은 고개를 들고는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작은 얼굴에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서현우에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선배님, 안녕하세요.”서현우는 여직껏 많은 사람들을 봐왔지만 소예원처럼 눈에세 속세에 대한 분노를 보아낼수 있는 사람은 보지 못했다.20살쯤 되는 여자애가 짐승보다도 못한 양부모를 죽였지만 아무런 표정의 변화를 찾아볼수 없었다.소예원은 서현우 생각보다도 더 강했다.서현우는 오래도록 입을 열지 못했다.서현우 몸에서 노기
중연시 중심광장 만남 커피숍에서.“풉…….”서나영이 상천랑의 얼굴에 커피를 뿜었다.다행히도 상천랑이 오늘 입은 옷도 커피색이였다.상천랑은 절망한듯 얼굴을 닦았다.“미안해…….”서나영은 미안했지만 사나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누가 너더러 허풍 떨래?”“진짜야!”상천랑은 울것 같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중심 광장 뿐만아니라 내가 마음만 먹으면 중성시 어디에서도 너의 오빠 결혼식장으로 빌릴수 있어.”“계속 이러네.”서나영은 상천랑을 흘겼다.“내가 우리 오빠 능력을 믿긴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 국혼이잖아. 국혼!”상천랑은 머리를 끄덕였다.“맞아, 국혼. 네가 말한것들은 너무 사이즈가 작아.”“너 머리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아니면 아침에 약 먹는걸 깜빡한거야?”상천랑은 묵묵부답이였다.“…….”서나영이 계속 말하려던 찰나 전화벨이 울렸다.핸드폰에 써있는 이름을 본 나영은 싱글벙글하며 전화를 받았다.“예원아, 드디어 나한테 전화를 하네. 나 너 실종신고 하려 했어.”전화 건너편에서 예원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전에 말했었잖아. 금용시에 친척 만나러 갔었다고. 금방 돌아왔어. 우리 점심 같이 먹을가?”“나 중심 광장에 있어. 너 어디야? 내가 찾으러 갈가?”“아니야.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어.”“알겠어. 기다리고 있을게.”서나영이 전화를 끊었다.상천랑이 조심스레 물었다.“나영아, 언제쯤 너도 나한테 이렇게 부드럽게 대할가?”“누가 너더러 그렇게 얄밉게 행동하래?”서나영이 사납게 말했다.“오늘은 여기까지야. 너 먼저 가.”“내가 왜 가? 너의 친구가 오면 내가 점심 쏠게.”“우리 귀여운 예원이가 너 보고 놀라서 도망가면 어떡해.”“나…….”“얼른 꺼져.”“알겠어.”상천랑은 섭섭하는 기색으로 몸을 일으켜 아쉬운듯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나영아, 내가 이미 결제했어. 점심에 너무 매운건 먹지마. 매운걸 먹으려면 요구르트라도…….”서나영이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꽃병을 내리던질 자세를 취하자 상천랑은 뜨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