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몇 마디 하고는 진백소가 전화를 끊었다. "곧 도착할 거예요.""장난치지 마!"진할머니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아치들을 찾아와서 우리의 복수를 도우겠다고? 너는 여전히 너무 어리고 유치해."진연아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백소도 집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 잖아요. 그 심정이 이해는 가네요.""백소야. 소란을 피우지 말고 조용하게 있어. 복수하려면 아무래도 유 도련님에게 의지하는 게 맞아. 너의 연아 사촌언니가 나서면 서현우와 진아람은 틀림없이 좋은 나날을 보내지 못할 거야. 그러니 너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그래..."다들 너나 할 것 없이 은근히 진연아에게 아첨을 떨고 있었다. 진백소는 아예 무시한 채.진할머니가 진연아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사뭇 달랐다.그 장면이 진백소의 마음을 깊이 찔렀다.그녀는 한쪽에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벼르고 있었다. "오빠가 오면 나의 능력을 알게 될 거야!"진씨 가족들은 서현우가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어떻게 본때를 보여 줄지 세부적인 내용들을 토론하기 시작했다.마치 서현우가 도마 위의 고기가 되어 그들이 도살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마냥.그러다가 또 사업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더니 진연아에게 반드시 유 도련님의 동아줄을 잘 잡고 있어야 된다며 신신당부하였다. 될수록 유씨 가문의 부인이 되면 진씨 가문도 자연스레 금용으로 가서 다시 궐기할 수도 있다면서.따르릉...바로 진씨네 가족이 미래를 상상하면서 마치 이미 아름다운 꿈이 실현이 된것처럼 기뻐하고 있을 때 핸드폰 벨소리가 그들을 현실로 끌어들였다.다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진백소를 쳐다 보았다.진백소가 수신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더니 눈빛이 밝아졌다. "오빠 왔어? 내가 문을 열어줄게!"말하면서 진백소가 빠른 걸음으로 대문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자기야, 너를 괴롭힌 사람이 어디에 있어? 누가 눈이 멀어서 자기를 괴롭혔는지 어디 한 번 봐보자!""오빠, 나를 괴롭힌 사람은
"진씨 가족이 풀려났다고?"서현우가 아침을 먹고 솔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던 중 최윤정이 전화가 와서 서현우에게 보고했다."네, 어제 저녁에 풀려났어요. 바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휴식에 방해라도 될 까봐 이제서야 보고 드립니다." 최윤정이 말했다."어떻게 나왔지?" 서현우가 물었다.최윤정이 말했다. "진개산의 딸 진연아의 대학 동창중에 유신주라는 분이 있는데 금용 유씨네 큰 도련님이에요. 유씨그룹은 경제력이 매우 강하고 북방에서 도륜 협회와도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세력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서남방까지 통제하려고 유씨 가문에서 유신주를 중연시로 파견해 금융투자회사를 차렸다고 합니다..."최윤정의 상세한 보고를 들고나서 서현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풀어주면 풀어줬지 서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진씨 가족이 더 이상 진아람과 자신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있으니.그러나 만약 진씨 가문이 여전히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른다면 서현우도 더이상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현우 아저씨, 다 그렸어요! 어서 와서 봐봐요!" 솔이가 손을 들어 서현우를 향해 소리쳤다.서현우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백지에는 세일러문이 그려져있었고 옆에는 "달을 대표하여 너를 소멸한다."라는 글들이 비뚤비뚤하게 씌여져있었다."참 잘 그렸네! 솔이 너무 장하다!" 서현우가 박수를 치며 칭찬했다.이에 솔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솔직히 말해 솔이의 글씨는 이쁘지 않았지만 그림은 진짜 괜찮았다. 어쩌면 솔이가 그림쪽에 재능이 있을 지도 모르니 서현우는 나중에 솔이를 전문 그림쪽으로 배양할 생각이였다.서현우에게 칭찬을 받은 솔이는 더욱 흥미가 돋아 즉시 두 번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우르르르릉...모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검은색 비지니스 승용차 네 대가 남산 별장을 향해 질주해 왔다.그러고는 별장 구역에 도착하
"형님. 그 자식이 너무 날뛰어요! 솜씨가 상당한 경호원들을 믿고 형님을 전혀 안중에 두지도 않습니다!""제가 남맹의 사람이라고, 형님의 가장 충성스러운 동생이라고했는데도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요! 그러고는 형님이 간다해도 때릴 거라고 했습니다!""형님! 제가 맞는 건 괜찮습니다. 절 때려죽여도 상관없어요! 하지만 그 자식이 형님을 업신여겼다고요! 그래서 제가 그 자식이랑 필사적으로 싸우고 싶었는데 저를 죽은 개처럼 내던졌어요! 제가 형님의 얼굴에 먹칠을 했습니다..."질주하는 비지니스 승용차 안에서 노구 형님이 콧물과 눈물을 흘리며 과정을 과장하여 말했다. 뇌창의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없는 말까지 죄다 붙여가면서.뇌창이 처음에는 개의치 않았지만 노구 형님이 그토록 화를 내며 하는 말을 듣다나니 그의 눈빛에도 살기가 드러났다.그는 결코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중연시에서 뇌창의 체면을 세워줄 자도 없을 것이니.그러면 이렇게 큰 남맹을 관리하고 지하의 질서와 규칙을 유지하기도 힘들어질 것이다."걱정 마. 내가 너의 형님이잖아. 내가 반드시 그 자식을 네 앞에 잡아다 무릎 꿇게 하고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어주마!" 뇌창이 엄하게 말했다."감사합니다, 형님! 앞에서 우회전해."노구 형님은 내심 미친 듯이 기뻐했다. 그는 이미 서현우가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끊임없이 절을 하며 용서를 구하는 장면을 본 듯했다.비지니스 승용차가 노구 형님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돌고나서 계속 달렸다.뇌창이 처음에는 깊게 생각하지 않다가 갈수록 길이 익숙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분명히 남산으로 가는 길이였다. "노구야, 너를 때린 사람은 어디에 살아?""남산 별장이요!"노구 형님이 매섭게 말했다. "형님, 여기에 살 수 있는 자들은 틀림없이 돈도 많을 겁니다. 저희 나중에 그 자식의 돈도 크게 뜯어내서 인간 세상의 험악함을 알게 합시다!"뇌창은 안색이 변하더니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 "그 사람의 이름이 무엇이지?"노구 형님은
"현우 도련님..."뇌창이 착한 아이처럼 서현우 앞에 서 있었다. 거친 얼굴은 겁에 질린 채.적국의 병사들이 지금의 뇌창을 봤더라면 자신의 눈을 후벼 땅에 밟고 싶었을 것이다.전장에서 등칼을 들고 미친듯이 돌격하던 용국 남강장교의 손에 묻은 선혈은 장강의 물을 다 써도 깨끗이 씻어낼 수 없을 정도인데 어떻게 겁에 질려있을 수가 있는 거지?하지만 남강 군사들의 눈에서는 너무 정상적인 한 장면이였다.뇌창은 서현우가 친히 훈련해낸 장교다. 하지만 머리속에까지 근육으로 가득 찬 놈이라 사고하기를 싫어하고 무모하기만 해서 서현우에게 몇번이나 징벌을 받았는지 모른다."왜 왔어?" 서현우가 모른 척 물었다.뇌창의 입가가 떨렸다.서현우가 겉으로 보기엔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았지만 사실 정반대였다."잘못했습니다."뇌창이 순순히 잘못을 인정했다. "앞으로 반드시 수하들을 엄격히 단속하여 더는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하지 않토록 하겠습니다.”서현우가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그는 확실히 화가 났었다.하지만 노구 형님이 사람을 데리고 와서 행패를 부린 것 때문이 아니라 뇌창이 부하를 잘 관리하지 못했다는 이유때문이였다.지금의 남맹은 중연시 지하의 무관의 왕으로 전반 중연시의 백성들을 상대해야 했다.그리고 뇌창은 남맹의 두목으로서 중연시의 지하질서와 규칙을 짊어져야 할 뿐만 아니라 수하들도 더욱 엄격히 관리해야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수하들이 권세만 믿고 백성들을 업신여기고 흉악한 짓들을 하고 다니기라도 하게 되면 독종과 다를바가 없으니.일찍이 삼중문이 멸망되었을 때 중연시 백성들은 왜 설날을 맞이하는 것처럼 기뻐했을까?삼중문이 온갖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남맹은 결코 제2의 삼중문이 될 수 없다."현우 도련님,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뇌창이 울먹이며 말했다.서현우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뇌창, 너의 책임은 아주 무거워.""저도 압니다... 미안합니다. 현우 도련님의 신임을 저버렸습니다." 뇌창이 고개를 숙였다.
"그래서 내가 네년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잖아! 고기를 먹지도 못하고 냄새만 뭍여오다니! 어때? 기뻐 죽겠지?"진개군이 크게 노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남맹이 뭔데? 지하 세력일 뿐 본질은 안 바뀐다고! 그런 놈들이 어떻게 우리같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 있어? 너 정말 내가 화나 죽는 모습을 보고 싶은게냐? 우린 지금 금지령때문에 중연시를 나가지도 못하는데 그 노구 형님이라는 사람이 복수하러 오기라도 하면 도망칠 곳도 없다고!""노구 형님 같은 사람은 딱 봐도 마음이 모질고 악랄한데 진짜 우리한테 화풀이를 할 까봐 무서워. 그러면 우리는 어떡해야 해? 지금 경찰에 신고해서 우리를 보호해달라고 할 수는 없겠지? 그렇다고 정말 와서 복수한 다음에 경찰에 신고해도 소용없는 거잖아.""그럼 어떡해? 진백소! 넌 어떻게 그런 사람을 건드릴 수가 있어! 생각도 없이!""너 정말 우리 일가족을 죽일 셈이야?"진씨 가족들이 모두 놀라서 잇달아 진백소에게 호통을 쳤다.진백소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렸다. 그녀는 억울하고 두려워 소파에 웅크리고 끊임없이 떨고 있었다."조용!"진할머니가 노호하며 말했다."백소야, 연아에게 전화를 걸어 너를 보호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해. 지금으로선 그게 제일 방법이야.”"맞아, 딸. 어서 연아한테 전화해!"진백소가 얼른 울음을 멈추고 진연아한테 전화를 걸었다."언니, 나 좀 살려줘..."전화가 연결되자마자 진백소가 울먹이며 소리쳤다."왜 그래? 조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봐.""오빠 말이야..."진백소는 더듬거리며 자초지종을 말했다. 하지만 진연아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인지 알아듣지 못했다. 단지 그 노구 형님이 진백소에게 복수하겠다는 것만 알아들었다.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진연아가 말했다. "백소야, 넌 왜 이리도 순진한 거니? 그런 자들이 어디 우리가 함부로 엮여도 되는 사람이야? 전에 그렇게 자랑을 하더니, 지금 봐봐. 뭘 잘못했는지 알겠어?""언니,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 나 좀 살려줘, 나 너무 무서워!" 진백소가 또
공기가 촉촉한 새벽.먼 곳의 산들은 흰 안개에 휩싸여 있었고, 햇빛은 엷은 안개를 뚫고 주황색빛을 땅에 뿌렸다. 순간 산성은 그림과 같이 아름다워 보였다.서현우는 셔츠를 입은 채 풀밭에서 권법을 연습하고 있었다.권법이라고 하기엔 오히려 춤추는 느낌에 더 가까웠다.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이 있었고, 강인함 속에 또 부드러움이 섞여있었다.매 동작마다 느리지만 율동을 내포하고 있었다. 창가에 서서 바라보고 있던 진아람은 눈이 즐겁기만 했다.아침식사 후 솔이는 서현우가 낸 글씨 연습 임무를 완수하고 애니메이션을 틀었다.서현우가 솔이의 곁에 앉아 함께 보고 있었다.진아람이 OL 투피스를 입고 2층 복도에 서서 내려다보며 핸드폰을 꺼내 텔레비전을 보고있는 두 부녀를 찍었다. 그녀의 입가에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났다.그녀가 하이힐을 밟고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서현우가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이렇게 차려입고 어디 가려고?""일자리 찾으러." 진아람이 말했다.서현우는 반대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끝내는 포기했다. 그러고는 웃으며 물었다. "내가 기사 되어줄까?""됐어. 당신은 솔이이랑 놀고있어. 나 혼자 차를 몰고 나가면 돼.""그럼... 좋은 소식을 기다릴게!""당연하지!"진아람이 자신만만하게 별장을 나섰다.곧 모터가 굉음을 내며 점점 멀어졌다.서현우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진아람은 분명 용모로 먹고 살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능에 의지하려했다. 그녀가 도대체 누구에게 증명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서현우는 그녀를 구속하려 하지 않았다. 일자리를 찾고싶다면 찾으라지 뭐. 어차피 큰 일도 아닌데, 그녀가 기쁘다면 된 거다.중연시 강구, CBD센터.진아람이 차를 세운 후 폴더를 들고 자신만만하게 구직 여행을 시작했다.하지만 순탄치 않았다.진할머니가 어릴 때부터 정성껏 양성한 상업 천재로서 또는 아람솔그룹의 대표로서 진아람의 개인 능력과 안목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진아람의 재능을 받아들일 수 있는 회사가
"우리 회사 면접 요구의 최저 학력이 대학원생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내가 잘못 기억하지 않았다면 넌 대학도 졸업하지 않았을 건데?"진연아가 비꼬았다. "그러고도 유씨 벤처 투자회사에 면접보러 왔어?”"난 비록 학력이 부족하지만 전에 한 대형 그룹의 대표직을 맡았었어. 유씨 벤처 투자회사는 말할 것도 없고 유씨 그룹이라 해도 나는 면접을 볼 자격이 있어." 진아람이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진연아 앞에서 그녀는 결코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진연아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 아람솔그룹은 어떻게 됐는데?"진아람이 이를 악물고 할 말을 잃었다."흥!"진연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꺼져. 내가 여기에 있는 한 너는 영원히 유씨 벤처 투자회사에 들어와 일할 생각을 하지 마.""죄송."진아람이 일어나서 진연아를 직시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유씨 벤처 투자회사에 있으니 이미 이 회사가 난장판이 될 미래가 보이네. 너가 나를 초대하더라도 나는 오지 않을 거야."말하면서 진아람이 방을 나서려 했다."너..." 진연아가 크게 노하여 즉시 욕설을 퍼부으려 했다.그러나 바로 이때 방문이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먼저 열렸다.유신주가 진아람을 보자마자 멍해졌다. 진아람의 미모에 놀란 듯 했다."유 도련님, 잘 왔어!"진연아가 입을 열었다. "이 여자가 대학도 졸업하지 못했으면서 감히 우리 회사에 면접을 보러 온 거야. 그래서 내가 거절했더니 막 악담을 퍼부었어. 유씨 벤처 투자회사는 도산할 거라며. 정말..."“면접보러 온 분이야?”진연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신주가 웃으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신주라고 합니다. 당신처럼 이렇게 우수한 분은 당연히 유씨 벤처 투자회사에 입사할 자격이 있죠.""유 도련님!"진연아가 믿을 수 없어 소리쳤다."넌 입 닥쳐. 내가 적합하다고 하면 적합한 거지. 네 앞의 일이나 잘 해."유신주는 진아람을 보고난 후 더는 진연아를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사정없이 호통을 쳤다. 그러고
"네가... 감히 나를 때려?"유신주가 멍해서 말하더니 표정이 갑자기 험상궂어졌다. "너의 온 가족을 죽여버릴 거야!"그는 금용 유씨 가문의 도련님으로서 금용 그 대단한 분들이 득실거리는 곳에서도 자유자재하게 살아왔었다. 오늘같은 이런 대우는 처음이였다.유신주의 험상궂은 울부짖음에 서현우의 눈빛은 아주 덤덤했다. 그는 유신주의 배를 발로 찼다.순간, 유신주는 땅에 마찰하면서 10여메터밖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그러다 승용차의 앞바퀴를 들이받고서야 멈추었다.그는 몸을 구부린 채 얼굴은 익은 새우마냥 빨갛게 달아올랐다. 입을 한참 뻐끔 거렸지만 결국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마치 온 세상이 고요속에 빠진 것 같다.서현우가 앞으로 다가갔다."현우씨!"진아람은 서현우가 큰 사달을 낼까 봐 얼른 그를 붙잡고는 다소 화가 나서 말했다. "왜 이렇게 충동적이야? 이 사람은 나를 귀찮게 하지 않았어! 어떻게 함부로 사람을 때릴 수가 있어?""내가 때리지 않으면 무조건 당신을 귀찮게 할 거야." 서현우가 말했다.진아람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논리야?""나만의 논리."서현우가 진아람의 눈동자를 똑바로 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이 자식이 그런 생각을 가지기도 전에 내가 제대로 싹을 잘라 버릴거야.""당신 왜 이렇게 포악해!"진아람이 입으로는 불만스럽게 말했지만 눈빛속에는 노여움이 어느새 사라지고 달콤함과 행복함이 피어났다.그녀는 서현우가 자신을 아끼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에는 안전감이 가득했다. 마치 이 남자가 곁에 있는 한 어떤 위험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처럼."나 원래 이렇게 포악하거든!"서현우가 일부러 흉악한 척하면서 진아람을 들어 안았다. "가자, 집에 가서 둘째나 만들자고!"진아람이 자기도 모르게 놀라서 소리쳤다. "장난치지 마! 큰길에서 뭐하는 짓이야. 어서 나를 내려줘...""가... 가지... 마!"서현우가 발걸음을 멈췄다.진아람이 발버둥쳐 착지하고서는 서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