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씨네 네 형제, 그리고 진씨 노인, 뒤가 깨끗한 사람이 한 명도 없어."임진이 웃으며 말했다. "200년 동안 전승해 온 가문이 뒤에서 찌질한 짓을 털끝만치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 안 믿을 거 아니야?""그럼 내가 온적이 없던 걸로 해줘." 서현우가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가려고 했다.그러자 임진이 급히 입을 열었다."꼭 이렇게 나를 피하야했어?"서현우가 발걸음을 멈추고 임진을 돌아보았다. 눈빛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깊었다. "내가 너를 피했다고?"가슴이 떨렸다. 하지만 임진은 억지로 웃었다. "내가 너에게 무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를까 봐.""그건 너랑 확실히 안 어울려서 그래.""안 어울리면 관두지 뭐."임진이 말하면서 의자에 앉아 길쭉한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빠르게 두드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찰칵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 한장이 프린터에서 튀어나왔다. 그녀는 종이를 서현우에게 건네주었다. "진개해를 데리고 가.”"괜찮은 거 확실해?" 서현우가 받지 않았다.진개해를 구해낼수 있을지에 대해 그는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심지어 진개해가 저지른 일이 엄청 심각한 거여서 순순히 감옥에서 반성했으면 했다."심각하다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가볍다고 할 수도 없어. 하지만 법적 절차상 벌금으로 해결할 수는 있어." 임진이 대답했다."고마워."서현우가 종이를 받아 한 번 보고는 말했다. "나중에 밥 사줄게.""언제?" 임진이 즉시 물었다.서현우가 잠시 침묵에 빠졌다.그냥 단순한 인사치레였을 뿐인데 진심으로 받아들일 줄은 몰랐다."며칠 후에." 서현우가 말했다.그러자 임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전화 기다릴게.""그래."코를 만지면서 서현우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임진이 왠지 나에게... 아니야. 착각이겠지.서현우가 종이를 들고 순찰 본부 홀에 나타나자 진아람과 조순자가 즉시 맞이했다. 눈빛에는 기대와 불안이 잔득했다. "어때?""이거 가지고 가서 진개해를 보석하세요."서현우는 종이를 찢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조
병실에서 진아람이 진할머니의 손을 잡은 채 이를 악물고 있었다.그러다 눈앞이 아련해지더니 예전의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그녀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늘 할머니와 함께 살았었다. 할머니의 자상한 웃음, 상냥한 말투, 훈훈한 장면들....진아람은 억지로 참고 참았지만 눈물은 여전히 통제할 수 없이 흘러내렸다.물론 6년전 그 일이 발생한 후 진할머니가 진아람에 대한 태도는 순간 돌변했었다. 예전에 그녀를 사랑한 만큼 혐오스러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하지만 뭐라해도 진아람은 진할머니의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있었다.후에 진할머니가 그녀를 기절시켜서 상천랑의 침대로 보냈다고 해도..."현우씨!"진아람이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났는지 병실을 뛰쳐나와 복도 의자에 앉아 있는 서현우에게 떨며 물었다. "우리 할머니를 구해줄 수 있어?""뭐?"서현우가 고개를 들어 진아람을 쳐다보았다. 눈빛에는 노기가 가득 차있었다.그녀의 물러터진 마음에 노하고 있었다!"알아, 나도 다 알고 있어."진아람이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천남의관이 개업한 날, 모든 신의들을 속수무책하게 만들었던 환자를 당신이 살려냈잖아.그러니 우리 할머니를 구해낼 수도 있을 거 아니야? 약속할게. 할머니만 구해주면 이젠 정말 다시는 그들과 왕래하지 않겠다고. 당신과 솔이, 우리 세 식구끼리 조용하게 지내는 거야. 맹세할게...""그만해."서현우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그러고는 일어서서 진아람의 바램과 고통스러움이 담긴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당신의 맹세따윈 필요 없어. 진아람, 나는 단지 당신이 기억했으면 해. 내가 한 모든 것들은 다 당신을 사랑해서였기 때문이야. 진할머니를 구할 수는 있어. 하지만 잊지마. 앞으로 다시 진씨 가족의 일에 참여하고 싶으면 먼저 당신의 안전과 권익을 잘 지켜.""난 당신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현우는 말을 마치고 병실로 향했다.진아람이 갑자기 몸을 돌려 뒤에서 서현우를 꼭 안았다."사랑해, 현우씨!"서현우가 온몸을 한 번 떨
진할머니가 안색이 변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나머지 사람들은?"진개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첫째, 셋째, 넷째는 모두 순찰 본부에 있어. 그들은 아마도... 아마도..."“감옥 가야 되는 거지?”진할머니가 전혀 놀라지 않고 물었다. "그런데 너는 어떻게 나왔니?""아람이 서현우에게 부탁해서 개해씨를 구해낸 겁니다." 조순자가 말했다.진할머니가 경악해 하며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네가?"서현우는 여전히 진할머니를 공기 취급하고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당신 괜찮아?"진아람이 서현우가 흘린 땀을 보며 물었다.서현우가 고개를 저었다. "나 밖에 나가 좀 앉아있을게.""응." 진아람이 고개를 끄덕였다.서현우가 나간 후 진할머니가 물었다. "나도 서현우가 구했어?"진아람이 또 고개를 끄덕였다."에휴, 아람아, 내가 너희들에게 미안하다."진할머니가 진아람에게 손을 흔들었다. "이리 와봐."진아람이 걸어가 침대 옆에 앉았다."얘야, 할머니가 늙어서 멍청해졌나보다. 예전에 너한테 나쁜 짓들을 너무 많이 했어. 그래도 할머니를 미워하지 마. 알았지?" 진할머니가 눈물을 머금고 말했다.진아람이 고개를 저었다."우리 착한 아람이. 그래서 서현우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할머니께 말해봐." 진할머니가 진아람의 손등을 토닥이며 물었다."저도 몰라요."진아람이 말했다. "여러 번 물었었지만 말해주지 않았어요."진할머니가 잠시 침묵에 빠지더니 다시 말했다. "그럼 됐어. 아람아, 할머니 대신 서현우에게 사정을 해서 너의 큰아버지들도 구해달라고 하면 안 될까?""네?"진아람이 멍해졌다. "저...""할머니도 네가 많이 난처할 거라는 걸 알아."진할머니가 씁쓸해하며 말했다.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서 너한테 부탁하는 거야. 너의 큰아버지들이 정말 감옥에 가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잖아? 예전에 우리 진씨 가문이 휘황찬란했을 때 한 가족이 얼마나 즐겁게 지냈었는지 생각해 봐. 그런데 지금은? 풍비박산이 됐어! 할머니도 이젠
밤은 깊어가고 인기척은 점점 드물어졌다.서현우가 차를 몰고 진아람과 함께 남산 별장으로 돌아왔다."아무것도 생각하지 말고 푹 쉬어. 오늘부로 우리는 우리의 나날들을 조용하게 지내기만 하면 돼. 결혼 날짜도 얼마 남지 않았어. 나 반드시 당신을 위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결혼식을 준비할 거야. 당신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모두가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신부로 만들거라고." 서현우가 진아람을 보며 말했다.진아람이 다가가 주동적으로 서현우를 안았다.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조각 진 얼굴을 보며 감동에 겨워 말했다. "당신이 나를 위해 한 모든 것들 나도 다 기억하고 있어. 현우씨, 나 당신의 여자로서 당신한테 잘 할게."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감돌자 서현우는 참지 못하고 머리를 숙였다.진아람의 초췌한 볼에 홍조가 띠기 시작했다. 진아람이 눈을 감았다.고분고분하고 부드러운 모습이 서현우의 마음속에 불씨를 지폈다.입술이 서로 닿은 순간 진아람이 열정적인 반응을 보였다.순간 분위기가 뜨거워졌다.서현우가 힘을 주어 진아람을 안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격렬하게 키스하면서 진아람을 침대에 눕혔다. 허리춤에 대고 있던 두손이 그녀이 몸에서 오가기 시작했다.송이송이 검은 구름이 흩날리며 화창한 달을 반쯤 가렸다. 밤이 더욱 짙어졌다.서현우가 진아람의 치마를 풀려고 하던 찰나 갑자기 동작을 멈추었다.진아람이 긴 속눈썹을 떨며 눈을 떴다. 서현우의 사람을 심취하게 만드는 부드러운 미소가 눈에 들어왔다."당신 많이 피곤한데 오늘은 푹 쉬어. 우리에겐 시간도 많으니 급할 필요가 없잖아." 서현우가 진아람의 매끄러운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진아람은 수줍어하면서도 또 감동에 빠졌다.이토록 이해심이 많은 남자가 곁에 있으니 그녀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내일 저녁은 어때?" 서현우가 가슴속 두근거리는 충동을 참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꼭 내가 당신이랑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말하네..."진아람이 서현우를 가볍게 톡 치고는 눈을 깜박였다. "현우씨, 잘 자."
진개산 삼형제가 황급히 병원에 도착했다. 그러고는 머리를 붙잡고 복도에 앉아 있는 진개해를 보며 입을 열었다. "개해야!""형님?"진개해가 고개를 들어 세사람을 보고는 잠깐 멍해지더니 얼른 물었다. "다들 어떻게 나왔어?""둘째 형님, 우리 영원히 나오지 말았으면 한 거 아니예요?" 진개군이 차가운 얼굴로 물었다."내가 그렇게 생각할 리가 없잖아!" 진개해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진개군이 괴상한 웃음을 지었다. "셋째 형님, 둘째 형님을 모독하지 마요. 당연히 우리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랐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어머니의 노후를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데 얼마나 피곤하겠어요.""너희들..."진개해가 분노하는 표정을 드러냈다."그만해. 형제들끼리 싸우긴 왜 싸워? 우리 모두 이렇게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욱 단결해야지."진개산이 그들을 말리며 물었다. "엄마는? 어떻게 됐어?""엄마 병실에 계셔.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진개해가 이를 악물었다. "다리에 감각이 없으셔."진할머니가 괜찮다는 말을 듣고 세 형제는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그뒤의 말을 듣고 다시 놀라움에 빠졌다. "그게 무슨 뜻이야?""처음엔 병원에서 엄마가 살아나지 못할거라 했었는데. 아람이 서현우더러 엄마를 살려달라고 부탁했어. 그렇게 목숨은 건졌지만 다리가 감각을 잃었어. 의사들이 이미 검사를 했고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했는데 이상하게 다리를 쓸 수가 없대. 앞으로 휠체어를 탈 수밖에 없을 것 같대."진개산이 듣자마자 생각도 하지 않고 이를 갈며 말했다. "틀림없이 서현우가 꾸민 짓일 거야!""엄마도 그렇게 말하고 있지만 우리가 뭘 할 수 있겠어?" 진개해가 씁쓸하게 물었다.순간 세 형제의 안색이 모두 변했다.진할머니가 스스로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건 앞으로 항상 누군가가 곁에서 돌봐야 한다는 뜻인데.만약 이전의 진씨 가문이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은..."나 퇴원할래! 나 집에 갈래! 집에 갈래!"이때 병실에서 진할머니의 분노에 찬
진할머니의 고함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던 가족들이 분분히 조용해졌다.못난 자식과 후손들을 바라보며 진할머니는 분노에 차 포효했다. "우리 진씨 가문이 망해서 남에게 얹혀야 살아남을 수 있을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너희들은 뭐가 그렇게 의기양양해? 응?""내가 의기양양하게 웃고 또 의기양양하게 웃지~ 술을 노래로 삼아 오늘을 틈타..."경쾌한 핸드폰 벨소리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진 식당에서 갑자기 울려 퍼졌다.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진개군에게 집중되었다.진할머니의 안색이 무섭게 어두워졌고 눈빛에는 광기를 띠고 있었다. 중학교를 다니는 진태가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로 놀라움에 빠졌다.진개군은 얼굴색이 빨갛게 상기되어 허둥지둥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고는 멋쩍게 일어섰다. "엄마, 백소가 전화 와서 잠깐만 받고 올게요..."급히 자리를 뜬 진개군이 수신 버튼을 누르고 지금까지 모아둔 모든 분노와 억울함 그리고 고통의 정서들을 진백소에게 쏟았다. "진백소! 너 어디가서 죽은 거야? 뻔뻔스러운 년! 내가 너를 그렇게 힘들게 키웠는데 넌 이렇게 나에게 보답하는 거야..."식당에 감돌고 있던 기쁨과 따스한 분위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다들 묵묵히 음식을 먹고 있었다. 귀가에는 진개군의 분노에 찬 욕설이 끊임없이 메아리치고 있었다.한바탕 호통을 친 후 진개군이 전화를 끊고 다시 식당으로 돌아와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다들 밥을 다 먹고난 후에야 진백소가 도착했다.진개군은 즉시 일어나 진백소를 향해 뺨을 내리쳤다.따귀 소리가 극도로 우렁찼다."개군씨. 당신 미쳤어?"진백소의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며 자신의 딸에게 달려가 감쌌다. "당신이 능력이 없으면서 왜 딸에게 화를 내?""내가 능력이 없다고?"진개군이 화난 짐승처럼 격노하며 고함을 질렀다. "당신 딸이 전에 뭐하고 있었는지 물어보기나 하라고!"“제가 뭘 했는데요?”볼이 벌겋게 부은 진백소가 울부짖었다. "저도 아빠를 순찰 본부에서 구해내려고 그런 거 잖아요!""누가
간단히 몇 마디 하고는 진백소가 전화를 끊었다. "곧 도착할 거예요.""장난치지 마!"진할머니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양아치들을 찾아와서 우리의 복수를 도우겠다고? 너는 여전히 너무 어리고 유치해."진연아가 하하 웃으며 말했다. "백소도 집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 잖아요. 그 심정이 이해는 가네요.""백소야. 소란을 피우지 말고 조용하게 있어. 복수하려면 아무래도 유 도련님에게 의지하는 게 맞아. 너의 연아 사촌언니가 나서면 서현우와 진아람은 틀림없이 좋은 나날을 보내지 못할 거야. 그러니 너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그래..."다들 너나 할 것 없이 은근히 진연아에게 아첨을 떨고 있었다. 진백소는 아예 무시한 채.진할머니가 진연아를 대하는 태도는 더욱 사뭇 달랐다.그 장면이 진백소의 마음을 깊이 찔렀다.그녀는 한쪽에 앉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속으로 벼르고 있었다. "오빠가 오면 나의 능력을 알게 될 거야!"진씨 가족들은 서현우가 그들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할 때 어떻게 본때를 보여 줄지 세부적인 내용들을 토론하기 시작했다.마치 서현우가 도마 위의 고기가 되어 그들이 도살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마냥.그러다가 또 사업문제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하더니 진연아에게 반드시 유 도련님의 동아줄을 잘 잡고 있어야 된다며 신신당부하였다. 될수록 유씨 가문의 부인이 되면 진씨 가문도 자연스레 금용으로 가서 다시 궐기할 수도 있다면서.따르릉...바로 진씨네 가족이 미래를 상상하면서 마치 이미 아름다운 꿈이 실현이 된것처럼 기뻐하고 있을 때 핸드폰 벨소리가 그들을 현실로 끌어들였다.다들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진백소를 쳐다 보았다.진백소가 수신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더니 눈빛이 밝아졌다. "오빠 왔어? 내가 문을 열어줄게!"말하면서 진백소가 빠른 걸음으로 대문으로 달려가 문을 열었다."자기야, 너를 괴롭힌 사람이 어디에 있어? 누가 눈이 멀어서 자기를 괴롭혔는지 어디 한 번 봐보자!""오빠, 나를 괴롭힌 사람은
"진씨 가족이 풀려났다고?"서현우가 아침을 먹고 솔이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던 중 최윤정이 전화가 와서 서현우에게 보고했다."네, 어제 저녁에 풀려났어요. 바로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휴식에 방해라도 될 까봐 이제서야 보고 드립니다." 최윤정이 말했다."어떻게 나왔지?" 서현우가 물었다.최윤정이 말했다. "진개산의 딸 진연아의 대학 동창중에 유신주라는 분이 있는데 금용 유씨네 큰 도련님이에요. 유씨그룹은 경제력이 매우 강하고 북방에서 도륜 협회와도 맞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있는 세력이에요. 그리고 지금은 서남방까지 통제하려고 유씨 가문에서 유신주를 중연시로 파견해 금융투자회사를 차렸다고 합니다..."최윤정의 상세한 보고를 들고나서 서현우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풀어주면 풀어줬지 서현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진씨 가족이 더 이상 진아람과 자신을 방해하지만 않는다면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있으니.그러나 만약 진씨 가문이 여전히 잘못을 뉘우칠 줄 모른다면 서현우도 더이상 그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현우 아저씨, 다 그렸어요! 어서 와서 봐봐요!" 솔이가 손을 들어 서현우를 향해 소리쳤다.서현우는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 백지에는 세일러문이 그려져있었고 옆에는 "달을 대표하여 너를 소멸한다."라는 글들이 비뚤비뚤하게 씌여져있었다."참 잘 그렸네! 솔이 너무 장하다!" 서현우가 박수를 치며 칭찬했다.이에 솔이가 눈을 가늘게 뜨며 웃었다.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솔직히 말해 솔이의 글씨는 이쁘지 않았지만 그림은 진짜 괜찮았다. 어쩌면 솔이가 그림쪽에 재능이 있을 지도 모르니 서현우는 나중에 솔이를 전문 그림쪽으로 배양할 생각이였다.서현우에게 칭찬을 받은 솔이는 더욱 흥미가 돋아 즉시 두 번째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우르르르릉...모터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검은색 비지니스 승용차 네 대가 남산 별장을 향해 질주해 왔다.그러고는 별장 구역에 도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