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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4장

남산 별장.

서현우는 택시를 타고 곧장 별장으로 돌아왔다.

문밖에 서서 그는 가볍게 문을 두드리며 부드러운 소리로 외쳤다. "아람아, 나 돌아왔어."

대답이 없었다.

서현우는 귀를 문에 가져다 댔다. 문을 사이에 두고 진아람의 호흡을 느낄 수 있었다.

"아람아! 문 열어." 서현우가 다시 소리쳤다.

하지만 진아람은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

이를 살짝 악물고 서현우는 손을 들어 문 자물쇠를 향해 내리쳤다.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방금 수리한 자물쇠가 또 고장이 났다.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있는 진아람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두 손으로 흰 다리를 껴안고 검은 긴 머리를 풀어 헤친 채 고개를 다리 사이에 묻고 있었다.

방 안의 커튼은 바람도 빛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쳐져 있었다. 공기 중에는 무거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이미 살의가 용솟음쳤지만 애써 억누르고 침대옆을 지나 창가로 가서 커튼을 열었다.

그러자 햇빛이 창문을 뚫고 진아람의 몸에 쏟아지면서 그녀의 몸에 황금색 빛을 입혔다.

진아름은 마치 이제야 깨어난 사람마냥 고개를 들어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눈빛은 공허했다.

진씨네 가족이 그녀를 가문에서 쫓아내고 족보에서 이름을 지웠다는 사실이 진아람에게 엄청 큰 타격을 줬었다.

그래도 그녀는 꿋꿋하게 자신을 설득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하지만 이번엔...

친부모와 할머니가 온갖 수단을 써서 그녀를 한 남자의 침대로 보내다니!

파멸적인 타격이었다!

서현우는 마음이 아파 미칠 지경이었다. 그는 침대에 앉아 진아람의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어루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 돌아왔어."

"돌아왔어?"

진아람이 가볍게 입을 열고 물었다. "이번엔 나와 솔이의 선물 사왔어?"

그녀의 목소리는 가볍고 잔잔했다.

그러나 눈빛은 여전히 공허했다.

프로그램이 설정된 로봇처럼.

서현우는 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뼈마디에서 마찰되는 소리가 났다.

마음속의 분노와 고통이 하늘 땅을 파멸시키고 싶을 정도였다.

"미안해, 내가 곁에서 잘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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