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진개군이 진백소와 진원이 승진한 것을 보고, 말을 열었다.“아람아, 연아는…….”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개산의 부인이 그의 말을 끊었다.“아람에게 부담을 주지 마. 우리 집 연아가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어? 마 도련님과 결혼하면, 그녀 스스로 회사를 차릴 수 있을 테니까." “그래요!" 진개산은 머리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그래, 주방에 전화해서 마 도련님과 연아에게 아침 식사를 따로 준비하도록 해야겠어." “연아 누나는 대단하네요. 스스로 회사를 차릴 수 있어서. 나는 그저 매니저직만 가지고.”불만스럽게 말하는 진원."밥은 한 입씩 먹어야 해." 진원의 어머니가 바로 위로해 주었다."잘 보여줘, 너의 사촌누나는 너를 결코 무시하지 않을거야, 그렇지 않아, 아람아?" “네." 아람이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아버지, 어머니! 동우 씨가 왔어요!" 그때, 문 밖에서 진연아의 즐거운 목소리가 들렸다. 모든 사람들이 문 밖을 바라보고, 마동우가 양손을 주머니에 넣고, 진연아가 그의 팔을 휘감으며,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좋은 아침!" 모든 사람들이 눈을 밝히며, 일어나서 인사를 했다. 진 노마님도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서, 웃으며 말했다.“마 도련님, 우리 집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진 노마님, 안녕하세요." 마동우는 웃으며 진 노마님께 인사를 했다.“그래, 그래.”인사를 받고 환히 웃는 진 노마님.“안녕하십니까, 아버님, 어머님…….” 마동우는 매우 예의바르게 모든 어른들에게 차례대로 인사를 했다. "별말씀을,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니까, 편히 앉아. 연아야, 주방에 가서 마 도련님을 위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라고 말해." “네."재빨리 뛰어나가는 진연아. 마동우는 자리에 앉아, 아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고 말했다.“안녕하세요, 아람 씨.” “안녕하세요." 아람이는 어색하게 대답했다. 마동우는 매우 신사적으로 행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방안에서 진아람은 화상회의를 페쇄하고 소파에 앉아 관자놀이를 비볐다.아람솔 그룹은 한창 고속발전단계에 처해있다. 진백소가 말하는 그 부장은 능력이 아주 강하여 최윤정이 그를 도와 끌어온 인재였다.방금 인사 변동을 발표한 후 모든 고위층의 반대를 받았고, 그 부장은 스스로 사직을 제기했다.진원이 곧 대체하게 될 매니저도 능력이 우수한 직원으로서 마찬가지로 사직을 제기하였다.이것은 진아람을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지만, 또 무력감을 느꼈다.그녀는 자신의 연약함을 미워했다.그런데 할머니를 생각하니 마음을 독하게 먹을 수 없었다.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정말 아껴주셨다.만약 6년 전의 그 일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지금 진씨 가문의 키잡이였을 것이다.할머니의 기대를 저버리고 진씨 가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으며, 가문이 몰락한 것까지. 그녀는 모두 자신의 원인이라고 느꼈다.그 양심의 가책으로 그녀는 거절할 수가 없었다.똑똑똑!방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고, 진연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아람, 뭐하고 있어? 동우씨가 기다리고 있잖아!”“기다려."마동우를 생각하면 진아람은 더욱 머리가 아프고 갈라질 것 같았다.이 마동우는 보기만 해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게다가 그의 눈빛은 진아람을 매우 불쾌하게 했다.만약 가능하다면, 그녀는 평생 이런 사람과 어떤 교제도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한 숨을 내쉬고, 진아람은 일어나 문을 나섰다.거실에서 진연아는 마동우에게 바짝 붙어 앉아 있었고, 두 사람은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었다.진아람이 나왔을 때 마동우는 즉시 눈을 반짝이며 말을 열었다.“아람 씨…… 이렇게 부르는 것은 정말 어색해. 그냥 아람이라고 부를게. 자, 앉아. 이 자료들을 좀 봐. 무슨 문제가 있으면 말하고.""우리 동우 씨가 이렇게 능력이 있는데 문제가 있을리가?"진연아는 고개를 돌려 진아람에게 말했다.“나는 이미 한번 보았어. 아무런 문제도 없으니, 다시 한번 보고 직접 합작을 이야기하는게 좋을 거야.»"먼저 볼
“다음분”김윤희는 진료를 맡은지 거의 반달이 다 되어갔다. 최초의 긴장감과 어색함을 벗어나 지금은 이미 침착하게 대응할수 있었다. 마치 상림의 떠오르는 샛별과 같았다.삐걱.두꺼운 천옷을 입은 노인네가 문을 열고 들어와 김윤희의 맞은켠에 앉았다. 김윤희가 묻기도 전에 그는 건조하고 마른 손을 올려놓더니 허허 웃으며 말했다.“계집애야 할아버지가 요즘 불편해서 말이야. 좀 봐줄수 있겠니?”“어디가 아프세요?”김윤희은 고개를 듬과 동시에 미간을 찌푸렸다.70이 넘어보이는 이 노인네는 머리카락이 몇가닥밖에 없었고 주름살로 가득했으며 입은 약간 비뚤어져 있었는데 아주 방자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증오감을 자아내는 인상착의였다.특히 쥐눈과 같은 눈알은 빙글빙글 돌고 있었는데 도적을 연상케 했다.딱 봐도 좋은 사람이 아닌것 같아.“나도 어디가 불편한지 모르겠어. 다만 어떨때 심장이 너무 빨리 뛰기도 하고 어떨땐 너무 느리게 뛰여. 좀 봐줘.”노인네가 말했다.김윤희는 입을 삐쭉거렸다.노인네의 눈은 자신의 몸을 훑기에 바빴는데 마치 자신이 옷을 입지 않은 느낌을 주었다. 팔에 소름이 쫙 끼쳤다.배척하게 되고 혐오스러웠다.하지만 그녀는 의사다.초조한 마음을 꾹 참고 김윤희는 두 손가락으로 노인네의 맥박을 짚었다.“오~”노인네는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 소리는 김윤희에게 오싹한 느낌을 주었으며 도망가고 싶었다.“큭큭, 미안해. 할아버지가 민감해서 말이야.”노인네는 사과하며 말했다.김윤희는 호흡이 가빠졌다. 그는 억지로 숨을 죽이고 정신을 집중하였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응?하고 소리를 냈다.“얘야, 할아버지 아픈거니? 무슨 병이야? 괜찮겠어?”김윤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손을 바꿔보세요. 심장 박동이 불규칙적인것 빼고 다른 증상 있나요?”“난 미녀들만 보면 아주 편해. 너 같은 계집애들을 보지 못하면 너무 괴로워.”그 웃음은 너무 음흉했다.김윤희는 손을 떨며 말했다.“아픈곳 없으십니다. 돌아가셔서 휴식만 잘하시면 됩니다. 다음
서현우는 40분 동안 차를 운전하여 천남 의관에 도착했다.의관은 이미 진찰을 중지한 상태라 줄을 서서 진찰을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의 불만을 자아냈다.의관에 들어선 서현우는 아주 은은한 냄새가 풍겨왔다.서현우의 입강에 웃음기가 여려있었다.“계집애, 너 이름이 김윤희니? 이름 참 예쁘네. 가지마, 할아버지가 아파서 그래. 널 보지 않으면 괴로워. 난 환자야…….”음침한 한 노인이 쏘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발가락을 후비고 있었다.좌권은 적을 노려보듯이 그를 째려보고 있었다.강한송은 김윤희더러 먼저 물러나라고 했다. 손가락 틈속으로 은침이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의사는 사람을 구할수도 있고 사람을 죽일수도 있다.강한송은 허약한 노인의 모습이지만 자신의 안전은 지킬수 있었다.서현우가 들어선걸 본 강한송과 좌권은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무의식으로 서현우앞에 막아서서 경계를 하기 시작했다.이 음침한 노인의 정체를 알수가 없으니 그들은 이 노인이 서현우가 타겟일가봐 두려웠다.“사숙님, 여긴 어떻게 오셨습니까?’서현우가 물었다.“사…….사숙님?”강한송과 좌권은 놀라서 펄쩍 뛰였다.이 음침한 노인네는 확실히 서현우의 사숙이였다. 귀의문의 전 세대 두 후계자중 한명인 오재훈이였다.서현우의 스승은 귀문구침을 물려 받았고 오재훈은 환신삼연을 물려 받았다.“여기가 정말 너 이 자식이 개업한 의관이구나. 글쎄 의관 간판 도안이 좀 익숙하다 했어.”오재훈은 서현우의 뒤쪽을 응시하며 말했다.“저번에 그 계집애는? 왜 같이 오지 않은거니?”서현우는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지난번 최윤정과 함께 오재훈을 찾아 서나영을 구하러 가려 했을때 서현우는 이 믿을바가 되지 못하는 사숙이 미녀에 대해 집착이 세다는것을 알아차렸었다.옛말에 의하면 누구나 미녀를 좋아하는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사숙님의 나이와 용모와 눈빛이 너무 음흉했다.최윤정과 같이 감당능력이 매우 강한 여자마저도 오재훈 앞에서는 패배를 하고 말았다. 오재훈을 감당할수 있는 여자는 아마 이
환신삼연!제자를 받으시오!강한송은 순식간에 눈알을 붉히며 "어르신, 윤희 이 아이는 어떤거 같습니까?"라고 황급히 말했다.그는 애원이 담긴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서현우는 담담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강한송의 속셈을 잘 알고 있지만, 아쉽게도…."이리 예쁜 계집애가 이런 쓸데없는 걸 배워서 뭐해? 내 입 봐봐, 환신삼연을 배워서 삐뚤어진 거야, 이렇게 예쁜 애를 입 삐뚤어지게 만들다니 죄 짓는 거나 다름이 없지!”강한송의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다.기회가 날아갔다.김윤희는 오히려 한숨 돌렸다.귀의문이 아무리 잘 전승 됐다 하더라도 입이 삐뚤어지기는 싫었다!"그럼 사숙께서는 천천히 후계자를 찾으십시오, 혹시 묵을 곳이 있습니까? 제가 찾아드릴게요." 서현우가 물었다.오재훈이 눈을 희번덕거렸다."너한테 부탁하라고? 난 가는 곳마다 묵을 곳이 다 있으니 걱정 놓게.""기분이 좋으시다면 다행입니다.""지난번에 그 계집애, 정말 다시 볼 수 없겠나?"오재훈이 다시 물었다.서현우는 두피가 저려왔다.부끄러움을 모르시는 이 스승님 정말 할 말이 없게 만드네.어쩐지 예전에 사부가 이런 후배가 있다는 게 그저 불행이라고 하더라니."사숙님, 아니면 의관에서 진료를 봐주시는 게 어떻겠습니까?""나더러 진료 보라고? 넌 네 그 죽은 사부님하고 똑 같구나! 그냥 인사하러 온 거야, 간다!"오재훈은 일어나서 나가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김윤희를 향해 빙긋이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계집애야, 할아버지 먼저 간다. 담에 다시 보러 올 게.”김윤희는 온몸이 뻣뻣했다.오재훈이 갔다.서현우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 정적을 깨뜨렸다. "너희들 이상하게 생각하지 마. 우리 사숙 원래 이런 성격이야. 진짜 나이 값 못하는 일 하지는 않아."서현우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발소리가 총총히 났다."서현우! 너 왜 진작에 예쁜 아가씨가 진찰을 받으러 왔다고 얘기 하지 않았어? 나 생각 바꼈어, 여기서 진료 볼 거야, 예쁜 아가씨만 보고 다른 사람은
뚜루루…….아이스크림 가게에 30분 넘게 앉아 있자, 진아람의 휴대전화가 울렸다.그녀는 발신자 표시를 보고, 그 아름다운 얼굴에서 웃음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뒤따른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깊은 괴로움이었다벨소리가 재촉하듯 계속 울린다.서현우는 그녀를 한 번 보고 말했다.“솔이야, 엄마는 일이 바빠. 우리도 오늘 오랫동안 놀았어. 다음에 다시 오는 게 어때?”“좋아.”솔이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람을 끌면서 말했다.“엄마, 먼저 일하러 가세요. 저는 아저씨하고 같이 돌아가면 돼요.”“솔이 정말 착하네.”진아람은 마음이 아파서, 솔이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그제서야 일어나 서현우에게 사과했다.“그럼 먼저 갈게요.”“가봐, 천천히 운전해.”“응.”진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현우를 보는 눈빛에는 짙은 따스함이 가득차 있었다.이 남자의 이해와 포용은, 마치 한 조각의 사탕처럼 그녀의 마음을 감미롭게 했다.빠른 걸음으로 떠나면서 진아람은 아홉 번째 전화를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조순자의 성난 거친 음성이 흘러나왔다.“진아람! 너 어디야? 몰래 뛰어나가서 서현우를 만났지? 내가 죽어야 네가 만족할래?”“엄마, 그냥 일 좀 처리하러 나왔어요. 금방 갈게요.”“빨리 돌아와! 네가 몰래 나가는 걸 다시 알게 되면, 내가 죽는 꼴을 보게 해 줄게!”통화가 끊어졌다.진아람은 차를 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티슈로 닦고 나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제서야 기어를 넣고,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면서 차를 몰고 갔다.진씨네 집에 돌아온 진아람은, 진개해와 조순자 두 사람의 노기가 가득 찬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잠시 입술을 열고 말을 하려다가 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화이트 하우스로 돌아갔다.그 모습은 외롭고 쓸쓸했으며, 마음속에는 상처가 가득했다.그녀는 문득 자신이 망가진 후에, 혼자 솔이를 데리고 소화 거리에서 버텼던 날들이, 지금보다 훨씬 행복
진아람은 부모님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녀는 다만 대추나무앞에 묵묵히 앉아 서현우의 평안을 기원할 따름이였다.똑똑똑...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마동우의 목소리도 전해진다.“아람씨, 내가 계획안을 다시 수정했는데 한번 볼래요? 시간이 돼요?”그러나 진아람은 이 목소리가 결코 반갑지 않았다.“미안해요,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서... ...후에 다시 봐요.”진아람은 고개를 돌려 말을 마치고 다시금 서현우 생각에 잠기려 하였다. 그런데 뒤에서 또 마동우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네? 아람씨, 어디 아파요?”그러고 이내 찰칵하고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였다. 마동우는 진아람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그대로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갔다. “아람씨 괜찮아요? 나랑 같이 병원에 갈래요?”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황급히 소파에서 일어났다. 뒤를 보니 마동우가 막 자신한테로 걸어오는 것이 였다.“어... ...어떻게 들어왔어요?”“이거요?” 마동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아까까지 마동우의 상냥한 말투는 온데간데 없고 그의 눈빛에는 온통 방탕한 기색만 역력하였다. 그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뒤돌아서서 방문을 잠궜다.뭔가 좋지 안은 예감에 진아람은 잽싸게 휴대폰을 집어들고 녹음기능을 켰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동우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뭐하는거에요? 어서 여기서 나가요!”마동우는 그녀의 눈빛에 살짝 움찔하였지만 이내 히죽거리면서 다가왔다. 그 웃음에는 더이상 부드러움은 없고 온갖 허위스러움만이 서려 있었다.“난 다만 아람씨한테 계획안을 좀 보이고 싶은거라고요, 왜그래요? 내가 무서워요?”“난 싫다고 분명히 말했어요, 어서 여기서 나가라고요.”진아람은 손으로 문을 가리키며 마동우한테 거의 윽박지르는 듯이 얘기하였다.“아람씨, 난 다만... ...”하지만 진아람은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마동우의 얼굴을 1초라도 더 보다간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꺼지라고!”
갑자기 극도의 비분과 고통에 빠진 진아람은 자신의 손목이 풀려진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증오와 눈물로 가득찬 눈을 떴지만, 마동우는 놀랐다는 듯이 그녀를 보고 비틀거리며 구토하기 시작했다.악취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진아람도 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는 급히 일어나서 찢어진 옷깃을 잡고, 한 손으로 과일칼을 들어 마동우에게 걸어갔다.“너…… 욱…… 오지마…….”마동우는 구토하면서 돌아서서 비틀거리며 도망갔다.마동우가 떠나면서, 진아람의 힘이 다 빠져 버렸고, 힘없이 땅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잠시 후, 진아람은 문을 잠그고, 침실로 돌아와 화장실에서 샤워를 했다.오랜 시간이 지난 후, 옷을 갈아 입은 진아람은 거실로 돌아와서, 향주를 다시 목에 걸고, 바닥을 깨끗이 닦은 후, 핸드폰을 들고 서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우 씨, 보고 싶어."진아람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무슨 일이 있어?"서현우는 그녀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진아람은 눈물을 흘리고, 슬픔을 참으며 가능한 한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아무일 없어, 그냥 당신이 보고 싶어. 나……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좋아, 데리레 갈게."서현우의 눈에는 깊은 불안감이 흘렀고, 전화는 오랫동안 조용했다."아람?"서현우는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후."진아람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냥…… 어머니…… 아냐, 괜찮아, 걱정할 필요 없어.""정말?""응."서현우가 물었다."내가 괜찮지 않아.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그래? 어차피 당신 같은 거짓말쟁이는 나랑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잖아!""그럴 리가!""그럼 왜 국혼을 한다고 했어? 흥!”"……."거의 반 시간 동안 대화한 후, 진아람은 전화를 끊었고, 그냥 소파에 누워있었다.눈가에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그녀는 매우 불쌍해 보였다.서현우는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홍성.""네, 도련님."홍성이 빠르게 나타났다."진씨 가문으로 가서 진아람을 보호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