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루루…….아이스크림 가게에 30분 넘게 앉아 있자, 진아람의 휴대전화가 울렸다.그녀는 발신자 표시를 보고, 그 아름다운 얼굴에서 웃음이 순식간에 흩어졌다. 뒤따른 것은, 어찌할 수 없는 깊은 괴로움이었다벨소리가 재촉하듯 계속 울린다.서현우는 그녀를 한 번 보고 말했다.“솔이야, 엄마는 일이 바빠. 우리도 오늘 오랫동안 놀았어. 다음에 다시 오는 게 어때?”“좋아.”솔이는 얌전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진아람을 끌면서 말했다.“엄마, 먼저 일하러 가세요. 저는 아저씨하고 같이 돌아가면 돼요.”“솔이 정말 착하네.”진아람은 마음이 아파서, 솔이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그제서야 일어나 서현우에게 사과했다.“그럼 먼저 갈게요.”“가봐, 천천히 운전해.”“응.”진아람은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현우를 보는 눈빛에는 짙은 따스함이 가득차 있었다.이 남자의 이해와 포용은, 마치 한 조각의 사탕처럼 그녀의 마음을 감미롭게 했다.빠른 걸음으로 떠나면서 진아람은 아홉 번째 전화를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 맞은편에서 조순자의 성난 거친 음성이 흘러나왔다.“진아람! 너 어디야? 몰래 뛰어나가서 서현우를 만났지? 내가 죽어야 네가 만족할래?”“엄마, 그냥 일 좀 처리하러 나왔어요. 금방 갈게요.”“빨리 돌아와! 네가 몰래 나가는 걸 다시 알게 되면, 내가 죽는 꼴을 보게 해 줄게!”통화가 끊어졌다.진아람은 차를 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억지로 참으며, 티슈로 닦고 나서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제서야 기어를 넣고,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으면서 차를 몰고 갔다.진씨네 집에 돌아온 진아람은, 진개해와 조순자 두 사람의 노기가 가득 찬 얼굴을 보았다. 그녀는 잠시 입술을 열고 말을 하려다가 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화이트 하우스로 돌아갔다.그 모습은 외롭고 쓸쓸했으며, 마음속에는 상처가 가득했다.그녀는 문득 자신이 망가진 후에, 혼자 솔이를 데리고 소화 거리에서 버텼던 날들이, 지금보다 훨씬 행복
진아람은 부모님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몰랐다. 그녀는 다만 대추나무앞에 묵묵히 앉아 서현우의 평안을 기원할 따름이였다.똑똑똑... ...뒤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마동우의 목소리도 전해진다.“아람씨, 내가 계획안을 다시 수정했는데 한번 볼래요? 시간이 돼요?”그러나 진아람은 이 목소리가 결코 반갑지 않았다.“미안해요, 오늘은 몸이 좀 안 좋아서... ...후에 다시 봐요.”진아람은 고개를 돌려 말을 마치고 다시금 서현우 생각에 잠기려 하였다. 그런데 뒤에서 또 마동우의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네? 아람씨, 어디 아파요?”그러고 이내 찰칵하고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거였다. 마동우는 진아람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그대로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갔다. “아람씨 괜찮아요? 나랑 같이 병원에 갈래요?”그녀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 황급히 소파에서 일어났다. 뒤를 보니 마동우가 막 자신한테로 걸어오는 것이 였다.“어... ...어떻게 들어왔어요?”“이거요?” 마동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아까까지 마동우의 상냥한 말투는 온데간데 없고 그의 눈빛에는 온통 방탕한 기색만 역력하였다. 그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뒤돌아서서 방문을 잠궜다.뭔가 좋지 안은 예감에 진아람은 잽싸게 휴대폰을 집어들고 녹음기능을 켰다. 그녀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동우를 쏘아보며 소리쳤다. “뭐하는거에요? 어서 여기서 나가요!”마동우는 그녀의 눈빛에 살짝 움찔하였지만 이내 히죽거리면서 다가왔다. 그 웃음에는 더이상 부드러움은 없고 온갖 허위스러움만이 서려 있었다.“난 다만 아람씨한테 계획안을 좀 보이고 싶은거라고요, 왜그래요? 내가 무서워요?”“난 싫다고 분명히 말했어요, 어서 여기서 나가라고요.”진아람은 손으로 문을 가리키며 마동우한테 거의 윽박지르는 듯이 얘기하였다.“아람씨, 난 다만... ...”하지만 진아람은 더이상 참을수가 없었다. 마동우의 얼굴을 1초라도 더 보다간 구역질이 날 것만 같았다.“꺼지라고!”
갑자기 극도의 비분과 고통에 빠진 진아람은 자신의 손목이 풀려진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증오와 눈물로 가득찬 눈을 떴지만, 마동우는 놀랐다는 듯이 그녀를 보고 비틀거리며 구토하기 시작했다.악취가 공기를 가득 채웠고, 진아람도 토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그녀는 급히 일어나서 찢어진 옷깃을 잡고, 한 손으로 과일칼을 들어 마동우에게 걸어갔다.“너…… 욱…… 오지마…….”마동우는 구토하면서 돌아서서 비틀거리며 도망갔다.마동우가 떠나면서, 진아람의 힘이 다 빠져 버렸고, 힘없이 땅에 앉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잠시 후, 진아람은 문을 잠그고, 침실로 돌아와 화장실에서 샤워를 했다.오랜 시간이 지난 후, 옷을 갈아 입은 진아람은 거실로 돌아와서, 향주를 다시 목에 걸고, 바닥을 깨끗이 닦은 후, 핸드폰을 들고 서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우 씨, 보고 싶어."진아람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가득했다."무슨 일이 있어?"서현우는 그녀가 이상하게 느껴졌다.진아람은 눈물을 흘리고, 슬픔을 참으며 가능한 한 평온한 말투로 말했다."아무일 없어, 그냥 당신이 보고 싶어. 나…… 나랑 같이 있으면 안 돼? ""좋아, 데리레 갈게."서현우의 눈에는 깊은 불안감이 흘렀고, 전화는 오랫동안 조용했다."아람?"서현우는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 후."진아람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냥…… 어머니…… 아냐, 괜찮아, 걱정할 필요 없어.""정말?""응."서현우가 물었다."내가 괜찮지 않아. 당신이 너무 보고 싶어.""그래? 어차피 당신 같은 거짓말쟁이는 나랑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잖아!""그럴 리가!""그럼 왜 국혼을 한다고 했어? 흥!”"……."거의 반 시간 동안 대화한 후, 진아람은 전화를 끊었고, 그냥 소파에 누워있었다.눈가에 눈물 자국이 남아있는 그녀는 매우 불쌍해 보였다.서현우는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홍성.""네, 도련님."홍성이 빠르게 나타났다."진씨 가문으로 가서 진아람을 보호
병원 병실 안에서, 마동우가 지금까지 유지해온 이미지는 완전히 폭로되었다.모든 여자가 퇴장한 후, 구토감은 사라졌고, 마동우는 그제야 숨을 헐떡이며 생사선에서 벗어났다.“마 도련님,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인가요?”진개산은 미간을 찡그리며 물었다.“저도 알고 싶어요…….”마동우는 힘없이 말하던 중 뭔가를 떠올린 것처럼 보였고, 마지막 힘을 짜내며 큰 소리로 외쳤다.“진아람! 그래! 진아람이 나를 해쳤어!"“뭐요?" 진개해는 매우 놀라며 물었다."내 딸이 어떻게 당신을 해칠 수 있어요?"“진아람이야!"마동우는 눈이 붉어지며 소리쳤다."진아람에게 전해, 그녀가 나에게 어떤 주문을 걸었는지 물어봐! 만약 내가 계속 이러면, 진씨 가문을 가만 놔두지 않을 거야!”그 말에 진씨 가문 식구들의 얼굴색이 확 변했고, 눈에는 공포가 가득 차 있었다.쿵문이 열렸고, 몇 명의 보디가드가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고, 그들 중 한 정장을 입은 중년 남성이 마동우가 병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서, 급히 물했다.“마 도련님, 무슨 일이세요?"마동우가 진개산을 가리키며 답했다."유 선생님, 그들을 모두 내보내세요! 꼴 보기 싫으니까!"“알겠습니다."유 선생님은 진씨 가문 식구들을 쳐다보며 눈을 부릅떴다.“따라 나오세요."보디가드는 병실에 남아 마동우를 보호했고, 진씨 가문 식구들은 떨며 유 선생님과 함께 병실에서 나왔다."흥!"유 선생님은 의자에 앉아서, 차갑게 말했다."설명을 해야 할 시간이군."“유 선생님, 우리도……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요, 마 도련님께서 전에 잘 있었는데, 갑자기 구토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진개해는 잠시 주저하다가 말을 이었다.“여자를 볼 때마다 구토를 하는 것 같아요."“여지를 보면 구토를 해?"유 선생님의 얼굴에 놀란 표정과 의심스러운 빛이 동시에 떠올랐다."나를 속이려는 건가? 이런 일이 있다니?”성주의 집사로서 그는 마동우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다룬 여자의 수는 매우 많았기
두 가족이 떠나간 후에, 진 노마님는 진아람에게 물었다.“마동우가 여성을 보면 감당할 수 없는 오심증을 겪는 것, 그것이 너와 관련이 있지?""그렇습니다."진아람은 부인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나는 바깥에서 점쟁이를 만났습니다. 그는 나에게 이번에 큰 위기가 올 것이라고 말하고, 향주를 주었습니다. 마동우는…….”진아람은 이어서 말했다."이 향주 때문에 그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니면 나는 살고 싶지 않았을 것입니다."진개해와 조순자의 얼굴색이 계속 바뀌고 있었다.진 노마님께사 물었다."그 점쟁이가 해결 방법에 대해 말하였나?""아니요.""그럼 문제가 되겠군."진 노마님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무슨 일이든 마동우는 결국 용성 성주의 아들이야. 지금 이런 상태가 된다면 용성 성주는 절대로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니. 그래서 우리 진씨 가문에게 복수하려 한다면, 우리의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야.""그는 자업자득입니다!"진아람이 이빨을 갈며 말했다.“죽어도 마땅해요!”"그런 말은 하지 마!"진 노마님께서 말했다.“우리는 마동우를 해치면 안 돼. 너는 마씨 가문에게 용서를 구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 나을 것이야."“용서를 구하라고요?"진아람은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진 노마님를 쳐다보았다."할머니! 그는 나를 겁탈하려 했어요!”"여자의 일생은 그저 그런 것일 뿐이 야, 결국에는…….”진 노마님의 말이 마치 천둥처럼 들려와서, 그녀의 머리가 혼란스러웠다.진아람의 얼굴색을 보며, 진 노마님는 잠시 멈추고 다시 말했다.“너는 이미 서현우와 아이가 있어. 심지어 그 때의 사건은 시끄러운 소동을 일으켰지. 너는 이미 더러워진 몸이야. 그리고 마동우는 겁탈에 실패했지. 만약에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해도, 너는 뭐라할 자격이 없어."그녀의 말을 듣고, 진아람은 경악했다.눈앞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진아람은 그녀가 매우 낯설었다.손녀를 매우 사랑하는 할머니가 이런 말을 할 수 있다니!"당신들의 눈에는…… 내가 뭐로
진개해와 조순자는 이 말에 벌벌 떨기 시작했다.아람솔 그룹의 시가총액은 겨우 8조에 불과하며, 그 중에도 많은 비중이 부동산에 묶여 있었다.최근에는 금융 업계에 진출하여 아직 결과를 보지 못했고,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유동 자금은 최대 몇 백억 밖에 되지 않았다.1조의 몸값이라는 것은 조순자의 과장된 말이었다.그러나 솔직히 성주와 비교하면, 심지어 1조의 재산이 있다 하더라도 쓸모가 없었다.이것은 아직도 중연시에서의 이야기다.만약 용성이라면, 진씨 가문은 이미 두려움에 떨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두 사람이 겁에 질린 표정을 보자, 유 선생님은 더욱 뿌듯해하며 말했다.“이것은 우리 도련님께서 용서하려는 조건이야.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냥 감옥에 가면 돼.""아니, 아니!"조순자는 급하게 구해달라는 듯이 진아람을 바라보며 말했다."딸아, 엄마가 감옥에 가고 싶지 않아, 너…….”진아람의 마음속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그녀는 이미 절망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그래요."진아람은 어머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마 도련님의 하녀가 되겠습니다."“잘 생각했어."유 선생님은 마치 상품을 살펴보는 것처럼 진아람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생김새도 훌륭하고, 몸매도 좋아. 우리 도련님에게 아들을 낳아주면, 아마 하녀에서 영부인으로 승급할 가능성이 있을 것이야."진아람은 여전히 변함없이 물었다."지금 마 도련님을 만날 수 있나요?""물론이지. 하지만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머리를 수건으로 가리고 있어야 해."유 선생님이 말했다."알겠습니다."곧바로, 진아람은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수건을 덮은 후에야 방에 들어가도록 허락되었다.마동우는 이를 악물고 있었고, 진아람이 들어오자 다짜고짜로 말했다."진아람!"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진아람의 몸매가 너무 좋아, 피부는 눈처럼 희고, 완벽할 정도였다.“네."진아람은 약간 몸을 숙였고, 마동우를 죽이려는 마음을 감추며, 부드럽게 말했다."마 도련님, 미
눈사태가 일어날 때, 어느 한 눈송이도 무고하지 않다.서현우의 분노는 극도로 치솟았고, 그의 행동은 결코 자비로워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그가 선택한 방법들은 상대적으로 아직은 온화했다.사람을 죽이는 것은 반드시 피를 보여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다섯번의 주먹, 다섯구의 시체.모두 심장이 부서져서 죽었다.그런 격렬한 살기는 마동우와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던 보디가드들이 소스라치게 무서워했다.생각할 시간이 없었고, 생존 본능이 보디가드에게 핸드폰을 서현우에게 던지게 하고, 그는 즉시 창문을 향해 돌아섰으며, 여기가 5층인 것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점프해서는 살아남을 기회가 있었지만, 이런 살인마와 대면한다면,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죽음이었다.그러나 서현우은 그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핸드폰이 날아올 때, 오른발을 올려서 세게 찼다.핸드폰은 공중에서 이미 분해되었고, 수많은 조각이 보디가드의 등으로 날려갔다.칵, 칵!보디가드가 넘어지며 발코니에 머리를 부딪쳤고, 몇 번 꿈틀거리다 다시는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피가 뿜어져 나오기 전에, 서현우는 진아람을 한번에 끌어당겨서 품에 안았고, 그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보지 마.""응."진아람은 마음이 평온해져서 고개를 끄덕였고, 가볍게 대답하면서, 그녀의 마음은 강렬한 충동으로 가득 찼다.이 남자와 결혼해야 해!평생동안 그의 옆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너…… 너…….”마동우는 얼굴이 창백해져서 떨면서 침대에 누웠다.그는 도망치려고 했지만, 다리가 부들부들 떨려서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바지가 이미 젖었다."돌아보지 말고, 귀를 막아."서현우는 소곤소곤 말하면서 진아람을 놓았다, 진아람의 옆을 지나서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높이에서 마동우를 내려다보았다, 눈동자는 깊고, 무심하게 보였지만, 살기가 넘쳐났다.“나…… 너…… 너는 범죄를 저지르고 있어!"마동우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나를 용서해 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할게.""아무 일도 일어
잔노을이 저무는 시각, 매우 아름다워 보였다.강바람이 불어와, 진아람의 머릿결을 흐트렀다.아마도 술의 영향으로 그녀의 눈빛은 약간 흐릿했고, 도도한 얼굴에는 취한 듯한 붉은 뺨이 덧입혀 있었다. 양손은 돌 위에 놓여 있었고, 약간 고개를 뒤로 빳어, 이세계적인 아름다움을 뿜어내고 있었다.서현우는 감상하다가, 이 순간을 영원히 보존하고자 핸드폰을 꺼내 사진을 찍었다.카메라의 셔터 소리를 들은 진아람이 고개를 돌려 보았다. 그녀의 눈이 서현우의 무례한 시선과 마주치자, 그녀의 마음은 기뻤다.잠시의 침묵 후, 그녀의 붉은 입술이 살짝 열려, 말했다.“고마워."“뭐가?”서현우는 말하며 머리를 뒤로 던지고 맥주 한 모금을 마시며, 빈 캔을 짓눌러 가방에 넣었다.진아람은 시를 낭송하는 듯이 말했다."당신의 애정에 감사합니다. 당신의 보호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상황을 잘 판단해준 것에 감사합니다. 당신의 밀당게임에 감사합니다."서현우는 눈을 깜박이고, 무심히 웃었다."애정과 보호는 내가 원하는 것이고, 상황 판단은 내 원칙이지만, 밀당게임은 무슨 말이야?"진아람은 한숨을 쉬고, 양손을 돌에서 떼고, 머리를 높이 들어, 기지개를 켰다.아름다운 곡선이 펼쳐졌고, 서현우의 기분은 마치 이 순간의 강물처럼 들뜨고 있었다.그녀는 천천히 일어나려 했지만, 발이 미끄러져 휘청거리고, 몸이 기울어져 넘어가려는 모습이었다.서현우는 진아람이 넘어지기 전에 그녀의 허리를 끌어안았다.진아람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눈은 다 깜박이고, 잠이 든 것처럼 보였다.이 표정은 너무나 평온하고 고요했다, 마치 그녀가 미리 서현우가 자신을 넘어뜨리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던 것처럼 보였다."나 취했어.”진아람이 말했다.“알아."서현우가 대답했다.이 우아한 얼굴은 바로 앞에 있었고, 서현우는 진아람의 얼굴에 있는 작은 복숭아털과, 그 백지같은 피부 아래에 숨어 있는 희미한 청색 혈관을 정확히 볼 수 있었으며, 그의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했다.“밤이 늦었어.”진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