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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손화영은 객실에서 샤워하고 서윤성 여동생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헐렁하고 편한 운동복이 딱 맞았다.

머리를 말리고 방에서 나와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올블랙으로 차려입은 서윤성이 소파에 앉아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한 손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천천히 한 모금 마신 뒤 고개를 들어 손화영을 바라봤다.

비록 운동복 차림이었지만 들어간 곳과 나온 곳이 확실한 손화영은 몸매가 좋았고 씻은 머리를 늘어뜨리자 작은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가 눈에 띄었다.

무척 예뻤지만 조금 전 일 때문인지 눈가가 붉게 물들어 있어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

서윤성은 그녀를 힐끗 바라보다가 손화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손화영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통화하는 서윤성을 보며 소파에 앉아 한참 동안 기다렸다.

서윤성이 전화를 끊고 나서야 입을 열고 말했다.

“고마워요, 서윤성 씨.”

“나한테 그렇게 예의 차릴 필요 없어요.”

서윤성이 덤덤하게 말했다.

“아주머니한테 생강차 끓여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몸에 상처가 꽤 많던데 내가 준 약 발랐어요?”

“발랐어요.”

손화영이 말했다.

서윤성과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 다소 어색했다.

원래는 서로 모르는 사이였지만 어느 한번 서윤성이 누군가에게 쫓기다가 크게 다친 적이 있었는데 우연히 그녀가 발견하고 구해준 뒤로는 접점이 많지 않았다.

그냥 만나면 가볍게 고개만 까딱하는 정도랄까.

서윤성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으니 보상으로 돈이나 집 같은 것을 주겠다고 했다. 그땐 손화영도 부족한 게 없었을 때고 아버지한테 일이 생기지도 않았기에 돈이나 집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한번 도와준 것일 뿐 서윤성이 주겠다는 걸 거절했다.

그런데 그때 서윤성을 도와준 게 지금 그녀를 구한 셈이 되었다.

은혜를 기억하고 있던 서윤성이 나서서 그녀를 도와주었다.

“그래요.”

서윤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잠시 후 말했다.

“그래도 이런 상황은 박연준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금방 전화했어요.”

손화영은 의아한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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